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쩍쩍’ 갈라지는 국민의힘 내분 트라우마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4.12.16 15:40:41
  • 호수 15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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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 들여 살고 용병 내쳐 죽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비상계엄령 사태 이후에도 국민의힘은 오로지 계파 갈등만을 보여줬다. 이들이 공감했던 것은 오로지 “이재명은 안 된다”였다. 국민의힘은 어쩌다가 대권주자로 두드러질 만한 정치인이 사실상 사라져 “이재명은 안 되니 탄핵도 안 된다”는 주장까지 하게 됐을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오후 11시25분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후 이튿날 오전 0시49분부터 국회 본회의가 개의되기까지 모인 국회의원은 190명이었다. 이들은 오전 1시 비상계엄해제 요구 결의안을 안건으로 상정해, 1분 후 가결했다. 본회의장 밖에선 국회 직원들과 보좌진이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이 본회의장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다. 국회 밖서는 갑작스러운 계엄령 선포에 놀라 모인 시민들이 항의 시위를 하고 있었다. 

“이재명은
안 된다”

당시 국회에 모인 의원 190명 중 국민의힘 소속은 18명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친윤(친 윤석열)계 의원들은 어디에 있었을까? 국민의힘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는 오전 0시15분 비상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소집 장소는 중앙당사였다. 당사에 모인 친윤계 의원은 40여명이었다.

이들은 그저 당사서 대기만 했다. 의원총회를 할 의제나 지도부의 지침이 없었기 때문이다. 같은 시각,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본회의장에 들어가 비상계엄령이 해제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한 대표는 국회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본회의장에 들어갈 수 없지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양해를 얻어 들어갔다.

정작 추 전 원내대표는 국회 본청에 있었다. 표결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추 전 원내대표의 당시 행적을 놓고,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은 “의원들이 국회에 못 들어가도록 계속 헷갈리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우 의장에게 ‘의원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며 “우 의장은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표결을 진행했다”고 항변했다.


이로써 국민의힘은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상황서도 계파 갈등을 드러냈다. 당시 상황은 외신으로도 급박하게 보도되고 있었기 때문에, 국민의힘의 계파 갈등은 전 세계로 알려졌다.

계엄군의 체포 대상에 포함됐던 한 대표는 지난 4일 오후 추 전 원내대표,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윤 대통령을 만날 수 있었다. 계파 갈등은 여기서도 확인됐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탈당과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의 해임을 요구했다. 김 전 장관은 이미 사의를 표명했지만, 한 대표는 ‘해임’ 형식을 요구했다. 윤 대통령은 둘 다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계엄군의 체포 시도를 항의하는 한 대표에게 “정치 활동 금지를 명기한 포고령 위반이니 체포하려 한 것 아니었겠느냐”고 반박했다.

한 대표는 같은 날 한 총리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에게 다시 윤 대통령의 자진 탈당을 요구했다.

윤 대통령은 선수를 쳤다. 그는 한 대표의 탈당 요구 이전 한 총리와 국민의힘 중진들을 만나 “임기 중단이 있어선 안 된다”고 요구했다. 이 회동에 참여한 국민의힘 중진들은 주호영·김기현·권성동·권영세·나경원·윤재옥 의원 등 6명이었다.

이들이 윤 대통령의 탈당에 동의하지 않고, 윤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유리한 대권 구도를 만들어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한 대표의 윤 대통령 탈당 요구는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작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중진들은 그 순간에도 ‘이재명’이라는 세 글자에 꽂혀 있었다. “이 대표를 거론할 때마다 국민의힘에 비판적인 유권자에게 이 대표에 대한 강한 확신을 줄 수 있다”는 전술적 고려도 못하는 것이다.


계엄 이틀 만에 적중한 의심
대권주자 사라진 여 갈팡질팡

한 대표는 “비상계엄령 선포 후 자신을 포함한 주요 정치인들을 체포해 가두려고 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지난 6일부터 조속한 직무 정지를 거론했다. 이때만 해도 한 대표는 대단히 강경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유지하면, 극단적 행위를 반복할 위험이 있다”는 발언도 이어갔다.

‘조속한 집무집행 정지’는 일반적으로 탄핵안 가결로 이해됐다. 하지만 ‘탄핵’이라는 쉽고 간결한 두 글자가 아니라 굳이 아홉 글자를 거론했다. 평소 말을 자주 바꾸고, ‘간을 본다’는 지적을 받는 태도로 인해 “야당의 탄핵안 발의 및 가결에 협조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일각의 의심도 있었다.

