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도량발호’ 윤석열 예견된 몰락

민주주의 모르는 대통령 뽑았다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령 선포로 대한민국은 충격에 휩싸였었다.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는 분명 비민주적이고 위법적인 역사적 사건이다. 중무장한 군인들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를 점거하려는 장면이 뉴스에 생중계되며 시민들은 밤잠을 설쳤다.

폭압적 독재는 분명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아니 내란을 일으킨 반국가적 판단과 행위였다. 헌법에 명시된 권한을 사용했다지만, 동기와 명분 자체가 비민주적이고 독재적인 위험한 발상이다. 그리고 그 과정도 투명하지 못했다.

시민들은 윤석열의 어이없는 결정에 대해 민주주의 훼손을 우려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국회에 군인들이 난입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와 함께 앞으로의 정국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윤석열의 책임을 묻고 긴급 체포해야 한다는 강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독재적인
위험한 발상

경제 악화에 대한 걱정도 큰 문제다. 주식시장의 급격한 변동과 환율 문제 등이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대다수 국민은 발전된 민주화가 이뤄진 대한민국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반응과 함께 ‘윤석열 탄핵’이라는 혁명을 다시금 불러일으켰다.

우리가 믿어왔던 민주주의가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져 버릴 수 있는, 그 뿌리가 전혀 깊지 않은 생명력이 얕은 나무라는 사실을 이번 사건으로 다시 확인했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것은 수많은 국민의 희생과 노력일 것을 믿어 의심치 않지만, 잠시만 방심한다면 잘못된 소수의 신념으로 그 근간이 뿌리 뽑히고 난도질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민주주의 체제가 군부 쿠데타 등에 의해 폭력으로 전복되는 게 민주주의 붕괴라면, 민주주의의 퇴행은 민주주의의 특성이 불연속적이고 점진적으로 잠식되는 현상이다. 이번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령과 같이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선출된 정부의 행동으로 민주주의 제도, 규칙, 규범이 점진적으로 잠식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민주주의는 퇴행할까? 그리고 현재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이런 요소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입법, 사법, 행정이라는 삼권분립의 원칙은 여전히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들 간의 견제와 균형이 약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회의 입법권은 정당 간의 이해관계로 좌우되고, 행정부의 독단적 결정은 때로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며, 사법부는 공정과 신뢰를 잃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민주주의는 단순히 제도나 시스템으로만 작동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 개개인의 의식과 행동에 달려 있다.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이름의 권리를 누리고 있지만, 그 권리에는 책임도 따른다는 사실을 종종 잊고 산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국민이 주권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반복되는
갈등·분열

그 역할은 단순히 투표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며, 부당한 권력에 저항할 줄 아는 것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다.

또 민주주의는 타협과 대화해야 한다.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상대를 배척하거나 무시하는 태도는 민주주의 정신에 어긋난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과 가치가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한다. 다름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공통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민주주의의 힘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과를 기반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국가가 됐다. 하지만 그 과정서 나타난 갈등과 분열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경제적 격차, 정치적 이념 대립, 지역 간 불균형 등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책임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처럼, 국민의 뜻은 결국 국가의 방향을 결정한다. 하지만 그 민심이 감정적이고 순간적인 판단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깊은 고민과 성찰서 비롯된 성숙한 민심이 돼야 한다. 민주주의는 한 세대서 완성되는 체제가 아니다. 그것은 끊임없는 노력과 실천을 통해 발전해 나가야 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지금의 혼란을 극복하고, 더 성숙하고 균형 잡힌 체제로 나아가길 희망한다. 그리고 우리 자신부터가 진정한 민주주의자가 되기 위해 고민하고 행동해야 함을 느낀다. 민주주의는 단순한 제도가 아니라 우리 삶의 방식이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이상이다.

진정한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그것은 다수를 위한 시스템인 동시에 소수를 보호하는 장치다. 그것은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책임을 요구하며, 권리를 누리면서도 타인을 배려하는 삶의 철학이다. 우리는 그 철학을 실천할 때 비로소 민주주의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책임 묻고 긴급체포 여론 증폭
경제 앟과 불안감 갈수록 커져

이번의 계엄과 탄핵 사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시스템서 필수적인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결과였다.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의 핵심 원칙은 권력의 집중을 막고, 각 권력이 서로를 감시하며 국민을 위한 공정한 정책을 실행하게 하는 장치다.

