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대 개혁안’을 제안하는 등 당내 개혁의 바람이 부는 가운데 송언석 신임 원내대표가 17일, “당의 신속하고 파격적인 쇄신을 위해 혁신위원회 구성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며 “혁신위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을 포함해 당의 전반적 시스템까지 포함하는 구조 개혁을 논의하고, 당내 의견을 두루 수렴하는 개혁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후보 교체 시도 관련 당무감사 ▲9월 초까지 전당대회 개최 ▲당원투표 시 당심과 민심 반영 절차 구축 ▲지방선거 100% 상향식 공천 5가지 개혁안을 제시한 바 있다.
송 원내대표는 “혁신의 목표는 다시 전국 정당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며 “핵심은 지난 대선에서 참패한 수도권의 민심 복원으로 특히 인천, 경기 지역의 민심을 면밀히 분석하고 정책적으로 타켓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집값이 폭등세를 보인다”면서 “여기에 대한 합리적 정책 대안을 여당보다 먼저 제시하는 유능한 정책 정당으로 변모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재명정부 인사청문회와 관련해선 “국정 수행에 있어 원칙과 기준은 그때그때 달라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이었을 때, 당시 여당·정부 인선에 대한 비판, 그 기준을 이번 인사에서도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다시 한번 점검해주길 대통령에게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여당과의 관계에 대해선 “우리는 대선을 패배한 야당이 됐고, 국회에서 절대 열세인 107석 소수당으로 한계가 뚜렷하게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여야 협상은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고, 싸울 땐 싸우고, 협상할 땐 전략적으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모두 하나가 돼야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며 “서로를 포용하고 존중하며 단합과 통합의 민생 중심 정당을 다시 만들어가야 한다”고 당내 화합에 대해 역설했다. 해당 발언은 12·3 비상계엄 이후 친윤(친 윤석열)계와 친한(친 한동훈)계의 주도권 다툼으로 당이 내홍을 겪고 있는 현 상황을 의식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다만 송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이 제안했던 ‘개혁안 관련 전당원 여론조사’에 대해선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전날에도 “(개혁안이) 당원투표로 진행되면 또 다른 분열이나 갈등이 혹시 없을지 짚어보겠다”며 답을 유보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정가에선 송 원내대표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 영남권 의원들의 지지로 당선된 만큼, 그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이 전 정부의 실책과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진 입장에서 기존 기득권을 쥐고 있던 친윤계 중심의 운영은 실질적인 개혁을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미다.
또한 이 경우, ‘계엄 옹호당’ 낙인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계파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크다.
이날 김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개혁안에 대해 당원들의 동력을 모으고 생각을 알아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당원 여론조사기 때문에 제안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개혁의 동력을 삼고, 다음 지도부로 연결하는 게 저의 남은 과제”라고 강조했다.
송 원내대표의 혁신위를 두고선 “원내대표가 당을 바꿔보고자 하는 의지는 존중하고 있다”면서도 “제 거취(사퇴 여부)가 결정되면 다음 지도부에 (당 대표) 권한대행 체제나 새로운 비대위가 올 텐데, 거기에서 다루는 게 맞다”고 선을 그었다.
송 원내대표와 김 비대위원장 모두 당 쇄신이라는 총론에 방점을 찍었으나, 각론에 있어선 적잖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 만큼 어떻게 좁혀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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