그 의심은 이틀 만에 적중했다. 한 대표는 지난 8일 한 총리와 공동담화를 발표한다. 일명 ‘한덕수 책임총리 체제’라는 정체불명의 과도기 통치 방안의 등장이었다. 이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대국민 담화서 “제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말했다.

“더는 대통령 직무를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없다”는 현실만큼은 인식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 정국이 한창이었던 지난 2016년 11월29일 진행한 대국민 담화 내용과 거의 비슷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물론, 차이는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여야를 함께 언급했지만, 윤 대통령은 ‘우리 당’만 언급했다. 박 전 대통령은 개헌을 화두로 던지면서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책임총리’로 지명했다. 이로 인해 탄핵 움직임이 다소 둔화됐지만, 여야가 국민 여론을 이기지 못해 얼마 지나지 않아 무산됐다.

한 대표는 이를 이어받아 ‘사실상 직무 배제’와 ‘질서 있는 퇴진’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총리는 당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함께 지혜를 모아, 주 1회 회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총리와 여당이 과도기를 이끌겠다는 체제였다. 윤 대통령은 사임하지도 않았고, 사고·궐위 상황도 아니었다.

그런 대통령을 건너뛰고, 총리가 국정에 개입할 아무런 권한이 없는 여당 대표와의 협의를 거쳐 과도기를 이끈다는 것은 상식을 뛰어넘는 발상이었다. 심지어 한 대표는 국회의원도 아니어서 국회 본회의장조차 야당의 양해를 얻어 들어갔다. 

민주당 이 대표는 같은 날 “한 대표가 국민의힘 대표인 것은 알겠는데, 무슨 자격으로 직접 국무총리와 의논해 정하겠다는 것이냐”며 “무슨 공산당 인민위원장쯤 되느냐”고 비판했다. 일당 독재하는 당이 행정부보다 절대 우위인 공산국가 통치 구조를 빗대어 한 대표를 비판한 것이다. 

이후 한 대표는 여론과 야당으로부터 뭇매를 맞는다. 학계서도 큰 비판을 받았다. 체포 대상으로 지정된 피해자라는 인식도 완전히 사라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 대표를 ‘너’라고 지칭하면서 “네가 어떻게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직무 배제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대한민국 국민은 너한테 국정을 맡긴 일이 없고, 당원들이 당무를 맡겼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말 바꾼
윤석열


친윤의 주장은 정리하기 어렵다. 처음엔 “한 대표가 대통령 놀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이었다. 윤상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 최고위원회·의원총회, 또 여러 원로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방안을 모색하라는 의미”라면서 한 대표를 비판했다.

반대로 “친윤들이 한 대표와 한 총리를 총알받이로 내세운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도 있다. 그 근거로는 “여론의 비난을 피하면서 탄핵안 가결을 방해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제시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우리당 일임’ 발언이 나온 후 하루 만에 나온 과도기 방안 발표였기 때문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 교수를 책임총리로 내세워 여론의 비판을 무마하려고 했던 박 전 대통령 시절 수습안의 복사판으로 보일 여지가 있다.

친윤의 학습효과에 대해 상당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대목일 수도 있다. 한덕수 책임총리 체제라는 ‘쿠데타 속 쿠데타’는 며칠도 못 가 국민의 관심 밖으로 사라졌다. 설령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일시적으로 연합한 결과라고 해도,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려워졌다. 두 가지 난제가 밀려왔기 때문이다.

야권이 지난 4일 발의한 윤 대통령 탄핵안은 지난 7일 국민의힘의 조직적인 본회의장 이탈로 정족수가 충족되지 않아 ‘투표 불성립’ 처리됐다. 추 전 원내대표의 사퇴로 인해 지난 12일 진행된 원내대표 경선 과정서도 이들은 또 상호 비방에 몰두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어떤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정치를 하는지 스스로 입증한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전대미문의 사태로 인해 분노한 국민 여론보다는 ‘탄핵 트라우마’를 언급하면서, 여당 지위에 대한 집착과 “이재명은 안 된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드러낸 것으로 분석될 가능성이 컸다.


