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 2라운드 관전 포인트

반환점 돌고 남은 과제는?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강대한 여당의 힘과 여론의 지지가 모여 출범한 3대 특검이 수사 반환점을 넘었다. 내란 특검과 채 상병 특검은 1차 수사 기한을 마무리했고 김건희 특검은 총 수사 기간의 50%가량을 사용했다. 여러 진술을 확보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신병을 확보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모든 의혹의 정점인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특검 수사를 인정하는 것만 남았다.

3대 특검이 출범한 지 2달여가 지났다. 그중 내란 특검과 채 상병 특검은 1차 수사 기간이 마무리됐다. 김건희 특검은 수사하고 있는 의혹이 많은 만큼 아직 80여일의 수사 기간이 남은 상황이다. 각 특검 모두 내로라할 성과를 거둔 만큼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재정비
재출격

지난 6월 이재명정부 출범 후 닻을 올린 3대 특검은 여론의 지지를 바탕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와 주변에 있던 권력을 향해 수사의 강도를 높였다. 이를 바탕으로 3대 특검은 출범 초기부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구속 기한을 늘리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구속하고 VIP 격노설의 진상을 확인하는 등 계속해서 성과를 보여왔다.

이 같은 성과를 올리는 동안 내란 특검의 1차 수사 기간은 약 1주일가량 남았고, 채 상병 특검은 1차 수사 기간을 마치고 2차 수사에 돌입했다. 김건희 특검은 절반가량을 남기면서 반환점을 돌았다.

3대 특검은 국회에 특검법 개정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며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형 감면 규정 신설·인력 증원·기간 연장 등 각 특검별로 향후 수사에 필요한 사항들을 정리해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6일, 특검 측 의견을 종합해 3대 특검법 개정안 당론 발의까지 마쳤다.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는 지난달 23일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서면으로 특검법 개정 의견을 제출했다.

해당 의견서에는 범행 자수·신고 시 형을 감경·면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담겼다. 특검은 내란·외환 관련 범죄 성격상 내부자의 진술이 진상규명에 필수적인 점을 고려해 국가보안법상 자수 시 형의 필요적 감면이나 공소 보류 제도 도입 등을 요청했다.

국가보안법,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등에는 자수한 사람에게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는 조문이 있는데 이를 준용한 규정을 신설해달라는 취지다.

박지영 특별검사보(특검보)는 지난달 22일, 언론 브리핑에서 “내부자의 진술이 중요한데 본인이 처벌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말하지 못하고 있다”며 “진상규명을 위해 (내부자의) 적극 협조가 필요하므로 관련 규정을 신설해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내란 특검은 수사 대상과 관련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관련 사건’에 대한 정의 규정을 신설하고, 공범들 간 재판 결과의 통일성을 위해 군사법원 재판에 대해서 특검 지휘가 가능하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해달라고 요청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은 ‘인력 증원’을 핵심 요구 사항으로 전달했다. 기존 수사 대상이 16개에 달하는 데다 ‘집사 게이트’ 사건 등이 추가돼 수사 인력을 보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향후 특검이 기소한 재판이 시작하면 공소유지 인력도 빠지게 되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출범 두 달 중간 점검해보니…
수사 절반 소요…굵직한 성과


구체적으로 특검보 1~2명, 파견 검사 20명, 파견 공무원 40명 증원을 요청했다. 현재 김건희 특검은 특검 1명, 특검보 4명, 파견 검사 40명, 파견 공무원 80명으로 이뤄져 있다.

특검은 수사 대상 추가와 관련해서도 별도 의견을 전달하지 않았으나 ‘집사 게이트’ 사건 등 일부 의혹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당론 발의한 특검법 개정안에 ‘집사 게이트’ 의혹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1일 수사 기간을 30일 연장할 방침이라고 밝힌 이명현 채 상병 특검은 최장 수사 기간도 연장하길 희망한다고 공개 표명했다.

채 상병 특검법상 1차 수사 기간은 60일이며 1차로 30일, 2차로 30일 연장할 수 있어 최장 120일 수사가 가능한 반면, 내란·김건희 특검은 최장 150일 수사할 수 있다. 특검은 수사외압 의혹·구명로비 의혹·호주대사 임명 의혹 등을 전방위로 살피고 있으나 핵심 피의자인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장·차관 소환 등이 남아 있다.

