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걸리는 신종 마약 정체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6.18 09:04:47
  • 호수 14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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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치는 합성 대마 “검사해도 미검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소변 등 간이 검사로 검출이 되지 않는 신종 마약이 성행하고 있다. 일부의 경우 투약을 하더라도 검출이 되지 않아 단속이 어렵다는 것이다. 신종 마약 검출에 사용되는 ‘대사체 표준품’이 없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담당 기관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인력 부족으로 대사체 표준품 개발 등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과수가 파악한 신종 합성대마 500여종 중 검출 가능한 규모는 30여종으로 약 5%에 불과하다. 검출을 위해서는 ‘대사체 표준품’이 필요하다. 대사체란 마약이 몸 안에 들어가 분해되면 나오는 부산물로, 대사체 표준품은 이를 정리한 자료를 의미한다. 

국내서 생산되는 대사체 표준품이 없어 전량 미국 등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외국서도 생산되는 종류 자체가 적기 때문에 마약 검출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국내서도 대사체 표준품을 자체 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담당 기관인 국과수는 인력 부족으로 대사체 표준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갈수록 진화

지난해 경찰은 연예인 마약 수사에 나섰지만, 검사 단계서부터 난항을 겪은 바 있다. 배우 고 이선균과 가수 권지용의 경우, 소변을 활용한 간이 시약 검사와 모발을 채취해 시행한 1차, 2차 정밀 감정서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마약 감정 결과가 투약 혐의를 입증하는 유일한 증거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신종 마약인 합성 대마류는 소변, 모발 등으로도 검출이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경우 고해상도질량분석기와 핵자기공명장치라는 고정밀 분석기를 활용하며 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 2∼5주의 시간이 걸린다. 최근 국내 마약 동향을 보면, 기존에 마약류로 지정됐으나 국내 남용 사례가 거의 없던 케타민·코카인·엘에스디 등의 남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 신종 마약인 합성대마류를 비롯해 옥시코돈·펜타닐 등의 남용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지난해에는 합성아편류와 신종 케타민류의 유입 역시 확대됐다. 신종 마약은 기존 검사 기법으로는 검출이 안 돼 투약하더라도 법망을 피할 가능성이 크다. 

국과수는 지난해 초 펴낸 <2023 마약류 감정백서>에서 “마약류 남용의 새로운 국면이 시작됐다. 이제까지와 차원이 다른 마약 문제가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3년간 10억원을 투입해 신종마약 탐색 플랫폼을 개발하고 국내 마약류 모니터링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약 감정이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국과수 등에 따르면 마약 감정은 크게 간이검사와 정밀검사로 나뉜다. 간이검사는 경찰과 국과수서 모두 실시한다. 시료를 검사 키트에 넣어 농도를 측정하는 방식은 동일하나 국과수에서는 장비를 이용해서 좀 더 정밀하게 측정한다는 차이가 있다.

간이검사는 메스암페타민(필로폰), 대마, 코카인, 아편류 등을 검출하는 데 효과적이다. 비용이 저렴하고 결과가 빨리 나온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감기약을 복용해도 필로폰이나 아편류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는 등 다소 부정확한 측면이 있다. 일부 마약류는 간이검사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정밀검사는 약물 특성에 따라 ‘가스크로마토그래피 질량 분석법’과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질량 분석법’이 사용된다. 시료서 검사 대상 성분을 추출해 마약류에 해당하는 물질이 있는지 검증하는 작업이다. 약물의 계열을 알아낼 수 있는 간이검사와 달리 정밀검사는 약물명까지 정확하게 밝혀낼 수 있고 장비에 의한 오차는 거의 없다는 게 국과수의 설명이다.

전자담배처럼 피우는 대마?
소변 검출 안 되는 물건 유통

검사 시료로는 기본적으로 채취·분석이 쉬운 소변이 널리 쓰이고 모발, 혈액 등도 사용된다. 소변 검사는 투약 후 3∼10일까지 마약이 검출되므로 비교적 최근에 투약한 것으로 의심될 때 주로 시행한다.

최근에는 마약 간이 검사기가 불법 유통되면서 마약 투약자들이 수사망을 빠져나가고 있다.