실제로 의원총회서는 “탄핵을 2번 당한 당을 누가 찍겠느냐? 보수 정당은 멸문지화를 당할 것”이라는 발언이 있었다. 이에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위헌적인 비상계엄에 대해 많은 의원이 심각성을 잘 못 느끼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의 지역 사무실과 SNS 계정은 거센 질타에 노출됐다. 몰려든 지역구 주민들은 지역 사무실에 달걀 등을 던지거나 근조화환을 전달하면서 항의했고, 자택 앞에서 커터칼이 발견된 김재섭 의원은 경찰이 신변보호 조치에 들어갔다. 휴대전화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문자메시지가 수신됐다.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자체를 두둔하는 일부 의원들과 조직적인 투표 거부로 인해, 정당해산심판 요구까지 불거지고 있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엔 국민의힘 정당해산 청원이 올라왔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탄핵 반대 당론을 정해 내란의 종결을 방해했다면, 정상적인 헌법 수호 의지를 가진 정당으로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는 지난 4월 진행된 제22대 총선서 확보한 지역구 의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수도권서는 일부 지역 기반이 탄탄한 의원들 외에는 전멸했고, 충청권서도 대패했다. 부산·경남선 완승했지만, 경합 지역이 많았다.

발등 찍힌
친한계

현재 국민의힘 의원들의 지역구는 예외적인 몇몇 의원을 제외한 대부분이 영남과 수도권 내 일부 부촌에 한정된다. 이들이 진짜로 우려하는 멸문지화는 당의 멸문지화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 당의 기반이 무너져 자신의 안정적인 지역구와 금배지가 무너지는 멸문지화를 우려했을 가능성이 크다.

당이 무너지면 자신의 지역 기반도 함께 무너지기 때문이다. 이들의 계파 갈등은 근본적으로 당의 주도권 다툼,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텃밭 확보전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이런 흐름이 굳어지면서, 강성 지지자들의 구미에 맞는 발언을 하는 분위기가 정착됐다.

윤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 긴급 현안 질의서 “1997년도 대법원 판례를 보면, 비상계엄은 고도의 정치행위, 통치행위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치행위는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의해 발동되는 대통령의 행위고, 사법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 원칙이기는 하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통치행위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경우는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대법원도 “비상계엄의 선포나 확대가 국헌 문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행해졌다면, 법원은 그 자체가 범죄행위에 해당하는지 심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윤 의원은 이론과 판례의 앞부분만 잘라서 합리화한 것이다. 특히 대법원의 입장은 윤 의원의 옛 장인 전두환씨의 12·12 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내란 등 혐의 유죄가 확정되는 판례서 나왔다. 

통치행위는 행정법을 공부할 때 가장 먼저 접하는 개념이다. 수많은 공무원시험 응시생들이 있는 나라서 견강부회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다. 이런 견강부회가 국민의힘 의원들만 하는 것은 아니긴 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아는 개념을 토대로 공식 석상서 너무 노골적으로 저질렀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된다. 강성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자 하는 목적으로 저지를 수 있는 견강부회가 아니다.

이런 풍토가 구조화된 국민의힘에선 이 대표에 맞설 대선주자가 사실상 사라진 지 오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의 의뢰로 지난 9일 100% 무선 ARS 방식으로 진행한 차기 대권주자 지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9.0%는 이 대표를 선택했고, 9.1%는 한 대표를 선택했다. 한 대표 외 다른 주자로는 오세훈 서울시장 6.0%, 홍 시장 5.8%,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3.3% 순이었다. 

다시 휘감은 박근혜 악몽 
천막당사는 그저 옛이야기?

홍 시장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를 각각 대통령과 당 대표로 재임하는 현 상황을 “용병 정치”라고 평가했다. 지난 8일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더라도, ‘용병 윤통’이 탄핵을 당한 것이고, 한국 보수진영이 탄핵을 당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용병 하나 선택을 잘못했을 뿐이니, 기죽지 말자”고 주장했다.

격려인지 조롱인지 알 수 없는 홍 시장의 주장에 오래전부터 누적된 문제점이 모두 터진 국민의힘의 현 상황이 모두 녹아있다.

