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도량발호’ 윤석열 예견된 몰락

민주주의 모르는 대통령 뽑았다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령 선포로 대한민국은 충격에 휩싸였었다.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는 분명 비민주적이고 위법적인 역사적 사건이다. 중무장한 군인들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를 점거하려는 장면이 뉴스에 생중계되며 시민들은 밤잠을 설쳤다.

폭압적 독재는 분명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아니 내란을 일으킨 반국가적 판단과 행위였다. 헌법에 명시된 권한을 사용했다지만, 동기와 명분 자체가 비민주적이고 독재적인 위험한 발상이다. 그리고 그 과정도 투명하지 못했다.

시민들은 윤석열의 어이없는 결정에 대해 민주주의 훼손을 우려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국회에 군인들이 난입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와 함께 앞으로의 정국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윤석열의 책임을 묻고 긴급 체포해야 한다는 강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독재적인
위험한 발상

경제 악화에 대한 걱정도 큰 문제다. 주식시장의 급격한 변동과 환율 문제 등이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대다수 국민은 발전된 민주화가 이뤄진 대한민국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반응과 함께 ‘윤석열 탄핵’이라는 혁명을 다시금 불러일으켰다.

우리가 믿어왔던 민주주의가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져 버릴 수 있는, 그 뿌리가 전혀 깊지 않은 생명력이 얕은 나무라는 사실을 이번 사건으로 다시 확인했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것은 수많은 국민의 희생과 노력일 것을 믿어 의심치 않지만, 잠시만 방심한다면 잘못된 소수의 신념으로 그 근간이 뿌리 뽑히고 난도질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민주주의 체제가 군부 쿠데타 등에 의해 폭력으로 전복되는 게 민주주의 붕괴라면, 민주주의의 퇴행은 민주주의의 특성이 불연속적이고 점진적으로 잠식되는 현상이다. 이번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령과 같이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선출된 정부의 행동으로 민주주의 제도, 규칙, 규범이 점진적으로 잠식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민주주의는 퇴행할까? 그리고 현재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이런 요소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입법, 사법, 행정이라는 삼권분립의 원칙은 여전히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들 간의 견제와 균형이 약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회의 입법권은 정당 간의 이해관계로 좌우되고, 행정부의 독단적 결정은 때로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며, 사법부는 공정과 신뢰를 잃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민주주의는 단순히 제도나 시스템으로만 작동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 개개인의 의식과 행동에 달려 있다.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이름의 권리를 누리고 있지만, 그 권리에는 책임도 따른다는 사실을 종종 잊고 산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국민이 주권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반복되는
갈등·분열

그 역할은 단순히 투표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며, 부당한 권력에 저항할 줄 아는 것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다.

또 민주주의는 타협과 대화해야 한다.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상대를 배척하거나 무시하는 태도는 민주주의 정신에 어긋난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과 가치가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한다. 다름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공통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민주주의의 힘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과를 기반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국가가 됐다. 하지만 그 과정서 나타난 갈등과 분열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경제적 격차, 정치적 이념 대립, 지역 간 불균형 등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책임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처럼, 국민의 뜻은 결국 국가의 방향을 결정한다. 하지만 그 민심이 감정적이고 순간적인 판단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깊은 고민과 성찰서 비롯된 성숙한 민심이 돼야 한다. 민주주의는 한 세대서 완성되는 체제가 아니다. 그것은 끊임없는 노력과 실천을 통해 발전해 나가야 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지금의 혼란을 극복하고, 더 성숙하고 균형 잡힌 체제로 나아가길 희망한다. 그리고 우리 자신부터가 진정한 민주주의자가 되기 위해 고민하고 행동해야 함을 느낀다. 민주주의는 단순한 제도가 아니라 우리 삶의 방식이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이상이다.

진정한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그것은 다수를 위한 시스템인 동시에 소수를 보호하는 장치다. 그것은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책임을 요구하며, 권리를 누리면서도 타인을 배려하는 삶의 철학이다. 우리는 그 철학을 실천할 때 비로소 민주주의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책임 묻고 긴급체포 여론 증폭
경제 앟과 불안감 갈수록 커져

이번의 계엄과 탄핵 사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시스템서 필수적인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결과였다.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의 핵심 원칙은 권력의 집중을 막고, 각 권력이 서로를 감시하며 국민을 위한 공정한 정책을 실행하게 하는 장치다.

