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지뢰밭’ 22대 첫 정기국회 피바람 예보

입씨름부터…100일 샅바 싸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22대 국회는 개원식조차 제시간에 치르지 못했다. 각종 상임위원회와 청문회서 옥신각신 입씨름만 하던 탓이다. 결국 해소하지 못한 여야 갈등이 정기국회까지 이어지면서 파열음만 커질 전망이다. 본회의장 문은 활짝 열렸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아 보인다.

지난 2일 개원식을 시작으로 9월 정기국회 의사 일정이 막을 올렸다. 오는 4일과 5일에는 각각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다. 오는 26일에는 본회의가, 이후에는 국정감사에 예산심사까지 예정되면서 어느 때보다도 숨 가쁜 100일이 예상된다.

으르렁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서 민생 법안이 연달아 통과됐다. 전세 사기 특별법, ‘구하라법’ 그리고 여야가 마지막까지 이견을 보였던 간호법까지 간신히 국회 문턱을 넘은 것이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첫 성과물인 만큼 이를 기점으로 꽉 막힌 정국에 숨통이 트일까 기대감이 모였다.

모처럼 훈훈한 모양새가 연출되나 싶었지만 이내 정기국회 주도권을 두고 기싸움이 벌어졌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가 해야 할 일인데 늦어진 감이 있어 국민께 송구하다. 집권여당은 민생회복지원금을 무조건 반대만 하지 말고 민생 회복을 위해 동참해달라”며 뼈 있는 말을 건넸다.

추 원내대표도 “늦게나마 민생 법안을 처리할 수 있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곧 정기국회가 다가오는데 여야 모두 정쟁을 버리고 민생과 미래를 준비하는 법안 및 예산심사를 통해 국민에게 보답하자”고 말했다.


오는 26일 예정된 본회의가 분수령이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들에 대한 재의결 절차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6일 본회의서 재의결 예정인 법안은 ▲노란봉투법 ▲방송4법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이다. 하나같이 ‘갈등 화약고’ 같은 안건으로 험로가 예상된다.

지난 국회서 국민의힘은 야당이, 민주당은 여당이 각각 국정운영과 총선 민심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여기에 채 상병 특검법과 연금개혁 등이 의제로 떠오르면서 국회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신임 당 대표의 샅바 싸움도 치열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취임 한 달이 넘은 만큼 이제는 원외 인사라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쏟아지는 현안에 양 당 엎치락뒤치락
저마다 핸디캡 안고 여의도로 돌격

여의도에서는 배지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커 당 원로의 신임을 받는 게 우선으로 여겨진다. 한 대표의 세력, 즉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할 만한 인사가 대부분 초선인 점을 생각하면 당의 전권을 위임받지 않는 이상 사사건건 지도부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용산과의 갈등도 봉합해야 야당에 맞설 명분이 생긴다. 현재로서는 민주당에 공격할 공간을 손수 열어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만큼 윤석열 대통령과 손발을 맞추는 게 시급해 보인다.


한 대표는 지난달 29일 정기국회에 돌입하기 전 단일대오를 정비하기 위해 마련된 연찬회서 비전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민주당은 분명 우리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우리는 뒤로 끌어들이는 힘보다 두 배의 힘으로 더 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런 준비와 실력이 있고, 그것을 바라는 국민의 마음이 있다”며 “이달 정기국회서 증명해내야 한다. 민주당의 거짓 선동에 휘둘리지 않고 국민께 진실을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비교적 움직임이 자유롭다. 그동안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쌓아온 정치적 자산은 물론 경험을 활용해서 한 대표의 발을 묶고 용산을 집중적으로 포격하겠단 계획이다.

민주당은 총선 민심을 내세워 민생과 경제에 방점을 찍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국회서 열린 정책조정 회의서 “정기국회 최대 최고의 지상 과제는 누가 뭐래도 죽어가는 민생을 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기국회서 지역화폐 개정안을 당론 법안으로 추진함으로써 소비를 지원하고 골목상권을 활성화해 내수경기를 회복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다만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를 놓고는 당의 의견이 갈린다는 평이다. 금투세는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조세 정의 원칙에 따라 지난 2020년 도입됐으며 진보 진영서 강하게 주장해 온 법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대표는 지난 8·18 전당대회서 돌연 ‘금투세 유예’ 입장을 밝혔다. 금투세는 증권거래세를 대체하는 제도로 폐지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지만 주식시장이 악화한 주원인은 정부인 만큼 그 시기를 고민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내년 1월 금투세 폐지를 주장했던 민주당과 다소 엇갈린 목소리가 나온 만큼 당내 혼선이 빚어질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전투력 높은 초선, 야에 다 모였네”
정기국회 꽃 국정감사도 관심 ‘쑥’

이에 민주당은 해당 문제와 관련한 정책 의총을 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한 대표가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금투세 폐지를 강조하며 민주당 압박에 나선 만큼 정기국회에 돌입하기 전 당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자리로 해석된다.

