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결국 만세 부른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무조건 항복…도망치듯 가업 놨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남양유업 오너 경영이 ‘불가리스’ 역풍으로 57년 만에 막을 내렸다. 새 주인은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은 지난 4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했다. “살을 깎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남양을 만들 직원들을 믿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지만, 소비자 신뢰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은 홍원식 전 회장(51.68%) 부인인 이운경씨, 손자 홍승의씨 등 오너 일가 지분 53.08%를 한앤코에 양도했다고 지난달 27일 공시했다. 이들 3명이 보유한 보통주 총 37만8938주를 매각했다. 매각가는 3107억2916만원이다. 홍 전 회장 동생인 홍명식씨 지분 3208주(0.45%)만 남게 됐다. 

3100억에…
헐값 매각

남양유업은 “대금 지급 시점에 최대주주가 변경될 예정”이라며 “변경 후 최대주주는 한앤코 19호 유한회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전 남양유업 회장은 지난달 28일 한앤코에 지분 매각을 발표한 것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홍 전 회장은 이날 오후 임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오늘부터 남양유업 경영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남양유업 가족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며 “최근 일련의 사태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남양유업 가족분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에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고 운을 뗐다.  


홍 전 회장은 “사태 해결을 위한 책임감으로 회장직에서 내려왔으며 자식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했다. 비상대책위원회의 지배구조 개선 요청에 대해 이사회 구성을 투명하게 교체하겠다는 경영 쇄신안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안팎의 따가운 시선은 피할 수 없었다”고 그동안의 상황을 전했다.

그는 “기업 가치는 계속해서 하락하고 남양유업 직원이라고 당당히 밝힐 수 업는 현실이 최대주주로서의 마음이 너무나 무겁고 안타까웠다”며 “한편으로는 제 노력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한계에 부딪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오로지 내부 임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회사의 가치를 올려 예전처럼 사랑받는 국민기업이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며 “이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는 고심끝에 저의 마지막 자존심인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를 포기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불가리스 역풍’ 57년 만에 막 내린 오너 경영 
“경영정상화 한계” 일가 지분 사모펀드 매각

그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남양유업 가족분들과 함께한 지난 45년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 눈물이 앞을 가로막는다. 언젠가는 남양유업 가족분들과 함께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라며 “앞으로 남양유업과 가족분들의 건강과 건승을 위해 조용히 응원하고 기원하도록 하겠다. 감사하다. 그리고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1964년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이 세운 남양유업은 1967년 국내 처음으로 조제분유인 ‘남양분유’ 출시를 계기로 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우량아 선발대회’ 등 마케팅에 힘입어 ‘국민 분유’란 타이틀까지 달 정도였다.

이후 1991년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 출시에 이어 맛있는우유GT, 이오, 임페리얼, 아인슈타인, 드빈치 치즈 등 매년 스테디셀러 제품을 내놓으며 한때 국내 식품업체들이 꿈꿨던 매출 1조원 시대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홍 전 회장은 1974년 기획실 부장으로 입사, 1977년 남양유업 이사에 오르며 경영에 참여했으며 1988년부터 1990년까지 부사장을 지냈다. 1990년부터 2003년까지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으며 2003년 회장에 올라 최근까지 남양유업을 이끌었다.

남양유업과 홍 전 회장은 악화된 여론을 되돌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매각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양유업은 2013년 본사 직원이 대리점 직원에게 폭언하며 물량 밀어내기를 했다가 적발돼 과징금 제재를 받았다. 당시 영업사원 욕설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불매운동이 확산됐다.

연이은 구설수
경영포기 선언

이후 남양유업은 국내 유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 불매운동 직전인 2012년 매출은 1조3650억원이었지만, 8년 만인 지난해 9489억원으로 30.5% 감소했다.

특히 2019년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돼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황씨는 2019년 7월 마약 투약 혐의로 수원지법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집행유예 기간 또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지난 1월 구속됐다.

지난해엔 홍보대행사까지 써서 경쟁사 매일유업 등을 향해 ‘우유에서 쇠맛이 난다’ ‘우유 생산 목장 반경 4㎞에 원전(원자력발전소)이 있다’는 등 비방 댓글을 달아 문제가 됐다.

남양유업은 불가리스 사태로 1964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달 13일 발효유 ‘불가리스’ 코로나19 예방 효과 연구결과를 발표해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세종공장은 운영 정지 위기에 처했다. 

홍 전 회장은 지난달 4일 불가리스 파문으로 회장직에서 자진해서 내려왔다. 당시 그는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최근 사태 수습을 하느라 (사퇴)결심을 하는데 까지 늦어진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살을 깎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나날을 만들어갈 우리 직원들을 다시 한 번 믿어주고 성원해주길 바란다”고 눈물의 대국민 사과를 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과에도 돌아선 소비자 마음을 되찾지 못했다. 남양유업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구축해 지배구조 개선에 노력했다. 홍 전 회장 어머니인 지송죽 여사와 첫째 아들인 홍진석 전 이사는 등기이사에서 사임했지만 ‘오너 리스크’ 여파는 계속됐다.

파킹딜 가능성?
사실상 희박


이번 지분 매각으로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 일가는 지난 1964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남양유업 경영에서 사실상 물러나게 됐다.

다만 홍 전 회장의 동생 홍명식씨가 보유한 0.45%의 지분은 양도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 관심을 끈다. 

홍명식씨가 보유한 지분이 많지 않지만 오너 일가 중 유일하게 주주로서 권리를 유지했다. 이 같은 구조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홍 전 회장은 이사회 구성원으로, 동생 명식씨는 주주 자격으로 남양유업 경영에 관여할 수 있다.

