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연예인 마약 스캔들’ 최초 신고자 만나보니…

“5개월 전 제보…처음엔 뭉갰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성민 기자 = 인천경찰청의 ‘이선균 마약 의혹’ 수사가 미궁에 빠졌다. 내사자로 거론됐던 인물 모두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지 못했다. 2명이 추가됐으나 객관적 물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천청이 자충수를 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마약 사건은 신고 및 첩보 사실관계 확인 이후 내사(입건 전 조사)에 들어간다. 정식 수사 단계가 아닌 만큼 언론에 ‘내사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경우는 손에 꼽힌다. ‘이선균 마약 의혹’ 내사 사실이 드러난 건 자칫 경찰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법조계에서는 이 과정서 경찰이 언론에 드러나지 않은 인물과의 ‘플리바게닝’을 활용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판 키워서…
수사 경쟁

‘이선균 마약 의혹’ 사건은 지난달 19일 <경기신문> 단독 보도로 알려졌다. 2주가 지난 현재까지 피내사자와 입건된 인물을 포함하면 총 10명으로 이선균, 권지용,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정다은, 한서희, 유흥업소 여 실장 김모씨, 의사 A씨, B씨, C씨, D씨 등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일부 피내사자들에 관한 조사에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달 21일 구속된 김씨의 진술을 기반으로 조사를 진행했으나 혐의점을 찾지 못한 까닭이다.

이선균의 혐의 입증을 위한 주요 ‘키맨’이기도 한 김씨는 친분이 있던 의사로부터 마약을 공급받아 이선균과 권지용 등에게 전달하거나 이선균에게 자신의 집을 마약 투약 장소로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과거에도 마약 범죄로 수차례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출소 후에도 범행을 이어갔다.

김씨는 현재 일부 혐의에 관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필로폰 투약 및 이선균과 수차례 통화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제 3자에게 협박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앞서 김씨는 경찰의 수사 압박이 시작되자 이선균을 협박하기 시작했다. 3억5000만원을 요구한 김씨는 지난달 20일, 공갈 혐의로 인천지검에 고소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면서도 “공갈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가 이뤄지고 있어, 자세한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선균은 김씨 외에 이름을 알 수 없는 인물도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이선균 측은 김씨가 또 다른 인물과 짜고 자신을 협박했다고 의심 중이다. 그러나 김씨는 본인도 SNS서 접근한 또 다른 인물에게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 중이다.

그는 “나와 이선균 사이를 의심한 인물에게 SNS를 통해 나도 협박을 당했다”며 “협박한 인물이 정확히 누구인지는 모른다. 이선균이 피해금으로 주장한 3억5000만원 중 나머지 5000만원은 받지 않았다”고 했다.

이선균은 본래 피내사자였다. 경찰은 김씨의 진술을 토대로 이선균이 투약한 마약의 종류와 객관적 증거가 될 수 있는 장소 및 시기를 파악해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경찰은 지난달 말 이선균을 1차 소환하고 간이 시약검사를 집행했으나,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이선균으로부터 채취한 모발과 소변에 대해 신속한 결과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긴급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 수사가 속도전에 들어선 건 이선균 마약 의혹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탓이 있지만 인천청이 강남 라인 관할지역 사건을 수사 중인 이유도 언급된다.

한 마약수사계 팀장은 “본래 강남서에서 수사하려 인천청에 이관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천청이 첩보를 먼저 입수한 건 맞다. 절차대로라면 강남서가 수사를 하는 게 맞지만 인천청도 ‘성과 욕심’이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했나 
못 했나

다른 마약수사대 경찰도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는 국과수의 판단이 중요하다. 향정과 대마가 음성이 나오면 경찰에도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사실 유통책이나 ‘마약왕’급 이슈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도 인천청의 수사가 성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내사 단계서부터 언론에 알려져 부담감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물증을 확보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마약법 위반 혐의 중 가장 처벌이 약한 대마이기에 양성이 나왔다고 해도 검찰의 역할이 중요하게 됐다”며 “현재까지의 수사 상황을 놓고 보면 재판에 넘기기엔 어렵다”고 봤다. 

이선균의 마약 투약 양성 여부는 11월 중순 정도에 나올 전망이다. 통상 수사기관이 국과수에 긴급 감정을 의뢰하면 2주 안에 결과가 나온다. 국과수서도 음성이 나온다면 경찰은 김씨의 진술이라는 간접·정황 증거로 법리구성을 할 수밖에 없다. 

6월 성동서에 접수
“물적 증거가 없다”
소극 수사 결국 접어

권지용이 본인의 마약 투약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권지용이 이선균 마약 의혹 사건과 연관이 없다던 발표도 경찰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특히 경찰은 권지용의 통신내역을 받아내지 못했다.

