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나왔다’ 김상경 미담 “12년 전, 목포 드라마 촬영 때…”

고3 재학생이던 보배 회원 “식사 대접하고 싶어”
13일에 “지난해 장인 입원 때 큰 도움 받아 감사”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지난 13일, 배우 김상경에 대한 과거 미담이 화제가 된 가운데 다음 날인 14일에도 또 다른 미담이 소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날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김상경 배우님!! 저도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2011년 목포 소재의 고등학교서 드라마 촬영했을 때 학교 학생이었다’고 소개한 회원 A씨는 “당시 제가 고3 때 촬영오셨다. 2주 정도 촬영하시면서 배우님을 자주 봤었는데 학교 앞 분식집서 식사하셨던 기억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다른 배우분들은 분식집서 한 번도 식사하지 않으셨고 따로 나가서 식사했었는데 김상경 배우님은 매니저도 없이 혼자 드셨다”며 “분식집 이모님과도 친하게 지내시고 제 떡볶이 값도 내주신 적이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이어 “사진 찍어 달라, 사인해달라고 하면 ‘아저씨꺼 받아서 뭐하게’라고 하셨다. 당시 같이 온 배우들이 신인이었던 김우빈, 이수혁, 김영광, 백성현, 이솜, 이엘, 정석원님이었다”며 “‘저 형, 누나들 사인 받아라’고 하셨고 ‘형 형 하니까 형이 아니라 삼촌’이라고 하시던 기억이 난다”고 추억했다.

A씨는 “지금 생각해보면 후배 배우분들이 지금은 잘나가지만 그때는 다들 인지도가 없을 때라 더 챙겨준 것 같은 느낌”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정말 좋은 사람이셨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12년 전에도, 너무 멋지신 분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그때 떡볶이 값을 갚고 싶다. 비싼 밥은 아니어도 식사 한 번 대접해드리고 싶다”며 “연락이 오기 힘들 걸 알지만 진심으로 감사해서 글을 써 본다”고 마무리했다.

회원들은 “형(A씨), 김 배우님이 다 컸으면 떡볶이 값 달래요” “베스트 글 가고 싶어서 쓴 글 같은데?” “상경이 형, 나는 왜 떡볶이 안 사줘요?” “현실적으로 연락 와서 만난다는 게 쉽진 않겠지만 그냥 추억으로 지나갈 수 있었을 텐데 이렇게 용기 내서 글 올린 거 응원한다” “이렇게 미담만 있는 유명인도 드물 듯…김상경씨는 미담 제조기네요” “상경이형, 여기서 이러시면…” “이쯤되면 상경이형 보배 가입해야 되는 거 아닌가?” 등 재치 넘치는 댓글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당시 A씨는 목포 소재의 문OO에 재학 중이었으며 촬영 중이던 드라마는 KBS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A씨는 “당시 저희 학교는 남녀공학이었는데, 여학생들은 모델로도 유명했던 이수혁‧김영광님 쫓아다니느라 정신없었다”며 “남학생들은 초반 며칠 동안 연예인이 신기해서 보러 다니다가 금방 흥미를 잃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다시피 고3때면 한창 많이 먹고 배고파 할 때라 점심‧저녁시간 외에도 틈만 나면 친구들과 학교 바로 앞 분식집에 갔는데 김상경 배우님은 다른 배우들과 다르게 자주 분식집서 식사를 하셨었다”며 “식사는 배우님과 다른 테이블서 했지만 몇 번 마주치다 보니 대화도 하게 됬다”고 소개했다.

이어 “제가 기억력이 좋은 편인데 김상경 배우님이 2번 이상 계산해주셨었고 저희보다 먼저 나가시면서 말없이 한 번, 같이 나가면서 한 번 계산하셨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기억나는 게 ‘형 잘먹었습니다’하고 ‘형, 형’하면서 따라다녔더니 ‘내가 네 아버지와 몇 살 차이 안 나니 삼촌이라고 해’라고 했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A씨 부친은 김상경과 4살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이런 대화를 나눴던 것 같다. 같이 걸어가면서 이야기 하면 어깨동무에 이야기하면서 걸어갔다”며 “다른 친구들이 그 모습을 보고는 ‘너 저 아저씨랑 어떻게 친하냐’고 묻기도 했다”고 추억했다.

A씨는 “그 후로 저도 성인이 되고 나서 가끔 TV서 배우님 모습을 볼 때마다 ‘참 좋았던 아저씨, 멋진 아저씨’였던 기억이 난다”며 “저도 덕분에 남에게 베풀며 살고자 한다. 김상경 배우님도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앞서 보배에는 ‘배우 김상경씨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던 바 있다.

청주에 거주 중인 40대라고 자신을 밝힌 회원 B씨는 “요즘같이 흉흉한 뉴스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는 시기에 가족에게 너무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느끼게 해주신 마을 주민들게 늦게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글을 올린다”고 말했다.

사연은 이랬다. B씨의 장인이 배우 김상경이 거주하던 경기도 용인의 한 타운하우스서 경비로 근무하면서 가끔 김상경의 성품에 대해 칭찬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함께 사는 입주민들의 따뜻한 배려도 많이 느꼈다고 한다.

갑작스럽게 폐암 4기 진단을 받은 장인은 경비 일을 그만두고 입원을 하게 됐다. 해당 소식을 들은 타운하우스 입주민들은 십시일반 치료비에 보태라며 크고 작은 도움을 줬다. B씨에 따르면 100만원의 거금과 장문의 응원 메시지까지 보낸 입주민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중 한 입주민이 바로 배우 김상경이었던 것이다.

B씨는 “영화 <살인의 추억>에 나오는 그분, 김상경씨였다. 평소에도 경비 일을 보시는 장인께 입구서 내려 먼저 인사해주시고, 명절 때도 작은 선물이라도 꼭 전해주시고 하신다고 전해 들었다”며 “이번에도 그렇게 조용히 도움을 주셨다”고 감사해했다.

B씨의 장인은 입주민들의 도움과 배려로 치료에 전념했지만 안타깝게도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그는 “장인께서는 저희 자식들에게 꼭 그분들게 ‘감사 인사를 올려라’고 부탁하시는 말씀을 유언으로 남기셨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도, 그냥 모른 척 해도 아무 상관없을 텐데, 그렇게 힘을 보태주시려 애쓰신 입주민 여러분들게 늦게나마 감사 인사 말씀 올린다”고 고마워했다.

아울러 “평생 저희 가족들은 이번 일을 잊지 않고 비슷한 일이 주변서 생기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고 자녀에게도 그렇게 가르치겠다”고 마무리했다.

해당 글은 이날 3875명의 추천을 받아 실시간 베스트글 1위에 올랐으며 318개의 댓글이 쏟아졌다. 또 해당 미담은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보도되며 유명 연예인들의 ‘선한 영향력’에 대해 재조명되는 사례가 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예계 관계자는 “유명 연예인들의 미담은 각박한 사회 속에서 한줄기 빛처럼 여겨질 수 있다. 미담 특성상 선행이 이뤄지고 나서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야 뒤늦게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며 “수 백, 수 천만원 등 고액의 기부 소식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는 게 다반사지만 크고 작은 미담들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유명 연예인이라고 해서 꼭 좋은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의 미담이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은 분명하다”며 “하나하나의 미담이 모여 우리 사회가 보다 더 따뜻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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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