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걸리는 신종 마약 정체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6.18 09:04:47
  • 호수 14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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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치는 합성 대마 “검사해도 미검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소변 등 간이 검사로 검출이 되지 않는 신종 마약이 성행하고 있다. 일부의 경우 투약을 하더라도 검출이 되지 않아 단속이 어렵다는 것이다. 신종 마약 검출에 사용되는 ‘대사체 표준품’이 없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담당 기관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인력 부족으로 대사체 표준품 개발 등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과수가 파악한 신종 합성대마 500여종 중 검출 가능한 규모는 30여종으로 약 5%에 불과하다. 검출을 위해서는 ‘대사체 표준품’이 필요하다. 대사체란 마약이 몸 안에 들어가 분해되면 나오는 부산물로, 대사체 표준품은 이를 정리한 자료를 의미한다. 

국내서 생산되는 대사체 표준품이 없어 전량 미국 등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외국서도 생산되는 종류 자체가 적기 때문에 마약 검출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국내서도 대사체 표준품을 자체 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담당 기관인 국과수는 인력 부족으로 대사체 표준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갈수록 진화

지난해 경찰은 연예인 마약 수사에 나섰지만, 검사 단계서부터 난항을 겪은 바 있다. 배우 고 이선균과 가수 권지용의 경우, 소변을 활용한 간이 시약 검사와 모발을 채취해 시행한 1차, 2차 정밀 감정서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마약 감정 결과가 투약 혐의를 입증하는 유일한 증거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신종 마약인 합성 대마류는 소변, 모발 등으로도 검출이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경우 고해상도질량분석기와 핵자기공명장치라는 고정밀 분석기를 활용하며 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 2∼5주의 시간이 걸린다. 최근 국내 마약 동향을 보면, 기존에 마약류로 지정됐으나 국내 남용 사례가 거의 없던 케타민·코카인·엘에스디 등의 남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 신종 마약인 합성대마류를 비롯해 옥시코돈·펜타닐 등의 남용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지난해에는 합성아편류와 신종 케타민류의 유입 역시 확대됐다. 신종 마약은 기존 검사 기법으로는 검출이 안 돼 투약하더라도 법망을 피할 가능성이 크다. 

국과수는 지난해 초 펴낸 <2023 마약류 감정백서>에서 “마약류 남용의 새로운 국면이 시작됐다. 이제까지와 차원이 다른 마약 문제가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3년간 10억원을 투입해 신종마약 탐색 플랫폼을 개발하고 국내 마약류 모니터링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약 감정이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국과수 등에 따르면 마약 감정은 크게 간이검사와 정밀검사로 나뉜다. 간이검사는 경찰과 국과수서 모두 실시한다. 시료를 검사 키트에 넣어 농도를 측정하는 방식은 동일하나 국과수에서는 장비를 이용해서 좀 더 정밀하게 측정한다는 차이가 있다.

간이검사는 메스암페타민(필로폰), 대마, 코카인, 아편류 등을 검출하는 데 효과적이다. 비용이 저렴하고 결과가 빨리 나온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감기약을 복용해도 필로폰이나 아편류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는 등 다소 부정확한 측면이 있다. 일부 마약류는 간이검사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정밀검사는 약물 특성에 따라 ‘가스크로마토그래피 질량 분석법’과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질량 분석법’이 사용된다. 시료서 검사 대상 성분을 추출해 마약류에 해당하는 물질이 있는지 검증하는 작업이다. 약물의 계열을 알아낼 수 있는 간이검사와 달리 정밀검사는 약물명까지 정확하게 밝혀낼 수 있고 장비에 의한 오차는 거의 없다는 게 국과수의 설명이다.

전자담배처럼 피우는 대마?
소변 검출 안 되는 물건 유통

검사 시료로는 기본적으로 채취·분석이 쉬운 소변이 널리 쓰이고 모발, 혈액 등도 사용된다. 소변 검사는 투약 후 3∼10일까지 마약이 검출되므로 비교적 최근에 투약한 것으로 의심될 때 주로 시행한다.


최근에는 마약 간이 검사기가 불법 유통되면서 마약 투약자들이 수사망을 빠져나가고 있다.

