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7.01 06:44
최근 30대 남성이 헤어진 전 연인을 스토킹하다가, 오피스텔을 무단으로 침입해 전 연인과 그의 남자친구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두 가지 형사 정책상 두 가지 문제를 던진다. 첫 번째는 주거침입 이후 강도·강간·살인 등 강력범죄, 또 다른 하나는 근본 원인이었던 스토킹 범죄다. 주거침입은 그 자체로도 대단히 심각한 범죄지만, 또 다른 범행을 위한 수단이자 도구인 경우가 많다. 주거침입 범죄는 그 자체가 범행의 목적인 표출적 범죄가 아니라 다른 범죄의 도구로서 행해지는 도구적 범죄라는 것이다. 절도, 강도, 강간, 살인에 이르기까지 주거침입을 수단으로 활용하는 범죄가 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해당 범죄는 대부분이 사전에 계획된 범죄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범인은 일련의 의사결정과 선택을 한다. 우선 범행할 의사와 결심, 범행 유형과 수법, 범행 대상과 표적 등을 결정해야 한다. 여기서 우선적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표적의 선택이다. 즉, 어떤 주거지를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다. 이론적으로는 접근과 범행이 쉽고, 더 값비싼 것을 훔치거나 뺏을 수 있는 대상을 표적으로 선택한다. 동기가 있는 범법자가 값비싼 표적이 제대로 보호되지 않는 경우 표적으
이재명 대통령의 첫 시정연설이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한 정부의 첫 추경안 시정연설이었기에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솔직히 말해, 연설을 보기 전까지는 다소 불안한 마음이 앞섰다. 과연 이 엄중한 경제 위기를 극복할 만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 때문이었다. 이날 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경제가 매우 엄중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4분기 연속 0%대 성장률, 마이너스 성장까지 기록한 현실은 충격적이었다. 수출 부진은 물론이고 내수마저 침체한 상황에서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삼중고는 국민의 어깨를 더욱 짓누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영업자들의 빚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고, 중산층의 소비 여력마저 줄어들고 있다는 현실적인 지적은 많은 국민의 공감을 얻을만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가장 인상 깊었다. 단순한 통계 수치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수치 뒤에 숨겨진 국민의 고통을 생생하게 전달하려는 노력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또 30조5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통해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를 강조했다. 과연 이 엄청난 규모의 추경안이 얼마나
조기 대선을 거쳐 새 정부가 출범했다. 역대 정부는 진보든 보수든 각자 나름의 논리와 국정철학에 기초해 정부 혁신을 추진했고, 정부 혁신 분야 가운데 가시적 파급효과가 가장 큰 정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재명정부도 출범과 동시에 국정기획위원회(이하 위원회)를 가동하며, 첫 번째 과제로 정부 조직개편을 선택했다.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조직개편을 통해 기획 없는 국정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다. 위원회는 지난 18일부터 세종청사를 방문해 각 부처의 현황을 직접 듣고 있다. 이는 보고서 중심이 아닌 현장 청취형 국정 설계의 일환이다. 위원회는 정책 제안을 국민으로부터 받기 위한 소통 플랫폼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이정부가 열린 행정을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개편은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닌, 권력 구조의 재편과 행정 효율화의 출발점이다. 정부 조직개편은 부처가 수행하는 기능과 역할과 그 수행 방식의 변화를 초래해 부처 핵심 자원의 재편을 일으키기 때문에 집권 세력에게 정치 사회적으로 매우 매력적인 권한 행사 수단이 돼왔다. 그간의 정부 조직개편이 급변하는 시대적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시도였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동시에 정부와 공
“웃기지 않으면 잊힌다.” 요즘 온라인상에서 가장 강력한 진실이다. 사람들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오늘의 ‘밈(meme)’을 찾고, 나도 모르게 웃는다. 어제의 분노는 웃음으로 희석되고, 오늘의 고통은 유머로 휘발된다. 웃음이 무기가 된 사회에서 공감이 아닌 알고리즘이 웃음을 지배한다. 밈은 이제 감정을 저장하는 창고가 아니라, 감정을 소비하는 시장이 됐고 공감과 연대가 갈수록 희미해진다. 밈의 진화는 생존전략이 됐지만, 그 방향은 감정 노동의 끝단을 향한다. 밈은 정보가 아니라 상품이다. 플랫폼은 ‘웃긴 것’을 우선 배치하고, 사람들이 얼마나 “공유하고 퍼가는가”에 따라 그 가치를 매긴다.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까지. 감정은 알고리즘에 의해 정렬되고, 웃긴다는 반응은 곧 클릭과 조회 수, 광고 수익으로 연결된다. 이 세계에서 웃음은 자본이다. 감정은 수익을 위한 소재고, 공감은 데이터에 불과하다. 풍자나 해학은 시간이 걸리고 맥락을 필요로 하지만, 밈은 단숨에 웃기고 바로 소멸된다. 해학은 공동체의 상처를 치유하는 공동체의 자산이었지만, 웃음을 팔고 사는 시대에 밈은 자본이 되고 시장에 진열돼있다. 웃음이 냉소와 조롱으로 전환되면 공