‘3김’이 각각 대통령 임기 만료와 정계 은퇴로 사라진 이후, 국민은 여의도 문법에 익숙한 국회의원의 대통령 당선을 원하지 않았다. 노무현·이명박·문재인 전 대통령은 국회의원을 지내긴 했지만, 여의도 문법보다는 고유의 캐릭터를 내세워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박 전 대통령도 오랜 의정 생활이 아닌 ‘아버지의 후계자’라서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1년 7월 국민의힘 입당을 통한 정계 입문 이후 1년도 지나지 않은 지난 2022년 5월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그 비결은 전임자들과 똑같이 고유의 캐릭터였다. 이 대표와 한 대표가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계기도 똑같다. 

박 전 대통령은 후계자를 용납하지 않는 성향까지 아버지와 똑같았으나 방법은 달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2인자 경쟁을 유발해서 1명이 2인자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는 것을 막았다면, 박 전 대통령은 처음부터 2인자로 두드러질 수 있는 싹을 잘랐다.

유승민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라는 낙인이 찍혔다. 박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정치인들과 지지자들은 여전히 “유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 덕분에 국회의원이 됐으면서, 자신을 키워준 박 전 대통령을 배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새누리당은 옹립할 대선주자가 없었다. 그런 상황서 갑자기 출마했던 후보가 홍 시장이었다. 지난 대선서도 국민의힘은 홍 시장 외엔 이렇다 할 대선주자가 없었다. 그래서 ‘용병’ 윤 대통령을 입당시켜 대선주자로 옹립했다.

윤 대통령을 옹립하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적당한 대선주자를 내세운 후 자신들은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마치 일본 전국시대 다이묘처럼 군림하는 흐름에 완전히 익숙해졌다. 차기 대선주자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한 대표도 홍 시장의 말대로 ‘용병’이다. 

여론은 국회의원에게 비판적이지만, 비상계엄령 해제 과정서 확인했듯이 그들이 제대로 일을 해야 할 때는 앞장서서 국회를 뒷받침한다. 국회에 대한 비판적 여론은 민생보다는 당리당략에 몰두하는 흐름에 대한 불만으로부터 비롯됐을 뿐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론의 동향을 자신의 정치생명 유지에 악용하는 것으로 보일 여지가 강한 선택을 이어왔다. 이 대표가 강해서 국민의힘의 차기 대선 패배 가능성이 큰 것이 아니다. 꼼수에 익숙해져 ‘고유의 캐릭터’를 국민에게 제시할 능력을 상실해서 패배 가능성이 큰 것이다. 상실의 시대를 스스로 열었던 것일 뿐이다.

스스로 연
상실 시대

국민의힘 계파 갈등은 앞으로도 사사건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럴수록 국민의힘이 맞이한 상실의 시대는 더욱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스스로 연 상실의 시대를 종식하는 방법은 따뜻한 텃밭서 잃어버렸던 자기 자신을 찾는 것은 아닐까? 지난 2004년 불법 대선자금 사태 당시 천막 당사로 ‘차떼기당’이라는 오명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이들에게 그저 한 편의 옛이야기인가 보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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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길 유니버스’ 절대 불가능한 이유

