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여론 수수께끼 보수 대결집 막전막후

너무 나갔나? 역풍이 분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현직 대통령이 구속됐지만 야당은 여전히 가시방석이다. 보수의 결집력은 때릴수록 강해지니 섣불리 손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그토록 바라던 정권교체의 갈림길에 섰지만 딱 한 발 내디딜 힘이 부족하다.

탄핵 정국 속 야당의 지지율이 치솟을 것이란 예측과 달리 오히려 반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이 지난 한 달 새 급격하게 상승한 것이다.

급격한 상승
반전에 반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서 가결된 이후 민주당은 민생 행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 대응책을 마련하고 시중 은행장들을 만나 서민금융 지원 방안도 논의했다. 최고위 등에서도 ‘국민’ ‘민심’을 강조하며 민생에 방점을 찍었다.

너무 이르게 샴페인을 터뜨렸다가는 민심의 역풍을 맞을까 오히려 신중하게 메시지를 던져 왔다.

그럼에도 거대 야당이 힘을 못 받는 이유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호감도만큼이나 비호감 역시 높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지지자를 일컫는 ‘개딸(개혁의 딸들)’ 못지않게 반이재명 정서가 중도층에 넓게 분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16∼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이 46.5%로 직전 조사보다 5.7%p 상승했다. 민주당이 39.0%로 3.2%p 하락했다.

해당 기간은 윤 대통령에 체포된 바로 다음 날 이뤄진 것으로 1.4%p로 오차범위 내에 있던 양당 지지도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7.5%p로 벌어졌다.

야당이 당황한 지점은 집권여당의 정권 연장 여부다. 차기 집권세력 선호도 조사에서 ‘집권여당의 정권 연장’ 의견이 48.6%로 ‘야권에 의한 정권교체(46.2%)’보다 높게 집계된 것이다. 오차범위 내에서지만 일주일 전 조사와 비교했을 때 정권 연장론은 7.4%p 상승했고 정권교체론은 6.7%p 떨어졌다.

구체적으로 봤을 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92.6%가,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역시 92.6%가 각각 정권 연장론과 교체론을 지지했다. 무당층에서는 정권교체를 지지하는 의견이 44.2%로 정권 연장을 지지하는 37.7%보다 많았다.

이번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7.8%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쑥 오른 여, 뚝 떨어진 야
예상 못한 대반전…지지율 영끌?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벼랑 끝에 몰리자 다급해진 보수 지지자들이 사활을 걸고 여론조사에 답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지율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았다)’ 또는 정부·여당을 자화자찬에 취하게 할 ‘신기루’에 빗대는 이들도 있었다.


보수 대권 잠룡 중 한 명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민심이 돌아선 원인은 민주당 자신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민주당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국가적 혼란 중에도 민생 안정 대신 정쟁과 위법 논란, 이재명 방탄에 주력한 결과로 여야 지지율이 역전됐는데 왜 원인을 밖에서 찾으려 하나. 민심마저 검열하려 드는 ‘오만함’, 여론조사 기관 탓만 하는 ‘책임 회피’, 이재명 방탄만을 위한 ‘소아적 정치’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꿈틀하는 동안 민주당은 여론조사 왜곡·조작에 대한 검증과 대응을 위한 당내 기구인 여론조사 검증 및 제도 개선 특별위원회(이하 여조특위)를 설치했는데, 이 역시 민심의 역풍을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다.

앞서 여조특위는 여론조사 정확성을 더 높일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방향을 중점 과제로 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들은 지난 21일 첫 회의를 열고 뒤 “전 세계적으로 여론조사가 정확하지 않지 않나. 트럼프(미국 대통령) 선거도 마찬가지고, 2022년(우리나라 대통령) 선거도 다 틀렸다”며 “지난 대선 당시 명태균 게이트 사례서 나타났듯이 여론조사 조작 의혹들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민주당은 자당 지지율이 높을 땐 일언반구 말이 없더니 국민의힘 지지율이 올라간 후 여론 호도라는 비판을 퍼붓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이양수 사무총장은 원내대책회의서 “김어준표 여론조사만 남기고 모두 통제하겠다는 것이고 카톡 검열에 이어 여론조사 검열까지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탄핵 정국 초기부터 보수가 결집한 건 아니다. 보수 단체는 서울 광화문 등 일대서 ‘윤석열 탄핵 반대’ ‘이재명 구속’ 글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지만 국회 앞을 메운 탄핵 찬성 집회에 목소리가 묻혔다.

