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2일, 서울 도심은 극도의 긴장감 속에 관계기관의 비상 대응 체제가 가동되고 있다.
이날 경찰과 서울시, 소방당국, 교육청 등 대규모 집회로 인한 시민 안전 확보를 위해 전방위적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헌법재판소 인근 주변 차단선을 기존 100m서 150m 구간까지 확장하고 완전 ‘진공화’로 만들기 위한 고강도 경비 태세에 돌입했다. 특히 선고 당일인 4일에는 경찰 최고 경계 태세인 ‘갑호비상’을 발령해 전국 가용 경찰력 100%를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전국에는 388개 기동대 소속 2만명의 경찰력이 투입되며, 이 중 1만4000명은 서울에 집중 배치된다.
헌재 주변에는 경찰특공대와 소방차 34대, 소방 인력 245명도 대기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헌재 내부로 난입을 시도하거나 폭력 사태가 발생할 경우 즉각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필요 시 특공대가 출동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전날인 1일까지 통행이 가능했던 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 앞 도로는 현재 경호 강화 조치로 전면 차단된 상태다. 안국역 사거리서 헌재 방향 차량 이동도 완전 통제됐다. 이에 따라 해당 도로를 이용하는 차량들은 반대 방향인 종로3가 방면으로 우회해야 한다.
서울시는 ‘시민안전대책본부’를 본격 가동하고, 선고일 전후 사흘간 광화문·안국역·여의도 등에 하루 최대 1350명의 인파 관리 인력을 투입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이동통신 3사에 이동 기지국 증설을 요청했으며, 안국역은 4일 첫차부터 무정차 및 폐쇄된다. 광화문역, 경복궁역, 종로3가역 등 인근 6개 역도 상황에 따라 무정차 통과가 결정될 예정이다.
헌재 인근 소재의 주요 문화시설과 학교, 기업들도 잇따라 휴관·휴업에 돌입한다.
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등 주요 궁궐은 선고 당일 임시 휴관하며, 경복궁 ‘수문장 교대식’과 창덕궁 ‘오얏꽃등 밝힌 창덕궁의 밤’ 행사도 취소됐다. 국립고궁박물관·대한민국역사박물관·국립민속박물관·서울공예박물관 등은 홈페이지를 통해 휴관 소식을 알렸다.
교육 당국도 안전을 이유로 헌재 인근 11개 초·중·고교에 대해 전면 휴업을 결정했다.
2일부터 재동초, 운현초 등 6개교가 먼저 휴업에 돌입했으며, 3일에는 덕성여중·고 등 3개교가 추가로 휴업한다.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한남초와 한남초병설유치원도 임시 휴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기업들도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됐다. 헌재 인근에 사옥을 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4일, 필수 인력을 제외한 전 직원 재택근무를 지시했으며, 다른 주요 기업들도 유사 조치를 검토 중이다.
한편, 탄핵 찬반 진영의 집회는 선고일 다가올수록 격화되는 양상이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 주도의 탄핵 찬성 집회자들은 지난 1일 늦은 오후부터 안국역 6번 출구서 철야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자유통일당이 이끄는 탄핵 반대 집회자들도 5번 출구서 맞불 집회를 놓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선고 결과에 따라 전국적 대규모 집회와 맞불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촛불집회’와 ‘태극기 집회’ 대치 상황 이상의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서울경찰청은 선고 당일 집회 규모에 따라 율곡로, 사직로, 세종대로 등 주요 도로를 단계적으로 전면 통제한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의 자발적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가급적 대중교통 이용을 자제하고, 집회 장소 인근 방문을 피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특히 노약자나 어린이를 동반한 외출은 삼가고, 긴급 상황 발생 시 질서 있는 대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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