혈세 600억원 투입 동대문 사업 파산 원흉 찍힌 서희건설, 왜?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5.08.21 09:36:08
  • 호수 15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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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억원을 15%로 차용 공사 상대로 이자 장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국민 혈세 600억원이 투입된 동대문환경개발공사를 파산하게 만든 원인이 해당 민간투자사업의 핵심 주체였던 서희건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사의 운영 부실, 지분 매각, 재무 상태를 일시적으로 개선하려 한 공격적인 회계 처리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동대문환경자원센터 사업은 620억원 규모의 민간투자사업(BTL)으로, 음식물 자원화 시설 운영을 통한 지역 환경 개선을 목표로 했다. 이 중 600억원은 국고 보조금으로 충당됐다. 서희건설은 2006년 11월 시설 착공을 시작해 2010년 12월 준공했다. 공사비의 35%를 직접 부담하고 20년간 관리 운영권을 갖는 핵심 사업자였다. 특히 서희건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에게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선물했다는 의혹을 받아 정경유착의 전형적인 예를 보여줬다.

부실 운영
직원 사망

동대문환경자원센터 사업의 운영상 문제는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서희건설이 운영하는 동안 음식물자원화시설은 잦은 고장과 이로 인한 가동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주변 일대에서는 악취 민원이 쇄도했다. 시설 관리 직원의 사망사고까지 발생하며 서희건설의 시설 운영 능력과 관리에 대한 동대문구의회의 질타가 끊이지 않았다.

이 같은 초기 운영 부실은 사업의 장기적인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운영 부실 논란이 이어지자 서희건설은 2012년 미래에셋펀드에 지분 전량을 221억원에 매각하고, 운영 주체를 타 업체로 변경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영향력은 여전히 유지됐다. ‘주 수탁자가 운영을 포기할 경우, 사업에 재개입하는 대체 수탁자 계약’을 맺어 형식상 지분은 넘겼지만 실질적 운영권에 여지를 남긴 것이다.


최대주주였던 미래에셋펀드는 운영에는 개입하지 않는 ‘재무적 투자자’에 불과했다. 오히려 동대문환경개발공사(이하, 동대문환경)에 193억원을 15%로 대여해 연간 25억~28억원에 달하는 고이자를 수취했다. 일반적인 기업 대출금리를 현저히 벗어나는 수준으로, 이는 수익성이 취약한 공사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결과적으로 만성적인 자본잠식 상태를 심화시켰다.

서희건설이 데려온 미래에셋펀드는 공기업을 상대로 15%의 고리대금업을 한 셈이다. 서희건설이 대체 수탁자로 있는 동안에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수년간 서희건설과 새로운 수탁자 사이에서 동대문환경 운영 및 관리에 대한 책임 소재 문제로 법적 분쟁이 이어졌다. 결국 2021년 새로운 수탁자도 동대문환경 운영에서 철수했다.

버는 돈 없이 돈만 쓴 망한 사업
하다 안 되니 이제야 ‘나 몰라라’

이에 따라 대체 수탁자였던 서희건설은 동대문환경을 다시 운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아울러 최대주주였던 미래에셋펀드로부터 26억원에 지분을 재인수했다. 2012년 221억원에 매각했던 지분을 9년 만에 약 1/8 수준의 가격으로 다시 사들인 것이다.

이 시기 동대문환경은 자본잠식에 빠진 한계기업 상태였으며, 영업이익은 적자였다. 그런데 서희건설 재인수 이후 2020년 자본총계 -117억원의 심각한 자본잠식 상태였던 동대문환경은 2021년 14억원 흑자로 전환됐고, 당기순이익은 20억원에서 192억원으로 860% 폭증했다.

