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또 마약?’ 황하나 인터폴 적색수배 내막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6.28 10:40:08
  • 호수 14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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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웅 전 여친이 불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황하나가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하나를 형사 입건했다. 황하나는 지난해 9월, 배우 이선균과 유흥업소 여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 왔다.

지난 2월 경찰은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선상에 오른 황하나는 돌연 지난 2월 중순, 태국으로 출국했다. 현지 한인 제보자들도 “방콕서 황하나를 봤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황하나는 지난 3월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이 
놓쳤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황하나는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했다. 황하나의 지인 전모씨는 취재진과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전씨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 차려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전씨는 경찰에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자수했다. 전씨는 농구선수 출신 허재씨의 큰아들 허웅의 전 여자친구로 알려졌으며, 최근엔 이선균과 황하나 등과 함께 마약 사건에 연루됐다.

경찰은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황하나를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 과정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경찰은 태국에 있는 황하나를 검거하기 위해 최근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았으며,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하나는 지난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후 황하나는 모든 SNS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 26일, 아버지 황재필은 “딸이 적색수배 된 사실을 알고 있나”라고 묻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답장이 없는 상태다.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 된 황하나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을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투약 혐의로 수사 중 해외 도피
최근 태국 체류 사실 본지 확인

황하나는 이미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았던 이력이 있다. 2015년 5월~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동방신기, JYJ 출신 박유천의 약혼녀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 이들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황하나는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서 또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하나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스치면 
죽는다

출소 후 황하나는 “지금은 정말 (마약을)안 할 자신이 있다”며 “치아가 깨져서 고쳐야 하고 얼굴 피부도 너무 망가졌다. 종아리는 온통 메스버그(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환각 증세를 해소하기 위해 과하게 긁다가 나는 상처)다. 흉터가 이렇게 많은 것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약에 성공하면 다른 중독 환자를 돕고 싶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함께 출연한 아버지 황씨는 딸에게 “잘못을 인정할 것, 단약 기간을 계속 늘려가면서 희망을 가질 것”을 당부하며 “성공한다면 또다른 아이들에게 딸이 그 방법을 알려주는 전도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악어의 눈물이었을까? 황하나는 또다시 마약 투약 혐의에 휩싸였다. 경찰은 황하나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하고 일부는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지난해 10월20일 밝혔다. 당시 황하나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선균과 황하나 등이 연예인 지망생, 유흥업소 관계자 등과 함께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 등에서 마약을 투약했다고 의심했다. 마약 투약 전과가 있는 연예인 지망생도 내사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당시 이씨는 고소장을 통해 “2명으로부터 협박당해 3억원가량을 뜯겼다”고 주장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박씨는 2017년 알게 된 김씨와 2022년 9월부터 같은 아파트에 살며 이웃으로 지냈다. 서로를 언니·동생으로 부르며 점차 사소한 일상까지 모두 공유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그러다 박씨는 김씨의 필로폰 투약 사실을 눈치챘다. 또 김씨가 유흥업소서 일하며 만든 유명인들과의 인맥도 알게 됐다.

지난해 9월 김씨는 또 다른 유흥업소 종업원의 남자친구가 자신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1000만원을 건네 입막음하려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박씨는 자신도 김씨에게서 돈을 뜯어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회사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로 해킹범을 가장해 김씨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협박했다.

아버지도 
포기했나

박씨는 2022년 9월14일 “너 앨범에 있던 거 연예인 사진 많지 ㅋㅋ. 나라가 뒤집힐”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튿날에는 “곧 경찰 와요. 아니면 바로 이선균한테 사진 폭발이에요”라며 거듭 협박했다.

김씨는 “휴대전화가 해킹돼 협박받고 있는데 입막음용으로 돈이 필요하다”며 이씨에게 3억원을 달라고 했다. 또 “(해킹범이)3억원만 주면 다시는 협박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매스컴(보도)은 막자”고 이씨를 압박했다. 결국 이씨는 지난해 9월22일, 현금 3억원을 김씨에게 건넸다.

그러나 김씨는 현금 3억원을 혼자 챙겼고, 자신을 협박한 박씨에게 돈을 건네지 않았다.

박씨와 김씨에게 협박을 받은 이선균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충격을 안긴 사건이었다. 

이른바, ‘이선균 사건’의 최초 신고자인 신모씨는 지난해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황하나가 나에게 말하길 ‘유흥업소 여실장 김씨가 너의 여자친구에게 마약을 권했다’고 말해 열받아서 경찰에 신고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신씨의 여자친구인 이모씨도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바 있다.

