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특집> 해병대 사태로 본 군 수사의 한계 ②군사경찰의 고백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3.09.25 12:50:58
  • 호수 14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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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대령에 술 한 잔 사고 싶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박정훈 대령을 만나서 꼭 술 한 잔 사고 싶다.” 전직 군사경찰의 말이다. <일요시사>는 전·현직 군사경찰을 포함한 군 관계자 5명을 만나 최근 발생한 해병대 채수근 상병 순직사건을 비롯한 전반적인 군사경찰 수사에 관해 들어봤다.

군인이 사망했을 때 사망 동기와 원인을 밝히는 것은, 민간인이 사망했을 때의 사망 원인을 밝히는 것보다 중요하다. 이 자체가 어불성설로 여겨질 수 있으나, 민간인이 사망한 경우에는 극단적 선택과 타살을 구분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군인은 극단적 선택과 타살을 구분하고 거기에 더해 사망 원인과 동기에 따라 순직 여부가 판단된다. 

끝없는
사망사건

설령 사망한 군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여도, 사망 원인이 공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면 순직으로 인정된다. 한국전쟁 이후 군 내 사망 사건은 꾸준히 줄었다. 유신정권기인 1970년대에는 1400여명이었던 군 사망사건은 문재인정권엔 90명대로 대폭 줄었다. 

군이 군 내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노력했고, 2006년대를 기점으로 군사경찰이 군 수사 시스템을 재정립한 결과다.

25년 이상 재직한 전직 군사경찰 수사관은 “군 범죄 수사환경은 2000년대를 기준으로 구분된다. 2000년대 이전에는 수사관의 감으로 수사한 게 사실”이라며 “2000년대 이후에는 증거를 위주로 한 과학수사가 지금까지 이뤄지고 있다. 특수한 상황이 아니고서야 군 수사 결과가 조작돼 완벽하게 뒤집히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는 군 수사체계가 발전했다는 증거다. 반면, 여전히 군사경찰 수사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은 묵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재조사 활동 결과서 보듯, 군에서 사망한 군인의 사망 원인이나 사망 결과가 바뀌기도 했다.

이 자체로 군사경찰이 군 수사 과정 중 은폐나 조작했다는 증거가 되진 않지만, 분명히 수사 과정서 오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애초에 군사경찰이 ‘죽은 사람은 말이 없고,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수사 방향을 정해놓는 경우도 있다.

한 군 관계자는 “절대적 권한을 가진 사단장이나 군단장(지휘관)의 성향에 따라서 사건 수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수사기관의 대표 군사법 경찰관(헌병 대장)이 직속상관이어서 진급 때문에 눈치를 보게 된다”며 “군사경찰이 지휘관의 의중을 맞춰서 수사 결과를 내놓는 사례도 없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군은 일반적인 상황과 달리 특수한 상황서 사건사고가 발생하는데, 결국 이런 상황으로 국민이 군 수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 같은 맥락서 군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을 둘러싼 외압 의혹에 관해서, 분명한 군의 과실이라고 지적했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 수사 방향
지휘관 의중 맞춰서 결과 도출


군 관계자는 “채 상병 사망사건은 이미 군사경찰이 초동조사를 마친 상황이었다. 상식적으로 그렇게 물살이 센데 들어가서 수색하라고 한 것은 분명 잘못된 것 아니냐? 지휘관의 조치 부실 결과”라며 “군 수사 1차 초동조사에서 사망 원인이 지휘관 과실로 인정될 수밖에 없는 결과가 도출돼 박정훈 대령이 관계자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보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문건은 해군 참모총장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 및 결재까지 완료됐음에도, 다음날 돌연 수사 보고와 언론 브리핑 등이 취소됐다. 8명 중 한 명인 임성근 사단장이 빠지고 대장급 2명의 혐의만 경찰로 이첩됐다. 

이 부분에 관해 군 관계자는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말이 안 되는 판단이다. 이럴 거면 군은 현장 보존만 하고, 경찰이 초동수사부터 해야 한다. 군사경찰 측에서 해병대 사령관, 해군 참모총장, 국방부 결재를 맡았다. 제일 심각한 문제는 이미 채 상병 유가족에게 상황 설명을 마쳤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1차적으로 군사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사건 현장을 훼손하지 않도록 현장 통제 라인을 설치한다. 유가족이 현장에 도착하면 군사경찰이 ‘현장 감식을 진행해도 되겠습니까’라고 유가족의 허락을 구한 뒤, ‘입회에 참여하십시오’라고 말하는 절차를 거쳐 현장 감식을 진행한다.