이는 동대문환경에서 발생한 ‘채무면제이익’ 127억원 덕분이었다. 동대문환경은 미래에셋펀드로부터 12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대출을 받은 상태였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에셋펀드의 120억원 대출을 서희건설이 대신 상환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과정에서 동대문환경이 서희건설로부터 빌린 119억원과 장기미지급금 6억원을 탕감받으며 대규모 특별이익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동대문환경이 회계상 중대한 영향이 있는 이 거래에 대해 감사보고서 주석을 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회계 기준 위반 소지가 있다. 전문가들은 분식회계 가능성을 지적했다. 주목할 점은 동대문환경의 급격한 재무 상태 개선이 오직 채무면제이익에만 의존했다는 사실이다.

장부상 거래
수입이 없다

실제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 개선은 전혀 없었다. 현금 유입도 발생하지 않은 순전한 ‘장부상 거래’였다.

한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외부 대출을 내부 대여로 전환하고 탕감 처리하는 방식은 분식회계에서 종종 나타나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꼬집었다.

이미 수익성과 사업성이 망가진 동대문환경은 결국, 지난해 대형 화재가 발생한 후 이듬해 5월 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았다. 동대문환경의 파산과 관련해 서희건설 측은 법적으로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동대문환경의 채무면제이익은 미래에셋펀드가 채권을 탕감해 준 것으로, 제3자와의 거래가 아닌 정상적인 회계 처리였다”며 “서희건설이 동대문환경에 대여한 119억원은 동대문환경의 외부 자금 조달이 어려워 미래에셋펀드의 기존 대출을 상환하기 위한 불가피한 자금 대여였다”고 밝혔다. 이어 “서희건설은 동대문구청과 체결한 실시협약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고 답했다.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서희건설과 동대문구청이 맺은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에는 “공사가 본 협약상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경우, 서희건설은 그 책임과 비용으로 공사의 의무 이행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또 실시협약 제51조는 “사업 시행자에 대해 법원이 파산선고 신고가 있는 경우 사업 시행자의 귀책사유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채무면제이익 127억원
분식회계 가능성도 제기

이는 동대문환경의 파산이 계약상 서희건설의 귀책사유로 간주됨을 의미한다. 사업 초기부터의 운영 부실, 책임 회피를 위한 지분 매각과 대체 수탁자 계약, 그리고 재인수 후 발생한 채무면제이익 논란을 살펴보면 서희건설이 공공사업 실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현재 동대문구청은 주민들의 안전과 환경 문제를 방치할 수 없어 30억원의 구민 혈세를 들여 복구 작업에 나섰으며, 추후 서희건설에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서희건설 측은 초기 사업 부실 운영 및 책임 관련해 “동대문환경자원센터를 건립하던 때는 환경 사업의 기술적 과도기였으며 그 무렵 대부분의 자원화시설에서 크고 작은 설비 문제 및 악취 민원들은 공통적으로 발생했다”며 “당사는 동대문환경자원센터의 설비 고장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주무 관청과 협의 하에 성능 개선 및 보완 공사의 운영 개선을 조치했으며 이를 위해 총 사업비에 책정돼있지 않은 초과 금액을 투입하는 등 최선을 다해 관리·운영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2년 지분 매각 및 대체 수탁자 계약에 대해서는 “당사와 동대문환경이 무관한 회사인지에 관련해서, 당사는 1차 답변서에서 ‘2012년 3월15일에서 2021년 11월25일까지 동대문환경개발공사의 출자자는 농협은행(미래에셋맵스그린에너지사모펀드)이었다’고 답변했다”며 “해당 기간 동안 미래에셋 사모펀드가 출자자였고, 미래에셋 사모펀드가 출자자일 때 수탁자는 국내 굴지의 수처리 전문 회사로, 해당 수탁자가 자신의 책임으로 동대문환경을 관리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체 수탁자 제도는 민간투자사업의 표준 실시협약에 따라 사업시행자(동대문환경)와 관리운영수탁자 간에 체결되는 위수탁관리운영계약서에 통상적으로 포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능력 부족
책임 회피

동대문환경 파산 책임과 관련해 서희건설 측은 “실시협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업시행자’는 동대문환경이다. 실시협약 제51조 제1항 제5호는 ‘본 협약의 해석에 있어, 동대문환경에 대해 법원의 파산선고가 있는 경우는 동대문환경개발공사의 귀책사유로 본다’는 뜻으로 주주인 서희건설과 무관한 조항”이라고 강조했다.