정민영 특검보는 지난달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수사를 진행하는 3개 특검 중 우리 특검만 최장 수사 기간이 30일 짧게 규정된 문제가 있다”며 “가능하면 다른 특검과 마찬가지로 최장 150일 정도 수사를 진행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 특검보는 “조사할 대상이 많고 압수물 분석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며 파견 공무원 10명가량 증원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3대 특검은 필요 시 공문을 통해 국회 측에 의견을 전달할 방침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채 상병 특검은 수사 기간을 한 달 연장해 오는 29일까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채 상병 특검은 수사 개시 당일이었던 지난 7월2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소환했다. 임 전 사단장은 채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동시에 수사외압·구명 로비 의혹 등의 중심에 서 있다.

상징적 인물인 임 전 사단장을 1호로 소환한 채 상병 특검은 이후 이른바 ‘VIP 격노설’의 실체를 확인하는 데 집중했다. 2023년 7월31일 열린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수사단의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크게 화를 낸 뒤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채 상병 사망
VIP 격노설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은 당시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화내는 걸 봤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했고,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임기훈 전 국방비서관도 윤 전 대통령이 화를 낸 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로 질책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회의 참석자 7명 가운데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제외한 인원들이 윤 전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다고 인정한 것이다.

탄력을 받은 채 상병 특검은 ‘VIP 격노설’을 박 대령에게 전달한 적 없다고 법정에서 증언한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대해 모해위증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이 “도망할 염려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며 특검팀의 첫 신병 확보 시도가 실패했다.


이후 채 상병 특검은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과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을 수차례 소환 조사하며 ‘수사외압 의혹’의 경로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수사외압 의혹과 더불어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이 전 장관 호주대사 도피 의혹도 진척을 보였다. 채 상병 특검팀은 구명 로비의 경로를 ‘멋쟁해병’ 단체대화방의 해병대 출신 인사들과 개신교계 인사 등 두 갈래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호주대사 도피 의혹과 관련해선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 주요 관계자들과 법무부·외교부 청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채 상병 특검은 이 전 장관의 귀국 명분을 만들기 위해 급조됐다는 의혹을 받는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 개최 과정을 들여다보기 위해 외교부 실무자들도 불러 조사했다.

또 박 대령에 대한 긴급구제 신청을 기각한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겸 군인권보호관의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한 수사도 본격화하고 있다.

채 상병 특검팀은 각종 의혹의 정점에 있는 윤 전 대통령 부부도 머지않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법이 개정되지 않을 경우 채 상병 특검팀의 수사 기한은 최장 10월 말까지인 만큼,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다만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다른 특검팀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사의 실효성은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실체 드러낸
집사 게이트

내란 특검은 지난 6월 김 전 장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추가 기소하면서 가장 먼저 수사를 개시했다. 이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등 곧바로 ‘정점’을 노린 특검은 그를 두 차례 조사한 이후 구속영장을 청구해 신병을 확보했다.

하지만 구속 후 윤 전 대통령이 내란 특검 조사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추가 조사는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내란 특검은 얼마 지나지 않아 윤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한 뒤 국무위원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김 전 장관을 제외하고 가장 먼저 특검의 눈에 들어온 수사 대상자는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이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시 이후 이 전 장관을 통해 이뤄졌다는 특정 언론사 등에 대한 단전·단수 사건 수사를 위해 행안부 및 소방청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하며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다.

이후 이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은 추가 소환해 조사한 뒤 구속 기소하는 데 성공했다. 특검은 그가 윤 전 대통령의 단전·단수 지시를 소방청에 하달하는 등 윤 전 대통령의 국헌 문란 목적 폭동에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지난 7월 조사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두 차례 추가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자, 곧바로 불구속 상태로 기소했다.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에 이어 수사 대상자로 꼽히는 국무위원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다. 박 전 장관은 계엄 선포 직후인 오후 11시30분께 법무부 간부 회의를 열고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킬 것을 지시하고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을 요청한 의혹 등을 받는다.

