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이재명-민주당 투트랙 전략

거침없이 달리는 쌍두마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주권정부가 순항하고 있다. ‘친명 일색’ 꼬리표를 단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이 합심해 한 몸으로 움직일 것이란 우려와 달리 당은 당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움직인다. 민생회복을 앞세운 이 대통령의 앞은 적군 투성이지만 민주당이 비판의 화살을 온몸으로 막아내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들었다.

6·10 대선이 끝난 뒤 어수선한 시기를 지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재정비를 마쳤다.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한 데 이어 당 대표를 뽑기 위한 8월 전당대회 준비까지 속전속결로 진행했다.

전투력
최대치

지난 13일 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제22대 국회 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김 의원은 26년간 국가정보원에 근무한 정보통으로 서울 동작구에서 3선을 지낸 인물이다. 선거를 앞두고 아들 국정원 청탁 의혹 등의 논란이 불거졌지만 ‘이재명의 최종병기’를 내세워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정견발표에서 “아름다운 경쟁을 함께해주신 서영교 후보님께 수고하셨다는 말씀드린다”며 함께 겨뤘던 서 의원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어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개혁 동력이 가장 강한 1년 안에 내란 세력을 척결하고 검찰, 사법, 언론 등 산적한 개혁 과제를 신속하고 단호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당선 즉시 반헌법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실의 마지막 조각까지 찾아내겠다. 내란에 책임이 있는 자들은 두 번 다시 사회에 복귀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권 극 초기지만 여야는 벌써 각종 안건을 두고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민생과 경제회복에 집중한 반면 민주당은 내란 종식과 더불어 그동안 산적한 과제를 막힘 없이 수행하며 손발을 맞춰가고 있다.

우선 민주당은 전 정부를 겨냥한 특검을 벼르고 있다. 내란 특검·김건희 특검·채상병 특검 등 3대 특검을 앞세워 윤석열 부부와 국민의힘까지 압박하고 있다. 최근 김건희씨가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한 것을 두고는 “특검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각 특검 사무실과 특검보가 속속들이 정해지면서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검보들은 외부 압력에 흔들림 없이 객관적 사실과 법리에 근거해 수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사법부를 향해서도 날을 겨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용 전 부원장이 대장동 사건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자 “검찰의 조작 수사”라며 대법원을 향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지난 18일 민주당 의원과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2022년 10월13일 자 김 전 부원장에 대한 압수수색 조서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피의자로 표기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제거하려는 의도적 공작을 벌여왔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영학의 진술이 검찰의 압박과 회유 등에 의한 것이었음이 확인됐고 김만배와 최윤길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돼 ‘대장동 프레임’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재명 대통령을 잡기 위해 허위와 왜곡에 기반했다는 내용이 법원 판결로 입증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아직도 제자리인 야, 치고 나가는 여
손발 착착, 이유 있던 ‘친명’ 공천?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오던 검찰개혁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민주당은 검찰청을 폐지한 뒤 법무부 산하에 공소청, 행정안전부 산하에 중수청을 신설하고 국가수사위원회를 국무총리 직속으로 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검찰개혁 4법을 앞세워 “검찰개혁이 아니라 해체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을 흔들고 권력을 위한 맞춤형 사법 구조를 짜겠다는, 입법이라는 옷을 입은 사법 쿠데타”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거대 여당인 민주당을 향해 ‘의회 독재’라고 비판하며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맡은 법사위원장 자리를 넘길 것을 요구하며 “민주당이 주요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것은 지속적인 의회 독재”라고 비판했다.

과반이 넘는 의석에 법사위원장 자리 까지 민주당의 몫인 만큼 입법 브레이크가 없다는 점을 들어 국민의힘에 이를 넘기라는 요구다.

