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26일에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을 지정하지 않으면, 선고가 오는 4월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이날도 재판관 평의를 열고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최종변론이 지난달 25일 마무리된 이후 한 달째 선고일을 잡지 못하고 있다.
법조계서도 계속해서 예상되는 선고일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헌재는 침묵을 유지한 채 평의를 이어나가고 있다. 당초 이번 주도 오는 28일 선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주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다음 주로 선고가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오는 27일에는 헌법소원·위헌법률심판 등 일반 사건 선고가 예정돼있다. 헌재가 이틀 연속 선고한 전례가 극히 드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28일 선고 가능성은 매우 낮을 수밖에 없다.
이같이 헌재의 선고가 계속해서 늦춰지는 배경으로는 재판관들이 사건의 쟁점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추측이 현재로서는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 헌재는 지난 24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 심판서도 기각 5명, 인용 1명, 각하 2명의 의견으로 최종 기각한 바 있다. 이처럼 재판관들 간 의견 차이가 크다면 결론 도출에 시간이 더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헌재 입장에선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내달 18일 종료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만약 두 재판관이 퇴임하면 현직 재판관이 6인으로 줄기 때문에, 늦어도 그전에는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를 내놓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두 재판관이 퇴임한 후 다시 9인 완전체가 될 때까지 무기한 미뤄질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물론, 이번 사건이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인 만큼, 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재판관들이 충분한 심리를 통해 사건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그러나 시간이 너무 지체되면서 국정 운영 공백과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을 두고 이 같은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을 얻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장기화되는 국정 마비 상태는 경제, 사회, 외교 등 전 분야에 걸쳐 막대한 피해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이에 시민사회와 정치권서도 헌재가 조속히 선고일을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전날(25일)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를 비롯한 문학계 문인 414명은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안팎의 위기 및 위상 하락을 극복하기 위해 헌재의 조속한 탄핵 선고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지금은 속도가 정의와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존재 이유를 망각한 것 같은 헌법재판소의 침묵은 극우 세력의 준동을 야기하고 무너진 헌정 질서의 복원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침묵이 길어질수록 헌재에 대한 신뢰와 권위는 손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재는 오늘 중에 선고기일을 지정함으로써 국민의 질문에 화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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