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내란 특수본’ 구성 뒷말

TF에 2차 특검 예정됐는데 굳이?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국방부가 ‘내란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할 방침이다. 특별검사팀이 마무리 짓지 못한 수사를 이어나가겠다는 것이다. 국방부 안팎에서는 뒷말이 상당하다. 그간 자체 조사와 TF를 구성해 12·3 내란에 간접적으로 가담했거나 방관한 이들을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란 특별검사팀(조은석 특별검사)이 수사를 마쳤다. 6개월간의 수사로 새로운 사실도 확인됐다. 핵심인 ‘노상원 수첩’은 아직 의혹 수준이다. 국방부는 특검이 파헤치지 못한 진실을 규명하겠다며 특별수사본부(특수본) 출범을 준비 중이다.

TF 불구
추가 투입

국방부는 지난 8일 “특검 수사가 종료됨에 따라 미처분된 사건 및 추가로 식별된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국방부 차원의 특별수사본부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며 “법과 규정에 입각해 엄정하게 수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 특수본은 국방부 검찰단 주도로 구성되고, 국방부 조사본부를 비롯해 각 군 군사경찰이 합류한다.

국방부 특수본이 출범하면 내란 특검에서 수사를 마치지 못한 내란 및 외환 혐의 관련 사건들을 넘겨받을 전망이다.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을 비롯해 군이 계엄 1년 전부터 북한에 대북전단을 살포했다는 의혹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국방부 감사관실을 중심으로 구성된 헌법존중 TF의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필요할 경우 특수본에서 수사를 맡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방부는 조만간 경찰 국가수사본부와의 논의를 거쳐 자체 특수본의 출범을 비롯해 구체적인 수사 범위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 군 관계자는 “현행법은 군의 내란·외환 혐의에 대한 수사권을 국군방첩사령부가 담당하는데 내부적으로 방첩사가 수사하는 게 맞냐는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부 감사관실만으로 내란죄라는 중대 범죄를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감안했다”며 “특수본의 조사를 바탕으로 ‘2차 특검’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방부는 헌법존중 태스크포스(TF)와 감사를 통해 이미 내란 방조·간접 가담자들을 솎아내고 있다. 실제 내란 당일 ‘계엄 버스’에 탑승했다는 이유로 지난달 28일 김상환 육군 법무실장에게 강등 처분을 내렸다. 사유는 법령 준수 의무 위반 및 성실 의무 위반 등이다.

비상계엄 선포 당시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출발했다가 돌아온 이른바 ‘계엄 버스’에 탔던 소장급 5명은 모두 중장급 진급에서 제외됐다. 준장급 9명을 비롯해 영관급 20명도 진급 대상에서 중징계 사유로 징계 의결이 요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12월4일 비상계엄 해제가 의결되고 새벽 3시쯤 계엄 버스는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출발했다가 30분 뒤에 복귀했다. 당시엔 육군본부 참모 34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들이 ‘2차 계엄을 모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조사본부에 감사관실 주도 헌법존중 TF까지
종합 특검법 발의 하세월…출범에만 수개월

헌법존중 TF는 이른바 계엄 버스 출발을 최종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고현석 전 육군참모차장(중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고 전 차장은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의 지시를 받고 계엄사령부에 파견할 계룡대 육군본부 부·실장들을 버스에 태워 서울로 이동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단행된 중장 인사에 따라 육군참모차장직을 내려놓고 현재 정책연구관직을 맡고 있다. 통상 중장급 인사는 차기 보직을 받지 못하고 3개월이 지나면 자동 전역해야 하기에 고 전 차장의 징계는 늦어도 내년 2월 전에는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김승완(준장)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의 임기가 이달 말로 다가옴에 따라 김 준장 등 다른 계엄 버스 탑승자들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이달 중 고 전 차장의 징계가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채 해병 순직 사건 관련 외압 혐의를 받는 국방부 검찰단장과 평양 무인기 투입 관련 수사를 받고 있는 드론작전사령관도 보직 해임 조치됐다.

국방부는 최근 보직해임심의위원회를 열어 순직해병특검 수사와 관련해 김동혁 전 국방부검찰단장(준장)을 보직 해임하고, 내란특검 수사와 관련해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소장)을 각각 보직 해임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7월 이들에 대해 직무정지를 조치한 바 있다. 김 전 단장은 지난 2023년 8월 경북경찰서로 이첩된 채 해병 순직 사건 초동 조사기록을 회수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사령관은 지난해 10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명분을 위해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을 지휘했을 당시 허위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다수의 영관급 장교들도 진급에 실패했다. 군 당국은 지난 1일 소령에서 중령, 중령에서 대령으로 진급해야 할 진급 예정자인 중령(진), 대령(진) 등 여러명을 진급시키지 않았다. 진급이 보류된 육군 법무실 소속 장교들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한 이명현 순직 해병 특검팀 수사와 관련됐다.

그럼에도
확고한 의지

진급 누락 근거는 군인사법 제31조(진급 발령 및 진급 예정자 명단에서의 삭제) 제2항이다. 제1항에 따라 공표된 사람일지라도 진급 발령 전에 진급시킬 수 없는 사유가 발생했을 때, 진급권자는 그 사람을 진급 예정자 명단에서 삭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다른 근거는 군인사법 시행령 제38조(발령의 보류 및 진급 예정자 명단 삭제 등) 제1항 제2호다. 중징계 사유로 징계 의결이 요구된 경우 진급 발령을 보류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내란 세력’ 청산 의지가 강력하다는 게 군 내부의 시각이다. 안 장관의 진급 심사 지침에 따라 각 군 참모총장을 심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엄중하게 처벌하고 있는 것이 근거다.