군 관계자는 “이게 가장 큰 문제다. 이미 유가족이 상황을 다 아는데, 서류가 바뀐 것이다. 이러면 당연히 유가족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 특히 조사 서류는 수사관이 조사 결과를 적어서 본인 도장을 찍는 순간 공문서다. 그런데 윗선서 이 문서를 바꾸라고 지시한다면 자체가 문제로, 어떤 이유라 해도 그 순간부터 공식적인 은폐‧축소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사관
입장은?

결국 유가족은 이미 현장서 조사 상황을 확인했는데, 박 대령은 이 일로 항명죄에 걸려버렸다. 이때 박 대령은 조직을 살리기로 선택했다는 것이 군 관계자의 의견이다. 또 군 사망사건을 경찰이 이첩받은 후의 문제점도 있었다. 전직 군사경찰은 ‘군을 전혀 이해하지 않고 만든 법’이라고 표현했다.

2021년 5월21일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 이예람 중사의 성범죄 사망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공군 참모총장은 8개월 만에 사의를 표하고 불명예 전역을 했다.

해당 사건으로 여론은 “군사법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형성되면서 군 3대 중대 범죄인 성범죄·사망사건·입대 전 사건은 수사권을 민간경찰에 이관한다는 내용의 군사법원법이 개정됐고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됐다. 

법 개정으로 군 수사의 문제점이 해결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컸지만, 군사경찰과 경찰 사이에서는 혼란이 빚어졌다. 경찰에게 사건을 이첩하는 것 자체가 군의 특성을 이해하지 않고 만들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전직 군사경찰 관계자는 “군에서 사망사건이 발생하면 군사경찰에게 신고한다. 현장 보존 등의 초동수사에서 사망 원인을 판단하고, 사망 원인이 범죄로 인한 것이면 경찰에 사건을 인계한다. 결국 군이 사건 인계를 지연해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검토 중’이라고 말하면, 경찰은 이를 확인하기 어렵다. 결국 유가족이 2차 피해를 겪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군이 초동수사 단계서 범죄행위가 있다고 판단을 내린 뒤 경찰에 수사를 이관해도, 경찰 수사 단계서 군 사망자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확인되면, 사건은 다시 군으로 돌아간다.


경찰이 군 수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이유도 있다. 바로 군 강력 사건은 비무장지대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군인이 실탄을 들고 있기 때문인데, 이는 범죄와 관련돼있으니 바로 경찰이 개입해야 한다. 하지만 GP·GOP 지역은 군 사단장이라도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없으며 경찰도 마찬가지다.

군사경찰 관계자는 “단순히 사고가 났다고 경찰에게 ‘빨리 군대로 들어오라’고 할 수 없다. 그 절차를 밟는 데만 한나절이 걸릴 것이다. 군사 요충지니 당연하다. 그렇지만 이런 이유로 경찰이 사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현장은 계속 방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이 경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문제점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경찰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는 말 자체가 통하지 않는다. 군 자체의 특성이라고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다.

군사경찰 관계자는 “군대 내에서 난 사망사건의 원인을 규명하려고 경찰이 들어와도, 군이 경찰에 협조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일 것이다. 결국 군 내부 문제를 외부에 밝히는 것이고, 군을 보호한다는 명분하에 적극적인 협조를 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라며 경찰 수사의 어려운 점에 대해 토로했다.

서둘러 
덮기 급급

결국 군사경찰이 사망사건을 수사했을 때 내부 문제를 숨기거나, 편의를 봐줄 것이라는 생각에 경찰에 수사를 맡긴다는 것은 근시안적인 사고라는 것이다. 


물론, 군 수사에 아무런 문제점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군 내부서 사망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 사실을 가장 빨리 아는 것은 같은 부대원이다. 결국 발생 부대 지휘관이 사건을 군사경찰에게 신고하기까지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특징이 군대의 ▲사건 현장을 임의로 훼손하거나 ▲증거를 인멸하거나 ▲관계자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하는 등의 가능성을 만든다. 

군사경찰 관계자는 “사건 발생 부대 지휘관과 간부들이 군 사망자의 일기장, 메모지를 군사경찰에 신고하기 전 훼손한 사례도 적지 않다. 부대의 부정적인 내용이 적혀 있어서다. 또, 동료 병사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하는 등 계획적인 사건 축소‧은폐 행위가 군 수사 과정서 발각돼 형사처벌을 받았다”고 상황을 회상했다. 

