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보다 이재명 조금 더 유리한 이유

이미 당 장악…한발 앞섰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1대0.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1라운드는 이 대표의 승리로 끝났다. 이제 막 2라운드가 시작됐다. 두 인물은 앞에서는 손을 내밀지만 뒤로는 어떻게 쓰러뜨릴지 고민 중이다. 이 대표가 당내의 압도적 지지세를 받아 조금은 유리한 상황으로 보인다. 과연 이 분위기를 한 대표가 뒤집을 수 있을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면서 또다시 집권여당 당수인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2라운드를 맞이하게 됐다. 2라운드에서는 대선을 둘러싼 훨씬 더 첨예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두 인물의 1라운드는 22대 총선이었다. 민주당은 정권 심판을, 국민의힘은 이조 심판(이재명, 조국 심판)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압도적 이
혼란의 한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한 대표의 입지에 타격을 받았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이들의 부활은 흐름이 비슷했다. 이 대표도 2022년 대선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패하면서 입지가 위태로워졌으나, 이후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이후 당권 경쟁에 뛰어들어 77%의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권을 거머쥐었다.

1기 이 대표 체제는 늘 혼란의 연속이었다. 이른바 비명계(비 이재명)의 반발이 심했던 데다 헌정 사상 최초로 그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비명 숙청이라는 비판을 들으면서까지 자신의 사람들로 채웠다. 

본인이 출마한 지역구서도 이재명 저격수라는 원희룡 국토부 전 장관을 따돌리면서 생환에 성공했다. 이번 전당대회서도 이 대표는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한층 더 견고해진 친명 체제로 사실상 민주당의 대통령으로 불린다.


최고위원들도 전방위적인 공격력을 가진 인물 위주로 당선됐다. 개딸(개혁의딸)의 지지를 이끌어냈고 여당을 겨냥해 활동할 수 있는 얼굴들로 채워졌다. 여기에 대부분의 최고위원들이 ‘보수의 성지’로 통하는 영남권 출신이라는 점도 눈에 주목할 만하다. 아무래도 이 대표를 중심으로 정책 등 다양한 사안서 속도를 내기 훨씬 수월해진 측면이 있다.

신속하게 마무리한 만큼 당내에는 이 대표의 리더십을 더욱 견고하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 대표를 견제할 만한 인물이 당내에 없어 ‘일극 체제’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 명이라도 실책할 경우 다 함께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부분은 최대의 단점으로 꼽힌다. 당내 상황은 이 대표가 한 대표에 비해 다소 앞서 있다. 

한 대표는 당내 주요직의 교체 및 유임을 두고 많은 설전이 오갔다. 다수의 사안을 진행할 때마다 원내대표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등의 말도 나왔다. 이런 부분이야말로 한 대표에게는 아직 극복해야 할 과제다. 그에겐 지명직 최고위원도 배려할 여유가 없다. 

이렇듯 그는 아직까지 당내를 결합하지 못했다. 친윤(친 윤석열) 세력은 한 대표에게 협조하려는 뜻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기류는 한 대표의 비대위원장 취임 때부터 느껴졌다.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명단으로 이철규 의원과 다툼이 있었고, 급박한 상황 속에서 ‘내가 그만두겠다’며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도 추가됐다. 총선을 앞두고 있던 만큼 급히 화해하는 분위기를 보였지만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이, 2기 친명 지도부로 자기 입지 굳혀
한, 아직 당내 결합 여전히 안 된 상황


분명 시스템 공천을 했다지만 후폭풍은 국민의힘 내에서도 크게 일었다. 

총선 대패 후 한 대표 최고의 선택지는 자리서 물러나는 일 뿐이었다. 연모론, 동정론으로 책임을 회피하며 조용히 당내서 자신을 지지하는 우군을 확보하는 방법도 존재했으나 결국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이후 이 대표처럼 이내 당권 도전에 나섰는데, 이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용산 대통령실과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친윤 세력은 한 대표의 당 출마에 대해 각을 세워가면서 반대했고, 배신자라는 프레임까지 씌웠다. 