하지만 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민주주의는 위험에 처하고 국민은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계엄령이란 비상 상황서 국가의 안정을 위해 필요한 경우 발동될 수 있는 제도지만, 그것이 남용될 때 오히려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최근의 계엄 논란은 군사 개입이 국가 운영에 있어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던졌다. 계엄령의 준비 과정과 실행 논의가 국민의 뜻과 헌법 절차를 벗어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면 이는 곧 민주주의의 후퇴를 의미한다.

탄핵 사태 역시 민주주의의 위기를 보여준 사례였다. 국민이 선출한 권력이 권위와 신뢰를 잃고, 국회와 사법부를 통해 그 권력이 중단되는 과정은 혼란과 갈등을 초래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는 민주주의 체제가 자신의 결함을 치유할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극단적인 상황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강화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특정 인물이나 사건의 문제가 아니었다. 오히려 이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구조적 약점과 사회적 갈등이 표면화된 결과였다. 민주주의는 견제와 균형, 법치주의, 그리고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는 이 요소들이 얼마나 취약했는지 체감하게 됐다.

먼저,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입법부는 정당 간의 대립과 이해관계로 인해 본연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행정부는 독단적인 결정을 내리며 국민의 뜻과 동떨어진 정책을 강행했고, 사법부는 그 공정성과 독립성을 의심받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런 문제들은 단순히 개인이나 특정 기관의 잘못이 아니라, 민주주의 시스템 전반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민주주의의 진정한 강점은 위기를 겪으면서도 그 속에서 자신을 개선할 수 있는 능력에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조건이 필요하다.

민주주의는 법치주의 위에 서 있다. 법이 모든 국민에게 공정하게 적용되고, 권력자조차 법 아래서 행동해야 한다는 원칙이 확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사법부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고, 권력남용에 대한 엄격한 책임을 묻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개선할 능력
중요한 조건

민주주의는 국민의 참여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다. 단순히 투표하는 것을 넘어, 시민들이 정책에 관심을 갖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또 감정적인 대응이 아닌, 이성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서 정치 문제를 바라볼 줄 아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삼권분립의 원칙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 권력이 특정 기관에 집중되지 않도록 각 권력 기관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상호 감시와 협력을 이루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민주주의는 단순히 주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투쟁과 희생을 통해 쟁취한 결과물이다. 대한민국도 독재와 억압을 극복하며 민주화를 이뤄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완성된 상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개선돼야 할 이상이다.


이번 계엄과 탄핵 사태는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를 더욱 성숙하게 발전시킬 기회를 제공했다고 믿는다. 우리는 이 위기를 단순히 과거의 상처로 남겨둬서는 안 된다. 이를 교훈 삼아보다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스스로 물어야 한다. “우리는 진정한 민주주의자인가?”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꿈꾸며,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 실현하기 위해 한 걸음 더 나가야 할 것이다.

차분히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 준비를 할 12월에 대한민국은 탄핵 정국이라는 소용돌이 안에 있다. 시민들의 일상과 안녕을 위협에 빠뜨린 사건의 주역이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비극이다. 국가의 대외 신임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물론 우리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뼈아프게 후퇴시켰다.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채 그는 지난 2년 반 이상 대부분 사적으로 권력을 남용하고 이권을 챙기는 데 썼다. 시민들은 그의 지도와 통치를 거부했고 국회는 지난 14일 탄핵했다. 무엇보다 이번 비상계엄 선포는 윤석열의 비정상적인 사고의 결과물이자 탄핵 사유다.

앞으로
더 문제

리더의 비정상적인 사고는 왜 위험한가. 자기 행동에 대한 정당성으로 확증 편향적인 가치관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또 자신의 견해가 옳다는 신념하에 특정 정보에만 주목하는 사고방식을 버리지 않는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그런 자아상을 유지한 사람이 대통령이라는 막대한 권력까지 쥐고 있었다.

학식 있는 전국 교수들이 한 해가 저물 무렵 뜻을 모아 사자성어를 발표하는데 ‘도량발호(跳梁跋扈)’가 1위를 차지했다.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뛴다는 의미다. 이마저도 비상계엄 선포가 있기 전까지 반영한 것이라고 하니 이번 사태는 선정된 사자성어를 재차 확인시켜 준 권력의 사적 남용의 결정판인 셈이다.


김명삼 대기자
<hntn1188@naver.com>

 



배너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