입법부의 전체집합 국회는 국회의원이 소속된 부분집합 정당으로 구성된다. 집합의 원리에 의하면 “정당이 국회다”는 명제는 성립되지만 “국회가 정당이다”는 명제는 성립되지 않는다. 이 두 명제를 착각하면 안 된다. 마찬가지로 여당과 야당으로 구성된 정당의 기능이 국회의 기능은 될 수 있어도 국회의 기능이 정당의 기능은 될 수 없다. 국회의 주요 기능은 새 법률을 제정하거나 기존 법률을 개정해 정부가 사회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과 정부 예산안을 심의하고, 집행 과정을 관리해 국민의 세금이 잘 사용되는지를 감시하는 것이다. 정당의 기능 중 여당은 정부의 국정운영 공동책임 차원서 정부 정책에 협조하며 정책을 입안하는 것이고, 야당은 비판과 제안을 통해 정책의 합리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정부의 권한 남용을 막기 위해 견제하는 것이다. 집합의 원리에 의하면, 여당이건 야당이건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으려면 정당의 기능을 넘어 국회의 기능을 충족해야 한다. 즉 여당은 정부 정책에 협조만 해선 안 되고 감시도 해야 하고, 야당 역시 정부 정책에 반대만 해선 안 되고 좋은 법안을 만들어 협조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오는 8월2일 더불어민주당은 전당대회를 통
2025-06-22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정부가 ‘진짜성장’이라는 간판을 걸었다. 지난 17일 이재명정부의 5년 로드맵을 수립하는 국정기획위원회(이한주 위원장)는 진짜성장이라는 개념에 입각해 국정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진짜성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지난 5월17일 발표했고, 5월28일 더불어민주당도 공약집을 통해 공개한 바 있다. 진짜성장은 저성장과 불평등의 늪에 빠져들어가는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한 새로운 성장 전략이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3대 전략, 5대 과제, 4대 개혁도 제시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335비전(인공지능 3대 강국, 잠재성장률 3%, 국력 세계 5강)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민주연구원(이한주 원장)도 지난 16일 “진짜성장은 소수가 아닌 모든 사람이 혁신과 가치창출에 참여하고 과실을 함께 누리는 성장을 뜻하며, 수도권과 지역, 중소기업과 대기업, 청년층과 중장년층 모두 참여해 성과를 나눠 가져 성장을 체감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가짜성장을 극복하고 진짜성장의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했고, 이를 민주당과 민주연구원이 구체화한 후 국정기획위원회가 진짜성장이라는 경제 간판을 건 것이다. 필자는 지난 6월6일 일요시사 ‘시사펀치
2025-06-21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또 다시 한 여성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이 대구에서 발생했다. 스토킹 하던 여성을 살해하고 달아났다가 나흘 만에 피의자가 붙잡힌 것이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가 할 수 있는 조치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경찰에 신고했고, 신변 보호 요청도 했고, 경찰에서 스마트워치도 지급했다. 도중에 스마트워치를 반납했다지만 거기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스토킹 범죄를 예방하거나 피해를 방지하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나 주의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스토킹 표적이나 피해자는 대체로 자신을 보호하고 방어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취약한 게 현실이다. 스토킹의 위험을 느끼거나 경험하면 경찰에 신고하게 되고, 신변의 보호까지 요청하게 된다. 강력 범죄로의 비화 위험성을 고려해 가능한 조치가 사법 당국에 의해서 취해진다. 가장 보편적인 조치는 스마트워치의 지급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것이야말로 스토킹 피해 여성의 보호에 무용지물이다. 스토커가 근접해 긴박해진 순간에 차분하고 신속하게 스마트워치를 작동할 수 있는 피해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설령 신속하게 작동시켜서 경찰이 출동해도 현장에 도착하기 전 범인은 범행을 끝내고 현
2025-06-21 이윤호 교수지난해 10월, 심우정 검찰총장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의 비화폰 통화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이 커지고 있던 상황이었기에, 이 통화가 단순한 친목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됐다. 비화폰 사용은 통화 내용의 민감성을 짐작하게 하며, 이 통화가 ‘김건희 특검’의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검찰 수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 두 사람의 통화는 어떤 파장을 불러올까? 사건의 시작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를 둘러싼 의혹이었다. 창원지검은 명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단순한 친목 도모? 명씨는 채널A 인터뷰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명씨가 ‘윤석열 사람’임을 시사하는 증거를 공개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통령실의 해명은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고,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까지 불거지며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명태균 게이트는 단순한 의혹 제기를 넘어, 정치권 전체를 뒤흔드는 파문으로 번져나갔다. 대통령실은 명씨와의 관계에 대해 해명했지만, 곧바