‘전한길 유니버스’ 절대 불가능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에 입당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국민의힘 행사에서 영향력을 과시하다가 큰 물의를 일으켰다. 전씨는 국민의힘에서 ‘보수의 김어준’을 꿈꾸는 것 같다. 전씨는 과연 김씨가 15년 동안 구축했던 영향력을 단번에 얻을 수 있을까? 국민의힘에 입당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지난 8일, 대구 EXCO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지역 합동연설회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다. 전씨는 지난 3월 창간한 <전한길뉴스> 소속 언론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선거판 난장판 하지만 전씨는 언론 취재의 한계를 넘어 반탄(탄핵 반대) 성향 후보들의 연설 도중 응원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반대로 찬탄(탄핵 찬성) 성향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연설할 때마다 “내부 총질” 혹은 “배신자” 등 원색 비난을 했다. 이날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는 전씨를 직접 지칭해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지고, 계엄을 계몽령이라고 정당화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같이 투쟁할 수 있겠느냐”면서 비난했다. 그러자 전씨는 김 후보에게 욕설하면서 자신의 지지자들을 격동시켰다. 찬탄 성향 조경태 당 대표 후보가 연설할 땐 자리에서 일어나 한 손을 들고 항의하는 등 지지자들의 조 후보 비난을 유도했다. 그러자, 찬탄 성향 일부 당원들이 전씨에게 물병을 던지면서 항의했다. 한 당원은 전씨에게 “난 20년 차 당원인데, 입당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당신이 왜 이런 난동을 부리느냐”고 따져 물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씨의 전당대회 출입을 막기 위해 대의원이 아닌 일반 당원의 행사장 출입을 금지했다. 이어 전씨에 대한 징계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러자 전씨는 <전한길뉴스> 발행인 신분을 내세워 “언론 탄압”이라며 반발했다. 이처럼 전씨는 국민의힘 당원과 언론인이란 신분을 왕래하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개입하고 있다. 지난달 31일과 지난 7일엔 시사평론가 고성국씨 등과 함께 주최한 ‘자유 우파 유튜브 연합 토론회’에 각각 장동혁·김문수 당 대표 후보를 출연시켜 ‘면접’을 보는 위력을 국민의힘 내외에 과시했다. 특정 진영의 강경파를 대상으로 언론사·유튜브 채널 등을 운영하면서 힘을 과시하는 모델로는 방송인 김어준씨가 있다. 김씨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친문(친 문재인) 강경파 성향 당원·지지자를 대상으로 라디오·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당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당 대표 후보들을 면접하는 형식은 김씨가 지난해 3월 자신의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민주당 총선 후보자였던 이언주·전현희 의원과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을 출연시켜 객석의 청중에게 큰절을 시킨 것과 비슷하다. 김씨가 지난 6월 기획·진행한 ‘더 파워풀’ 콘서트엔 ▲문재인 전 대통령 ▲민주당 정청래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등 다수의 민주당 내 유력 정치인이 참석했다. 입당하자마자 영향력 과시 물의 당원·언론인 오가며 전대 개입 김씨는 지난 2011년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공동 진행자로 활동하면서부터 민주당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왔다. 물론 김씨가 15년 동안 구축한 영향력을 전씨가 단기간에 얻긴 어렵다. 이 때문인지 전씨는 국민의힘에 입당하자마자 ‘10만 당원 양병설’ 등을 주장하면서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기 위해선 당비를 3개월 이상 납부하고, 연 1회 이상 교육을 받은 책임당원이어야 한다. 전씨는 지난 6월 온라인으로 입당했고, 당 대표 후보 등록일은 지난달 30일부터 단 이틀 동안이었다. 따라서 전씨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수 없었다. 출마 길이 막힌 전씨는 전당대회에서 당원·언론인 신분을 교차하면서 자신을 따르는 당원들을 선동해 영향력을 과시하려고 한다. 하지만 전씨는 김씨가 민주당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주변 진영 전체를 둘러싼 질서는 20세기 초·중반에 활동했던 이탈리아 사회주의자 안토니오 그람시의 헤게모니 이론이 갖는 틀과 비슷하다. 그람시는 “자본주의는 견고하게 발전할 것”이라는 대전제를 토대로 “언론·문화 등 각 분야에 진지를 구축해 참호전으로써 상대 세력을 약화해야 한다”는 사상을 정리했다. 각 분야에 구축한 진지는 결정적인 시기에 전개할 기동전의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 자본주의 구조가 뿌리내리면서 러시아 2월·10월 혁명과 같이 한순간에 모든 것을 뒤집는 혁명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그람시는 주도권 다툼으로써 체제 내 혁명을 추구하는 취지의 사상을 구체화했다. 