인천지법 관계자는 “혐의점과 범죄 사실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사실상 수사가 매끄럽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천청 관계자는 “지금은 권지용이 자진해서 조사를 받겠다고 해서 영장을 재신청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비협조적이라면 신청할 것”이라며 “조사 이후 마약을 공급한 의사, 김씨와의 관계 등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선균과 권지용의 혐의는 같지만 투약한 마약류의 종류는 다르다. 마약류관리법은 마약류의 사용·재배·소지·매매 등 행위를 금지하며 종류를 크게 마약·향정신성의약품(향정)·대마 등 3가지로 크게 나눈다. 오용·중독 위험성 등에 따라 세부적으로도 항목을 구분해 투약자에 대한 처벌 수위도 제각각이다.

먼저 대마에는 대마초·수지(대마초의 털을 분리해 생산한 분발·점액)와 이를 원료로 제조된 제품이 포함된다. 향정은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물질로 대마보다 범위가 넓어 법률에는 가목서 마목까지 열거돼있다. 필로폰(메스암페타민)·프로포폴·케타민·졸피뎀 등이 포함된다.

이선균이 대마와 향정 혐의를 받는다는 것은 2개 종류 이상의 마약류를 흡입·투약했다고 볼 수 있다. 권지용에게 적용된 ‘마약’에는 양귀비·아편·코카잎과 이를 함유하는 각종 혼합물도 범위에 들어간다. 시약 검사 결과에 따라 다른 마약류가 검출된다면 혐의가 추가로 적용될 수도 있다.

자수자
쏟아져

황하나와 정다은, 한서희에 관한 혐의 입증도 난관이다. 경찰은 최근까지 김씨를 찾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지만 정다은과 한서희를 찾아 조사하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선균과 권지용에 관한 수사를 마무리 짓고 추가 수사에 나설 수 있지만, 수습하기엔 판이 커져 버렸다는 뒷말이 인천청 내부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정다은과 한서희도 황하나와 마찬가지로 혐의를 전면 부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요시사>는 최근 ‘이선균 마약 의혹’ 사건을 처음 신고한 제보자 신모씨를 만나 현재 수사 상황을 간접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이 사건을 맨 처음 인천청이 아닌 6월경 성동경찰서에 신고했으나 소극적 행보를 보였다는 게 신씨의 주장이다.

신씨는 “물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수사가 지체되자 약 두 달 전에 인천에 신고하게 됐다”며 “인천청이 한 달 반 전에 사건을 인지하게 됐다는 게 그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신씨는 신고 이유와 관련해 “가족 같던 사람이 이 사건에 연루됐다. 소중하게 여겼으나 현재 구속된 김씨와 황하나로 인해 일상이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인천청 성급한 수사 왜?
내사자 10명으로 늘어나

경찰이 아직 황하나와 정다은에 관한 수사를 시작하지 않고 있다는 질문에 관해서는 “이달부터 피크가 될 것”이라며 “현재 두 사람에 관한 제보와 경찰에 자수하는 이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선균과 권지용에 관한 수사를 보강한 이후 정다은과 황하나를 조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구속된 상태인 정다은과 일상생활 중인 황하나를 찾아가 조사하거나 증거 확보 차원의 피의자 신분 전환 가능성도 언급된다.

다만 권지용에 관한 영장이 기각된 것처럼 경찰이 확보한 증거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씨는 “‘황하나가 마약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등의 모호한 신고가 많지만 핵심 내용을 알고 있는 건 이선균도 아닌 김씨다”며 “김씨가 입을 열어야 하는데 황하나를 보호해주는 것 같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신씨는 경찰 수사가 미흡하다고도 했다. 그는 “김씨에 관한 영장이 원래 기각될 뻔했다. 영장실질 담당 판사가 굉장히 오랜 시간 고민을 했고 간이 시약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신병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씨의 통신내역과 위치 등 간접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으면 사건이 묻힐 뻔했다”고 했다. 

신씨는 이선균과 권지용이 이 사건의 핵심이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신씨는 “연예인이기에 그 사람들에게 이목이 쏠리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사건의 핵심 인물들은 따로 있다. 경찰이 황하나와 정다은에 관한 조사 이후 김씨의 진술과 비교하는 여러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유통책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현재 자수자에 관해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있다. 자수자 대부분은 황하나의 마약 의혹과 아직 수사 대상에 오르지 않은 이들의 투약 사실을 진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사 단계서… 
역풍 우려도

피내사자들은 현재 ‘옥중 편지’를 통해 입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과 수사기관 대응 방향 등 플리바게닝까지 계획 중이라는 설명이다. 

신씨는 “수사기관이 아무리 자수자라고 해도 형량 거래가 아닌 구속을 통해 압박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수자에 대한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라는 암묵적 관행이 오히려 범죄를 키우고 있다. 피내사자들이 옥중 편지로 증거인멸을 준비하고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다”고 토로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60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