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검’ 윤석열부터 노린 이유

기선 제압부터 ‘우두머리 몰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내란 특검팀이 피의자들의 신병 확보를 위해 두문분출하고 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추가 기소에 이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를 시도했다. 당초 구속 만료를 앞둔 내란 핵심 피의자들의 신병을 우선적으로 확보할 것이라는 예상과 다른 행보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두고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기선 제압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등을 수사하는 내란 특검이 경찰에서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사건을 넘겨받은 즉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윤 전 대통령이 소환 출석 의지를 보이며 체포는 무산됐지만 내란 특검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행보였다.

예상과 다른
파격적 행보

지난 24일 특검팀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으로부터 사건을 인계받은 지 하루 만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경찰의 3번째 소환 요구에도 불응하면서 출석 의사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오후 6시 20분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석열 전 대통령은 여러 피의자 중 한 명에 불과하다”며 “특검은 수사 기간에 제한이 있고 여러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도 “끌려다니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조사에 응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라며 “형사소송법에 따라 엄정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법불아귀(법은 신분이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는다)’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했다. ‘법불아귀’는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내용으로, 지난해 7월20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김건희 여사를 출장 조사한 뒤 이 총장이 국민에게 ‘대리 사과’하면서 다시 한번 인용한 바 있다.

박 특검보는 ‘체포영장 청구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 이례적이지 않느냐’는 기자 질문엔 “조사를 위한 청구이기 때문에 말씀드린 것”이라고 답변했다. 추가 영장 청구 등에 대해선 “별도로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체포영장이 집행될 경우 조사할 시설이 마련됐느냐는 질문에 박 특검보는 “특별하게 조사실이 마련돼야 하느냐”며 “조사실 같은 경우는 다 마련돼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특별한 배려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자신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라고 지시한 혐의 및 12·3 비상계엄 직후 관련자들의 비화폰 관련 정보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이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하 특수단)이 수사해오던 혐의다.

특수단은 이에 대한 조사를 위해 세 차례에 걸쳐 소환 조사를 통보했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 자체가 불법이라는 이유를 들며 조사에 불응했다. 이 과정 중에 특검이 출범했고 경찰에게 사건을 넘겨받은 지 하루 만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체포영장 청구가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위법행위”라며 방어권 침해라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지난 25일 입장문을 내고 이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면서 “사안의 중대성과 절차적 위법성을 충분히 소명했다”고 밝혔다.

체포 저지·비화폰 정보 삭제 지시 혐의
체포 영장 기각되자 곧바로 출석 요구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은 현재까지 특검으로부터 단 한 차례의 소환 통보도 받은 적이 없다. 특검 사무실의 위치는 물론 조사받을 검사실이나 담당 검사에 대한 정보조차 전혀 전달받지 못했다”면서 “기본적인 절차를 모두 생략한 채 특검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조치며, 피의자의 방어권과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검과 경찰은 명백히 별개의 수사기관으로 경찰 단계의 출석 요구를 원용해 특검이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타당하지 않으며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위법행위”라면서 “법원이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는 무산됐다. 법원이 윤 전 대통령의 출석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지난 25일 저녁 “법원은 어제(24일) 청구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피의자가 특검의 출석요구가 있을 경우 이에 응할 것을 밝히고 있다는 이유로 기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 및 변호인에게 6월28일 오전 9시에 출석을 요구하는 통지했다. 출석 요구에 불응 시 체포영장 청구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의 소환 통보를 받은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비공개 출석을 요청하며 특검이 요구한 시간보다 한 시간 늦게 조사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지난 26일 입장을 내고 “윤 전 대통령은 추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도 “변호인단이 절차상 문제에 대해 추가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우선 변호인단은 “특검은 검찰사건 사무 규칙에 따라 피의자와 조사의 일시·장소에 관해 협의해야 하고, 변호인이 있는 경우에는 변호인과도 협의해야 한다”며 “특검은 이를 전혀 지키지 않고 일방적으로 언론을 통해 조사 일정을 고지했다”고 지적했다.

또 “출석 시간만 오전 10시로 조정해줄 것을 요청드렸으나 특검은 이를 단호히 거부하고 단 1시간의 시간 조정조차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일방적인 명령과 경직된 태도는 위 사무 규칙에 정면으로 반하고 임의 수사의 본질을 부정하는 것이어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특검의 소환 요구에 대해 “‘망신주기 수사’이자 ‘체포 목적으로 출석 자체를 어렵게 만들 의도’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이번 소환 요구는 정식 통지서가 발송돼야 하는 데도 불구하고, 특검은 신속한 절차를 밟기는커녕, 선제적으로 언론에만 소환 여부를 알렸다”며 “적법 절차의 기본을 망각했다”고 지적했다.

변호인단과
힘겨루기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은 28일 오전 10시쯤 특검에 출석해 조사에 응할 것”이라면서, “비공개 출석을 기본으로 요청한다. 검찰의 인권보호 수사 규칙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변호인단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례를 들며 “검찰은 비공개 출석을 허용한 바 있다. 대한민국 국민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할 인권보호의 기본 원칙”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경찰 수사 단계에서 윤 전 대통령은 단 한 번도 출석을 거부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경찰 소환 통지는 기한이 지난 후 송달됐고, 두 번째 요청에 대해 서면조사 또는 대면조사를 제안했으나 일방적으로 묵살됐다는 것이다.