안 장관의 지시에 따라 국방부 조사본부도 ‘대북 전단 선제 살포’ 의혹이 제기된 국군심리전단 전·현직 단장과 전방 부대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국방부는 지난 5일 “안 장관의 긴급 지시에 따라 국방부 조사본부가 서해 도서 지역과 서부전선 최전방 지역의 심리전단 부대 2곳은 물론 전·현직 단장(대령)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 1일 안 장관 지시 직후 각 수사대에서 5명씩 차출해 20여명의 조사팀을 구성하고 해당 부대에 수사관을 급파했고, 이틀간 1차 조사를 마치고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단장을 역임한 A 대령과 그 후임자인 현직 단장 B 대령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한겨레>가 지난 1일 심리전단 출신 한 예비역 병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2023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 초까지 심리전단이 대북 전단을 살포함으로써 북한의 공격을 유도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작전 보고 여부와 전단 살포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보인다.

2차 특검
변수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채 상병·김건희·내란 특검이 밝혀내지 못한 의혹을 한번에 해결하는 2차 종합 특검 구성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10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직도 지속되고 있고, 아직도 준동하고 있는 내란 세력에 대한 완전한 척결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더욱 단호한 자세로 내란 범죄를 발본색원하고, 다시는 이 땅에 친위 쿠데타와 비상계엄 내란 같은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고 꿈도 못 꾸게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까지의 특검 수사만으로는 12·3 계엄과 윤석열·김건희씨 관련 의혹 전체를 충분히 규명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민주당은 2차 종합 특검에 대한 입장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수사 대상과 수사 범위, 수사 기간 등은 정리하지 못했다.

2차 종합 특검은 국회에서 별도의 특검법 개정안을 새로 발의해야 하고, 해당 법안이 상임위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 통과돼야만 정식으로 출범이 가능하다.

현재까지 국회에는 2차 종합 특검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특검법 개정안이 발의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2차 종합 특검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 3특검이 모두 종료되는 오는 28일을 기점으로 즉시 2차 종합 특검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의지와는 별개로 법안 발의 주체나 처리 일정, 적용 대상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전무한 상황으로 파악됐다.

3특검이 설립되는 데까지 수개월이 걸린 만큼 종합 특검의 경우 국회 통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도, 곧바로 수사를 개시하기는 쉽지 않다. 특검을 지휘할 특별검사 추천과 대통령 임명, 특검보 임명, 검사·수사관 파견, 사무실 구성 등 일련의 준비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

3특검도 지난 6월 특검법이 제정됐지만, 실제 수사 개시까지 한 달여의 시간을 소요했다.

국수본, 3대 특검이 못다 한 수사 인계받아
“넘어간 자료 받았다 특검 출범 시 도돌이표”

우선 3특검 모두 해소하지 못한 의혹을 국수본으로 이첩한다. 이첩 기간은 오는 17일까지 진행된다. 내란 특검법에 따르면 특별검사는 수사 기간 이내에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공소 제기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경우, 수사 기간 만료일부터 3일 이내에 국수본에 인계해야 한다.

내란 특검팀 박지영 특별검사보는 지난 9일 브리핑에서 “법률상 모든 (잔여) 사건은 국수본으로 이첩될 것”이라며 “국수본에서 사안에 따라서 국방부 혹은 김건희 특검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수본은 3특검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한 사건을 맡을 3대 특검 특수본을 꾸린 상태다. 현재 경찰청 안보수사심의관인 김보준 경무관이 특별수사본부장을 맡고 있다. 특수본부장은 직무에 관해 독립적으로 수사해 수사 결과만 박성주 국수본부장에게 보고할 예정이라고 경찰청은 설명했다.

우선 경찰은 지난달 28일 수사를 끝낸 채 상병 특검으로부터 사건을 인계받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 핵심 피의자 13명을 기소한 채 상병 특검팀은 경북경찰청 관계자들의 직무 유기·수사 정보 누설 의혹 등 잔여 사건을 경찰에 이첩했다.

경북청이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과정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메시지 삭제 사실을 확인했는데도 강제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는 게 주된 의혹이다. 관련 수사 정보를 임 전 사단장을 비롯한 해병대 관계자들에게 누설한 정황이 확인된 만큼 국수본이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에 대해서는 직무유기, 직권남용 등 혐의도 새롭게 인지해 국수본에 이첩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상임위를 퇴장하거나 출석하지 않은 혐의, 직원에게 부당한 각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한 혐의 등이 수사 대상이다.

김씨의 측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변호사법 위반, 사기, 특수공갈 혐의 등도 이첩 대상에 포함됐다.

자료는
왔다 갔다

결과적으로 국방부 특수본이 꾸려지면 경찰에 넘어간 자료를 종합 특검이 구성되기 전 넘겨받은 후 수사하지만 종합 특검이 출범하면 다시 자료를 넘겨야 한다.

한 군 관계자는 “내란 특검에서 해소하지 못한 의혹을 아예 국수본을 믿고 기다리다가 종합 특검이 구성되면 수사하는 게 타당하다”며 “헌법존중 TF에서 문제점을 포착하면 국수본에 수사 의뢰를 해도 되는데 국방부 차원에서 특수본을 만드는 건 인력·예산 낭비라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hounder@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24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