다음 달 열릴 국정감사에도 이목이 쏠린다. 국정감사는 여야 할 것 없이 특히 초선 의원이 크게 활약해 눈도장을 톡톡히 찍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다음 달 7일부터 25일까지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이 기간 동안 의원들은 그동안의 국정을 뜯어보고 증인을 세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국정감사는 ‘맹탕’으로 끝났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각종 사건·사고가 많은 한 해였지만, 국회 입성 직후 정부여당을 거칠게 공격한 전투력 높은 초선 야당 의원이 수두룩한 만큼 이들이 이를 갈고 나오지 않겠냐는 것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시너지도 기대해볼 만한 부분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쩌면 혁신당서 흥미로운 안건이 제법 나올 것”이라며 “아예 당 차원서 ‘윤석열 탄핵’을 중심으로 국정감사를 밀고 나가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귀띔했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생 법안이 여야 합의로 통과되기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나같이 ‘협치’ ‘소통’ ‘포용’을 주장하고 나섰지만 어째서인지 날이 갈수록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정기국회는 이제 막 시작했지만 벌써 염증을 느끼는 국민도 적잖은 모양새다.

호통만?

오랫동안 여의도 생활을 해온 한 의원실 관계자는 정기국회를 며칠 앞둔 시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나 연신 한숨을 쉬었다. 이 관계자는 “20년 전에는 여야 의원들끼리 사우나도 가고 회동도 많이 했다. 본회의장서 싸우다가도 카메라 밖에서는 ‘살살 해달라’며 웃곤 했는데 해가 지날수록 그런 모습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상대 진영의 의원을 찍어 눌러야 하는 적으로만 보는 듯하다. 민생을 돌보기 위해 모인 사람의 수만 300명인데 국회의 의미가 무색할 정도다. 그럼에도 ‘이번 국회는 다르겠지’라는 기대를 매번 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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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의장 오른팔’ 홍경의, 지금 조총련을 말하다

