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령 넘긴 윤석열 탄핵 심판 예측

“국민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지 60여일이 지났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절차는 다른 심판보다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분수령을 넘긴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 관해 헌법학자들에게 물어봤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절차가 절반가량 마무리됐다.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미리 지정한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변론기일은 모두 8차례로, 지난 4일 5번째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마지막 변론기일도 오는 13일에 종료 예정이라 예상보다 빠르게 탄핵 심판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보인다.

시간 싸움

2024년 12월4일 발의된 윤 대통령의 첫 번째 탄핵소추안은 지난해 12월7일 국회 본회의서 투표 불성립 선언 후 다음날 오전 12시48분에 기한 경과로 폐기됐다.

국회법 제130조 제1항엔 ‘탄핵소추가 발의됐을 때 국회의장은 발의된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보고하고, 본회의는 의결로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해 조사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돼있다.

하지만, 제2항서 ‘본회의가 제1항에 따라 탄핵소추안을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하기로 의결하지 않은 경우에는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탄핵소추 여부를 무기명 투표로 표결한다. 이 기간 내에 표결하지 않은 탄핵소추안은 폐기된 것으로 본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탄핵소추의 조속한 일단락을 꾀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결국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은 12월14일 재발의돼 국회 재적 의원 204명의 찬성으로 의결(가결)될 수 있었다. 탄핵소추의 의결을 위해서는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당시 국민의힘 내 이탈표를 두고 열띤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통령이 아닌 탄핵소추 대상자에 대한 의결은 재적 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으면 된다.

지난해 12월14일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정청래 소추위원장이 헌재 민원실을 방문해 탄핵소추 의결서 정본을 제출해 재판 절차가 시작됐다. 국회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오후 5시로부터 1시간15분 만이다.

헌법재판소법 제49조는 소추위원인 국회 법사위원장이 헌재에 소추 의결서 정본을 제출하면 탄핵 심판을 청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휴일인 지난해 12월15일 사건 검토에 착수했다. 다음날 헌재는 재판관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사건 처리 일정을 논의했다.

예정된 변론기일 절반 이상 지나
비상계엄 핵심 관계자 전부 소환

헌재는 사건을 접수한 날로부터 180일 안에 선고를 내려야 한다. 헌재는 탄핵 심판 절차를 되도록 신속히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회 측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의 탄핵 사유서 ‘내란죄’를 철회하는 강수를 뒀다. 형법상 내란죄 부분이 탄핵심판서 제외되면 탄핵 심판 속도가 빨라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국회 판단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53일 만에 변론기일이 중반 이상 지났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4일 진행된 5차 변론기일에는 12·3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불법성을 가르는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정치인 체포 지시’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저지’에 관해 증인들의 진술을 듣는 절차를 진행했다.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군을 지휘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정치인 체포 지시를 받은 적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거나 불리한 답변을 거부하며 윤 대통령을 옹호한 반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은 윤 대통령의 체포 지시가 있었다고 재차 증언했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도 국회에 출석해 “국회‘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며 기존 진술을 유지했다.

지난 6일 진행된 6차 변론기일에는 곽 전 사령관과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출석했다. 남은 변론기일에는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증인들이 모두 나오는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들의 증언이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주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은 지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이후 3달간 변론준비기일, 변론기일을 진행한 바 있다.

헌법학자들은 빠르게 진행되는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서 결과에 영향을 끼칠 쟁점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탄핵소추안 의결 과정의 정당성 문제 ▲내란죄 성립 여부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퇴임 등이다.

헌법재판관 출신 한 인사는 “윤 대통령 변호인단이 탄핵소추안 의결 과정에 정당성 문제가 있다며 관련 사안에 대해 다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헌법 제65조 제2항에 나온 걸 문제 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 측은 지난 1월3일 탄핵 심판 사건 2차 변론준비기일에 출석해 “이번 탄핵소추는 국회가 하나 돼 소추한 게 아니라 야당이 여당을 배제하고 소추한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헌법 제65조 제2항은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가 있어야 한다”면서도 단서를 통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의 발의가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문제 될 수 있는 3가지 남아”
“국민 신뢰 저버린 경우 사유”

윤 대통령 측은 여당이 참여하지 않은 탄핵소추안 의결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고 있는 것이다.

다른 한 헌법학자는 “향후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지연시키려 탄핵 심판서 내란죄 성립 여부를 다퉈야 한다고 주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헌법재판소법 제51조는 이와 관련해 ‘정지해야 한다’고 명시하지 않고 ‘정지할 수 있다’고 명시한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필요적 정지’가 아닌 ‘임의적 정지’인 만큼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다고 해서 탄핵 심판을 반드시 정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꼬집은 셈이다. 현재 윤 대통령은 형사소송과 탄핵 심판서 모두 내란죄 혐의를 다투고 있다.

탄핵 대상자의 민주적 정당성의 크기가 클수록 탄핵 대상자의 법 위반의 정도 또한 중대하고 심각해야 탄핵 심판 청구가 이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가령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심판서 헌재는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선거를 통해 직접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은 대의기관이라는 관점서 본다면, 대통령에게 부여한 국민의 신임을 임기 중 다시 박탈해야 할 정도로 대통령이 법 위반 행위를 통해 국민의 신임을 저버린 경우에 한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유가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판단했다.

탄핵 심판 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 헌재는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한다. 이를 위해서는 헌법재판관 7인 이상 출석과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퇴임이 오는 4월18일로 예정되면서 이후 헌재가 6인 체제로 흘러갈 가능성도 없지 않으나, 관련 부분이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 미칠 영향은 적어 보인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두 헌법재판관의 임기 이전에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고, 헌법재판관이 추가로 임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우는 예상

또 다른 헌법학자는 이 같은 상황을 종합했을 때, 윤 대통령의 헌법 위반은 명백해 보인다고 봤다. 그는 “윤 대통령의 헌법 위반은 명백해 보이며 그 위반의 중대성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한 사유에 비해서도 훨씬 크다”며 “이에 헌재가 윤 대통령을 탄핵해 대통령직서 파면하는 결정을 신속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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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