또 서희건설 측은 동대문환경의 운영을 맡은 초기 11개월 동안 부실하게 운영했다는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 ‘사업 초기부터 운영상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는 언론 보도는 객관적 근거가 없는 허위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들은 미래에셋펀드가 동대문환경의 실질적 소유주이며, 국내 유수의 수처리 전문회사를 미래에셋펀드가 운영 수탁사로 선정해 본 사업을 운영 중이었는데, 대체 수탁자에 불과한 서희건설이 마치 미래에셋펀드나 해당 수처리 전문회사를 대신해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었던 것처럼 왜곡됐다는 주장이다.

한편, 주택 브랜드 서희스타힐스로 알려진 서희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건설·부동산 경기가 불황인 가운데서도 부실 경영 논란을 딛고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중심으로 견고한 실적을 기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희건설은 지난달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5년도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에서 시공능력평가액 2조8774억원을 기록하며 16위에 올랐다. 시공능력평가액도 꾸준히 증가했는데 2023년 2조3979억원에서 지난해 2조6707억원, 올해 2조8774억원으로 늘어났다.

전 총리 비서실장 박성근이 맏사위
김건희 반클리프 목걸이 제공 의혹

일각에선 서희건설이 지난 윤석열정권과의 유착 관계를 형성하면서 이권에 가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측의 이른바 비공식 비밀 캠프로는 신사동 예화랑, 서울대 법대 동기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는 대호 프로젝트(서초동 캠프) 등이 있었다.

이 밖에 식당 이름을 딴 ‘복조리 캠프’도 있는데, 복조리는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서울 역삼동 법당 주소로 나온다. 식당으로 위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성배씨가 운영하는 법당이다. 이전부터 재벌가, 정치권, 법조계 고위 인사들이 드나드는 곳으로 알려져 있었다.

대선 일정이 본격화되면서 복조리 캠프는 서희건설 빌딩에 사무실을 이전해 ‘역삼동 캠프’로 불렸다.

이 밖에 서희건설과 윤 전 대통령의 고리는 김건희씨로부터 나왔다. 김씨를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그가 2022년 나토 정상회의 순방 동행 당시 찼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가 모조품이라는 김씨의 진술을 거짓으로 보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주진우 기자는 이날 “(김씨가 나토 순방 당시 찼던) 진품 목걸이 실물을 특검이 찾지 못했지만, (특검이) 이 진품 목걸이의 구매자를 특정했다. (이는) 서희건설”이라고 밝혔다.

서희건설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하면서 또 다른 명품 바쉐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를 샀는데, 그 보증서와 케이스가 김씨 친오빠인 진우씨 장모 집 압수수색 때 발견됐다. 김씨는 특검 조사 과정에서 나토 순방 당시 찼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에 대해 “모조품”이라며 “2004~2007년 홍콩을 자주 방문할 당시 구매해 어머니(최은순)에게 선물했고, 가끔 빌려 착용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검은 그러나 김씨가 찼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와 동일 디자인의 목걸이가 2015년 11월 처음 출시된 것을 확인했다.

‘지주택 왕’
유착 결과?

특검은 김씨가 서희건설로부터 목걸이의 출처를 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모조품을 김진우씨 장모집에 갖다 놓고 거짓으로 진술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은 서희건설과 김씨의 연결고리로 박성근 전 검사를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검사는 서희건설 창업주 이봉관 회장의 맏사위로 2022년 3월 윤석열 당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에서 활동하다가 윤 전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순방 직전인 2022년 6월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의 최측근이어야 할 비서실장을 윤석열이 지목하자, ‘바지 총리’ 논란이 일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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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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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