하지만 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민주주의는 위험에 처하고 국민은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계엄령이란 비상 상황서 국가의 안정을 위해 필요한 경우 발동될 수 있는 제도지만, 그것이 남용될 때 오히려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최근의 계엄 논란은 군사 개입이 국가 운영에 있어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던졌다. 계엄령의 준비 과정과 실행 논의가 국민의 뜻과 헌법 절차를 벗어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면 이는 곧 민주주의의 후퇴를 의미한다.

탄핵 사태 역시 민주주의의 위기를 보여준 사례였다. 국민이 선출한 권력이 권위와 신뢰를 잃고, 국회와 사법부를 통해 그 권력이 중단되는 과정은 혼란과 갈등을 초래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는 민주주의 체제가 자신의 결함을 치유할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극단적인 상황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강화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특정 인물이나 사건의 문제가 아니었다. 오히려 이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구조적 약점과 사회적 갈등이 표면화된 결과였다. 민주주의는 견제와 균형, 법치주의, 그리고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는 이 요소들이 얼마나 취약했는지 체감하게 됐다.

먼저,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입법부는 정당 간의 대립과 이해관계로 인해 본연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행정부는 독단적인 결정을 내리며 국민의 뜻과 동떨어진 정책을 강행했고, 사법부는 그 공정성과 독립성을 의심받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런 문제들은 단순히 개인이나 특정 기관의 잘못이 아니라, 민주주의 시스템 전반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민주주의의 진정한 강점은 위기를 겪으면서도 그 속에서 자신을 개선할 수 있는 능력에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조건이 필요하다.

민주주의는 법치주의 위에 서 있다. 법이 모든 국민에게 공정하게 적용되고, 권력자조차 법 아래서 행동해야 한다는 원칙이 확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사법부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고, 권력남용에 대한 엄격한 책임을 묻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개선할 능력
중요한 조건

민주주의는 국민의 참여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다. 단순히 투표하는 것을 넘어, 시민들이 정책에 관심을 갖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또 감정적인 대응이 아닌, 이성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서 정치 문제를 바라볼 줄 아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삼권분립의 원칙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 권력이 특정 기관에 집중되지 않도록 각 권력 기관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상호 감시와 협력을 이루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민주주의는 단순히 주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투쟁과 희생을 통해 쟁취한 결과물이다. 대한민국도 독재와 억압을 극복하며 민주화를 이뤄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완성된 상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개선돼야 할 이상이다.


이번 계엄과 탄핵 사태는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를 더욱 성숙하게 발전시킬 기회를 제공했다고 믿는다. 우리는 이 위기를 단순히 과거의 상처로 남겨둬서는 안 된다. 이를 교훈 삼아보다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스스로 물어야 한다. “우리는 진정한 민주주의자인가?”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꿈꾸며,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 실현하기 위해 한 걸음 더 나가야 할 것이다.

차분히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 준비를 할 12월에 대한민국은 탄핵 정국이라는 소용돌이 안에 있다. 시민들의 일상과 안녕을 위협에 빠뜨린 사건의 주역이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비극이다. 국가의 대외 신임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물론 우리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뼈아프게 후퇴시켰다.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채 그는 지난 2년 반 이상 대부분 사적으로 권력을 남용하고 이권을 챙기는 데 썼다. 시민들은 그의 지도와 통치를 거부했고 국회는 지난 14일 탄핵했다. 무엇보다 이번 비상계엄 선포는 윤석열의 비정상적인 사고의 결과물이자 탄핵 사유다.

앞으로
더 문제

리더의 비정상적인 사고는 왜 위험한가. 자기 행동에 대한 정당성으로 확증 편향적인 가치관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또 자신의 견해가 옳다는 신념하에 특정 정보에만 주목하는 사고방식을 버리지 않는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그런 자아상을 유지한 사람이 대통령이라는 막대한 권력까지 쥐고 있었다.

학식 있는 전국 교수들이 한 해가 저물 무렵 뜻을 모아 사자성어를 발표하는데 ‘도량발호(跳梁跋扈)’가 1위를 차지했다.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뛴다는 의미다. 이마저도 비상계엄 선포가 있기 전까지 반영한 것이라고 하니 이번 사태는 선정된 사자성어를 재차 확인시켜 준 권력의 사적 남용의 결정판인 셈이다.


김명삼 대기자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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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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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