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북한 무인기’ 논란…육군 드론 부대 미운용?

윤 대통령 “그동안 뭐했느냐” 대격노
합참 “드론봇전투단 확대 개편할 것”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 군당국의 북한 무인기 대응과 관련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청와대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긴급 안보상황점검회의서 “그동안 훈련도 제대로 안 하고 아무것도 안 했다는 얘기냐”고 격노했다.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은 장시간 한국 영공을 침범했던 북한 무인기가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북으로 되돌아간 것을 두고 전 정부인 ‘문재인정부 탓’을, 군당국은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통해 “지난 2017년부터 이런 무인기(UAV) 드론에 대한 대응 노력과 전력 구축이 제대로 되지 않고 훈련이 전무했다는 것을 보면, 북한의 선의와 군사 합의에만 의존한 대북정책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국민들이 잘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정찰할 수 있는 드론 부대 창설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어제 사건을 계기로 드론 부대 설치를 최대한 앞당기겠다”며 “최첨단 드론을 스텔스화해서 감시 정찰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런 군용 무인기 도발에 대한 내년도 대응전력 예산이 국회서 50%나 삭감됐다”며 “새해 국회를 다시 설득해 이런 전력 예산을 증액해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예산과 전력을 확충하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발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화(햇볕) 정책’을 이어받아 그 기조를 유지했던 문재인정부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특히 문정부 때 체결됐던 9·19 남북 군사합의로 인해 차세대 전력 무기 등 국방력 강화에 소홀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날 윤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일부 존재한다. 실제로 현재 군에서는 육군 지상정보단에서 드론봇전투단을 운용 중에 있기 때문이다.

이날 문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들은 영문도 몰랐다가 뒤늦게 상황을 알고 당혹감과 두려움에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그런데도 윤석열 대통령은 언제나처럼 ‘전임 정부 탓’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체 이 정부는 전임 정부 없이 어떻게 국정운영을 할런지 모르겠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뭐냐”고 반문하면서 “있는 시스템도, 전투단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은 윤석열정부의 잘못이지, 전임 정부를 탓할 일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윤 의원의 윤정부서 기존 시스템을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주장 역시 크게 설득력은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대통령 취임 후 7개월밖에 되지 않은 데다 안으로는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10·26 이태원 참사 등 사회적인 대형 사건들이 연이어 터졌으며 밖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아베 전 일본 총리 사망, 자이언트 스텝 단행한 미국 기준금리 등 굵직한 현안들이 많았던 탓에 국방정책까지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2018년,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 예하에 창설된 지상정보단 드론봇전투단 운용 및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문정부 때였던 9월28일, 지작사 예하에 지상정보단을 창설하면서 드론 운용병과를 신설했다.

창설 당시 김용우 육군 참모총장은 축전을 통해 “드론봇 전투체계로 무장한 지상정보단을 4차 산업혁명기술을 기반으로 현존 및 미래의 불특정·복합 위협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부대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비대칭 전략 중 하나인 것으로 평가받는 무인기가 남하해 활보하는 동안 우리 군은 격추는커녕 탐지하다가 소실하기도 했다. 게다가 무인기 대응을 위해 이륙하던 KA-1 경공격기가 추락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일요시사>는 28일, 드론봇전투단에 취재를 요청했으나 “응대가 곤란하다. 합참이나 지작사 쪽으로 연락해보라”는 입장을 들었다. 이후 지작사 지상정보단장실, 지작사 정훈공보실에 수차례 연락했으나 결국 닿지 않았다.

국방부 ‘육군 드론봇전투단 소개’ 따르면 해당 병과는 드론의 정찰과 무장, 공격, 전자전, 보급 및 방호 임무를 맡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드론과 로봇의 첨단기술을 활용한 첨단전투체계 도입 ▲첨단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경우의 미래전을 대비하기 위한 전투 효율성 극대화 ▲미래전, 자연재해 등 여러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를 최소화해 국민의 안전 보장 및 평화 구축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작전 및 운용에 있어 적절성 및 효율성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문제는 현재 지상정보단에서 운용 중인 장비들로는 80~100km에 달하는 북한 무인기에 대한 작전을 제대로 펼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드론봇전단서 운용 중인 대표적인 장비는 3가지로 ▲그리핀 ▲포병진지정찰 ▲화생방 제독이 있다. 이 중 가장 용도가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는 그리핀은 최대비행속도가 10km/h에 작전 반경도 3km 이내, 비행시간도 약 40분에 불과하다. 즉, 현실적으로 기동 및 운용에 있어 제한요소가 많다.

