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란 특검 미확인 2차 계엄 시도 추적

늑장 해제 3시간 미스터리 지작사에 출동 강요했나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을 추가 기소했다.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비롯한 ‘북한 도발 행위’가 국지전 야기를 위한 빌드업이었다는 판단이다. 아직 풀리지 않은 의혹은 ‘2차 계엄’이다. 김 전 장관이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되자 투입되지 않은 지상작전사령부를 동원하려 했다는 의혹이 골자다.

“호필이가 김용현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일요시사>와 만난 한 예비역 장성의 말이다. 강호필 전 지상작전사령관이 지난해 초부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비상식적 압력·지시로 인해 고초를 겪었다는 말로 해석된다. 실제 강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시달릴 때마다 신원식 전 안보실장에게 자신의 어려움을 수차례 토로했다.

막가파식 개입

김 전 장관은 신 전 실장이 국방부 장관이던 지난해 7월 대통령 경호처장이었다. 고위 공무원이 군 인사에 개입하거나 현직 장군에게 연락해 정치적 중립성에 위반되는 발언이나 지시를 하면 안 된다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다.

강 전 사령관은 지작사령관이 되기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 신분이었다. 그럼에도 김 전 장관은 강 전 사령관에 “전광훈 목사 등 보수에서도 우리를 응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 내용은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이 김 전 장관을 일반이적 혐의로 추가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담았다.

같은 달 윤석열 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순방길에 미국 하와이에 들러 인도태평양사령부를 방문했고 하와이 호텔에서 “한동훈은 빨갱이”라고 비난하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주도하는 국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군이 참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김 전 장관과 강 전 사령관이 있었다.

강 전 사령관은 귀국해 신 전 실장에게 “대통령이 군을 정치에 끌어들이려 하고 김 처장이 동조를 강요하니 전역하겠다”고 보고했다.

한 예비역 장성은 <일요시사>에 “호필이가 ‘김용현 처장이 대통령을 말리지 않았다’며 크게 놀라 했다”고 전했다. 신 전 실장은 김 전 장관에게 “군 인사에 개입한다는 얘기도 모자라서 말도 안 되는 거에 따르라고 하냐. 대통령 보좌나 잘하라”고 비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실장의 꾸중을 들은 김 전 장관은 강 전 사령관에게 “왜 쓸데없는 얘기를 하고 돌아다니냐”며 “심기 경호 차원에서 그런 걸 왜 심각하게 생각하냐”고 했다.

군 출신 한 고위 관계자는 “여인형이 박모 전 정보사 여단장에 대해 비속어를 섞어가며 강 전 사령관에게 얘기했고 김용현이 강 전 사령관에게 ‘그런 애들이랑 어울려 다니지 말라’는 등 일종의 가스라이팅을 시도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의 기행은 3개월 후에도 이어졌다.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으로 부족했는지 합참 등에 북한 오물 풍선 원점 타격과 경고 사격을 여러 차례 강요했다.

미동원 지작사에 연락 김용현·노상원 생각
강호필, 신원식에 수차례 “김, 위험” 고충 토로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을 일반이적 혐의로 기소하면서 북한 오물 풍선 경고 사격과 원점 타격을 시도하려 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지난해 10월27일 김 전 장관은 강 전 사령관에게 “대통령과도 얘기했다. 오물 풍선 6000여개가 우리 지역에 떨어졌고, 심지어 폴란드 대통령 행사 현장에도 북한의 삐라가 살포됐다” “대통령도 선을 넘었다고 한다”며 경고 사격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 전 사령관이 우려를 나타내자 김 전 장관은 “야 인마, 너는 그렇게 겁이 많아”라고 비판했다.

김 전 장관은 오물 풍선 원점 타격에 반대하는 합참 쪽에 화를 내기도 했다. 김명수 전 합참의장과 이승오 전 합참 작전본부장은 지난해 11월22일 김 전 장관을 찾아 원점 타격에 반대 의사를 표했는데, 김 전 장관은 책상을 치며 김 전 의장에게 화를 냈다고 공소장에 기재됐다.

김 전 장관이 계속 원점 타격을 언급하자 김 전 의장과 이 전 본부장은 국방부와 합참, 합참의장, 국가안보실, 국회 사전 통보 등을 거쳐야만 원점 타격 실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시행 절차를 세분화한 보고서를 만들어 보고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김 전 장관의 행동이 “정전협정 위반은 물론 자위권 행사 요건에도 충족하지 않는다”며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협의 또한 거치지 않는 행위였다”고 판단했다.

강 전 사령관이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팀에 출석한 건 지난 9월15일이다. 지상작전사령부 관계자로는 처음이다. 당시 특검팀은 강 전 사령관에게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12·3 비상계엄일 전까지 어떤 얘길 나눴는지 ▲국방부 인사기획관리과에서 연락이 왔는지 ▲사전에 계엄을 알고 있었는지 ▲김 전 장관 및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는 어떤 관계였는지 등을 물었다.

강 전 사령관은 2013년~2015년 대통령 경호부대인 수도방위사령부 1경비단장을 지낼 당시 청와대를 경호하는 군사관리관이였던 노 전 사령관과 친분을 다졌다. 특히 이 둘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 사이에 20여차례 연락을 취했다.

강, 최소 6개월 전부터 계엄 플랜 사전 인지
복수의 예비역 장성들 “진짜 할 줄 모른 듯”

강 전 사령관은 지난 1월14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40분 (계엄사로부터) 출동 준비가 가능하냐는 문의가 있었으며, 계엄사의 한 중령으로부터 7군단에 문의가 왔고, 7군단이 지작사 참모장에게 전화했다. 구체적으로 2신속대응사단장이 7군단장에게 보고했고, 7군단장이 지작사 참모장에게, 참모장이 저에게 보고했는데 즉시 중지를 명령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강 전 사령관은 특검팀에 “영관급 장교들이 연락을 받았을지는 몰라도 내가 직접 연락받은 적은 없다. 국회에서 증언했던 것처럼 계엄이 선포될지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국회에서 “계엄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특검팀은 강 전 사령관에게 2차 계엄에 대해 캐묻기도 했는데 이는 당시 지작사가 언급됐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된 시간은 지난해 12월4일 오전 1시다. 윤 전 대통령은 3시간여 뒤인 오전 4시27분에야 공식 해제를 선포했다.

이 사이에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과 여러 차례 통화를 나눴다.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에게 “이제 뭘 더 어떻게 하겠냐… 최선을 다했으니 그걸로 됐다”고 하기 전 “지작사가 아직 남았다. 빨리 전화라도 해서 동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전 대통령도 결심실에서 김 전 장관과 박 전 계엄사령관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을 다 내보낸 뒤 김 전 장관에게 “국회에서 의결했어도 새벽에 비상계엄을 재선포하면 된다”고 했다. 김 전 장관에게 연락을 받은 노 전 사령관은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과 여 전 사령관을 통해 계엄사에 파견된 영관급 장교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살길 찾아야죠”

그러나 강 전 사령관이 출동을 막아서면서 김 전 장관의 계획은 좌초됐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마지막으로 강 전 사령관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통화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이후 김 전 장관에게 “살길 찾아야죠”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당시 사정에 밝은 한 군 고위 관계자는 “노상원이 강호필에게 전화를 걸었던 건 김용현을 너무 미워하지 말라거나 조만간 큰일을 치러야 하는데 부탁할 게 있다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강호필은 노상원과 김용현의 행태에 대해 신원식에게 ‘위험하다’고 여러 번 지적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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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