탄핵 반대 집회에 불이 붙은 건 윤 대통령이 관저 내에서 체포영장을 거부하던 시점부터다. 관저 앞을 지키는 여당 의원들의 발언 수위가 세지면서 내내 숨죽이고 있던 보수 지지층의 행동이 거칠어진 것이다.

폭동 사태
다시 순풍?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여당이 나서서 오동운 공수처장과 이순형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 판사를 즉각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골단’ 기자회견을 주선한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 역시 “윤 대통령이 다시 출마할 일도 없는데 이 엄청난 (부정선거)침묵의 카르텔을 깨기 위해서 대통령직까지 걸었다”고 말해 군불을 땠다.

국민의힘을 든든한 ‘빽’으로 삼은 극우세력은 윤 대통령 수호대를 자처했다. 윤 대통령이 메시지를 내면 극우세력이 스피커 역할을 하고, 이를 지켜보는 여당 의원이 맞장구를 치면서 점점 더 결집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대통령이 벼랑에 몰리면 아스팔트 지지층이 강하게 결집하는 현상은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된 때에도 광화문 곳곳서 보수단체들이 집회를 열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혐오감이 짙게 깔린 시위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헌법 수호 시위와 반헌법 시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혐오의 여부”라며 “국회 앞 시민의 분노가 건강한 저항이라면 윤 대통령 지지자의 분노는 혐오다. 이 같은 혐오 시위는 표현 방식과 양상에서도 전혀 다르다는 것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우려하던 일이 발생했다. 윤 대통령 구속 직후 윤 대통령 지지층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서울서부지법과 헌법재판소에 난입해 집기를 부수고 경찰을 폭행하는 등 난동을 피운 것이다.

해당 사태를 지켜본 한 야권 관계자는 “잘못된 신념을 가진 일부 보수세력이 과하게 결집한 결과”라고 말했다. 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계기로 보수가 강하게 집결할 가능성도 있지만, 멀리 본다면 중도층의 민심이 이들로부터 돌아서지 않았겠냐는 설명도 덧붙였다.

민주당이 못하면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르지만, 반대로 민주당이 잘한다고 해서 혜택이 당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보장은 없다. 복잡한 셈법이 난무하는 여의도에서는 서로의 반사이익에 기댄 채 여론 주도권을 쥐는 쪽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서부지법 폭동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민주당 강유정 대변인은 “헌법기관에 대한 도전이자 국가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는 반체제적 범죄”라며 내란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 공화국의 근간을 부정한 12·3 내란 사태는 아직 진압되지 않았다”며 “민주당은 반국민 세력의 준동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곳서
실금이?

민주당 등 야5당은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의 의원직 제명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밖에도 민주파출소·민주당 허위조작 가짜 뉴스 방송 제보 등을 통해 가짜 뉴스와 불법 현수막 등을 통한 허위 사실 유포를 제보받아 모니터링하겠다는 방침이다.

