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설 끓는’ 윤석열 탄핵론

두 달 됐는데 아웃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정계에선 입 밖으로 꺼내지 말아야 할 말이 몇가지 있다. ‘종북’ ‘친일’ 같은 극단적인 단어나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과한 비난 등이 그것이다. 국회 보좌진은 본인이 돕고 있는 의원이 이런 ‘표 떨어져 나갈 말’을 할까 항상 노심초사하고 있다. 언론이 주목하고 있는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더욱 그렇다. 지난달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의 보좌진은 화들짝 놀랐다고 한다. 박 원내대표가 정계에서 금기시되는 말을 불현듯 뱉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20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대통령 가족과 친인척, 측근 비리는 나라의 불행까지 초래한다.박근혜정부 시절, 청와대의 공적 시스템을 무력화시킨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 농단은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고 발언했다. 

부글부글

발언의 취지를 해석하면 ‘지금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뜻보다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용산 대통령실 인사에 대한 비판에 더 가까웠다. 윤 대통령은 최근 측근 지인, 보수 유튜버의 가족 등을 대통령실에 채용하며 언론의 뭇매를 수차례 맞는 중이었다.

그러나 미디어는 박 원내대표의 본래 취지보다는 ‘탄핵’이란 단어에 더욱 주목했다.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에 대통령제가 도입된 후 지난 수십년간 역대 대통령들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독점해왔다.

7000여자리에 달하는 인사권, 입법부와 사법부를 넘나드는 영향력은 말 그대로 한국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힘이었다. ‘제왕적 대통령제’는 이를 두고 생긴 말이었다. 그런 제왕의 의미가 퇴색되기 시작한 건 지난 2004년 때의 일이다.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사건이 있던 것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탈당으로 야당이 된 당시 새천년민주당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처음으로 발의했다.

이후 또 다른 야당이었던 한나라당(국민의힘의 전신)과 자유민주연합이 여기에 동조하며 탄핵이 공론화됐고, 결국 국회 재적 271명 중 193명이 동의해 소추안이 가결됐다. 당시 소수의 의석을 갖고 있던 열린우리당(당시 여당)은 이를 제지할 힘이 없었다.

발단은 노 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지지” 발언이었다. 그는 2004년 총선을 앞두고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내놓으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는 6개 언론사와 가진 경인지역 합동 회견장에서 “개헌 저지선까지 무너지면 그 뒤에 어떤 일이 생길지는 나도 정말 말씀드릴 수가 없다”고 발언했고, 얼마 후 방송 기자 초청 회견에서는 “국민들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발언했다.

쭉쭉 빠지는 지지율
임기 초 특수 없어

삼권분립을 지향하고 있는 한국의 정치 시스템상 노 전 대통령의 해당 발언은 위헌 소지가 다분했다. 그러나 탄핵 자체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반대했다. 당시 MBC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고 생각한 여론은 70%가 넘었다.

이는 이후 총선 결과에 그대로 반영됐다. 탄핵의 역풍이 분 것이다. 역풍 덕분에, 열린우리당은 16대 국회에서 새천년민주당에서 분리된 후 49석에 그쳤던 소수당이었지만, 17대 총선에서 152석을 차지해 거대 여당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이후 정계는 한동안 탄핵이란 단어를 입 밖에 꺼내지 못하게 됐다. 금기시됐던 탄핵이란 단어가 다시 정계를 맴돌기 시작한 건 2016년 때다. 당시 JTBC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측근 최순실씨를 업무에 개입시켜 국정을 농단하게 했다는 이른바 ‘국정 농단’ 사건을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최씨로부터 수시로 업무를 조언받았고, 각종 이권을 챙겨주는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이 이를 일부 인정하면서 사건은 심각해졌다. 국민 여론은 탄핵 쪽으로 급격히 기울어갔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위기에 처한 박 전 대통령은 본인이 스스로 하야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후 박 전 대통령이 ‘하야할 뜻이 없음’으로 입장을 바꾸자 의회는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안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탄핵을 당론으로 채택했고, 이후 정의당도 동조했다. 여기에 새누리당(국민의힘의 전신) 비박(비 박근혜)계 의원들까지 합세해 탄핵소추안의 가결 가능성은 커져갔다.

하야와 탄핵의 갑론을박 속에 탄핵 의결 날짜는 다가오고 있었고, 결국 당일 재적 300명 중 234명이 찬성하며 탄핵소추안은 국회를 통과해 헌법재판소로 넘어가게 됐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노 전 대통령 때와 달랐던 점은 여론이 탄핵에 동조했다는 점이다.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국민의 77%가 탄핵에 찬성했고, 반대는 18%에 그쳤다. 헌법재판소는 수차례 재판을 거친 끝에 결국 소추안을 인용했다.

지난 탄핵 사례 보니…윤 부합할까?
노 땐 실패 박 땐 성공 “여론이 키”

한번은 성공하고 한번은 실패로 돌아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아직도 국민들의 뇌리에 깊게 남아있다. 이 때문에 박 원내대표의 탄핵 발언은 국민들에게 결코 가볍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의 발언을 두고 여권에서는 격앙된 반응을 내놨고, 야권에서는 취지에 동조한다는 뜻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에서 “박 원내대표가 지나가듯 말한 게 화제가 된 듯하다”며 “그러나 말 속에 뼈가 있었다. 떨어지는 지지율의 추세가 너무 급격한 것을 보면 민심을 반영한 발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의 말대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격히 하락하는 중이다. 지난달 22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32%의 지지를 받았고, 부정평가는 7% 오른 60%를 기록하며 최고점을 찍었다. 

지지율의 하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검사 출신만 공직에 임명한다는 형평성 시비를 수차례 들었고, 기껏 임명한 장관 4명이 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하는 등 ‘인사 부실’ 비판도 들었다.

최근에는 지난 대선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던 이준석 대표가 윤리위로부터 중징계를 받아 ‘토사구팽’ 논란에 휩싸이며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중이다. 여권이 격앙된 반응을 내놓는 이유는 이처럼 윤 대통령이 실제로 ‘힘이 빠지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역대 최소 득표 차로 승리한 윤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들이 누렸던 ‘임기 초 특수’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선거에서 이기긴 했지만, 다수당인 민주당이 입법부를 차지하고 있고, 역대 최소 득표 차로 당선된 대통령은 ‘국정운영 동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여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당연히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임기 2달 됐는데 탄핵 이야기가 나오는 건 악의적인 선동,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생각이다. 박 원내대표가 실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힘=친윤

이 관계자는 탄핵 가능성에 대해서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민주당의 의석 수가 전체의 2/3가 되지 못하기 때문에 여당의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국민의힘은 모두 ‘친윤(친 윤석열)’이라 봐도 될만큼 당 전체가 윤 대통령에게 호의적이다. 현재 내부 권력 갈등은 윤 대통령과의 갈등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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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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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