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용산 폭격’ 시나리오

“모로 가도 정권 탈환”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야당의 분노 지수가 극으로 치닫고 있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이 진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기름을 들이붓는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목표는 오직 하나, 정권 탈환이다.

용산은 던지는 카드마다 족족 역풍을 맞고 있다. 틈새를 하나씩 파고든다면 언젠가는 큰 균열로 이어질지 모른다. 마음이 급했던 탓일까? 제1야당 수장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하던 수사의 날을 전 정부로 돌렸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점점 더
늪으로

검찰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인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지금까지 검찰은 전 정부 출신 인사를 위주로 수사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에 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하는 등 본격적으로 수사망을 좁히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이 같은 행태를 검찰의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나섰다. 친문(친 문재인)계와 친명(친 이재명)계 의원이 손을 잡고 ‘전 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킨 것이다.

그동안 두 계파는 물밑서 신경전을 벌였던 만큼 이번 수사가 오히려 이들 사이를 끈끈하게 해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의 리더십을 흔들기 위해 야권 분열을 노려왔지만 오히려 화해의 물꼬를 터줬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만남도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지난 8일 이 대표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날 두 사람은 검찰의 정치 수사를 화두에 올렸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는 ‘지금 정부가 문 전 대통령 일가를 대하는 작태는 정치적으로도, 법리적으로도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정치탄압이며, 한 줌의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수단 아니냐’는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복권 문제를 야권 분열용으로 사용하려 했지만 오히려 당정 갈등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한 야권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그날로부터 배운 게 아무것도 없는 모양”이라며 “(정부가)상대를 향해 쏜 건 화살이 아니고 부메랑”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쏘아 올린 채 상병 제3자 특검법도 용산에서는 골치 아픈 이야기다. 한 대표가 전당대회서 제3자 특검법을 언급했고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교착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모든 게 탄핵으로 귀결…국회 난타전
한동훈발 제3자 특검법 “뒷감당은?”

지난 3일 민주당 등 야 5당은 제3자 추천 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했다. 기존 특검법은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특검을 1명씩 추천한 뒤 이 중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이었다. 이번 특검법은 대법원장이 4명을 추천하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2명을 고르고 최종으로 대통령 1명을 임명하도록 했다.


민주당은 법안을 발의하며 “야당이 한발 물러섰으니 한 대표는 국민에게 공언한 대로 해당 법안을 이행하라”는 압박을 가했다.

한 대표는 “(기존 채 상병 특검법과)바뀐 게 없다”며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역시 새로 추가된 ‘재추천 요구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한 대표에 힘을 실었다. 재추천 요구권이란 대법원장이 추천한 후보가 부적절하다고 판단될 경우 야당이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실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수습할 방법이 없다. 한 대표의 특징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것인데 그게 다 자충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 문턱을 넘을 때마다 이탈표가 늘고 있다. 열댓번 더 반복하면 그땐 거부권도 소용이 없지 않겠냐”며 “만약 특검법이 통과되면 한 대표도 날아가고 윤 대통령도 무너지는 거다. 자꾸 국정이 불안해지는 길만 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동안 탄핵 언급을 조심스러워하던 민주당이 근래 들어서는 너도나도 탄핵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대통령 부부의 실점이 될 만한 의혹이 곳곳서 터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탄핵 여론을 크게 두 덩어리인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김건희 여사의 국정 농단 의혹으로 보고 있다. 하나만 터져도 민심이 급물살을 타고 정치판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먼저 민주당은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실이 수사 과정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사건 발생 후 지난 1년 동안 야당은 ‘V(대통령) 격노설’ ‘02-800-7070’ ‘해병대 1사단 골프 모임’ 등 의혹을 들춰내면서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다.

탄핵 카드
스모킹건

특히 해병대 1사단 골프 모임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범으로 지목된 인물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구명하기 위한 ‘로비설’로 번지면서 결정적인 증거로 자리 잡았다. 진실 공방이 한창이던 순간에 또다시 김 여사가 소환된 것이다.

