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낀’ 대학 동아리 마약 파문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8.12 09:17:45
  • 호수 14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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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락 파티 연 카이스트 회장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결성된 연합 동아리에 마약을 유통·투약한 카이스트 대학원생 등이 검찰에 적발됐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신도림역 인근 아파트에 월세를 내가며 동아리 본부로 활용했다. 동아리 회장 염모씨는 모델 이모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하고,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남수연)는 주범인 동아리 회장 30대 초반 염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대마), 특수상해, 성폭력처벌특례법 위반(촬영물 등 이용 협박), 무고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염씨 누구?

앞서 염씨는 성폭력처벌특례법 위반(촬영물 등 이용 협박),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공문서 변조 혐의로 지난 4월17일 1심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범행 가담 정도에 따라 동아리 임원 3명을 구속 기소하고 다른 2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이외에 마약을 단순 투약한 8명은 전력, 중독 여부,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조건부 기소유예했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대학원에 재학한 염씨는 지난 2021년 ‘깐부’(오랜 친구) 동아리를 만들어 인맥을 키워갔다. 이름처럼 ‘친목 동아리’를 표방하며 ‘자차 8대 이상 보유’ ‘고급 호텔·리조트 VIP 다수 보유’ 등 광고를 앞세워 학생들을 끌어들였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대학원에 다니다가 제적된 염씨는 사진과 서류로 1차 합격을 하면, 2차 면접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회원을 면접하면서 외모와 집안을 포함해 A부터 D등급으로 나누는 등 깐깐하게 따지기도 했다.

염씨는 지난해 12월부터 마약에 손을 댄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공범 홍모씨와 성인잡지 모델 이씨 등과 함께 참여율이 높은 회원들을 선별했다. 적극성이 높은 주축 회원이 구성되면 별도 행사에 초대해 참석자들의 경계심이 흐트러진 틈을 이용해 액상 대마를 권했다.

그러다 케타민·사일로사이빈(환각 버섯)·필로폰 등으로 점차 강도를 높여 나갔다. 

이 과정서 염씨는 남성 회원들과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을 고급 호텔 스위트룸에 초대해 마약을 집단 투약하기도 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호텔과 클럽, 놀이공원 등을 다니며 10여 차례 집단으로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회원들과는 향정신성 의약품인 LSD를 기내 수하물에 숨겨 태국·제주 등지로 가져나가 투약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깐부’ 동아리 결성
대마초서 수위 높여가

검찰은 동아리 내에서 마약이 어느 정도 퍼진 뒤에는 대놓고 마약을 유통·판매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염씨와 동아리 임원들은 텔레그램 마약 업자로부터 ‘던지기’ 방식으로 마약을 개당 10만원 정도에 구매했다. 이렇게 구매한 마약 1개당 15~20만원의 웃돈을 붙여 회원들에게 되팔았다. 

염씨 등이 지난해 1년간 암호화폐로 거래한 마약 매매 대금은 최소 1200만원에 이른다. 이 사건은 염씨의 단순 마약 투약 혐의 1심 재판 중 공판 검사가 수상한 거래내역을 포착해, 휴대전화를 포렌식하고 계좌·가상자산 거래내역 등을 추적한 결과 실체가 밝혀졌다.

추적이 어려운 현금과 코인 등으로 거래돼 확인되지 않은 마약 규모는 더 많이 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염씨의 전자지갑을 동결하고 범죄수익을 박탈했다. 검찰은 지난 5일, 재판에 넘기거나 기소유예 처분한 14명 이외에 남은 회원들에 대해서도 마약 혐의가 있는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검찰은 마약 수사 대비 목적으로 염씨 등 9000여명이 가입한 텔레그램 대화방을 확인해 대검찰청과 함께 범죄집단 조직 및 활동 적용 등도 검토 중이다. 