내란 특검은 박 전 장관이 법무부 수장으로서 윤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을 적극적으로 막으려 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내란 특검은 지난달 25일 박 전 장관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또 내란 특검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내란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이 윤 전 대통령과 측근들의 요청을 받고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해 다른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계엄 계획을 인지했던 시점, 의원총회 장소가 여러 차례 변경되고 계엄 해제 표결이 늦어진 이유 등을 들여다볼 전망이다.

내란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평양에 무인기를 투입해 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려고 했다는 의혹 등 외환 사건 수사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특검팀은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을 여러 차례 소환해 조사했으며, 김명수 합동참모본부(합참) 의장 등 군 관계자들을 연달아 불러 조사했다.

주변 인물 파헤치기 성공
윤·김 부부는 응하지 않아

김건희 특검은 김 여사를 여섯 차례 소환한 끝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천 개입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연계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 기소 시 법원에 추징 보전을 청구하며 범죄수익 약 10억3000만원 상당을 명시했다.

이는 김건희 특검이 출범 이후 김 여사를 포함해 소환 조사를 80회 이상 진행하며 관계자들과 김 여사 간의 ‘공범 관계’를 입증해 낸 덕이다. 주가조작에서 김 여사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의 공모 관계가 인정돼 약 8억1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이와 함께 공천 개입에선 윤 전 대통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와의 청탁 의혹은 공모 관계가 인정됐다. 이에 김 여사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통일교 측으로부터 총 2억7000만원 상당 여론조사, 8000만원 상당 금품 등을 수수한 당사자가 됐다.

그간 특검팀은 주가조작에 연루된 계좌 관리인이자,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지목된 이 전 대표, 금품 등 전달자로 지목된 전씨, 금품 제공자로 알려진 통일교 관계자들의 혐의 입증에 총력을 기울이며 구속영장을 발부받았고, 김 여사에 앞서 이들을 재판에 넘기며 혐의를 다져왔다.

통일교 관련 의혹은 한학자 총재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등 거물급 인사에 대한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게 특검 주변의 시각이다. 한 총재는 구속 기소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통해 교단 현안을 청탁하고자 권 의원과 김 여사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김건희 특검의 수사가 본격적인 전환점을 맡게 된 것은 김 여사의 구속 당일, ‘집사 게이트’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하고 나면서부터다. 특검팀은 귀국한 김씨를 공항에서 체포한 뒤 구속 수사하며 그가 김 여사를 내세워 184억원을 부적절하게 투자받았다는 의혹의 실체에 다가갔다.

이런 가운데, 김건희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달리 삼부토건 주가조작과 김 여사와의 명확한 연결고리를 입증해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삼부토건의 이일준 회장·이응근 전 대표를 재판에 넘겼으나, ‘그림자 실세’ 이기훈 부회장이 도주하며 혐의 입증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국민적 관심
역시 김건희