2025-06-20 김명삼 대기자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재산 축소 신고 논란이 불거지면서, 그의 도덕성과 자질에 대한 검증이 불가피해졌다. 과거 불법 정치자금 제공자와의 후원 관계, 금전적 유착 의혹, 자금 흐름의 불투명성, 재산 축소 신고 등 다수의 의혹들이 제기된 만큼, 향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진실 규명을 위한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김 후보자와 불법 정치자금 제공자 강신성씨의 관계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강씨는 과거 김 후보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인물로, 21대 국회에서 김 후보자의 후원회장을 역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국민의힘 측의 강력한 비판을 불러일으키며, 김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촉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강씨는 2008년 검찰 수사에서 김 후보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핵심 공여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되었다. 법원은 강씨가 김 후보자의 유학 시절 생활비를 지원하는 등 총 2억5000만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넸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으로 김 후보자는 벌금과 추징금을 선고받고 피선거권이 박탈됐다. 이 같은 과거의 불법행위가 현재의 고위 공직 후보자 지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
2025-06-19 김명삼 대기자6·3 대선 이후 여야가 바뀐 상황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체제정비에 들어갔다. 대선 이후 으레 해왔던 정비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대선 이후 딱 1년 만에 치러지는 내년 6·3 지방선거를 이끌 지도부를 뽑아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2일 의원총회를 열고 원내대표로 3선의 김병기 의원을 선출했다. 국민의힘도 16일, 의원총회를 통해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현재 3선의 김성원·송언석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현승 의원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도 곧 열린다. 민주당은 8월에, 국민의힘은 8월이나 9월에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민주당은 박찬대 전 원내대표와 정청래 전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은 당 내분으로 아직 출마자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서 김문수 전 대선후보와 한동훈 전 대표가 거론되고 있다. 내년 6·3 지선은 올해 6·3 대선 이후 1년 만에 치러지는 허니문 선거로 이재명정부 중간 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 민주당은 6·3 지선서 승리하면 중앙 정부, 국회, 지방자치단체를 모두 장악해 2028년 치러지는 23대 총선까지 걸림돌 없이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패하면 입법 권력에 이
2025-06-14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현대 과학기술은 범죄의 원인 내지는 수단인 동시에 범죄의 해결책이기도 하다. 기술은 범죄의 실행과 발견이라는 양면에서 꽤나 복잡한 역할을 한다. 과학과 기술의 진전으로 전에 없던 새로운 위험에 직면하게 됐다는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Ulrich Beck)의 경고를 들먹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우리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새로운 형태의 범죄를 경험하고 있다. 과학기술은 사이버범죄를 가능케 만들었고, 사기와 신분 도용 같은 전통적 범죄의 실행을 더 쉽게 만들어서 범죄의 원인으로 기술되기도 한다.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 과학기술은 신분 도용을 위한 딥페이크도 만들어내고, 피해자를 파악하고 표적으로 삼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 사이버 공간의 출현은 국경을 무색하게 하고, 시간적 제약도 받지 않는다. 범죄의 발각을 어렵게 만드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 아직 국제적 형사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물론 과학기술이 범죄의 온상, 원인, 수단으로만 이용되는 것은 아니다. 법 과학과 데이터 분석 분야의 진전을 포함하는 범죄의 수사와 예방을 위한 강력한 도구로 활용되는 것도 사실이다. 유전자 분석과 같은 법 과학의 발전은 법
2025-06-14 이윤호 교수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일정이 ‘추후 지정’으로 미뤄지면서 사실상 재판이 중단됐다. 그렇지만 이 대통령에 대한 항고심 무죄 판결에 대해 대법원이 파기환송 판결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계속 진행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논란의 핵심은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불소추특권(헌법 제84조)이 이미 대통령의 취임 전에 기소된 사건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다. 이번 서울고법의 재판기일 ‘추후 지정’ 결정은 헌법 제84조의 불소추특권을 근거로 대통령의 형사재판 중단 여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하나의 분명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헌법 84조는 ‘대통령은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동안 법조계에서는 ‘소추’의 범위를 기소에 한정할 것인지, 재판 절차 전반에 적용할 것인지를 두고 이견이 존재했다. 이번 고법 재판부는 소추에 재판까지 포함된다고 해석하며,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형사재판은 임기 이후로 미룬다는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 먼저 불소추특권의 핵심인 ‘소추’의 의미에 대해 형사소송법은 ‘국가소추주의’라는 제목이 붙은 조항에서 ‘공소는 검사가 제기해 수행한다’고 규정함으로써(형소법 제2