지난 19일 3차 소환 통보에 불응한 것에 대해선 “사건이 특검에 이첩될 상황이어서 윤 전 대통령은 특검과 출석일정을 조율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은 앞으로 ‘적법한 절차’에 따른 수사에는 성실히 임할 것”이라며 “수사기관 역시 법이 정한 절차와 피의자의 권리를 존중하며 수사에 임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26일, 윤 전 대통령 측의 비공개 출석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출석 장소나 시간이 다 공개된 이상 비공개 소환 요청이 뭘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이) 저희에게 요구한 건 지하주차장으로 출입하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노무현 전 대통령 어느 누구도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온 적이 없다”며 “출입 방식 변경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대리인단에) 말했다”고 전했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 측에서 지하주차장 출입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특검의 출석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면서 “출석 조사를 사실상 거부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이런 경우라면 누구라도 형사소송법 절차를 검토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이는 앞서 경찰에 이어 특검 수사에도 제대로 응하지 않는 출석 거부로 보고 체포영장 재청구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박 특검보는 오는 28일 조사가 예정대로 이뤄질 지에 대해서는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는 윤 전 대통령 측 결정”이라며 “조사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러 차례
불러 조사

한편, 특검은 조사 시각을 28일 오전 9시가 아닌 오전 10시로 1시간 미뤄 달라는 윤 전 대통령 측 요구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특검팀 일부는 윤 전 대통령에 출석을 요청한 25일 오후 11시를 훌쩍 넘겨 퇴근하는 등 대면 조사를 위한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조사실에 투입될 담당 검사를 이미 확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사엔 일부 특검보가 합류하게 될 전망이다.

계엄 선포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을 정리한 질문지도 정리 중이다. 특검 관계자는 “(조사 전까지) 질문지가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며 “일반 조사이기 때문에 범위가 광범위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체포영장 청구 당시 적용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와 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교사 혐의 외에도 내란·외환 혐의 등을 이번 조사 과정에서 다룰지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을 여러 차례 불러 조사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당초 특검 출범 당시만 하더라도 김용현 전 장관 등 구속 만료를 앞둔 내란 핵심 피의자들에 대한 신병 확보가 우선순위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특검팀은 김 전 장관에 대한 추가 기소 이후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 전 대통령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법조계에서는 이에 대해 윤 전 대통령과 신경전을 하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은 재판 도중 특검의 정당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을 한 바 있다”며 “이에 특검으로서는 피의자가 공개적으로 비판하니 강하게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견고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8차 공판에 출석해 내란 특검이 재판을 넘겨받아 공소 유지하는 것에 이의제기를 했다.

변호인은 “특정 정치세력이 주도해 특검을 주도하고 같은 당에 소속된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고 수사권을 재차 행사하게 하는 건 전례가 없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시간·비공개 여부 두고 신경전
“다 계획에 있던 일이라 덤덤해”

한 특검 출신 변호사는 “특검이 갖고 있는 수가 더 많은데, 경찰로부터 사건 기록을 넘겨받자 바로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이 그 반증”이라며 “체포는 단 48시간밖에 못하는데 이어질 구속영장까지 갈 증거가 없다면 특검이 굳이 위험 부담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특검은 법원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기각될 당시에도 침착했다고 한다.

또 다른 특검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이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할 때부터 특검팀은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소환에 응할 의지가 있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만큼 기각되면 바로 날짜를 정해 출석 요구를 준비 중이었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법원에서 출석 의지가 있다고 판단하며 기각한 것도 계획 중 일부”라며 “적용된 혐의에 대한 기각이 나오지 않아 소환 조사 이후 바로 신병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은 이번 조사에서도 입을 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그는 지난 1월15일, 공수처 조사에서 10시간 넘게 묵비권을 행사했다. 조사 시작과 함께 이름과 주소를 묻는 인정 신문에서도 대답하지 않았고, 녹화마저도 거부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특검 조사에 대해선 “응하지 않을 이유도 없고 우리도 변소할 것을 변소해야 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재판에서 ‘경고성 계엄’ 등을 주장하는 만큼 협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8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 출석해 오전 10시14분부터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점심 식사 뒤인 오후 1시30분 조사를 재개하려 하자 윤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지 않겠다며 버티기 시작했다고 한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에서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특수공무집행방해 및 직권남용)와 비화폰 정보 삭제 지시 혐의(대통령경호법의 직권남용 교사)를 수사했던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이 오전에 피의자 신문을 시작했는데, 오후 들어 그의 자격을 문제 삼기 시작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지난 1월 경찰의 ‘불법적인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현장에 박 총경이 있었고, 현장의 경찰관들을 자신들이 고발했으므로 피고발인인 박 총경이 윤 전 대통령을 조사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 집행을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저지한 건 범죄가 아니라는 그간의 궤변과 비슷한 논리였다.

이번도
묵비권

특검팀은 박 총경이 1차 체포영장 집행 현장에 없었고 2차 집행 때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 체포를 위해 현장에 있었을 뿐이라고 반박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3시간 동안 대기실에서 머무르며 조사를 거부했다. 결국 특검팀은 체포영장 집행 저지 혐의 조사를 중단하고, 검사들을 투입해 국무회의 의결과 외환죄 관련 조사로 넘어가야 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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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