국민의힘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상호 견제를 위해 법사위만은 야당인 국민의힘이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하며 만일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넘긴다면 국민의힘이 맡은 ▲외교통일위 ▲국방위 ▲정보위 등 3개 위원장 자리를 넘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상임위는 2년 단위 협상이기 때문에 1년 지난 현 시점에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허니문 기간도 없이 여야 갈등만 불거지면서 정권이 바뀌어도 민생법안은 뒷순위로 밀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에서 파열음이 계속되는 사이 이 대통령은 ‘제1 야당 대표’ 꼬리표를 떼기 위해 일단 민주당과 거리를 두고 있다. 그동안 보수 진영의 공격 대상이었던 ‘일극 체제’ ‘표퓰리즘’ 등의 프레임을 깨고 국가 지도자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분석이다.

우선 이 대통령은 한·미·일 협력에 힘을 쏟고 있다. 이 대통령의 당선 이후 국내외 일각에서 제기된 ‘친중 정권’ 우려를 해소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취임 후 이 대통령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시작으로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순으로 통화했다. 동맹국인 미국과 첫 번째 통화를 한 뒤 중국이 아닌 일본과 소통했다. 아울러 지난 1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서 이시바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열고 한미일 공조와 ‘셔틀외교’ 재개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당선 전부터 강조해온 국익 중심의 ‘실용주의 외교’의 시작이자 한미일 동맹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자세를
낮추다

이번 회의에는 G7 회원국인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캐나다·호주·브라질·인도·멕시코·남아프리카공화국·우크라이나 등 정상을 비롯한 이 대통령이 초청받았다. 위성락 안보실장은 공식 일정이 끝난 뒤 캘거리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의 정상외교는 완전히 복원됐다. G7 플러스 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분명히 한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재명정부는 정상외교를 더 높은 단계로 강화하는 동시에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적극 실천해나가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였던 기본소득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전 국민 25만원 민생 지원금은 화두에 오를 때마다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민생 지원금은 이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는 빠르게 실행에 옮겼지만, 과거와 달리 분배 방식을 놓고 신중을 가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지난 18일 민주당은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 “보편 지원을 원칙으로 하되 취약계층에게 추가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월부터 경기를 최소한으로 방어하기 위한 추경 규모로 35조원을 제시했는데, 이는 당초 예상했던 1·2차 추경을 합한 것으로 비슷한 규모라는 설명이다.

현재 정부여당은 일반 국민에게 25만원을 지급하되 기초생활수급자는 50만원, 차상위계층 및 한부모가족은 40만원, 소득 상위 10%는 15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모든 이들에게 똑같이 25만원을 지급하자는 과거와 달리 기초생활 수급자 등 취약계층에게 두텁게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이재명 방탄 법안’으로 불리던 법안들도 올스탑이다. 민주당은 대법관을 증원하거나 형사소송법·공직선거법·법원조직법 개정안 등을 상정하지 않으면서 입법 속도 조절에 나섰다.

민주당의 숨 고르기에는 예정됐던 이 대통령의 재판이 무기한 연기된 점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의 의중이 섞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입법 독주 비판을 우려해 “나의 신상과 관련된 법안은 무리해서 처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2023년 이 대통령이 당 대표였을 당시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번복하면서 불거진 진정성 논란과 ‘방탄 정당’ 논란 등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정권
반사이익?

이 대통령이 민주당과 거리는 두는 것은 여야 정쟁에서 발을 떼고 나랏일에 전념하는 모습을 부각하기 위함으로 비친다. 탄핵으로 치러진 선거인 만큼 전 정권과의 대비가 뚜렷해 지지자 사이에서는 ‘효능감 두 배 이벤트’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신임 대통령의 행보가 하나하나 전해질 때마다 사람들이 때로는 신기해하고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바로 ‘정치 효능감’”이라며 “대통령이 자기의 일을 하니까 세상이 제대로 돌아간다고 국민이 느낀다. 오죽했으면 출근하지 않는 대통령을 보다가 이제는 퇴근하지 않는 대통령을 본다는 말이 나올까”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이 대통령이 어떤 정치를 해 나갈 것인지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 앞으로 벌어질 갖가지 특검으로 인해 야당과 심하게 부딪힐 수도 있다”면서도 “지난 1주일 동안 느꼈던 정치적 효능감과 안정감, 믿음, 이 모든 게 우리 대한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었다는 잊었던 자존감이 되살아난다”고 덧붙였다.

