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란 특검팀, 오영대·강호필 소환조사, 왜?

드론사령관 교체···2차 계엄 의혹 캤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최근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과 강호필 전 지상작전사령관을 소환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 모두 참고인 신분이다. 특검팀은 이들에게 드론사령관이 교체된 배경과 2차 계엄 의혹에 대해 캐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과 강호필 전 지상작전사령관이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의 조사를 받았다. <일요시사> 단독 보도 후 처음이다. 이들 모두 2차 계엄 연루 의혹을 받지만 처한 상황은 다르다. 오 전 기획관과는 반대로 강 전 사령관은 사실상 계엄에 반대해 왔다.

내란
반대

특검팀은 지난 15일 강 전 사령관을 불러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조사를 진행했다. 참고인 신분이었지만 강도 높은 조사로 볼 수 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팀이 강 전 사령관에게 한 질문은 주로 2차 계엄 의혹과 관련된 것이었다.

내란 사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 1시경 국회에서 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됐음에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연락을 받은 오 전 기획관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모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검팀은 강 전 사령관에게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12·3일 전까지 어떤 얘길 나눴는지 ▲국방부 인사기획관리과에서 연락이 왔는지 ▲사전에 계엄을 알고 있었는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및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의 관계 등을 물었다.

특검팀이 강 전 사령관을 부른 배경에는 최근 여 전 사령관의 진술이 컸다고 한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9일 여 전 사령관을 불러 조사하면서 형 감면 등을 내걸고 수사에 협조해달라고 제안했다. 특검은 여 전 사령관이 계엄 모의 과정에서 계엄에 반대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관련자 진술 등을 제시하며 “계엄에 반대했으니 불법 계엄 관련 사건의 진상을 밝힐 수 있는 사실을 진술해 달라”고 제안했다.

여 전 사령관은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강 전 사령관이 계엄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는 게 맞다”면서도 “동참하지 않을 인물로 분류된 사람이고 확실하게 반대했다”고 했다.

특검팀의 제안은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특검법 개정안을 염두에 둔 것이다. 개정 특검법안은 내란 특검이 수사하는 사건과 관련해 수사 대상이 자신의 죄를 자수하거나 다른 사람의 범죄를 규명하는 주요 진술·증언 등을 할 경우 관련 범죄로 그가 받는 형을 감경·면제해야 한다고 규정돼있다.

2차 계엄 수사 답보 상태서 ‘여인형 진술’이 트리거
강호필·노상원 지난해 9~12월 수십 차례 집중 통화

‘플리바게닝’은 자기 죄를 인정하거나 다른 사람의 죄를 증언하는 범죄자의 형량을 감면해 주는 제도다. 주로 미국 등 영미 법계에서 재판 부담을 줄이고 수사 효율을 높이기 위해 쓰인다. 국내에서는 허위 자백 등 실체적 진실에 벗어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로 제한적으로 적용됐다.

여 전 사령관은 평양 무인기 작전, 해양경찰청의 내란 가담 의혹,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처음 언급한 시점 중 하나로 지목된 지난해 3월 삼청동 안가 회동 등 여러 사건에 연루됐다.

특검팀은 지난 14일 노 전 사령관에게도 적극적인 진술을 권유했다. 특검팀은 노 전 사령관이 수첩 내용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상황에서 플리바게닝을 통해 의미 있는 진술을 얻어낼 수 있다고 판단한다.

강 전 사령관은 지난 1월14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40분 (계엄사로부터) 출동 준비가 가능하냐는 문의가 있었으며, 계엄사의 한 중령으로부터 7군단에 문의가 왔고, 7군단이 지작사 참모장에게 전화했다. 참모장이 나한테 보고했는데 즉시 중지를 명령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강 전 사령관은 특검팀에 “영관급 장교들이 연락을 받았을지는 몰라도 내가 직접 연락받은 적은 없다. 국회에서 증언했던 것처럼 계엄이 선포될지 알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서 “계엄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여 전 사령관이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이하 특수본) 조사서 “강호필 전 사령관이 지난해 여름 계엄 얘기에 깜짝 놀라서 ‘반대한다’며 전역 지원서까지 들고 왔다”며 “핸드폰 메모에 적힌 ‘고통스러운 과정’이라는 문구는 강 전 사령관이 계엄에 반대했으니 다른 사람들을 더 끌어들이지 말라는 의미”라고 진술했던 걸 보면, 강 전 사령관이 계엄을 사전에 모의하진 않았더라도 인지하고 있었던 건 사실이라는 데에 무게가 실린다.

알고만
있었나

다만 이와 관련해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측은 “여 전 사령관이 (검찰에서) 메모 해석을 반대로 한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강 전 사령관은 지난해 초부터 김 전 장관이 부정선거와 관련된 극우 유튜브 링크를 보내면서 “시간이 될 때마다 챙겨서 봐라”고 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에게 “김 전 장관이 자꾸 이상한 유튜브 링크를 보낸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는 ‘4월 인사부터 선수 선발 P1, S, 수방→여단만’ ‘안 되면 강호필이를 총장시킨다 one point’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특히 강 전 사령관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 말까지 노 전 사령관과 수십 차례 연락을 주고받았다. 통화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이뤄졌고 대부분 노 전 사령관이 먼저 연락을 취했다.

그는 2013년~2015년 대통령 경호부대인 수도방위사령부 1경비단장을 지낼 당시 청와대를 경호하는 군사관리관이던 노 전 사령관과 친분이 깊었다. 특검팀은 이들이 사전에 계엄을 논의하기 위해 연락한 게 아니냐고 의심 중이다. 강 전 사령관은 계엄과 관련해 오간 얘기는 없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2차 계엄이 선포됐다면 김 전 장관이 노 전 사령관과 논의 후 지작사를 동원하려 했다고 판단한다. 강 전 사령관은 “비상식·불법적 계엄에 지금도 여전히 동의하지 않는다”며 “계엄사에서 연락이 와 ‘출동이 가능하냐’는 연락이 다시 와도 같은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법조계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먼저 강 전 사령관에게 수십 차례 연락한 점과 여 전 사령관의 진술을 종합했을 때 강 전 사령관의 진술이 허위라기 보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오, 피의자
전환되나

군 법무관 출신 한 변호사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적이 없다. 강호필 전 사령관이 아닌 예하부대 지휘관 개개인이 가담한 것까지 사령관은 알지 못하고 알 수도 없다. 특검 수사 과정에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내용이 상당해 장담할 순 없지만 강 전 사령관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며 “국회에서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발언은 위증으로 볼 수도 있으나 특검이 걸고 넘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특검팀은 최근 사실상 김 전 장관의 의중대로 군 인사를 반영한 오 전 기획관도 소환 조사했다. 김 전 장관은 대통령 경호처장일 때부터 노 전 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 전 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 때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으로 발탁됐다.

“알지 못했다” 국회 증언과는 사뭇 달라···계엄 인지 정황
오영대, 드론사령관 교체 미리 알았다? 추가 소환 가능성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 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준장·현 제2군단 부군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신 전 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한 군 관계자는 특수본에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했던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 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 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말했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더 부른다

특검팀은 오 전 기획관이 지난해 이보형 전 드론작전사령관이 교체될 줄 알고 있었고 계엄이 선포될 줄 사전에 인지했다고 보고 있다. 오 전 기획관은 ‘전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특검팀은 그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는 분위기다. 오 전 기획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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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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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