황하나를 아는 이들은 “황하나와 스치면 죽는다”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한다. 황씨 측근의 말처럼 2020년 황씨의 남편 오모씨는 극단적 선택을 했고 수도권 마약 총책으로 알려진 ‘바티칸 킹덤’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일각에선 황하나와 연루된 여러 사람들이 세상을 등졌다고 주장한다. 취재진을 만났던 황하나의 핵심 제보자도 2022년 5월경 사망했다.

2022년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린 박왕열의 상선 ‘사라 김’ 김형렬이 붙잡혔다. 국내에 공급한 마약만 시가로 100억원 가까이 된다. 100만명이 넘게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을 수년간 팔아온 것이다. 경찰은 황하나와 전 연인 박유천이 이들로부터 마약을 구매해 왔다고 봤다. 이 같은 사실을 언론에 알린 제보자 대부분은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그녀
허재 아들 전 여친 연루설

‘황하나·바티칸 킹덤 마약 사건’ 핵심 제보자 류모씨가 취재진과 만난 건 지난 2020년이다. 그는 황씨의 남편인 오씨의 친구기도 했다. 류씨는 기자에게 황씨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와 마약 투약 정황 등 물적 증거를 건네줬다. 당시 류씨는 취재진에 “황하나 사건 해결 좀 해달라. 내 친구들 꼭 좀 살려달라”고 청했다.

그렇게 취재진은 황하나의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치기 시작했다.

수개월 간 취재 도중 2020년 12월, 별안간 오씨가 세상을 떠났다. 앞서 오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죽으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씨는 황씨와 함께 마약 투약 혐의로 2020년 9월 조사를 받았다.

당시 오씨는 “황하나가 잠을 자고 있을 때 몰래 필로폰 주사를 놨다”고 진술했다. 오씨는 그로부터 한 달 뒤 황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그는 사망 이틀 전인 2020년 12월22일, 서울 용산경찰서를 찾아가 앞서 경찰에 진술했던 내용 중 일부를 번복했다.

오씨는 “당시 황하나의 부탁을 받고 ‘거짓 진술’을 했다”고 자백했고 이틀 뒤인 24일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그가 남긴 유서에는 ‘황하나를 마약에 끌어들여 미안하다’는 취지의 글이 적혀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이틀 전 경찰에 자백했던 내용과는 상반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류씨는 통화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사람이 아니다”며 “오씨가 마지막에 어떤 상태였고, 누구랑 연락했는지 다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은
어디로?

황하나는 사망한 전 남편에 대해 “내가 죽였어? 혼자 죽었잖아”라며 SNS에 언급해 충격을 안겼다. 황씨의 지인이자 국내 최대 규모 마약 조직의 일원으로 밝혀진 남모씨도 2020년 12월17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중태에 빠졌다. 남씨는 원활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다.

오씨와 남씨는 같은 해 8월부터 10월까지 경기도 수원시 모처서 황씨와 필로폰 등을 투약한 사이다. 결과적으로 황씨의 마약 투약 의혹을 입증해줄 두 남성이 모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한 명은 의식불명에 빠졌고, 한 명은 사망했다. 황하나가 연루된 사건에 휩싸인 배우 이선균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미뤄볼 때 “스치면 죽는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smk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황하나 친구, 허웅 전 여친 정체는?

부산 KCC 이지스 소속 농구선수 허웅이 전 여자친구 전모씨를 고소하면서 황하나 연루설이 재조명됐다.

허웅 법률대리인 김동형 변호사는 지난 2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공갈미수, 협박,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허웅의 전 여자친구 전씨와 공모한 가해자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허웅은 지인의 소개로 만난 전씨와 2018년 12월부터 연인으로 발전했다.

연예 초반엔 사이가 좋았으나 전씨의 일탈행위, 상호 간 성격 차이, 양가 부모의 반대 등으로 이별을 반복하다 2021년 12월경 최종 결별했다.

이별 후 전씨는 허웅이 있는 곳에서 자해하거나 스토킹하고, 마약(케타민)을 코에 묻힌 상태로 찾아와 마약 투약 사실을 자백했다.

허웅 측에 따르면 그는 2021년 5월29일부터 31일까지 “네 앞에서 죽어버리고 싶어” “(돈)안 보내면 기사 띄울게” “3억이면 싸게 먹히네. 협박도 아니라고 하네”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변호사는 “전씨는 배우 고 이선균 사건에 연루된 여성들, 황하나 등과 동석해 함께 마약류를 투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번 고소장을 통해 전씨에 대한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고발했다고 밝혔다.

한편 1993년생인 허웅은 허재의 큰아들로 부산 KCC 이지스서 뛰고 있다. 동생은 수원 KT의 주전 가드인 허훈이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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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