포병진지정찰 드론은 정찰용으로 비행시간 25분, 운용 범위도 2km밖에 되지 않으며 화생방 제독 드론도 생화학 무기나 독가스전에 대비해 만들어진 특화 드론으로 북한 무인기 대응과는 동떨어진 전력으로 평가된다.

강신철 합참 작전본부장은 “전날 적 무인기 5대가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했고, 우리 군은 이를 탐지 추적했으나 격추시키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실질적 위협이 되는 적 공격용 무인기는 현재 탐지·타격 자산으로 대응이 가능하나 정찰용 소형 무인기는 3m급 이하의 작은 크기로 현재 우리 군의 탐지·타격 능력으로는 제한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군은 기존 드론봇전투단을 확대 개편과 함께 새로운 부대를 창설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드론봇전투단이 단순히 드론 운용에 그쳤다면, 드론 부대는 전략적·작전적 수준에서 과학기술의 발전 추세, 전쟁 양상 등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합참 관계자는 “드론 부대에 대한 작전 운영 개념, 지휘구조, 편성, 전력 등을 종합적으로 계획해 추진할 것”이라며 “드론 부대는 육군 지작사 차원을 넘어 모든 영역의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앞서 군당국은 지난 26일, 5대의 북한 무인기가 경기도 및 서울 상공을 남하해 침범했지만 이렇다 할 대응을 전혀 하지 못했다. 실제로 강화도 지역주민들은 북한 무인기를 육안으로 목격했으며 이에 따른 불안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튿날에도 인천시가 미상의 항적을 발견했다며 긴급 재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이틀째 북한 무인기 소동에 해당 지역 주민들은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이에 대해 당국은 북한 무인기 등의 비행체는 아닌 새떼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북한 무인기는 단순 정찰용의 글라이더 형태로, 최대시속이 120km에 달해 사실상 격추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직진 비행 외에는 회피 기동을 하지 못하는 특성상 예측 사격으로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28일, 배병덕 한국무인항공기술시험연구원(KAL)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미국에서는 속도가 빠른 레이싱 드론에 벽돌 등 무거운 물체를 장착해 물리적으로 비행체를 격추시키는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며 “현재 국내 드론 기술로는 북한 비행체를 요격하거나 추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5대의 북한 무인기 중에서 한 대는 남하하다가 북쪽으로 넘어갔다는 언론 보도를 접했는데 이는 단순한 형태의 비행체는 아닐 것”이라며 “비행 방향을 바꿨다는 것은 팩트로 북한군의 조정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는 ‘안티 드론’이라고 해서 재밍(GPS 전파방해) 기술로 무인기에 대항하는 수준인데 고도제한 및 사정거리가 크지 않아 사용이 제한돼있다”면서도 “북한 무인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앞서 군이 대응했던 것처럼 전투기나 헬기를 띄우는 게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현재 군에서 운용 중인 드론은 드론 축구, 드론 레이싱 수준인 것으로 안다”면서도 “KAL 수료생들 중에서도 드론병으로 입대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무래도 기밀이다 보니 관련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배 대표에 따르면 통상 드론은 프로펠러가 4개 이상 달린 멀티콥터 형태의 회전익 기체로 군에서 운용 중인 고정익 기체와는 차이가 있다. 이번에 남하한 무인기의 경우는 프로펠러가 달리지 않은 고정익 기체로 비행속도나 항속거리 등에서는 회전익 기체를 가볍게 능가한다.

반면, 회전익 기체는 비행 안정성 및 조종에 있어 유리하지만 운용 반경이 넓지 않은 데다 배터리 소모적인 면에서도 효율적이지 못하다.

지난 18일, 국방부는 유튜브 채널 ‘국방TV' 영상 콘텐츠를 통해 북한 무인기가 남하했을 경우 모두 격추 가능하다고 홍보했으나 현재 해당 콘텐츠는 ’비공개 상태‘로 시청이 불가하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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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