우리나라에선 소련 해체가 가시화되던 1980년대 후반부터 기존 노동운동에 문화·예술운동을 접목하는 단체가 활동하는 등 각계에서 다른 방향의 노동운동을 전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민주당을 받치는 양대 축은 각계의 시민단체들과 진보 성향 매체들이다. 대규모 정치 이벤트가 진행될 땐 민주당 지원 사격을 맡으면서, 정치적 명분과 정당성을 구축·홍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민주당에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도 한다. 주요 선거 등 대규모 기동전이 필요한 상황에선 각자의 진지에서 일시에 뛰쳐나와 물량을 공급하는 식이다. 이 같은 구조를 상징하는 사람이 민주당 윤미향 전 의원이다. 정의기억연대 대표로 오랫동안 활동하던 윤 전 의원은 민주당을 통해 국회의원이 됐지만, 횡령 의혹이 유죄로 확정돼 의원직을 잃었다. 같은 당 추미애 의원 등 민주당 일각에선 윤 전 의원의 사면을 강하게 지지했고, 결국 8·15 광복절특사를 통해 사면·복권됐다. 민주당과 그람시 하지만 시민단체와 매체는 대중을 직접 동원하기가 어려운 데다, 매체는 언론 고유의 한계가 있다. 시민단체 역시 시민들의 참여가 부실하다는 핸디캡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도 존재해 왔다. 이 때문에 삼각 구조를 받쳐줄 또 하나의 하부 구조가 필요했다. 이 문제를 해결해준 사람이 바로 김씨였다. 김씨는 지난 1998년 ‘안티 <조선일보>’라는 깃발을 내걸고 <딴지일보>를 창간한 후 풍자·B급 정서·유머를 지향해오고 있다. 당시 <딴지일보>에선 포장마차에서 어묵을 찍어 먹는 용도로 내는 간장의 위생 상태를 취재해 기사화하거나 국가혁명당 허경영 명예대표의 대권 도전 과정을 풍자하는 등 ‘신선한 B급 정서’를 지향해 독자적인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한편으로 김씨에게 평생 따라다닐 놀림거리를 남겼다. 김씨가 <딴지일보>의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용 성인용품을 판매했고, 성인남녀의 만남을 중개하는 사이트를 개설했던 탓이다.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여전히 김씨를 비판하면서 당시의 전력을 함께 언급한다. 이후 김씨는 ▲황우석 박사 옹호 ▲영화감독 겸 코미디언 심형래씨 옹호 등 숱한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황 박사 옹호는 그럴 듯한 음모론을 제시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근거는 제시하지 않는 김씨의 특성과 깊이 맞물린다. 당시의 논란도 김씨에 대한 비판론을 형성하는 중심축이다. 그랬던 김씨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계기로는 크게 2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를 처음 시작했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공동 진행자 중 1명으로 활동했단 것이었다. 김씨는 당시 민주당 백원우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장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게 거친 항의를 말리고 고개 숙여 사과하는 문 전 대통령을 주목했다. 이후 김씨는 문 전 대통령의 킹메이커를 자처했고, 이는 ‘나는 꼼수다’ 진행 이후 문 전 대통령의 대세론으로 이어졌다. ‘나는 꼼수다’는 김씨 특유의 B급 정서·음모론이 이명박정부에 대한 다양한 불만과 맞물려 대성했던 방송이었다. ‘나는 꼼수다’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김씨의 성향을 구체화한 방송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해당 팟캐스트의 상징으로 통하는 “쫄지 마”는 여전히 회자된다. ‘나는 꼼수다’는 구체적인 사실관계 검증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명확한 당파성을 매개로 특정 정당·진영 사람들이 선호할 음모론과 괴담을 이미 밝혀진 사실관계와 섞어 전달하는 것에 집중했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선을 적당히 왕래하면서 민주당 지지를 극대화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영웅과 악당들 이는 집단의식으로 연결됐고, 김씨에겐 거대한 영향력을, 민주당엔 거대한 지지 집단을 만들어줬다. 김씨는 ‘나는 꼼수다’를 통해 단순·명쾌한 이분 구도를 완성했다. 그를 선호하는 민주당 지지자의 정치관은 “보수진영이란 거대한 악에 맞서 싸운다”는 것이다. 이는 정의로운 주인공이 지구 정복을 노리는 악당의 무리에 맞서 싸우는 어린이용 만화의 서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울러 현재 민주당 핵심 지지 세대로 알려진 4050세대가 미국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선호하는 것과 연결해볼 수 있다. 이 세계관엔 초월적인 힘을 갖고 모든 생명체의 절반을 죽여 우주를 정화하려는 악당에 맞서는 영웅들이 등장한다. 이 세계관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사건은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사건이었다. 이들에게 노 전 대통령 사망사건은 거대 악당과 싸워야 하는 당위성을 제공해주는 절대적인 명분이었다. 김씨가 이 사건에 주목하고, 상주로서 백 전 의원의 항의를 제지하던 문 전 대통령을 주목한 것은 당연한 순서였다. 