3대 특검이 반환점을 돌았지만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해서는 신병을 확보한 것 외에는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심지어 신병 구속도 주변 인물들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통해 진행할 수 있었다. 정치권 및 법조계에서는 이제는 3대 특검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서 자발적인 진술을 얻을 증거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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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1일 이재명정부의 첫 정기 국회가 열리면서 100일 대장정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 각종 입법과 개혁, 예산안 등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회 첫날부터 기싸움이 만연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고삐를 틀어쥐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9월에 접어듦과 동시에 빽빽한 일정이 여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오는 10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고, 15~18일 나흘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 ▲통일·안보 ▲사회 ▲교육 ▲경제 등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다. 벌써부터 국정감사 제보센터를 개설하는 의원실도 눈에 띄었다. 사면초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22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금융위원회 등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해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도 지체 없이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을 ‘입법 폭주’라고 비판하며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를 기조로 하는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및 취약계층 돌봄 등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번 정기국회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서 국민의힘은 최교진·주병기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이정부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 후보의 과거 음주 운전 전력과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내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 이재명정부는 후보를 즉각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세금 ‘상습 체납’ 이력 등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주 후보와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아파트에는 압류 등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주 후보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여러 차례 어겼으며 2023년(406만원)과 2024년(183만원) 종합소득세도 올해 6월에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대한 국회 표결을 벼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의장은 요구서가 접수된 후 다음 본회의인 오는 9일에 국회 보고를 거쳐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일인 10일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이날을 제외한 11일 또는 12일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정부 첫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권성동 체포동의안 변수도 ‘주목’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와는 관계없이 구속 적부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저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집어넣으려 한다”며 “이는 야당 대표 연설을 덮으려는, 국회를 정치 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정치적 일정 거래에 저의 체포동의안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국회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던 만큼 결국 개원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우 의장은 “차이보다 공통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를 예로 들며 개회식에서 한복 착용을 권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정권의 독재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며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맨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들었지만 정작 애도해야 할 대상은 국민의힘 자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희망과 미래지, 장례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상임위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표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초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가시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반말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굽히지 않는 강대강 매치 이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나 의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초선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5선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냐. 초선 의원이 가마니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 의원은 일단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검찰해체법을 통해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추석 전에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는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기한을 확대하고 재판 중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더 센 특검법(특검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 기간은 기존 한 차례 30일 연장에서 두 차례,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재판의 녹화 방송 중계도 가능해진다. 재판 내용이 공개돼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후손에 남겨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이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보완 입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의 입법 주도권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형사처벌 규정 개선,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까지인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경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저항해도 질질∼ 국민의힘은 매일같이 보이콧과 논평을 쏟아내지만 무용지물이다. 의석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없을 뿐더러,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 당 내부도 시끄러운 만큼 민주당이 휘두르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탄압’ ‘야당 말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치 특검이 연이틀 국민의힘 심장부에 쳐들어왔다”며 “법사위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주당을 향해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며 “역사적 전례를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해 전복된다”고 꼬집었다.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계속 보이면 국민의 냉엄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어버리고 이제 겨우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그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저는 정말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특검은) 이재명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조은석 정치특검”이라며 “국회의 권위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재명정권과 특검의 야당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풍 기우제”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윤석열·김건희 지지율 올리는 주역 오히려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뭉치면서 “역풍 기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당시 개혁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하면 역풍 타령이 이어졌다”며 “이는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이 개혁 적기다. 순풍이 부는데 이를 자꾸 역풍이라 하는 건 민주당이 돛을 펼치는 걸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원 전체의 목소리로 인식돼 당분간은 이들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치 효능감을 느낀 강성 지지층이 당 분위기는 물론 방향까지 주도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민주당 의원들의 혀가 독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있어 지금은 ‘이재명과 개혁의 시간’이다. 아직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범’이라는 꼬리를 떼지 못한 만큼 여야 협치에서 국민의힘은 논외 대상으로 여겨진다. 범여권 의석수를 합하면 180석이 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눈치를 보거나 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다시 솟아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수록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속옷만 입고 있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다시 전 정권으로 쏠렸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체포영장을 모면하려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교도관들을 상대로 온갖 술수와 겁박을 늘어놓는 궁색하고 옹졸한 모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셨던 분 아닌가, 옷을 입어달라”는 말에 “나 검사 27년 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거 따르면 앞길이 구만리인 여러분 어떻게 할 거냐” 등 극구 반발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의 밤에 불법 명령을 내리고, 사령관들에게 따르라고 거듭 재촉해 군 간부들의 신세를 망쳐 놨다”며 “재판 거부와 수사 방해, 회피로 책임지기를 거부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첩첩산중 여기에 국정감사까지 줄지어 있어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해석이다. 국정감사는 흔히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민의힘은 갈 길이 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지니 빠르게 수습해도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걱정인 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상황이 일단락돼도 속은 여전히 곪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텐데 여기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나 민주당의 실책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또 다른 솟아날 구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언급하며 “지난번 1차 소비쿠폰이 마중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물이 콸콸 나오는, 경제계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것만으로 재계엔 긍정의 시그널을 줬다”며 “주가도 32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시총이 700조원 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정부 출범 이후 실행한 민생소비쿠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2일부터 발급되는 2차 소비쿠폰은 내수와 소비 회복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평가로 미뤄볼 때, 민주당은 정기 국회에 돌입하면서 정쟁으로 치우친 국회를 벗어나 민생과 경제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지지율 견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