이런 가능성이 있더라도 현시점서 군사경찰의 수사 결과가 완벽하게 은폐·축소될 수는 없다. 이미 수사 시스템이 확립돼있고, 수사의 전 과정을 유가족이 지켜보고 공유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수사 과정 중 정무적 판단이 개입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군사경찰 관계자는 “사건 발생 부대 지휘관 또는 관계자들과의 평소 친밀도나 지휘관 또는 관계자가 ‘잘나가는 사람인지 아닌지’ ‘부하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고 있는지, 없는지’ ‘주변 여론이 긍정적인지 아닌지’ ‘상급 지휘관(여단장, 사·군단장)에게 신뢰를 받는지 아닌지’ 등에 따라 눈에 보이지 않게 수사의 강도, 범위 등이 눈에 보이지 않게 영향을 미친다”며 “이렇듯 사건 관계자 선정과 처벌 수위까지 정무적인 개입이 작동되면서 사건 은폐, 축소 의혹을 낳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사건 신고 접수 후 수사관 지연 출동에 의한 초동조치 부실 ▲현장 보존 미흡으로 인한 결정적인 증거물 훼손 및 증발 ▲조작된 진술에 미검증 등의 원인으로 수사부실 결과를 낳게 되고 수사 방향 설정에 혼선을 초래하는 사례들도 들었다.

사건 현장선 수사원칙 무시되는 상황
경찰 수사 ‘협조할 수 없는’ 사정은?

그렇다면 군사경찰의 수사를 신뢰하기 위해선 무슨 노력을 해야 할까? 군 관계자에 따르면, 과거에는 군사경찰이 선망 보직이었다면, 현재는 기피 보직으로 변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수사관들의 ▲일반 보직에 비해 휴무일 없는 잦은 비상대기 ▲가중되는 책임성 ▲각종 민원에 시달려야 하는 열악한 수사환경을 들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들어 베테랑 군사경찰 수사관들이 자격을 자진해 반납하거나, 조기 전역을 해 제2의 직업을 선택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나는 실정이다.

군 관계자는 “이런 문제는 군사법원법 개정 이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사망사고 발생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군사경찰 수사관이 현장 통제 라인만 설치해놓고 무작정 대기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현장을 훼손했다는 오해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군사경찰은 ‘법이 오히려 수사의 원칙을 깨고 있다’는 불만으로 의욕상실 상태다. 현장에 사법경찰,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들과 유가족이 도착할 때까지 현장 보존만 한 채 대기만 한다. 결국 수사원칙은 무시되는 상황”이라고 고백했다. 

이 밖에도 ▲민간 자원 직접 선발권이 없는 우수 자원의 제한 ▲편제 대비 과부족으로 인한 과도한 업무 집중 ▲과학수사 장비 획득 시 중·장기 계획으로 기본 3~5년 소요 ▲범죄 수법 발전에 비해 복잡한 절차 등으로 인한 교육 효과의 저해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군 수사는 ‘투명성’이라는 전제조건 아래서 발전돼야 한다. 이 방법에 대해서 군 관계자는 어떤 생각을 할까? 먼저 약해진 군사경찰의 역량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 군 관계자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그러나 군의 각종 사건사고가 국민들이 볼 때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동의했다.

군사경찰 관계자는 “최근 군사법원법 개정으로 군사경찰의 수사 기능을 떼어내 각 군 참모총장 직속으로 들어가 수사의 독립성을 보장한 것은 큰 발전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군은 지휘관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을 보장받을 수 없다”며 “아예 각 군의 수사 기능을 통폐합해 국방부 장관 직속으로 만들어 범죄수사 기능을 완전히 독립시키고, 각 군은 교육훈련과 전투 준비만 집중해 범죄수사에 지휘 부담을 없애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일요시사>가 만난 상당수의 군 관계자는 군사경찰의 수사 기능이 발전돼 투명한 군대가 될 때, 지휘권 보장과 전투력 향상은 물론, 군사력이 더 증진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성하고 
투명하게

이들은 “전·현직 군사경찰 수사관은 군 내 수사환경의 급속한 변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겠지만 가장 우선시 돼야 하는 것은 ‘군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여태까지 군이 잘못한 것은 반성하고 이제는 투명한 수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 방위를 위해 귀한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를 생각해 한 사람의 생명도 헛되게 잃어서는 안 된다는 각오로 현장서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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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