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북풍 공작’ 국방정보본부 방관 내막

무인기 정보사 개입
원천희 알았나 몰랐나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드론사는 합참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어떤 훈련이나 작전을 진행할 때는 김명수 합참의장이 허가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에서 김 의장은 배제됐다. 군 지휘 체계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드론사의 평양 무인기 작전은 사실상 대북 작전이다. 사전에 공작 플랜을 짜야 한다. 군 정보본부가 알면서도 묵인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팀은 드론작전사령부(이하 드론사)의 북한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에 국군정보사령부(이하 정보사)가 가담한 정황을 확인했다. 사실상 ‘북풍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사가 알았다면 상급 기관인 국방정보본부가 알았어야 한다. 다만 특검팀은 내란 비선으로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이 계획을 주도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초
계획·실행

특검팀은 최근 국방과학연구소(이하 국과연) 관계자로부터 “지난해 여름 정보사에서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는지 문의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드론사에서도 비슷한 문의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국과연 관계자는 “정보사에서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는지 문의를 해와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대답한 적이 있다”며 “드론사에도 같은 취지로 답변했다”고 진술했다.

정보사와 드론사가 국과연에 문의한 시기는 드론사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과 관련해 대통령실 보고용 ‘V(대통령) 보고서’를 기획 단계부터 작성하던 시기와 겹친다.

특검팀은 드론사가 지난해 6월 드론을 북한으로 날리기 위한 기획팀을 만들고, 7월에는 V 보고서를 작성한 후 8월 이후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를 했다고 판단한다. 국과연은 해당 드론 제작에 관여하지 않았고, 드론사가 내부에 무인기를 개발하는 별도의 부서가 있어 자체적으로 전단통을 부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드론 등 무인기에 대해 정보사가 전단통 부착을 문의한 게 이례적이라고 보고 ‘북풍 유도’를 목적으로 드론을 날리기 위해 드론사와 정보사가 정보를 교환하는 등 소통한 게 아닌지 수사 중이다. 국과연은 국방·안보에 사용되는 드론 개발 등을 담당한다. 무인기에 전단통을 부착한 후 일명 ‘대북 삐라’를 넣으면 북한을 자극해 공격을 유도할 수 있다.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이뤄진 지난해 10월은 남북 긴장 국면이 극단으로 치달았을 때다. 북한은 2022년 12월 무인기 5대를 수도권 일대 영공에 침투시켰다. 그중 1대는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구 일대 비행금지구역 안에 진입했다. 2024년 5월부터 11월에는 북한이 오물 풍선 여러 개를 남한에 살포하기도 했다.

드론·정보사, 국과연에 무인기 전단통 수차례 문의
안보실 지시로 비밀리 기획 ‘김용현 라인’만 참여

윤 전 대통령은 같은 해 6월 현충일 기념사에서 오물 풍선 도발을 겨냥해 “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합참 지휘부는 대응 작전과 관련해 신중한 기조를 유지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에서도 오물 풍선의 자유 낙하를 기다리는 군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며 휴전선 상공에서 풍선을 격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당시 “북한이 한계선을 넘어가고 있다. 다양한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기조에 따라 드론사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진행됐다고 보고 있다.

우선 특검팀은 드론사에 무인기 침투 작전을 지시한 최종 결정권자가 누구인지 수사 중이다. 군 안팎에선 ‘김 전 장관→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을 거쳐 드론사에 지시가 내려갔을 가능성과, 김 전 장관이 김 의장이나 이 본부장을 건너뛰고 드론사에 직접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으로 나눠 수사하고 있다.

합참과 방첩사령부도 이 사건에서 자유롭지 않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용대 전 드론사령관은 무인기 북파 시점을 전후해 이 본부장과 김 의장을 잇달아 면담했다.

특검팀은 “2024년 6월 드론사 방첩대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알고 있어서 놀랐다”는 군 현역 장교의 증언도 확보했다. 당시 드론사 방첩대 지휘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맡았다.

드론사는 적 무인기 등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에 출범한 육·해·공군 및 해병대 합동 전투부대로, 국군조직법에 따라 합참의장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은밀하게
치밀한 준비

그러나 특검팀에 출석한 군 관계자는 “모든 군 작전은 상급 기관인 합동참모본부의 지시를 받는데 무인기 침투 작전은 대통령실 안보실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았다”며 “북한이 무인기 추락 사실을 공개한 날 작전을 수행한 드론사령부에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격려금을 보냈다”고 증언했다.

민주당 부승찬 의원도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V(대통령)의 지시라며 국가안보실 직통으로 무인기 침투 작전을 하달했다”는 내부 증언을 공개하기도 했다.

