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째 사과도 없이…” 서산 썬팅샵 무단 주차 전말

“전화도 안 받고 사과도 없어”
에쿠스 차주 “공용도로 아니냐?”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지난 14일, 충남 서산의 한 자동차 썬팅샵이 무단 주차로 인해 며칠 째 영업을 방해받고 있다는 호소글에 대한 전말이 밝혀졌다.

17일, 해당 썬팅샵 A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여전히 (에쿠스)차량이 주차돼있는 상태”라며 “경찰에 신고해 경찰과 이번 무단 주차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업장 앞 무단 주차로 인한 영업 피해 보상은 상황을 좀 더 판단해본 후 검토하겠다”면서도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지역사회서 이런 일은 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고 어이없어했다.

이어 “해당 차주의 이 같은 행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이전에도 비슷한 수법(무단 주차)으로 자동차 정비업체서 금전 및 선물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며 “자동차 관련 영업장에게 돌아갈 수도 있는 반복적인 피해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꼭 이슈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매장 앞을 막고 있는 에쿠스 차량 차주는 인근에 거주하고 있으며 50대 초반이라는 점 등 대략적인 신상정보를 파악하고 있었다. 

이번 무단 주차 사건의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6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11월경, 에쿠스 차주는 또 다른 르노삼성 차량을 수리하러 해당 영업장을 방문했다. 수리 후 별다른 연락이 없었던 그는 지난주 목요일(13일)에 갑자기 매장을 방문해 차량 부품이 파손됐다며 환불을 요청했다고 한다.

A 대표가 수리 후 한두 달도 아닌 6개월 만에 환불 요청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자 그는 이튿날 오후에 매장 앞에 차량을 대놓고 본격적으로 영업방해를 시작했던 것이다. 남의 영업장 앞을 막아놓고서 ‘죄송하다’ ‘미안하다’ 등 일체의 사과 연락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실제로 A 대표는 에쿠스 차주와 단 한 번도 전화 통화를 하지 못한 채 문자메시지만 서로 주고받았으며 이날 저녁 7시에 차를 빼겠다는 약속도 서산시청으로부터 대신 전해 들어야 했다.

해당 썬팅샵의 지인이라고 밝힌 글 작성자 B씨는 이날 정오 무렵 ‘서산 썬팅샵 무단 주차 수정본!!!!(5)’라는 제목을 통해 “형님들의 질문 해명을 시작하겠다”며 일부 회원들의 주작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제가 지인이 아닌 가게 주인이라고 하시는데 절대 아니다”라며 “가게 홍보글이라는 분도 계신데 서산은 지역사회라 이런 짓하면 매장당하는 거 뻔해 못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현재 4월17일 오후 12시15분으로 지구대서 와서 경위서 작성하고 직접 경찰서로 전달한다고 한다”며 “예약 취소건까지 손해배상청구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주 와이프가 어제 오후 7시에 와서 차 빼려고 했는데 양쪽이 막혀 빼지 못했다고 하는데 CCTV 확인 결과 오후 6시50분부터 7시20분까지 기자 1명, 성지순례 남성 1명 외엔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시청서 차주와 연락됐다는데 오늘 오후 7시에 차빼러 직접 오겠다고 했다. 현재는 양쪽 차 빼놓은 상태”라며 “칼퇴 후 얼굴 보러 (썬팅샵 매장에)오려고 한다”고 예고했다.

앞서 지난 14일, 국내 최대의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보배드림’에는 “오늘 아침 아는 형님 가게에 누가 이 XX을 해놨다. 한문철TV 보면 2개월 무단 방치해야 시청서 견인 처리한다는데 그럼 2개월 동안 영업을 못하게 되는 거냐”며 “현명한 해결 방법이 어떤 게 있는지 알려 달라”고 호소했다.

B씨는 호소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첨부된 사진에는 현대자동차 구형 에쿠스 차량이 썬팅샵 정문에 주차돼있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내일부터는 주말이라 그렇다 쳐도 월요일부터는 (영업해야 하는데)환장하겠다”고 말했다.