텔레그램 마약 관련 채팅방서 한 판매자는 “현재 경찰서 사용 중인 간이 검사기를 개당 15만원에 판매한다”며 “간이 검사기 3개를 구입해 받은 직후, 사흘 후, 조사 직전 검사를 해 보라”고 권유했다. 다른 판매자는 “미리 검사해 보고 음성이 나올 때까지 수사기관 출석을 미루면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온라인서 마약 간이 검사기가 거래되고 있어 수사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의료기기법상 의료기기로 분류된 검사기를 해외서 직접 구매하는 건 불법이다.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경찰에 납품되는 외국 제조사 A 제품은 국내서 의료기기로 분류돼있지만 개인에게는 판매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해외 직구로 구입하는 건 불법이지만 경찰 조사를 앞둔 이들 중 상당수는 해외 직구로 구입하거나 텔레그램 등을 통해 구한다고 한다.

해당 제품의 경우 소변서 마약을 검출하는 데 5분가량 소요되는데 정확도는 70∼8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양성이 나올 경우 출석을 여러 차례 미루면서 염색, 제모 등의 조치를 취한 후 경찰에 출석하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간이 검사기를 통해 수사망을 피해 가는 수법이 퍼지면서 갈수록 수사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간이 검사기는 변호인들이 제공하기도 한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간이 검사기로 미리 검사해 본 뒤 결과를 토대로 의뢰인과 수사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부 법무법인은 “자체 보유 중인 간이 검사기를 사용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홍보도 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마약사범들이 마약 간이 검사기를 이용해 수사를 회피하는 걸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희선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는 “검사기가 수사 기피 용도로 악용되는 걸 막을 수 있도록 판매 및 유통을 규제하며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법으로 팔리는 ‘검사 키트’
개당 15만원 거래···악용 우려

정부는 간이 검사기 악용을 막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조 목적에 따라 의료기기 여부를 판단하다 보니 수사용 검사기가 의료기기로 분류되지 않고 거꾸로 수사 기피용으로 사용되는 실정”이라며 “법을 개정해 의료 목적이 아니더라도 필요한 경우 의료기기로 분류해 유통을 통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일부 마약 판매상은 ‘소변 검출이 안 되는 마약’을 홍보하고 있다. 최근 메스암페타민, 케타민 등 여러 마약을 합성하는 합성마약류가 늘었고, 신종 마약 출현 기간도 6개월 이내로 짧아졌다.

지난해 11월 소변 등 간이 검사로는 검출이 안 되는 태국산 신종 마약 ‘크라톰’을 상습 투약하고 판매한 외국인 일당이 검거되기도 했다. 서해양경찰청은 지난해 3월 서남해역 일원서 수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마약을 투약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해경은 8개월 동안 수사에 나서 외국인 14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A씨 등 13명을 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말린 크라톰잎을 향신료와 섞어 국제택배를 이용해 국내에 반입했다.

국과수 등에 따르면 국내서 관리하는 마약은 약 2000종이다. 수사망을 피할 목적으로 기존 마약류서 화학구조를 일부 변형해 유사한 효과를 내는 신종 마약을 임시마약류로 지정하며, 매년 50개가량이 발견된다.

신종 합성 대마의 경우, 단속에 걸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 마약 확산의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전자담배로 투약할 수 있는 액상 형태로 유통돼 투약 방법이 쉽고 외관상 티가 나지 않아 확산 속도가 빠르다. 또, 합성 대마는 일반 대마보다 환각효과가 5배 이상 강해 더 많은 사람이 합성 대마에 손을 대고 있다.

실제로 2022년 9월 광주본부세관은 전자담배로 둔갑시킨 시가 10억원 상당의 합성대마를 유통시킨 동남아인 2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광주세관은 그해 8월에도 3억7000억원 상당의 합성대마를 국내에 유통한 내국인 2명을 검거한 바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합성 대마는 심장 부정맥을 일으켜 돌연사할 가능성을 높인다.

약 2000종

한편, 국과수가 신종 마약 투약 사실을 확인하더라도 해당 마약류가 법률에 명시돼있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국과수가 신종 검사기법 연구개발 등에 힘을 쏟는 이유다.

국과수 측은 “마약 문제는 메트암페타민과 대마 남용 시장이 더욱 커지고, 케타민, 코카인, 엘에스디의 확산과 신종 마약류 등장으로 과거 어느 때보다 심각한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합성 아편류의 등장으로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마약 문제가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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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