여론전으로 국면이 바뀔 때마다 여야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면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국민의힘 상승 그래프가 장기간 이어진다면 탄핵 정국 이후 치러질 조기 대선서 민주당이 집권할 것이란 확신조차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위기감을 느낀 이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 대표와 마찬가지로 민주당 대권주자로 꼽히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는 저들과 다르게 갑시다. 달라야 이길 수 있습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김 전 지사는 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비판하며 “저들의 모습에서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을 찾았다. 극단적 증오와 타도,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일방주의, 독선과 오만, 우리는 그와 정반대로 가야 한다”며 “저들과 달라야 이길 수 있다. 우리가 바뀌어야 정치가 바뀐다. 이제 대한민국의 미래는 우리에게 달렸다”고 밝혔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보다 직접적으로 이 대표를 겨냥했다. 임 전 실장은 “나쁜 대통령을 법적 절차에 따라 탄핵·체포·구속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면서도 “원인이 상대에게 있다고 해도 일상이 돼버린 적대와 싸움의 정치는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안에 원칙을 소홀히 하며 자신의 위치를 먼저 탐하고, 태도와 언어에 부주의한 사람들이 지지자들에게 박수 받고 행세하는 게 참 불편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따뜻함을 잃어버리며 대화와 타협을 가볍게 여기고 이 대표 한 사람만 바라보며, 당내 민주주의가 숨죽인 지금의 민주당은 과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상대의 실수에 얹혀서 하는 일은 지속하기가 어렵다. 성찰이 없는 일은 어떻게든 값을 치르게 된다. 민주당은 지금 괜찮느냐”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재명 한 사람만 바라봐”
갑자기 시작된 집안싸움 역풍에 역풍

민주당 최대 원외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혁신회의)는 곧바로 임 전 실장을 겨냥하는 듯한 논평을 냈다.

혁신회의는 12·3 내란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도 “이 와중에 작금의 정치 현실을 만든 당사자들이 말을 보탰다. 반성은커녕 여전한 기득권의 태도로 가르치려 나섰다”며 “‘일상이 돼버린 적대와 싸움의 정치’를 운운한다. 지금 민주당이 국민과 함께 싸우는 대상은 민주 공화국의 적(敵)”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본인이 하면 민주화 운동이고 남들이 하면 그저 ‘적대와 싸움의 정치’일 뿐인가. 내로남불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알량한 정치적 자산을 챙기기 위한 아군을 향한 총질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이기적인 자폭행위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재명 대표와 함께 오직 국민만 보고 당내 기득권을 반드시 극복하고 혁신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의 고민은 이 대표 외에 경쟁력·대중성 있는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아무리 보수세력이 “이재명은 안 된다”고 외쳐도 민주당이 이 대표를 선두로 내세우는 이유다. 이 대표 체제로는 조기 대선을 이길 수 없다는 쪽과 이 대표 외에 대안이 없다며 맞서는 이들의 신경전이 예고된다.

아직 내란 사태가 채 수습되지 않은 상태서 같은 편끼리 힘겨루기에 나설 경우, 또 다른 역풍이 불어닥칠지 지켜보는 이들도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도 윤 대통령을 쉽게 버릴 수 없다.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대통령이지만 출당은커녕 탈당 요구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 변론기일이 거듭될수록 보수 결집력이 약해지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야권 전면에 깔려 있지만, 조기 대선을 앞두고 더욱 강하게 뭉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보수의 대선 레이스가 한남동 관저 집회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간다면 지금보다 더욱 격양된 양상을 보일 것이란 관측도 제시된다.

자신감도
과유불급

윤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부정선거 의혹이 민주당에 순풍이 될지 눈길이 쏠린다.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상황은 충분히 야당에 유리하다. 대통령이 별안간 한밤중에 비상계엄을 선포했는데 (민주당)지지율이 제자리를 맴도는 것은 사소한 실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라며 “무리해서 여론전을 펼치다 보니 민심에 반하는 순간이 생긴다. 중도층, 그중에서도 정치 저관여층에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지 이 부분은 신중히 고민할 필요가 있겠다”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론조사 희비, 뭐가 문제?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여론조사 결과표를 뜯어보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정권교체론보다 정권 연장론을 지지하는 일부 여론조사에 의문을 품은 것이다.

민주당에선 보수 성향 지지자가 활성화된 ‘보수 응답자 과표집’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일부 여론조사 업체는 편향적인 질문을 함으로써 공정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고도 분석했다.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특정 업체가 아닌 여론조사 전반을 들여다볼 예정”이라며 “여론조사 수행 기관의 자격 요건을 갖췄는지를 비롯해 응답률 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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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