기소유예 처분된 8명은 법무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운영하는 사법-치료-재활 연계 모델에 참여하는 조건을 달았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에게 엄정한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대학생들이 맞춤형 재활·치료를 통해 마약중독을 이겨내고 사회에 신속하게 복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앞서 별건의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받던 염씨의 계좌 거래 내용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13개 대학서 이 같은 범행 전모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다만, 검찰은 이들이 동아리를 운영하며 회장단과 기획부·인사부·디자인부·회계부·홍보부 등 조직을 만들어 역할을 분배한 점과 내부 규율을 만든 점 등을 고려해 범죄단체 조직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다. 또 피의자들은 마약 수사 대비 방법을 알려주는 소셜미디어 채널에 가입해 스마트폰에 저장된 자료를 영구 삭제하는 방법, 모발 염색·탈색 방법, 피의자 신문 조사 모의 답변 등 수사 대비 정보를 공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두고 검찰 관계자는 “대형 마약 조직이 대학가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다”며 “인터넷·SNS를 중심으로 대학생들에게까지 마약범죄가 광범위하게 확산함에 따라 10~30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마약류 범죄 근절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가상화폐로 웃돈 붙여 마약 유통
성관계 영상으로 여성들 협박까지

동아리 회장 염씨는 앞서 지난해 12월경 호텔서 성인잡지 모델 이씨 등과 마약을 투약, 난동을 부리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된 바 있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은 이씨는 증거인멸을 시도하다가 걸려 추가 혐의를 받았다. 또 그해 4월 염씨는 여자친구가 다른 남성 회원과 어울렸다는 이유로 와인병으로 폭행하고 성관계 장면을 촬영해 협박한 혐의(성폭력 처벌법 위반) 등도 받고 있다.

회원들은 검찰서 “염씨가 마약 투약 장면을 촬영해 나중에 협박하거나, 소규모로 회원들을 분리해 정보 공유를 차단하는 수법으로 조직을 장악했다”고 진술했다.

회원 중에는 명문대생뿐 아니라 의대와 약대, 법학전문대학원 등을 준비 중인 학생들도 여럿 포함됐다. 이들은 서울 신도림역 인근에 한 아파트를 임차해 OO하우스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마약 아지트’를 운영했고, 법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고문 변호사도 고용했다고 한다.

지난해 10월엔 홍익대·건국대·가천대 등에 ‘영감이 필요한가’라는 문구가 들어간 마약 홍보 전단이 뿌려졌는데, 배후에 마약 유통 조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각에선 염씨가 운영한 동아리 외에도 비슷한 형태의 파티 동아리가 전국적으로 결성됐고, 마약 투약 및 유통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명문대 출신 제보자에 따르면 “대학가를 중심으로 파티 동아리가 결성된 건 오래전부터 있었다”며 “잘나가는 유학파 출신들이 주도적인 분위기를 이끌었고, 마약 투약 경험이 있는 이들이 대마초 흡연 등을 권유한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은 검찰의 대학 연합 동아리 마약 유통 및 투약 사건과 관련해 카이스트 대학원생으로 알려진 용의자의 신원을 확인한 결과, 범행 당시 학생 신분은 아니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카이스트에 따르면, 적발된 염씨는 모 대학을 졸업한 뒤 2018년 가을학기 대학원생으로 입학하고 이듬 해인 2019년 가을학기에 휴학했다. 이후 장기간 복학하지 않아 2020년 자동 제적돼 학생 신분을 잃었다.

앞서 지난 5일 카이스트는 입장문을 통해 “주요 피의자가 조직한 동아리는 교내에 등록된 동아리가 아니라 학교와 무관하다”면서도 “교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는 교육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예견된 사태

카이스트 관계자는 “이번 사건서 거론되는 연합 동아리의 회장으로 특정된 주 피의자는 해당 동아리를 결성(2021년께)하기 전 2020년 카이스트서 제적돼 범행 당시에는 카이스트 학생 신분이 아니었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마약 위험성과 경각심을 고조할 수 있는 마약 예방교육을 조속히 실시하고 학생들이 마약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지속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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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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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