[단독 인터뷰] ‘의장 오른팔’ 홍경의, 지금 조총련을 말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성민 기자 = 일본에는 약 수십만명의 재일동포들이 살고 있다. 이들 중 약 2만명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나 계열 단체에 몸담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그중 ‘조선적’으로 분류돼 무국적자인 이들도 있다. 일본서 이들은 ‘눈엣가시’다. 어딜 가나 차별과 혐오로 둘러싸일 수밖에 없다. <일요시사>는 일본 현지서 조총련 간부 출신과 복수의 재일동포들을 만나 조총련의 상황을 들어봤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이하 조총련)는 일본서 북한 정부를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결성된 지 65년이 넘었으나 구성원이 2만5000여명 이하로 줄면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북한 경제가 어려워진 데 이어 조총련에 등을 돌리기 시작한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구성원들이 감내해야 하는 대북제재 압박 수위가 날이 갈수록 세지고 있다는 것이다. 퇴색된 위상 결집력 약화 홍경의 Free 2 Move(이하 F2M) 공동대표는 조총련 간부 출신이다. 과거 조총련 실세인 허종만 의장을 법적으로 보좌하며 10년 가까이 ‘브레인’ 역할을 담당했다. 북한을 수십차례 방문해 인권탄압 등을 지켜보기도 했다. 2000년 초, 홍 대표는 조총련 내부서 민주화 활동을 벌였다는 이유로 제명당해 인권단체인 F2M을 설립했다. 지난 15일 일본 오사카 현지서 <일요시사>와 만난 홍 대표는 조총련의 위상이 과거와는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2018년 12월 기준 무국적자로 분류되는 ‘조선적’은 2만9559명이었으나 현재는 약 2만2000명 정도라고 한다. 지난 1965년 한·일 국교 수립 이후 일본에 거주하는 교포들의 생활 환경은 분열됐다. 먼저, 일본 당국은 국적을 취득하지 않고 있는 이들을 1947년 미군정 당시 편의상 만든 임시 국적인 조선적으로 분류했다. 현재 재일교포 중 대한민국 국적자는 41만여명이다. 조선적에 속한 이들은 해방 이후 분단된 조국 어느 한 편에 속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정부의 무관심 속에 북한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 조총련과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굳어졌다. 현재 조총련 산하 학교로 알려진 조선학교는 해방 직후 조선말을 가르쳐야 한다는 1세대 재일동포들의 열망으로 시작됐다. 조선학교는 유엔군 최고사령부(GHQ) 군정과 일본 정부에 의해 한때 폐쇄됐다가 1950년대 중반 이후 재개됐다. 북한은 지난 1957년부터 교육지원에 나섰으나 한국 정부는 지원 요청을 거절했다. 조선학교는 조선적 인구 감소와 함께 줄어들어 2018년 기준 64개교, 7000여명의 학생이 남았다. 조선학교는 일본 전역에 유치원·초급·중급·고급학교가 있고, 대학은 도쿄에 조선대학교가 있다. 조총련 법적브레인 역할…20번 넘게 북한 출입 대북송금·마약 유통 행위 인권탄압 직접 확인 일본 내에는 3대 세습을 강행하는 김씨 일가의 독재정권을 지지하는 조선적 재일동포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히 존재한다. 다만, 남북 간 사상 대립이 과거보다 유연해지고 일본 귀화 혹은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조선적 규모도 적어지는 추세다. 홍 대표는 “재일동포 새세대들이 과거처럼 국적이나 민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재일동포 사회도 4세나 5세들이 다수를 차지하면서 일본인과 국제결혼 등을 통해 일본으로 귀화를 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조총련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해마다 수억달러의 자금을 북한에 송금했다. 한덕수 전 의장은 국회에 해당되는 최고인민회의 의원의 고위급 대우를 받았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조총련계 기업들의 몰락, 일본 정부의 대북 제재와 감시, 탄압 강화 등으로 쇠락하기 시작했다. 북한 당국이 예전처럼 조총련을 대우하지 않는 이유다. 실제로 허 의장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면담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총련은 조직 운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규모 채무로 인해 법적 권리를 내세울 수 없어 많은 본부 건물이 경매로 매각돼 협소한 장소로 이전되기도 했다. 특히 일본 정부가 북한과의 갈등을 겪으면서 조선학교를 고교 무상화 대상서 제외해 학교도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 조총련 본부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도쿄에 위치한 본부서 근무하는 사람은 수십명이지만, 급여가 지급되지 않아 부업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 정부는 경제적 위기에 봉착했을 때 조총련을 통해 불시에 필요한 자금을 ‘애국운동’으로 해결했다. 외화벌이 마이너스 예시로 대형 여객선 ‘만경봉 92호’와 ‘삼지연호’ 등이 있다. 일본 사행산업의 대표 격인 파친코도 조총련의 주요 사업 중 하나다. 홍 대표는 “1990년대부터 파친코를 통해 재정적 기반을 구축해 왔다. 조총련이 직접 운영한 파친코도 있으나 코로나 사태 이후 완전히 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는 사실상 폐교된 조선학교 부지나 학교 자체를 일본 기업에 매각한다. 부동산 사업의 일환으로 활동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대부분 조선학교가 인적이 드문 곳이 아닌 도심에 있다. 일본 기업들이 기를 쓰고 매수하려고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 조총련이 지난해 도쿄 중심지에 있는 조선학교를 이용해 700억원대 부동산 사업을 벌였다. 