2025-06-13 김명삼 대기자이재명 대통령은 “민주주권 정부의 문을 열겠다”며 주요 공직 인선에 국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제시한 ‘공직자 국민 추천제’가 바로 그것이다. 이 제도는 2025년 지난 10일부터 전격 시행됐다. 이는 국민이 직접 정부 고위 인사를 추천하는 제도로, 한국 정치사상 최초의 시도다. 공직자 국민 추천제는 기존의 폐쇄적인 인사시스템을 개선하고 국민 참여형 인사 체계로 전환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 제도의 핵심은 “국민이 직접 공직자를 선택하는 구조”다.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장관, 차관, 공공기관장 등 주요 직위에 대해 국민이 후보자를 추천하고, 이들이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쳐 임명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로 정책 전문가 A씨를 국민이 추천하면,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도덕성과 경력, 정책 역량 등을 종합 검토한 후 임명 여부를 결정한다. 이 제도의 가장 큰 의의는 국민이 정부 운영의 진짜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다양한 분야의 숨은 인재를 발굴할 수 있고, 공직사회의 대국민 개방성도 강화된다. 국민 추천제란 단순히 인사 절차의 변화를 넘어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첫걸
2025-06-13 김명삼 대기자2025년 대선이 끝났다. 6월3일 치러진 2025 대선서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에 패배하며 ‘정권 재창출’의 기회를 놓쳤다. 이 결과는 단순한 선거 패배를 넘어 당내 갈등과 정책 비전 부재를 여실히 드러냈다. 향후 정책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국민 신뢰 회복은 요원하다. 이렇듯 국민의힘은 대선서 패배한 후 깊은 내상을 입었고, 이제는 ‘당권’이라는 새로운 전쟁터를 바라보고 있다. 과연 누가 당을 이끌어갈 것이며, 이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이번 대선은 국민의힘에 뼈아픈 패배였다.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내부 혼선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보수 진영의 결집이 이뤄지지 못했다. 특히 한동훈 전 대표는 43% 이상의 지지를 얻고도 본선 진출에 실패하며, 그의 정치적 위상과 향후 행보에 대해 많은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대선은 끝났고, 이제 당의 중심은 전당대회와 당권 경쟁으로 자연스레 옮겨가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여전히 당내서 막강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패장(敗將)은 돌아오지 않는다”라는 말도 있지만, 정치판은 언제나 예외 투성이다. 특히 대선 과정서 보여준 젊고 강한 지도력은, 당내 쇄신과 재건의 중심으로 그를 다시 부각하고 있다.
2025-06-12 김명삼 대기자이재명 대통령은 6·3 대선 전까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대장동 배임 등 뇌물 의혹, 위증교사 혐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불법 대북송금 3자 뇌물 혐의 등 5개의 사건에 피고인으로 기소돼 사법 리스크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런데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 1주일 만에 사법 리스크서 벗어나게 됬다. 불소추특권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서울고법 형사7부(이재권 부장판사)는 오는 18일로 예정돼있던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의 1차 공판기일을 ‘추후 지정’으로 변경했다. 다음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도 오는 24일로 예정됐던 이 대통령의 대장동·백현동·위례 개발비리 의혹 및 성남FC 의혹 사건의 공판기일을 ‘추후 지정’ 변경했다. 서울고법이 공직선거법 사건을 추후 지정으로 변경하자, 다음날 서울중앙지법도 대장동 배임 등 뇌물 의혹 사건을 곧바로 추후 지정 변경한 것이다. ‘지법 재판부’는 상급 법원인 ‘고법 재판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기일 추후 지정은 재판 일정을 바꾸거나 연기하면서 다음 기일의 일정을 잡지 않는 것을 말한다. 추후 지정은 사실상 재판 절차의 중단을 의미한다. 두 재판부는 추후 지정 사
2025-06-11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Q] ①근저당 ②가압류 ③확정일자부 임차권 순일 때 배당관계가 궁금합니다. [A] ①근저당 ②가압류 ③확정일자부 임차권 순일 때 배당사례입니다. 병은 소액임차인이 아니다. 그러므로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근저당권이 설정된 2023년 1월5일 서울 기준으로 임차보증금이 1억5000만원 이하일 때 소액임차인에 해당한다. 우선변제를 받을 소액임차인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담보물권 설정 당시의 법령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주택임대차보호법 부칙<제3682호, 1983년 12월30일> 제4항, 대법원 2001다84824 판결). 갑의 근저당권은 을과 병에 대해 모두 우선하므로 먼저 갑에게 1억5000만원을 배당한다. 을과 병은 서로 동순위이므로 남은 금액 3억원을 안분배당한다. 가압류권자 을 : 3억원×2억원/(2억원+4억원)=1억원 임차권자 병 : 3억원×4억원/(2억원+4억원)=2억원 병은 임차보증금을 전액 배당받지 못했지만, 대항력이 없으므로 병이 배당받지 못한 2억원은 매수인(경락인)에게 인수되지 않는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을 취득하기 위한 요건은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이다. 대항력은 임차주택에 압류, 가압류, 담보권(저
