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마약 동아리’ 회장이 믿는 구석

돈이 얼마나 많기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마약 동아리 사건의 핵심 인물인 염모 회장과 운영진이 판·검사 출신, 성범죄·마약 전문 변호사를 선임했다. 회장인 염씨는 9명, 운영진인 홍씨는 8명, 이씨는 10명의 초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한 것이다. 수억원의 변호사비는 동아리 회비나 마약 판매 대금으로 이뤄졌을 것이라는 의심도 나오는 상황이다.

수도권 대학들을 중심으로 수백명 규모의 연합 동아리를 조직해 마약을 유통하고 투약한 혐의로 회장과 운영진 등 6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중 핵심 인물 3명은 각자 최소 8명으로 구성된 검사 혹은 판사 출신의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렸다.

재벌가?

지난 5일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는 동아리 회장 염모씨와 운영진인 홍모씨, 그리고 이모씨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동아리 20대 회원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단순 투약 대학생 8명은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2년 12월부터 1년 동안 염씨가 만든 동아리서 만나 마약을 구매해 수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또 마약 투약 후 동아리 아지트서 마약에 취한 회원을 강간한 혐의도 있다.

사건이 처음 드러난 건 지난해 연말이었다. 염씨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무렵 한 호텔서 여자친구 A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하다가 현장서 적발됐다. A씨가 마약 투약 과정서 불안, 공포 등을 갑자기 느끼면서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보이는 배드트립을 겪으며 난동을 부려 경찰이 출동했다.


당초 단순한 마약 투약으로 끝날 뻔한 사건은 1심 재판을 받던 중 공판 검사가 재판 자료를 살펴보다가 염씨의 계좌 거래 내역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면서 사건은 커지게 됐다. 결국 이들은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대마), 특수상해, 성폭력처벌특례법 위반(촬영물 등 이용 협박)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이 연루된 혐의 모두 중형이 선고될 수 있는 혐의다. 그래서 그런지 이들은 모두 판·검사 출신의 변호사를 선임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염씨가 선임한 변호사는 총 9명으로 법무법인 판심서 문유진, 김충현, 이진형, 김한솔, 이상학, 남기태, 임봉준 등 7명, 법무법인 지혁서 안준형, 김현 등 2명의 변호사를 선임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변호사는 전주지방법원 성범죄 전담 재판부 출신의 문유진 변호사와 대전지방검찰청 성폭력, 마약 전담 부서 출신 김한솔 변호사, 네이버 마약상담센터서 인증을 받고 활동 중인 마약 전문 변호사 안준형 변호사 등이다.

판·검사 출신 초호화 변호인단 선임
최소 8명으로 구성…수임료 3억 이상

법조계에선 이들을 선임하면서 범죄, 마약 전문 판사, 공판 검사 등으로 구성돼 재판의 흐름을 빠르게 캐치해 빠져나갈 구멍 찾는 것에 열중할 것이라고 봤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염씨의 변호인단은 법원과 검찰서 고위직에 있었던 사람을 선임해 전관 혜택을 통한 감형을 노린 게 아니라, 관련 범죄 사건 재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선임해 재판의 허점을 노려 최대한 형량을 낮추겠다는 의중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성폭력, 마약 투약 등 이번 사건과 같은 혐의로 실형을 받고 항소심을 진행 중인 만큼 가중처벌이 불가피한 상황에 감형을 위한 현장 전문가를 선임했다는 의견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염씨는 이미 이전에도 성폭력처벌특례법, 마약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어 가중처벌이 불가피하다. 

염씨는 지난 2015년부터 각종 민·형사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성폭력, 사기, 마약 투약, 협박, 절도, 강요, 사문서위조, 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염씨 이름이 등장하는 재판만 14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강요, 성폭력, 절도, 마약투약, 공문서위조 등 5건은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동아리 운영진인 홍씨는 법률사무소 유에서 박성현, 김유진, 이승우, 최송희, 신일섭, 조치홍, 신윤정, 이창주 등 8명의 변호인을 선임했다.

특히 박성현 대표변호사는 클럽 강제추행 무죄, 군인 성범죄 무죄, 성폭력처벌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반포 등) 무혐의, 강간 무혐의, 준강간 무혐의, 마약류관리법 위반 집행유예 등 이들과 비슷한 혐의서 수많은 성공사례를 내세우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미 성범죄로 복역한 바 있는 홍씨가 이번에는 실형을 면하기 위해 전문가를 선임했다고 보고 있다.

마약 대금·회비로 충당?
과거 동종 범죄 전력도 

홍씨는 지난 2017년 11월부터 2018년 3월까지 17~18세인 피해자 4명과 성관계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17개를 제작하고, 당시 교제 중이던 27세 여자친구와의 성관계 영상 19개를 불특정 다수에게 총 460만원을 받고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재판부는 그에게 징역 2년6개월형을 선고했으며, 그는 복역을 마치고 동아리 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가장 많은 변호사를 선임했다. 그는 법무법인 태하서 판사와 검사 모두 경험한 최승현 변호사를 필두로 채의준, 석종욱, 김진형, 박영섭, 이상훈, 신지혜, 정지원, 박규은, 송해냄 등 무려 10명의 변호사를 선임했다. 이들은 검사 혹은 판사, 군검사 시절 성범죄와 마약 범죄 사건을 전담했던 경력이 있는 인물들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8명서 10명의 변호인단을 구성하기 위해서 드는 선임료는 최소 3억원서 5억원가량 필요하다. 여기에 고위직 판검사 출신 변호사가 포함돼있으면 수임료는 크게 불어나게 된다.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염씨와 이씨와 같은 경우 판사, 검사 시절 담당하던 범죄에 대한 변호를 요청한 상황이라 보통 5억원가량의 수임료가 필요해 보인다”며 “홍씨와 같은 경우에도 성공사례가 많은 법무법인을 선임한 만큼 많은 변호사비를 사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서 확보하지 못한 범죄수익이 변호사비로 흘러간 것이 아닌지 의심한다. 염씨가 가상계좌로 마약을 결제한 금액은 1200만원이지만 염씨는 동아리 회원들에게 해당 마약을 웃돈을 주고 판매했다. 아직까지 염씨가 마약 판매 대금으로 얼마를 벌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돈 어디서?

게다가 달마다 동아리 회비 명목으로 10만원가량을 받아 연 3억6000만원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한편 마약 동아리서 활동했던 한 관계자는 “염씨와 홍씨는 부모님 중 한 분이 유명한 목사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평소에도 집에 돈이 많다고 말을 하던 것을 생각해보면 집안에서 변호사비를 내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동아리 회비 등이 변호사비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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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