일본 당국이 행정적 지도권을 갖고 있어 조총련이 수백억원대 이익을 볼 수는 없지만 조총련 산하 부동산 회사 소속 관계자들이 수수료를 떼먹고 산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일본 버블경제 당시 허 의장이 조총련 산하 금융기관인 조선은행을 통해 융자 받고 대북송금을 진행했다. 이때의 채권이 한국 원화로 따지면 5000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이었다. 일본의 경제 몰락 이후 조선은행도 빚을 졌다. 조총련 본부 건물 대부분은 융자의 저당으로 잡혀 있어 경매 등으로 소유권을 잃었다”며 “조총련 상근 직원들의 명의를 악용해 조선은행서 융자를 받아낸 경우도 존재한다”고 했다. 북한은 그간 내부서 생산한 금을 비롯한 희금속과 마약을 공개·비공개 경로를 통해 일본으로 반출한 후 외화로 전환해 반입했다. 희금속은, 함경남도 허천군에 위치한 상농광산이 대표적이다. 해마다 조총련에 보내는 교육원조비 명목 자금을 대기 위해 이 광산이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을 비롯한 국제시장서 아주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금은 조총련으로 먼저 유입돼 일부가 교육비로 활용되고, 대부분은 김 위원장 비자금 조성을 위해 다시 현금으로 반환된다. 보위부서 마약 지령 북한은 조총련 계열 동포들을 통해 일본에 대량의 마약을 유통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북한의 만경봉호, 삼지연호, 청천강호 등 중앙당 6부(이하 작전부)가 운영하는 선박이 맡아 수행했지만, 대북 제재 이후에는 일부 민간 상선과 물고기 가공 및 운반선(1000t급 정도)을 통해 반입시켰다. 실제 지난 2000년대 중반 정찰국 소속 30대 남성이 마약 운반 지령을 받고 일본 조총련 계열 동포들에 전달한 후 약 3일간 체류하고 돌아온 적이 있었다. 당시 그는 북한 운반선의 기관실 엔진 아래 철통에 마약을 가착(용접)하고 도쿄 항구에 입항해 해양경찰 조사를 피했다. 이후 보트를 타고 접근한 조총련 관계자를 만나 마약을 전달하고 사례금 3000달러를 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홍 대표는 “사례를 하나 들자면 90년 중반에 재일교포 5명 정도가 마약 유통 혐의로 구속된 적이 있다. 당시 일본 수사당국이 발견한 마약은 수십kg이었다. 체포됐던 한 관계자는 북한 보위부의 지시였다고 진술했다”며 “1990년대 무역사업을 하던 조총련 관계자들이 야쿠자를 끼고 마약을 팔아왔으나, 예나 지금이나 북한 정부 차원서 조총련에 조직적으로 마약을 유통하라고 직접 지시하지는 않는다. 북한의 활동 거점을 잃을 수 있는 그런 무모한 범죄행위는 시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이런 북한과 조총련의 긴밀한 관계 때문에 내각정보조사실을 포함해 여러 일본 정보기관이 조총련 관계자들을 매수하고 포섭하려 안간힘을 쓴다”며 “일본 정보기관에 포섭된 것으로 의심받는 이들은 북한 보위부의 성격을 지닌 조총련 감사위원회 소속 직원들에게 미행과 감시를 당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북한 정부가 조총련을 과거처럼 대우하진 않지만, 관계를 포기하진 못한다고 단언했다. 일본과 북한 간 수교를 맺지 않은 상황서 관계까지 끊어버리면 외교·안보적 측면서 큰 손해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일본 정부는 조총련을 통해 북한과 물밑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허 의장이 창구 역을 담당한다. 최근 조선대학교 학생 140명이 북한을 방문한 것도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파친코 망하면서 자금난 “가족 못 본다” 북송 동포들 인질로 협박 그는 “재정위원장도 방문했다. 조총련 간부 활동자금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대북송금 등 경제 지원책에 대해 지시 받을 가능성이 있고 조총련이 얼마나 많은 외화를 확보했는지 윗선에 보고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방북 학생들이 1인당 500만엔이라는 큰돈을 들고 갔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 정도로 부유하지 않다. 학생 전부가 가족들을 만났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평가했다. 복수의 취재원들은 조선대 학생 일부만 가족을 만날 수 있게 허용됐고 친척의 자택을 방문하는 건 금지됐다고 전했다. 특히 일반 호텔이나 여관서의 생활도 금지됐다고 한다. 이동할 때는 조선대 관계자를 제외한 이들은 동행할 수 없다. 섣불리 이동하지 못할 정도로 경계를 철저히 해 외부와의 소통을 원천 차단한 셈이다. 홍 대표는 조선대 학생들이 방북했다고 해서 김 위원장에게 무조건적 충성을 각오했을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보고 있다. 홍 대표는 “조선학교와 조선대 학생의 절반 이상이 대한민국 국적자다. 무국적자인 이들도 일본 영주권을 갖고 있다. 단지 말과 역사를 배우기 위해서 조선학교를 다닌다. 물론 학내서 주체사상과 김정은 일가 찬양으로 가득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으나 일상생활을 하면서 민주주의가 몸에 익는다. 현재 재일교포 10대와 20대는 정체성 혼란을 겪는 세대”라고 말했다. 한편, 조총련 내부에서는 북한 정부가 코로나 이후 일부 재일동포의 방북을 허용한 것을 두고 불만이 커지고 있다. 조총련 출신의 한 탈북민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북한 정부는 애초 재일동포를 지원할 생각이 없다. 그들이 가진 자원과 돈에만 관심이 있다”며 “아이들을 조선대학에 보내지 않겠다고 밝히는 부모들도 상당히 많다”고 했다. 포기는 못해 정체성 혼란 해당 관계자는 “북한 정부가 조총련을 포기하지 못하는 상황서 지원이라도 제대로 이뤄져야 하는데 그저 자금줄과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기 때문에 희망이 없다고 느끼는 것”이라며 “일본이나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는 학생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smk1@ilyosisa.co.kr>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