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윤석열 탄핵, 헌재 시나리오

기각되면 복잡하다

지난 25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변론을 종결했다. 이는 국회가 지난해 12월14일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지 73일 만에 이룬 중요한 이정표다. 향후 2주가량 재판관 평의, 평결, 결정문 작성 등을 거쳐 선고기일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헌재는 선고 2~3일 전 선고 기일을 통보해 왔다.

헌재가 변론 절차를 종결함에 따라 이날부터 재판관 의견을 듣기 위한 평의도 갖는다. 평의는 심판 결론을 내기 위해 재판관들이 쟁점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표결하는 과정으로, 주심재판관이 사건에 대한 검토 내용을 요약해 발표하고 재판관들이 의견을 교환한다.

모든 평의가 이뤄진 뒤 최종적으로 표결하는 평결을 하게 된다.

11일?
14일?

평결에서는 주심재판관이 의견을 내고 임명 일자 역순으로 후임 재판관부터 차례로 의견을 낸 다음 마지막으로 재판장이 마무리한다.


평결이 이뤄지면 결과에 따라 주심재판관이 다수 의견을 기초로 사건에 관한 결정서 초안을 작성한다. 주심재판관이 소수 의견을 내면 다수 의견을 낸 재판관 중 한 명이 초안을 작성하게 된다. 결정문 작성이 완료되면 선고기일을 지정하게 된다.

헌재가 국회 측의 탄핵소추 사유를 검토해 윤 대통령이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면서 중대한 헌법·법률상 위반 행위를 했다고 판단할 경우 파면을 선고하면, 그로부터 60일 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반면 중대한 위반 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하게 될 경우 기각과 동시에 윤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변론이 종결된 후 선고가 이뤄지기까지 예상되는 시간은 대략 2주로, 전직 대통령들의 탄핵 심판 사례를 살펴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11일 만에 선고가 내려졌던 점을 고려할 때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은 한국 정치의 중요한 역사로 남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탄핵이 인용된다면 대한민국 역사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이고, 반면에 탄핵이 기각된다면 정부의 구조가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해야 할 것이다.

차치하고 헌재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윤 대통령 개인의 운명뿐만 아니라, 향후 한국 정치의 방향성을 결정 짓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많은 국민이 이 사건을 국가 통치의 정당성을 재조명하는 계기로 삼고 있으며, 이 같은 논의는 국민의 권리와 민주주의의 중요한 필요성을 일깨워 줬다. 따라서, 이번 탄핵 심판의 최종 결정은 단순한 법적 판단을 넘어 정치적, 사회적 맥락서 그 의미가 심오한 사건으로 여겨질 수 있다.


또, 이번 탄핵 심판의 종결과 선고 과정서 사회의 분열된 입장 차도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반응은 반반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는 법적 과정을 통해 드러날 사건 이후 정치적 후폭풍을 예고한다. 특히, 제도에 대한 신뢰와 불신,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반드시 탄핵돼야 하는 이유
연산군 보면 윤정부 보여

여기에 더해 헌재의 결정은 정치적 압박과 사회적 스트레스를 동반하게 된다. 유권자로서 시민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을 방어하기보다는, 법의 원칙과 정의가 구현되기를 더욱 간절히 바라게 된다. 이는 민주주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일깨우며, 정치적 투명성과 책임을 위한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토대는 국민의 의식과 참여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에, 모든 국민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적극적으로 정치적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 탄핵 인용의 당위성을 짚어보자.

역사적으로도 지도자의 무능과 독선이 국가를 혼란에 빠뜨린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대표적인 예로 조선의 연산군을 들 수 있다. 연산군은 국정을 사유화하고 권력을 남용해 백성을 도탄에 빠뜨렸으며, 결국 반정(쿠데타)으로 쫓겨났다.

윤 대통령 역시 독단적인 국정운영, 경제 파탄, 외교 실책 등을 반복하며 국민적 실망을 사고 있다. 이런 점에서 윤 대통령 탄핵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 과제가 되고 있다.

연산군은 조선을 대표하는 암군이다. 그는 사사로운 감정을 앞세워 사화를 일으키고 언론을 탄압하며, 사치를 일삼았다. 특히, 권력을 사유화하며 국정을 파탄 낸 점이 오늘날 윤석열정부와 닮아있다.

윤 대통령 역시 검찰총장 출신답게 법치주의를 강조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법치를 가장한 보복 정치를 펼쳤다. 정적을 탄압하고, 검찰과 경찰을 동원해 반대 세력을 제거하는 방식은 연산군이 사화를 일으켜 사대부를 숙청한 것과 유사하다.

극명한 분열
후폭풍 예고

대통령 임기 동안 행해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조사가 200여회에 달하고, 지난 22대 총선 패배 직전까지 윤 대통령이 단 한 번도 야당 대표를 만나지 않았다는 것을 통해 그의 국회관과 정치관이 소름 끼치게도 연산군의 정치관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 다 오직 권력 의지만을 위해 정치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연산군 시대의 경제 실패는 백성들의 삶을 극도로 피폐하게 만들었다. 연산군은 쓸데없는 토목공사를 남발하고, 자신의 향락을 위해 국고를 탕진했다. 그 결과 조선의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으며, 백성들은 극심한 세금 부담을 겪었다.