야당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녹취록을 박근혜 전 정부서 드러난 ‘최순실 태블릿 PC’에 견주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즉각 선을 그었지만 민주당은 이 수사의 끝에 대통령 부부가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전부터 야당은 김 여사를 꾸준히 도마 위에 올렸다. 그동안은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명품가방 수수 의혹 등 개인 수준의 논란이었지만 공천 개입설이 불거지면서 ‘국정 농단’ 수준으로 치달았다.


지난 9일 국회는 정치 분야를 주제로 한 첫 대정부질문을 진행했다.

이날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불러 김 여사의 공천 개입 논란을 꼬집었다. 박 의원은 “김 여사가 중대한 선거 개입을 한 것이고, 국정 개입을 한 것”이라며 “이 자체가 국정 농단이라고 생각하는데 수사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아직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서 언론이 제기한 의혹 만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고 일축했다.

민주당은 이미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해 모든 의혹을 낱낱이 파헤치겠다며 벼르고 있다.

지난 11일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김건희 특검법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코바나컨텐츠 관련 뇌물성 협찬 ▲명품가방 수수 ▲국민권익위 조사 외압 ▲임성근 사단장 등 구명 로비 ▲장·차관 인사 개입 ▲ 22대 총선 공천 개입 등 의혹이 포함됐다.

민주당이 분노한 이유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국정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서 “김 여사는 이 정권에 있어서 성역 중 성역으로 존재해 왔다”며 “하루하루 초대형 범죄 의혹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김건희 이름 석 자는 불공정과 국정 농단 대명사가 됐다. 최순실보다 더한 국정 농단이라는 국민 분노가 폭발 직전”이라고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에서는 ‘윤석열 탄핵 준비 의원연대’를 꾸리면서 본격적으로 탄핵에 나서겠다며 엄포를 놓고 있다.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 소속 의원 11명이 함께하는 이 연대는 윤 대통령의 탄핵을 현실화하기 위해 법적 준비를 하고 참여 의원을 확대해나가는 데 방점을 찍었다.

마지막
승부수

모임 구성원 중 한 명인 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탄핵안 발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작업을 민주당 내에서 꾸준히 해나갈 것”이라며 “(작업이 완료되면)탄핵안을 발의하고 그 후에 탄핵에 필요한 의원 200명을 확보하는 순서로 진행하자고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탄핵이든 임기 단축이든 윤 대통령의 집권 기간을 줄이겠다는 야당의 의지가 굳어지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탄핵, 개헌, 임기 단축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는데 하루라도 윤 대통령을 용산서 꺼내겠다는 목표는 같다”며 “가장 좋은 건 윤 대통령 스스로가 자리를 포기하고 내려오는 게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야당의 개헌 요구가 사실상 탄핵과 같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용산 고립 작전’을 통해 윤 대통령이 스스로 개헌 카드를 던지는 게 가장 현실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이 굳이 손을 쓰지 않더라도 보수층 균열이 일고 있어 그야말로 ‘손 안 대고 코 풀기’ 격이라는 것이다.

한 대표는 당선 이후 윤 대통령과 계속해서 충돌하고 있다. 윤-한 갈등의 중심에는 ‘마리 앙투아네트’ ‘문자 읽씹 논란’ 등 대부분 김 여사가 얽혀 있어 해결이 쉽지 않다.

이는 정부의 국정 지지율에 곧바로 영향을 끼쳤다. 통상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면 여당의 지지율이 오르는 이른바 ‘디커플링’ 현상이 일어나는데, 정부여당 할 것 없이 나란히 내림세를 보인다는 게 문제다.