민주당 외환유치진상조사단은 올해 초부터 드론사가(歌) ▲무인기 기종 재고 현황 ▲평양에 드론이 침투한 지난해 10월 드론사 상황 일지 ▲삐라통을 제작할 수 있는 3D 프린터 보유 여부 등의 자료 제출에 성실히 응하고, 수사기관이 김 사령관과 핵심 참모들에 대한 수사에 즉각 착수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특검팀은 외환 의혹과 관련해서는 윤 전 대통령의 ‘지시 연결고리’를 수사할 방침이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방부 장관, 군부대까지 이어지는 지휘 체계 전체가 조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특검팀이 김 전 장관을 추가 구속하고, 군검찰과 협조해 여 전 사령관·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추가 구속한 것도 외환 수사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노 전 사령관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노상원 수첩’의 경우 ‘NLL(북방한계선)에서 북한 공격 유도’ 등 이른바 ‘북풍’ 준비 정황이 담겨있어 실체 규명이 필요하다. 노 전 사령관이 정보사 비선 조직을 활용해 북한을 자극해 대남 도발을 유도했다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는 게 정보기관 간부들의 설명이다.

김봉규 정보사 대령의 “(노씨가) 북한 오물 풍선 얘기를 시작했다. 언론에 특별 보도가 날 거라고 했다”는 경찰 진술 등도 특검으로 송부됐다.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에 정보사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원천희 국방정보본부장에 대한 특검팀의 수사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7일 합동참모본부 정보본부를 압수수색했다.

원천희는
침묵 중

특검팀은 이날 합참 정보본부를 압수수색하면서, 무인기 관련 기록을 임의 제출 형식으로 제공받았다. 특검팀은 군검찰로부터 원 본부장의 또 다른 합참 정보본부장(중장) 사건도 이첩받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 본부장은 지난해 12월2일 당시 김 전 장관, 문 전 사령관과 만나 계엄을 사전 모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날 원 본부장은 윤 전 대통령의 충암고 후배이자 다른 정보기관 수장인 박종선 777사령관과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특검팀은 지난달 25일 정보사도 방문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정보사 장교들의 주몽골북한대사관 접촉 시도와 문 전 사령관의 대만 출장 등이 계엄 명분을 쌓기 위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는 목적이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계엄 선포에 대한 지지 선언을 부탁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외환죄의 구성 요건인 ‘외국과의 통모’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이 무인기에 직접 개입한 정황도 확인된다.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한 육군본부 관계 A씨는 노 전 사령관에게 12·3 내란 사태 전날인 지난해 12월2일 오후 5시10분께 “XXX에서 하는 것은 전자전 무인기가 아닙니다. 최근 떨어진 헤론 2대를 도입하는 것으로 (20)26년, 27년도에 들어옵니다”라며 “정작부(정보작전참모부)에서 하는 전자전 무인기는 국정원에서 내년도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 정보위에서 강력하게 밀어붙였는데 국정원에서 반영을 안 하고 내년 초에 갈 건지 말 건지 국정원에서 결정한다고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육군이 도입한 이스라엘제 헤론 정찰기는 총 3대다. 한 대는 지난해 11월 북한의 위치정보시스템(GPS) 전파 교란으로 추락했고 다른 한 대는 카메라 고장으로 국외에서 정비 중이었다.

특검 수사 대상 원, 내란 하루 전 김에 직보 의혹
군 안팎서 “사실상 내란 부역·방관” 비판 쇄도

노 전 사령관은 이 직후 누군가와 통화하며 “아우야, 그러면 전자전 무인기가 27년에 2대가 들어온다는 거야? 27년에 1대, 28년이나 29년에 1대, 이 얘기야?”라고 물었다.

A씨는 “27년에 1대입니다. 그다음에 이제 2년 후에 또 1대가 (들어온다)”라고 답했다. 노 전 사령관이 “예산 반영을 왜 하나도 안 했지? 그걸 모르겠네. 국정원에서 안 했다는 거잖아”라고 묻자 A씨는 “거기 정보처장 얘기로는 뭐 특활비 이런 것까지 (삭감됐다)”라고 했다.

이후 노 전 사령관은 “국정원에서 예산을 반영하지 않은 이유는 추정컨대 특활비 같은 것이 국회에서 모두 잘리고 국정원 예산이 대폭 삭감이 되다 보니 국정원 내부에서도 예산 문제로 편성을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라며 음성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군수업체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노 전 사령관에게 전화를 건다. B씨는 “(무인기 예산이) 반영이 안 됐다는 거는 지금 확정이 안 됐다는 이야긴가요, 아니면 안 하기로 했다는 건지 모르겠네요”라고 물었다.

노 전 사령관은 “반영이 안 됐답니다. 내년도 예산에”라며 “정작부에서 추정하는 것은 특활비나 뭐 이런 거를 깎아내니까 국회에서. 예산이 지들이 (국정)원에서 부족하니까 그거를 결정을 못하고 만약에 내년 초에 이거를 할지 안 할지 다시 판단해서 한다면 27년에 들어오고 또 하나는 29년에 들어오고 이런 식이에요”라고 했다.

B씨는 “내년도 예산은 일단 배정은 되어있단 말이에요, 110억이. 그거면 계약은 할 수 있는 거 같은데 예산을 배정 안 해버리면 (어렵겠다)”이라고 답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 국회 내란진상조사단 회의에서 “2022년 말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됐다”고 밝힌 바 있다.

노상원
주도?

당시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 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며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어 “보통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에서 무기 체계 등 전력사업을 총괄 운영하는데, 이번 사업은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에서 맡는다”며 “(2022년)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 내란으로 기소된 여인형”이라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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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