자기 딸의 자택을 만들어 주기 위해, 또는 사냥터를 만들기 위해서 민가 몇백 채를 헐었다는 것은 너무도 유명한 이야기다.

현재 대한민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경제성장률은 둔화하고 물가는 폭등하며, 청년 실업률은 악화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정책의 실패와 금리인상 등으로 국민은 큰 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다.

더더욱 놀라운 것은 이 같은 경제 위기를 윤 대통령은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총선 직전, 갑자기 뜬금없이 마트에 와서는 말도 안 되는 현 경제 상황에 맞지 않은 말을 한 것이 패배로 이어진 상황은 너무도 유명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실효성 없는 정책만 내놓으며 경제 위기를 방관하고 있다. 이런 경제 실정만으로도 윤 대통령의 탄핵은 충분한 이유가 된다.

사회적
스트레스

연산군의 외교 정책은 조선의 국제 위상을 크게 실추시켰다. 그는 외교 감각이 부족해 주변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면서 국익을 해쳤다. 이로 인해 조선은 국제적으로 고립됐으며, 이는 이후의 국정 운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연산군 이후 일어났던 삼포왜란, 을묘왜변과 여진족의 난동 등은 이를 대변한다.


윤정부 역시 외교적으로 크나큰 실패를 거듭했다. 특히 한일 관계서 과거사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채 일방적인 양보를 반복하며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거의 독도를 포기한 듯한 행보를 계속 보여왔으며, 한국 기업인 라인 또한 그 경영권을 일본에 내주게 생겼다.

또, 미·중 갈등 속에서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미국 중심의 외교 정책을 펴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는 등 국익을 고려하지 않는 행보를 보였다. 외교의 기본 원칙인 실리 외교를 망각한 채,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외교를 펼친 결과 대한민국의 외교적 위상은 크게 추락했다.

무오사화를 일으킨 연산군은 백성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했던 군주다. 그는 자기 뜻에 반하는 모든 의견을 억압했고, 공론의 장을 없애면서 독선적으로 국정을 운영했다. 특히 그는 간언하는 3사 관리들을 아주 혐오했다.

그래서 2번의 사화(무오사화·갑자사화)를 통해 그들을 제거하고 난 후 3사 관리들에게 ‘신언패(말을 삼가라는 팻말)’를 달게 할 정도로 언론의 자유를 탄압해 군신공치(임금과 신하가 견제를 통해서 균형을 이루는 유교 정치)를 저버린 암군이 됐다.

더군다나 그 당시 경제 상황이 극악에 달하자 민가에서는 연산군을 비방하는 글이 많았는데, 이 글 대부분이 한글로 쓰이자 한글을 금지하기까지 했다.

윤 대통령 역시 국민과의 소통에 실패했다. 대선 당시에는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집권 후에는 일방적인 국정 운영을 고집했다.

그렇게 73일 지났다
외교 실패와 국격 추락

자신을 반대하는 기자들은 출입을 금지시키는 소인배로서의 모습을 보였고, 국민이 원하는 정책보다는 본인의 정치적 신념에 맞춘 정책을 강행하는 경우가 많다. 민심을 외면하는 정권은 결국 국민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 윤 대통령 탄핵이 거론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윤 대통령은 과연 어떤 사람이었는가. 그는 문재인정부 시절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 등 분수에 맞지 않게 벼락 진급으로 검찰 총수가 됐고, 이렇듯 오랫동안 검사 생활만 하다가 아무런 정치 경험도 없이 단지 자신을 키워준 문 대통령을 배반하고 “공정과 상식” “사람에게는 충성하지 않는다”는 허울 좋은 말을 입버릇처럼 하면서 일반 국민의 관심을 끌게 됐다.

대선후보 선호도 등 정치 호감도가 오르면서 마땅한 대통령 후보가 없던 국민의힘에 영입돼 대통령 후보가 됐던 사람이다. 요즘 ‘명태균 게이트’가 터지고 알게 된 사실이지만, 국민의힘의 대통령 후보가 된 것도 공정한 방식이 아닌 조작된 여론조사가 작용한 결과라고 하니 한심스러울 뿐이다.

이렇게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된 그는 2022년 3월9일 치러진 대통령선거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0.73%, 역대 최소 차이로 꺾고 당선되면서 제20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역사적으로 국정을 실패한 지도자는 결국 국민의 힘에 의해 자리서 내려왔다. 연산군 역시 그의 폭정에 분노한 신하들과 백성들에 의해 중종반정으로 쫓겨났다. 이는 독재적이고 무능한 지도자가 오래 권력을 유지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윤 대통령 역시 임기 초반부터 독단적 국정 운영, 경제 파탄, 외교 실패, 소통 단절 등으로 국민의 실망을 샀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이 같은 실정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따라서 윤 대통령 탄핵은 더 이상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선택이 되고 있다.

지속 시 
큰 혼란

윤정부가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외교, 사회 전반이 더 큰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 힘으로 부당한 정권을 심판하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야 할 때다. 윤 대통령 탄핵이 대한민국이 다시 올바른 길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윤 대통령의 국가 반란은 보수와 진보의 정권 유지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느냐 지키지 못하느냐의 나라 운명이 걸린 문제다.

<hntn1188@naver.com>

 



배너

관련기사

60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