당내 다른 경쟁자들이 국민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던 한 대표를 꺾기에는 무리였다. 용산의 지원을 받았던 김기현 전 대표보다 더 높은 득표율로 당 대표로 선출됐다. 국민의힘은 위기 때마다 그를 소환해 이미지를 빌려써 왔는데, 초반에는 컨벤션효과를 톡톡히 봤으나 점차 동력을 잃었다. 

윤석열정부의 2인자 이미지가 컸던 탓에 확장성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이때부터 미묘하게 한 대표의 행보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친윤 세력은 한 대표를 향한 불만을 강하게 터뜨리고 있다. 최근에는 직접적으로 한 대표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지 않지만 여전히 불안한 게 현실이다.

한 대표의 당내 결합이 늦춰질수록 그의 입지가 흔들릴 뿐이다. 게닥다 대통령실의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미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의 사이는 상당히 불편한 데다 여러 사안을 가지고서도 의견 차가 뚜렷하다. 

최근 민주당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통령실서 한차례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이번 당 대표 회담 의제로 유력한 안건이었다. 당초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에 관해 극렬한 반대 의사를 표출했다. 한 대표가 취임하면서 25만원 지원법을 단순히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대안을 제시하라고 의견을 냈던 바 있다. 

이 대표가 대표 회담을 제안한 이유도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의 갈등을 이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생’을 의제로 놓고 여야 대표가 사안을 결정해버릴 경우, 대통령실의 반발은 예정된 수순이다. ‘대통령실 패싱’ 논란이 생길 수 있는 탓이다.

합의하면
용산 반발?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일부 취약계층에 한해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을 내놓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때문에 당내가 상당히 술렁이고 있다. 특히 추경호 원내대표는 25만원 지원법에 반대하는 입장인 만큼 한 대표가 이를 어떻게 풀지 관건이다.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은 민주당 이 대표가 총선 공약이자, 민주당 1호 공약으로 발의됐다. 대통령실의 반대가 당연한 수순이었지만 차별화를 꾀해야 하는 한 대표 입장에서는 상당히 고통스러운 의제일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세(금투세) 개정 역시 민주당에게 의제를 빼앗길 수 있다. 국민의힘서 먼저 금투세를 폐지하자고 띄웠으나 민주당의 금투세법 개정 여부 입장을 합의해야 처리가 가능하다. 최근 이 대표가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 당내 의견은 종합적으로 모아지지 않고 있다. 


이렇듯 두 여야 당수의 주도권 싸움은 팽팽하다. 회담 의제와 관련해서도 이견을 보여 실무협상이 미뤄졌다. 형식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은 대표 회담의 생중계를 제안했는데, 이는 회담서 먼저 던지는 쪽이 이길 것이라는 의중이 깔려 있다.

기대를 모았던 대표 회담은 이 대표의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무산됐다. 보통 양당 대표 회담은 전체 발언, 회담  진행 후 합의된 내용을 발표해 왔는데, 한 대표가 생중계를 요구한 것은 주도권 어필을 위한 게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왔다. 의제 주도권을 빼앗길 경우, 앞으로도 민주당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최근 한 대표는 상당히 난감한 고비의 연속이다. 야권의 채 상병 특검법에도 답해야 한다. 민주당은 한 대표가 제3자 특검법 제안의 공을 넘기자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국민의힘에서는 막상 어떤 답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 대표의 의견을 수용하겠다는 기조가 강하지만 국민의힘은 하나씩 조건을 추가 중이다.

우서 좌로
좌서 우로

대표적인 부분이 바로 제보 공작이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스스로 제 발등을 찍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관련 사안을 두고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가 서로 의견을 조율 중이지만 문제는 당내 반발이다. 무작정 추진한다면 당외에서의 입지는 넓어질 수 있지만 당내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 국민의힘을 무너뜨리는 해당 행위와 다름없다는 시각 때문이다.