여당이 공격, 정부가 수비를 맡으면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보이지 않는다. 당정 일체에 합심해 야당과 대립했던 지난 정부와 달리 당정이 분리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국민의힘의 결집력이 약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지금 국민의힘이 야당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 것 같냐”며 “이 대통령이 말 한마디, 민주당이 법안 하나 낼 때만 우르르 몰려가서 소리치고 남은 시간에는 당권을 놓고 입씨름만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당정 분리 전략은 국민의힘의 결속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지난 총선과 조기 대선 모두 ‘현 정부 심판론’이란 공통된 목적이 있었기에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승기를 쥘 수 있었다. 탄핵 정국 이후 자중지란 하고 있지만 정부가 압박을 넣을 경우 국민의힘이 ‘야당 탄압’ 프레임을 들고 나와 항의할 여지가 남아있다.

이 대통령 본인이 거듭 강조한 “보복 정치는 없다”는 발언을 의식했단 해석도 나온다.

악셀 밟는 순간 ‘야 탄압’ 프레임
사분오열이지만…똘똘 뭉쳐 덤빌라

앞서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당시 “누구를 괴롭힐 때 별로 행복하지 않다. 정치로 인해 많은 사람이 더 행복해 할 때 진짜 행복했다. 성남시장 때가 재미있었고 행복했다”며 “그런 면에서 보면 정치보복을 하면 안 되는 게 명확한데 실제로 그 점에 대해 의심이 많다. 아무리 약속해도 이해하지 않더라”고 밝혔다.

또 다른 유튜브 방송에서는 “누군가가 통합과 정치보복 없는 합리적 국정을 얘기하니 ‘그러면 다 봐주는 것 아니냐’라고 하던데 그건 아니다”라며 “할 것은 하되 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발언이 부메랑이 되어 이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3대 특검법을 발의하며 내란 종식을 앞세웠지만 국민의힘은 “보복성이 짙은 특검” “야당 탄압을 목적으로 한 특검” 등의 비판을 쏟아내며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특검이라는 것은 공정성이 매우 중요하다. 어제(12일) 지명된 분들은 민주당 성향, 친여 성향이 강한 인사로 기억한다”며 “특검이 어떤 수사(결과)를 내놔도 과연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함인경 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대선후보 시절 ‘정치보복은 없다’고 선언했던 이 대통령이 가장 거대한 정치 사정으로 돌아왔다”며 “국민의 기대였던 ‘민생 최우선’은 사라지고 대대적 정치보복 수사로 첫 국정의 방향타가 꺾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을 향해 “정치보복이 아닌 국민 통합의 길을 가겠다는 약속이 진심이었다면, 지금이라도 이런 의도된 특검을 멈추고 민생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당정 관계에 대한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인사든 정책이든 혼자 판단하고 결정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당정 관계도 수평적으로, 일상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의 의견을 존중하고 가능하면 당의 자원을 최대한 국정에 함께 쓸 생각”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현재로서는 이 같은 기조가 잘 유지되고 있다는 평이다. 다만 현재는 정권 극 초기인 만큼 역할 배분이 뚜렷하지만, 앞으로의 관계는 곧 치러질 전당대회 성격에 달려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직은
순풍인데…

청와대 출신의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에서 “관건은 이 대통령이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의 탄생을 지켜볼지 여부”라며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후계에 대해 생각을 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자신에게 위협이 될 인물이 아닌, 정권이 바뀌어도 자신을 보호해줄 것 같은 인물을 눈여겨보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필요에 따라 손을 잡았다가도 한발 멀어지는 게 당정 관계”라며 “지난 총선서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석을 차지했지만 신흥 세력이 탄생한다면 장담할 수 없다. 이재명 키즈를 자처하는 인물이 나올지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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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