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OO초교 사건’ 입 연 OO헤어 “잘못 바로잡고 비난받겠다”

보배드림 통해 해명 글 작성 “틱 장애 증상”
회원들 “손이 친구 뺨에 맞아?” 냉소 분위기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대전 OO초등학교 40대 여교사의 극단적 선택 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인근 미용실 ‘OO헤어’ 업주 A씨가 “세상에 퍼진 루머들이 진정성이 아닌 악성 루머들로 비화됐다”며 입장을 표명했다.

A씨는 지난 11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먼저 고인이 되신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 지금도 이 상황서 글을 올려 더 나쁜 상황을 초래하는 건 아닌가 많은 고민이 든다”면서도 “잘못된 내용들은 바로잡고 잘못한 내용에 대해서는 겸허히 비난을 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학년 입학 후 아이의 행동이 조금씩 이상해지는 걸 느꼈다. 학기 초부터 이상 증상이 나타났지만 ‘적응하는 과정이겠지’ 하는 생각에 해당 학교나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지 않았다.

2학기가 끝날 무렵 다니던 학원으로부터 아이에게 틱 장애 증상이 보이는 데다 작은 소리에도 귀를 막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연락이 왔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보니 아이가 같은 반 친구와 놀다가 친구 뺨을 때렸던 것으로 밝혀졌다(A씨는 “같은 반 친구와 놀다가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고 기술).

이 일에 대해 해당 교사는 반 아이들 앞에 서게 해 사과하라고 했지만 아이는 겁을 먹은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결국 교장실로 보내졌다.

A씨는 “고인, 교감, 교장과의 면담 자리서 아이의 잘못에 대해 인정하면서 훈육 과정서 학급회의 시간에 안건을 제시하는 것도 아닌, 인민재판식의 처벌 방식은 8세 아이에게 받아들이기 힘드니 지양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집에서 아이에게 ‘선생님에게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라고 일찍 등교시키겠다’고 지도하고 선생님께서도 아이들 없을 때 ‘한 번만 안아주면서 미안했어’라고 한 마디만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드렸다”고 설명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이날 면담 자리서 요구가 받아들여지면서 종료됐는데, 고인은 면담을 가졌던 다음날부터 학기가 끝날 동안 병가로 학교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는 “고작 8세인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감당하기엔 너무 힘든 상황이 벌어진 것에 화가 났고 선생님이 아이와 약속한 부분도 이행되지 않아 저희는 정서적 아동학대 신고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 이후로 아이의 틱 장애가 점점 더 심해졌고 대학병원의 정밀검사와 주기적 심리상담 치료를 받는 한편, 학폭 담당 교사 연계로 상담도 진행했다.

그해 열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서 A씨는 학교에 ▲차후 아이가 학년에 올라가면 해당 교사의 담임 배제 ▲아이 심리 상태를 고려해 해당 교사과 다른 층에 배정 2가지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학폭위는 A씨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종료됐다.

A씨는 “학폭위 이후 고인에게 개인적인 연락은 물론, 만난 적도, 학교를 찾아간 적도 단 한 번도 없었다”며 “2020년, 2021년까지 요구사항이 잘 이행되고 있었는데 2022년에 바로 옆 교실에 선생님이 배정되면서 교육청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 차례 추가로 민원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2019년 해당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건은 경찰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되면서 사건은 그대로 종결 처리됐다.


그는 “일부 언론서 아이가 학폭위 1호 처분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 또한 사실이 아니며, 저희는 선생님께 반말을 하거나 퇴근길에 기다렸다가 험담하거나 길거리에 못 돌아다니게 한 적도, 개인적으로 연락한 적도, 만난 적도, 신상 정보 유출했다고 찾아가서 난동을 피운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커뮤니티서 4인방의 주동자로 지목됐는데, 김밥집과는 같은 학급의 학부모 관계일 뿐”이라며 “민원을 같이 제기했다는 나머지 2인은 누구인지도 모를뿐더러 주동자로 몰아세워진 상태”라고 억울해했다.

아울러 “저희가 잘못한 부분에 대한 비난과 손가락질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향후 고인이 되신 선생님과 관련한 민형사상의 문제가 있다면 성실히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A씨의 이 같은 주장은 확인되거나 정확히 증명되지 않은 내용들이다. 한쪽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쓰여진 해명글인 만큼 이를 감안해서 봐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A씨의 해명글에 앞서 갑질 가해 학부모 이웃이라는 누리꾼의 폭로가 터져 나왔다.