텔레그램 마약 관련 채팅방서 한 판매자는 “현재 경찰서 사용 중인 간이 검사기를 개당 15만원에 판매한다”며 “간이 검사기 3개를 구입해 받은 직후, 사흘 후, 조사 직전 검사를 해 보라”고 권유했다. 다른 판매자는 “미리 검사해 보고 음성이 나올 때까지 수사기관 출석을 미루면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온라인서 마약 간이 검사기가 거래되고 있어 수사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의료기기법상 의료기기로 분류된 검사기를 해외서 직접 구매하는 건 불법이다.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경찰에 납품되는 외국 제조사 A 제품은 국내서 의료기기로 분류돼있지만 개인에게는 판매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해외 직구로 구입하는 건 불법이지만 경찰 조사를 앞둔 이들 중 상당수는 해외 직구로 구입하거나 텔레그램 등을 통해 구한다고 한다.

해당 제품의 경우 소변서 마약을 검출하는 데 5분가량 소요되는데 정확도는 70∼8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양성이 나올 경우 출석을 여러 차례 미루면서 염색, 제모 등의 조치를 취한 후 경찰에 출석하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간이 검사기를 통해 수사망을 피해 가는 수법이 퍼지면서 갈수록 수사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간이 검사기는 변호인들이 제공하기도 한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간이 검사기로 미리 검사해 본 뒤 결과를 토대로 의뢰인과 수사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부 법무법인은 “자체 보유 중인 간이 검사기를 사용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홍보도 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마약사범들이 마약 간이 검사기를 이용해 수사를 회피하는 걸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희선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는 “검사기가 수사 기피 용도로 악용되는 걸 막을 수 있도록 판매 및 유통을 규제하며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법으로 팔리는 ‘검사 키트’
개당 15만원 거래···악용 우려

정부는 간이 검사기 악용을 막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조 목적에 따라 의료기기 여부를 판단하다 보니 수사용 검사기가 의료기기로 분류되지 않고 거꾸로 수사 기피용으로 사용되는 실정”이라며 “법을 개정해 의료 목적이 아니더라도 필요한 경우 의료기기로 분류해 유통을 통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일부 마약 판매상은 ‘소변 검출이 안 되는 마약’을 홍보하고 있다. 최근 메스암페타민, 케타민 등 여러 마약을 합성하는 합성마약류가 늘었고, 신종 마약 출현 기간도 6개월 이내로 짧아졌다.

지난해 11월 소변 등 간이 검사로는 검출이 안 되는 태국산 신종 마약 ‘크라톰’을 상습 투약하고 판매한 외국인 일당이 검거되기도 했다. 서해양경찰청은 지난해 3월 서남해역 일원서 수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마약을 투약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해경은 8개월 동안 수사에 나서 외국인 14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A씨 등 13명을 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말린 크라톰잎을 향신료와 섞어 국제택배를 이용해 국내에 반입했다.

국과수 등에 따르면 국내서 관리하는 마약은 약 2000종이다. 수사망을 피할 목적으로 기존 마약류서 화학구조를 일부 변형해 유사한 효과를 내는 신종 마약을 임시마약류로 지정하며, 매년 50개가량이 발견된다.

신종 합성 대마의 경우, 단속에 걸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 마약 확산의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전자담배로 투약할 수 있는 액상 형태로 유통돼 투약 방법이 쉽고 외관상 티가 나지 않아 확산 속도가 빠르다. 또, 합성 대마는 일반 대마보다 환각효과가 5배 이상 강해 더 많은 사람이 합성 대마에 손을 대고 있다.

실제로 2022년 9월 광주본부세관은 전자담배로 둔갑시킨 시가 10억원 상당의 합성대마를 유통시킨 동남아인 2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광주세관은 그해 8월에도 3억7000억원 상당의 합성대마를 국내에 유통한 내국인 2명을 검거한 바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합성 대마는 심장 부정맥을 일으켜 돌연사할 가능성을 높인다.

약 2000종

한편, 국과수가 신종 마약 투약 사실을 확인하더라도 해당 마약류가 법률에 명시돼있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국과수가 신종 검사기법 연구개발 등에 힘을 쏟는 이유다.

국과수 측은 “마약 문제는 메트암페타민과 대마 남용 시장이 더욱 커지고, 케타민, 코카인, 엘에스디의 확산과 신종 마약류 등장으로 과거 어느 때보다 심각한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합성 아편류의 등장으로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마약 문제가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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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