제3자 특검법은 여야 모두 동의한 부분으로 법안만 발의하면 간단해진다. 문제는 한 대표의 리더십이다.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을 둘러싼 당내 이견이 겉으로 표출되지 않는 데 반해 국민의힘은 내부정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한 대표가 당내 목소리를 설득해야만 한다. 실패 시 정치적 리더십에 치명타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 대표가 제3자 특검법에 대한 한 대표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만큼 한 대표 입장에선 다급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제3자 특검법을)당론화로 밀어붙이기에는 아직까지 여론이 좀 더 형성돼야 한다. 한 대표가 마음을 갖고 하려 하지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구성원들이 호응을 해줘야 하고, 지금은 높여가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한 대표는 이미 자신의 세력을 곳곳에 심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도부의 체계가 안정적이지는 않다. 당내 입지 구축이 필수적인 상황서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간다면 한목소리를 내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내부 분란을 반드시 종식시켜야 하는 필수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당의 엇박자는 한 대표 본인의 입지를 흔들리게 할 뿐만 아니라 민주당에게 주도권을 내주는 일과 다름없다. 

이 대표에게도 약 두 달 뒤 선거법, 위증교사 관련 ‘사법 리스크’라는 위태로움이 기다리고 있다. 해당 재판서 이 대표에게 집행유예, 벌금형(100만원 이상)의 당선 무효형이 선고된다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게 된다. 대선은 물론 앞으로의 정치 행보도 담보할 수 없다. 

여전히 특검법 반대 기류 
이슈 주도해야 몸값 상승

두 여야 대표 입장에선 양강구도로 가는 게 서로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듯 보인다. 서로를 공격해야 자신이 커지는 것은 물론, 지지층의 결속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다. 추후 우위 선점을 위해 중도 확장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로의 지지층은 어느 정도 결집돼있지만 차기 대선은 결국 중도 싸움인 탓이다. 

이 대표는 먼저 중도 확장을 위한 우클릭 행보를 보였다. 상속세, 종부세 등 각종 세재 개편으로 외연확장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이 관련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면서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상황실을 신설하는 등 대선을 겨냥한 실무 라인도 강화한다.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한 대표 역시 좌클릭을 하고 싶은 모습이지만 아직까지는 당내 여론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띄운 게 바로 격차해소특위다.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한 대표가 조경태 의원에게 직접 제안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특위는 소득 격차 해소를 위해 여러 제도를 마련하는 데 일반 국민 삶의 질을 높일 필요성이 제기됐다. 제도적인 부분을 손보고 큰 틀에서 먹고사는 문제를 손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견은 한 대표와 조 의원의 생각이 상당 부분 일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한 대표 입장에서는 이 대표를 압도할 정치적 먹거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콘텐츠, 이슈적인 부분마저도 주도해야 한다. 그동안 그는 피의자와 검사 대결구도를 만들어 왔다. 이 같은 구도는 한 대표가 막 정치권에 발을 들였을 때까지는 먹혔지만 이제는 다르다. 정치인으로서 유능함을 보여야 한다.

완벽해야
역전구도

셀럽 같은 이미지만 극대화된다면 더 이상 몸값을 올리기는 어려워진다. 자신의 지지층에 국한되지 않고 독자적 노선을 꾸려야 누가 와도 대적이 가능한 대권주자가 될 수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한 대표의 임기가 시작된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는데, 인선부터 꼬이며 시간을 허비했다”며 “여당의 수장인 만큼 정책으로 승부를 보고 미래 담론을 제기해야 유리한 구도를 가져갈 수 있다”고 제언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김건희 명품백 무혐의 한동훈 발언 보니…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이 결국 무혐의로 결론 내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최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팩트와 법리를 따랐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한 대표는 김 여사의 의혹에 관해 국민이 우려하실 부분이 충분히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용산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섞인 반응이 나온다.

이는 한 대표가 대통령실의 눈치를 보지 않겠다고 한 발언과 대치된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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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