해당 학교의 학부모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제가 누구 아빠인지도 알 수 있지만 감수하고 글 쓴다. 미용실 엄마와 같은 단지 살고 있고 이 일이 있은 이후에 학교 가서 신상보호해주지 않는다고 난리치고, 지역 맘카페 글 스크랩해서 고소할 준비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어 “4년 전, 오픈 카톡방을 만들어 주도한 사람, 미용실 엄마가 대장이 맞고 나머지 둘은 저 사람에게 동조한 죄 정도고, 무혐의 이후엔 추가 괴롭힘은 없었다”며 “혹자는 아이 건드리지 말라고 하는데 미용실 아니는 애들 괴롭히는 망나니로 유명했다. 솔직히 지금은 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때 짜증나서 찾아가려고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당 글에는 “아, 손이 친구 뺨에 맞았고…말이야 방구야. ‘친구 뺨을 손으로 때렸다’ 이게 정상적인 표현입니다. 이 부분 보고 밑줄 싹 다 패스”라는 댓글이 추천수를 가장 많이 받은 댓글로 올라와 있다.

대댓글에는 “기가 찬다. 손이 친구 뺨에 맞았고?” “뺨이 아이 손에 맞았다는 신박한 X소리 잘 듣고 그 이하는 안 읽었습니다” “뺨 때렸을 때 그냥 학폭 보내버렸으면 선생님 마음고생 안 하셨을 텐데…진짜 저거 짧게 써 있지만 선생님이 얼마나 경위서 쓰고 불려 다니고 고생하셨을지…”라는 의견이 달렸다.

현재 1학년 담임교사를 맡고 있다는 회원 ‘불OO’은 “뺨이 손을 때리기도 하는군요. 문제 행동이 있는 학생들로 인해 수많은 다른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힘들어한다”며 “10년 넘게 이 일을 해보니 콩콩 팥팥(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은 과학임이 증명되긴 하더라. 물론 반박 시 당신 말이 맞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다른 회원들도 “살다 살다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는 표현은 처음 본다. 글만 보고 뺨 맞은 친구가 가해 학생 손을 얼굴로 때렸다는 줄…그 뒤로 안 읽었네요” “애가 다른 애 귀싸대기를 후려친 거지. 손에 뺨이 맞았대. 정신 차리세요”라고 성토했다.

현재 교육계에 종사 중이라는 한 회원은 “글을 읽어보니 자녀분이 반 친구의 뺨을 때리는 사건이 있었지만 사과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제가 이해한 것이 맞느냐”며 “고인이 되신 선생님의 말씀과 반 아이들의 대답, 교실 상황이 글에 참 자세히 묘사돼있는 게 참 신기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사건은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건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일에 대해 부모로서 아이가 다수의 학생들 앞에서 느낀 수치심과 무안함이라는 감정을 느낀 부분이 속상하신 듯하다”면서도 “하지만 훈육에는 늘 수치심, 무안함, 죄책감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하지 말아야 할 행동과 해선 안 되는 행동을 배우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직 학폭 및 아동학대 담당교사라는 회원도 “3번째 항목(학폭위 직후 병가 처리)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어떤 공직이든, 회사든, 병가를 민원 다음날 조치하는 곳은 없다”며 “실제로 후배 교사가 아동학대 민원 건으로 병가조치 후 휴직했던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원은 “병가를 그렇게 쉽게 허락하는 학교는 어느 세상에도 없다. 어떤 공기관이 병가 신청한 후 다음날 결재가 되느냐”며 “해당 학부모의 아동학대 민원으로 병가 처리됐다는 게 합리적 의심이다. 손이 뺨으로 갔다는 말이 참 웃기다”고 자조하기도 했다.

이어 “어떤 상황이든 친구에게 신체적 폭력이 발생했고 해당 학생이 불편함이 있었다면 학폭 처리되는데 고인이 된 선생님께서 아직 어린 학생이고 훈육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돼 아이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처리된 부분으로 보인다”며 “그런 분을 민원으로 그렇게 힘들게 고통을 줘야 했나? 말은 쉽게 뱉을 수 있지만 주워 담기는 어려운 법”이라고 직언했다.

실제로 <일요시사> 취재 결과, 현재 일선 학교서 아동학대로 교사가 신고당할 경우 즉시 분리 조치로 인해 보직해임 처분이 내려져 근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병가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동네 주민이라는 회원 ‘swkiOOOOO’은 “정말 치욕스럽고 부끄럽고 끔찍하다. 고인과 유가족들에게 평생 반성하고 죗값 달게 받으시길 부탁드린다”고 질타했다.


반면 “아직 물증도 없고 유서도 나온 게 없는데 중립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유가족 증언도 따로 나온 게 없고…빨리 조사가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조심스러운 댓글도 눈에 띈다.

한 전문가는 “‘같은 반 친구와 놀다가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는 문장은 명백히 의도된 문장으로 보이며 아이에겐 폭력적인 성향이 있는 것 같다”며 “A씨가 글을 통해서도 아이가 잘못했다는 것도 인정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이가 친구들과 놀다가 (자의든 타의든)때릴 수는 있는데 그 후 어른들의 해결 방식 과정의 진실이 중요한 쟁점이 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지난 5일, 고인은 대전 유성구 자택서 극단적 선택을 한 뒤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후 병원에 이송됐지만 이틀 만인 지난 7일 오후 6시쯤 숨을 거뒀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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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