2025-06-07 김기록 법무사미국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우(Abraham Maslow)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구분하면서 하위 단계가 충족될 때 더 높은 단계의 욕구를 성취하려는 동기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1단계 생리적 욕구가 충족되면 2단계 안전의 욕구에 대한 동기가 생기고, 중간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5단계 자아실현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동기가 생긴다고 봤다. 범죄학자로서 감히 말하건대 매슬로우가 인간의 욕구를 단계별로 나눈 건 옳았을지언정, 안전의 욕구를 인간 욕구 단계의 하나로 규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은 누구나 신체와 생명의 안전이 담보돼야 낮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한 어떠한 욕구도 충족될 수 없지 않을까? 내가 안전해야 먹고 마시고 잠을 잘 수 있지 않을까?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전쟁터나 테러범으로부터 안전을 위협받는 환경에서 제대로 된 생활이 이뤄질까? 이런 관점에서 보면 안전은 매슬로우가 말한 5단계 욕구 중 비교적 낮은 단계의 욕구가 아니라, 다른 모든 인간 욕구의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 안전이 먼저 담보돼야 생리적 욕구도, 마지막 단계인 자아실현의 욕구를 위한 동기가 발휘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안전이 모
2025-06-07 이윤호 교수이재명 대통령이 4일 취임 선서를 하면서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의 주권 의지가 일상적으로 국정에 반영되는 민주공화국을 만들겠다"고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내정자 등 첫 인선을 발표하면서도 "저는 오늘 국민에 대한 충직함과 책임, 실력을 갖춘 인사들과 국민주권정부의 새 출발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언론은 일제히 “새 정부는 ‘국민주권정부’라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전에도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름을 '국민주권정부'로 명명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민주권정부’는 시민들이 헌법을 유린한 윤석열의 12·3 내란을 막아내며 그 열망으로 정권을 교체했으니, 이재명정부는 ”국민이 주인인 진정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러나 5일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브리핑서 이재명 대통령 취임과 함께 출범한 새 정부 명칭을 '국민주권정부'로 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확정한 사실은 없다"고 밝히며 "지금은 이재명정부"라고 선을 그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부를 상징하는 간판은 대통령의 국정철학 및 임기 내 국정운영 방향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 특히 정부가 국민과 함께 한마음 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모토가 돼 어느 정부나 초기에
2025-06-06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이재명정부가 출범한 다음날인 5일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본회의를 소집해 윤석열정부의 거부권 사용으로 다시 발의된 3대 특검법(내란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채해병 특검법)과 법무부 장관이 검사를 징계할 수 있도록 하는 검사징계법을 통과시켰다. 이는 윤석열정부를 겨냥한 민주당의 첫 번째 공격 신호다. 3대 특검법은 이재명 대통령 공약과 관련돼 1순위 처리 법안이었다. 사실 민주당이 급하게 6월 임시국회를 소집한 더 큰 이유는 대법관 정원을 30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의 구성요건에서 ‘행위’를 삭제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그리고 대통령에 당선된 피고인에 대해 재직 기간 동안 형사재판 절차를 중단한다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재명정부 출발 하루만에 이 세 개의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킨다는 게 부담돼 속도 조절에 들어갔을 뿐이다. 즉 민주당의 속내는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 이 세 개의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국무회의를 거쳐 대통령이 공포해 바로 법적 효력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현재 이 대통령이 형사 피고인 신분으로 기소돼 있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파기환송심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1심
2025-06-05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