이튿날인 15일에는 ‘어제 썬팅샵 앞 무단 주차 연락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어제, 오늘 영업 못하고 있다. 너무 화가 나서 안 되겠다”며 “무슨 접대를 13일 저녁부터 하는지 개념이 없다”고 한탄했다.

그는 해당 차주와 나눴던 문자메시지 내용도 함께 공개했다. “남의 차 들어오는 영업장 입구에 주차해놓고 연락도 안 되고 어떻게 하라는 거냐”는 문자를 받은 차주 B씨는 “영업장 앞은 맞지만 거기가 공용도로 아니냐”고 반문했다.

B씨가 “공용도로면 영업장에 주차해놓고 영업방해해도 되는 거냐”고 따져 묻자 그는 “엄밀히 따지면 영업방해는 아니다. 지금 얘기 못하니까 이따 5시나 6시에 얘기하겠다”고 답했다.

B씨는 “뭘 착각하고 계신 모양인데 입구 앞마당 나무 심어있던 자리는 사유지고 엄연히 관리비를 내가면서 사용하는 매장 공간”이라며 “매장 앞 주차하시고 오랜 시간 방치하는 건 엄연한 영업방해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후가 넘어서도 해당 차량이 여전히 주차돼있는 모습을 확인한 B씨는 오후 3시15분에 ‘서산 썬팅샵 무단 주차!!!(3)’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여전히)영업방해 중”이라며 “몰상식한 사람 한 명 때문에 몇 명이 고생이냐”며 “제대로 된 사과를 원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에쿠스 차량 양 옆으로 스파크, 기아 K5 2대의 승용차가 더 주차돼있는 매장 앞 사진을 공개했다.

두 대의 차량들은 A 대표가 일부러 주차한 것으로 보이며 에쿠스 차량 바로 옆에 앞바퀴를 꺾어 에쿠스 차량 바퀴에 붙도록 바짝 댔다.

한 회원은 “100만원도 안 하는 에쿠스 타고 다니며 가오 잡는 노인네일 것 같다”며 “바닥 타일 보니 공용도로도 아니고 건물 소유 땅이라 겹쳐 세운 것 같다. 보통 타일로 나라 땅인지 건물 땅인지 안다”고 조언했다.

다른 회원은 “공용이든 아니든, 가게 앞에 저렇게 주차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평생 직장 생활만 해서 공감이 안 되는 건가? 아무리 그래도 저렇게 당당하게 문자를 보낼 수 있느냐”고 황당해했다.

‘시인과소년’ 회원은 “솔직히 에쿠스가 경찰 불러도 양쪽 차 전화 안 받으면 방법이 없다고 할 것”이라며 “가게 앞문 막고서 14일 주차하는 걸 본 적 있는데 15일째부터는 구청서 강제 견인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회원은 “두 가지 상호 충돌하는 문제에 대해 서로 법적으로 붙을 경우 고의성을 따지게 되면 글 작성자가 불리하다”며 “‘사유지인지 몰랐다, 영업을 방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면 고의성의 증거가 없어 영업방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이어 “차 막음의 경우는 (차를 나가지 못하게 막아)고의성이 명백하다”며 “깨알 같은 가게 간접 홍보효과는 좀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대로 끝날 것 같았던 무단 주차는 이틀 째인 16일에도 해결되지 않았다. 에쿠스 차주가 나타나지 않은 탓이다.

B씨는 이날 오후 ‘서산 썬팅샵 무단 주차!!!!(4)’라는 제목으로 “현재 연락도 없고 그대로”라며 사진을 첨부했다.

회원 ‘rlawkOOOO’는 “저런 반사회적 행동이 법의 제재를 받지 않는다니 놀랍다. 에쿠스가 원인이며 썬팅 사장의 보복성 행동까지… 저게 정상적이지 않다”며 “썬팅 사장이 왜 저런 사람처럼 몰상식하고 지저분하게 똑같은 행동을 할 수밖에 없게끔 법은 왜 방치하느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저런 상황이라면 과태료 주고 렉카로 에쿠스 실어가야 정상 아니냐”며 “법이 에쿠스 같은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 같아 슬프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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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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