우리 고전문학 중 전설은 김씨의 평소 주장과 비슷한 서사 구조를 띠고 있다. 전설은 능력이 뛰어난 주인공이 현실의 한계에 좌절하고 무너지는 비극적인 구조를 취한다. 또 설득력을 부여해야 많은 사람에게 퍼질 수 있어서 실제 존재하는 지역·지명을 매개로 그럴듯하게 전개된다. 여기엔 각박한 현실을 바꿔줄 새로운 영웅의 출현을 기대하는 민중의 소망이 담겨있다. 그래서 조선시대엔 “정씨 성을 가진 영웅이 새 나라를 만들어 왕이 될 것”이란 취지의 예언서가 오랫동안 돌아다녔다. 김씨의 주장은 21세기판 전설이라고 할 수 있다. 김씨는 민주당과 주변 진영을 취약한 상황에서 거대한 악에 도전하는 영웅으로 묘사하고, 지지자들은 그 영웅담에 환호한다. 그러면서 “거대한 악에 맞서 싸우는 영웅을 또 잃을 수 없다”는 공감대를 공유한다. 그들은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같은 목표를 공유한다. 김씨는 ‘김어준 유니버스’ 혹은 ‘민주 유니버스’를 만들었고, 지지자들은 관객을 넘어선 참여자로서 희열과 보람을 느낀다. <한국일보>는 지난 2017년 이들의 세계관을 소개하면서 “대통령이 국민을 지켜야지, 왜 국민이 대통령을 지켜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완전히 다른 ‘B급 정서’ 카타르시스·도파민 차이 김씨는 ▲세월호 고의 침몰설 ▲천안함 피격 사건 관련 가짜 뉴스 살포 ▲코로나19 대구 확산설 등 주장을 이어가면서 지지자들에게 정치적 카타르시스와 도파민을 제공했다. 그들이 김씨를 통해 느낀 카타르시스와 도파민은 고스란히 민주당의 정치적 자양분이 됐다. 그래서 총선 출마 후보들은 김씨가 보는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큰절을 해야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김씨를 지목했던 것은 김씨에게 엄청난 이익이 됐다. 당시 계엄군은 김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스튜디오 주변을 통제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13일 국회에서 “계엄군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사살한 후 북한 소행으로 공작하려고 했다”면서 “정보 출처는 국내에 대사관이 있는 우방국”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그 우방국은 미국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미국은 국무부·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이를 부인했다. 반면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어준님’의 증언을 허구로 단정하고 비난부터 하는 것은 무모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과 보수 세력은 민주당과 그 주변 세력처럼 정교한 조직체를 만들지 못했다. 보수 세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피커 역할은 전씨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맡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김씨처럼 진영 전체를 들썩일 수 있는 정치적 유머 감각과 설득력을 갖추지 못했다. 카타르시스와 도파민을 제공하지도 못한다. 이 때문에 이들의 주장은 강경 보수 지지자들 외 국민 사이에서 웃음거리로 전락한 지 오래고, 국민의힘 내부서도 강하게 비판한다. 국민의힘이 지난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이겼을 당시엔 민주당에 비판적인 2030세대 남성과 6070세대를 아울러 민주당을 지지하는 4050세대와 2030세대 여성을 포위한다는 ‘세대포위론’ 전략이 제시됐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불화 끝에 결별하면서 이 연합은 얼마 가지 못해 해체됐다. 당시 승리를 주도했던 국민의힘 지지층은 이 대표 특유의 합리주의를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와 강경 보수를 지향하는 노년 유권자로 분열됐다. 전씨는 많은 공무원 제자를 거느린 유명 한국사 강사였다. 따라서 적절히 순화된 주장과 교묘하게 선정한 정치적 입지를 섞어서 정치 전면에 나섰더라면, ‘보수의 김어준’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전씨는 김씨와 달리 그럴듯한 이야기를 구성하고 유머를 섞는 능력을 보여준 적이 없다. 전씨의 옛 제자들은 그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절대로 정치 전면에 나서지 않는 김씨와 달리, 직접 국민의힘에 입당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려 하는 등 적당히 선을 긋지도 않는다. 정치인들이 알아서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큰절을 하게 만드는 김씨와 달리, 전씨는 스스로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전당대회서 눈에 띄는 행동을 했다. 전에겐 없는 것들 무엇보다 김씨가 “이 대통령을 능가하는 영향력을 가진 것 아니냐”는 설까지 나올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구축하기까지 15년이 걸렸단 사실도 제대로 통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정적으로 국민의힘은 정치 구조를 통찰하지 못해 민주당이 장기간 공들여 구축한 정치 구조체를 갖추지 못했다. 그런데도 전씨는 ‘전한길 유니버스’ 제작을 멈추지 않는다. 과연 전씨는 ‘보수의 김어준’이 될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