여권에서는 디커플링 시기가 너무 빠르다는 우려를 표했다. 현직 대통령 임기가 말기에 접어들고 나서야 차기 대권주자가 차별화 전략을 보이며 치고 나아가야 하는데, 한 대표가 성급하게 나선 바람에 정부도, 여당도 어정쩡한 모양새가 됐다는 것이다.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면 여당은 정부의 방패막이 된다. 하지만 ‘야당 같은 여당’이라는 비아냥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지금 상황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지금까지 윤 대통령을 둘러싼 탈당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까지도 한 대표가 전당대회서 우승하면 윤 대통령이 탈당할 것이란 풍문이 여의도를 돌았다. 자신과 김 여사가 국민의힘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할 것이란 확신이 들면 더 이상 당에 남을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 불참한 것은 ‘탈당 예고편’이라는 관측도 제시됐다.

안으로 압박하고 밖으로 밀어내고
국민의힘 끝까지 용산 호위대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총선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 4월 한 라디오를 통해 “윤 대통령이 지난 2년처럼 하면 나라가 실패하고 망한다”며 “잔여 임기 3년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탈당해서 이재명 대표와 만나 협치를 통해 거국내각을 구성하는 길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계에 한계까지 몰린 윤 대통령의 마지막 선택은 결국 개헌을 통한 임기 단축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 역시 늦어도 내후년 지방선거까지 개헌을 완료하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국민의힘서도 개헌 필요성에 동의하는 분들이 있다”며 “(윤 대통령도)자신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여야 상관없이 이 개헌 카드를 누구에게 넘길지 고민일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과 하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즈음 4년 중임제로 명예로운 임기 단축을 하는 대신 퇴임 후 신변을 보호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지 않겠냐는 설명이다.

이보다 부드러운 거국중립내각도 예상 가능한 지점이라고 말한다. 이는 대통령이 국정운영 전면서 물러나 야당 인사를 주요 각료로 인선하는 ‘중립적 행정부’를 만드는 것으로 모든 것이 국회 중심으로 돌아가게 된다. 대통령의 역할을 최소한으로 축소하는 만큼 사실상 식물 정부나 다름없다.

거국내각은 그동안 모든 대통령의 리더십이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요구되던 안이다. 지난 2016년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국정을 통치할 수 없어지면서 역시나 그 필요성이 대두됐지만 중립적인 인선 합의 등 한계에 부딪히며 곧바로 탄핵으로 이어졌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겠지만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인선을 꾸리기만 한다면 대통령실서도 부담을 덜지 않겠느냐”며 “여당서 크게 반발하겠지만 (윤 대통령)주변에 끌어다 쓸 수 있는 인물이 많이 없다. 한덕수 총리도 사의를 표명한 지 몇 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후임을 못 찾았다고 하니 야당의 손을 빌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재집권을 준비하는 민주당의 적은 이재명 대표다. 그런 이 대표의 적은 다음 달 내려질 법원의 판결이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파고들어 ‘재집권 선두자’를 자처하려는 인물이 주변에 도사리고 있다. 세력 키우기에 나선 ‘초일회’부터 K4(김부겸·김동연·김경수·김두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잠룡까지 모두가 ‘이재명 대항마’다.

재집권 준비
방심은 금물

민주당 소식에 밝은 한 원외 관계자는 “대선이 2026년에 치러질지 2025년에 치러질지 아무도 모르지만 이 대표 또한 법원의 시간을 거스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이 대표 체제로는 대선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각개전투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다양한 목소리를 모아 판을 키워 더 나은 대안이 나온다면 훨씬 안정적으로 대선을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도이치 ‘쩐주’ 유죄, 여사님 운명은?

김건희 여사를 향한 더불어민주당의 공세 수위가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 12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른바 ‘쩐주’ 손씨가 1심 무죄를 뒤집고 일부 유죄를 선고받은 데 따른 것이다.

야당이 손씨의 판결을 주목한 이유는 해당 사건에 연루된 김 여사가 손씨와 유사한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선고 직후 논평을 내고 “이제 또 다른 쩐주, 김 여사가 법의 심판대에 올라야 할 차례”라고 밝혔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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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