업계는 홍 전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뗀지 얼마 되지 않아 속전속결로 매각이 추진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동안의 잇단 악재와 논란 속에 굳건히 지켰던 지배력을 일순간 포기하는 데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거래를 두고 ‘파킹딜’ 가능성도 제기된다. 홍 전 회장으로는 불가피하게 지분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지만 향후 재인수를 염두해뒀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거래 구조에 비춰봤을 때 이 같은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번 매각과 관련해 거래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홍원식 전 회장 일가가 지분을 매각한 이후 되사거나 할 수 있는 조건이 전혀 담기지 않은 클린세일(Clean-sale) 거래로 알고 있다”며 “만약 우선매수권 등의 조건이 담겨 있다면 주주 간 계약 공시에 관련 내용이 일부 언급됐어야 했지만 이 부분이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갑질, 황하나…잇단 악재로 추락
구조조정 움직임에 직원들 불안

실제 한앤코가 한국타이어와 함께 2014년 미국 비스테온그룹으로부터 인수한 한온시스템 인수·합병(M&A)은 ‘한국타이어 측이 한온시스템의 매각을 추진할 경우 한앤코 측의 보유 지분을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는 내용이 공시 내용에 언급돼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한온시스템 매각이 결정됐지만 한국타이어는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도 “남양유업 딜은 여론 악화와 불매운동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기업 펀더멘털이 극도로 훼손된 상황에서 벌어진 오너의 경영 포기와 구주 캐시아웃(Cash-Out)으로 보는 것이 맞는다”고 설명했다.

홍 전 회장의 남양유업 이사회 존속 여부는 이 같은 논란을 불식할 수 있는 재료로 여겨진다. 홍 전 회장이 지분 매각 이후에도 이사회에 남을 경우 한앤코 측과 사전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릴 수 있다.

한편 경영권 매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남양유업 직원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매각으로 오너 중심의 제왕적 지배구조에서 벗어나게 된 점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사모펀드 특성상 고강도 경영 쇄신에 대한 가능성도 커지는 만큼 직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이날 남양유업은 기획마케팅·영업본부, 전산보안팀을 총괄하는 수석본부장 직제를 신설했다. 미래전략·경영지원본부는 대표이사 직속 체제로 유지했다.

신임 수석본부장은 김승언 전 기획마케팅본부장이 맡는다. 김 수석본부장은 생산전략본부장 겸 건강한사람들 대표를 역임했으며 기획본부장, 기획마케팅본부장을 거쳤다. 조직개편과 함께 상무보로 승진했다.

이는 지난 2월 정기인사 이후 3개월 만의 조직개편으로, 기존 대표이사가 관리하던 주력 부서를 분리해 독립성을 보장하고, 조직 문화를 쇄신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김 수석본부장이 남양에서 오래 근무한 ‘남양맨’인 만큼 한앤코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직원들 긴장
한앤코 견제?

조직개편까지 이뤄진 현재, 남양유업 사내에서는 조만간 구조조정이 실시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또 매각 주체인 한앤코와 남양유업 오너 일가 모두 고용 승계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서 직원들의 불안감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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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국방부는 내란 특별검사팀이 해소하지 못한 건을 발본색원하려 했다. 특별수사본부 외에도 TF팀을 꾸렸으나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진상규명 핵심 기관인 정보사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의혹의 상당수가 근거가 빈약해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인사도 문제다. 내란에 연루된 핵심 기관임에도 인적 쇄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본부에 조사관들이 상주까지 했는데 밝혀진 게 없다.” 한 정보사령부 영관급 장교의 말이다. 정보사를 둘러싼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군 안팎에서는 국방부 차원의 특별수사본부와 헌법존중 TF(테스크포스)만으론 어림도 없다는 지적이 거세다. 제보와 투서 내란 특별검사팀의 후신인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정보사에는 대북공작 전문가들인 휴민트(HUMINT·인간정보·820)가 있다. 휴민트 부대인 HID(북파공작부대)와 이들을 지휘하는 100여단이 핵심 중의 핵심이다. 이들은 대북공작 실행 부대로 전략·기획은 특수사업처가 담당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정보사 특수처는 최근 특수·대외·훈련평가 등 3개의 부서를 특수·대외로 개편했다. 신임 정보사령관에는 1988년 이진백 사령관 이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비육사 출신인 조선대학교 학군장교(ROTC)출신 박민영 육군정보학교장이 임명됐다. 참모장은 육사 출신 한모 준장, 정보단장은 하모 준장(3사)이 맡게 됐다. 100여단장이던 육사 출신 정모 준장은 제2작전사령부로 전보됐다. 국방부는 당분간 100여단장 자리를 공석 상태로 놔두기로 했다. 휴민트 조직이 12·3 내란에 깊숙하게 연루된 만큼 특수본의 수사가 끝난 이후 진급 심사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정보사는 검찰과 경찰, 내란 특검팀 수사에 의해 부서명이 노출돼 기밀이 새 나가고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홍도 격화되고 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에 제보와 투서가 빗발치고 있는 점이 정보사 내부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한 군 관계자는 “‘진급 시즌’ 때문이라고 해도 의혹에 그치는 제보가 많다. 중요한 내용도 있지만 타 부서의 간부를 언급하며 ‘문제가 있어 강도 높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약물 공작’ 문건 본거지 특수처 압수수색 패스 논란의 인물들 되레 진급 “장군 인사로도 거론”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을 통해 드러난 ‘약물 공작 문건’ 이후에는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문건 작성자인 이모 대령(현 속초 HID 부대장)과 군무원 외에도 당시 특수처장이던 A 대령과 관련자들에 대한 인사 조처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박 의원이 확보한 해당 문건은 정보사 특수처 산하 대외 담당실에 존안돼있었다. 문건 작성 및 책임자인 A 대령과 이 대령 모두 특검팀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다만 특검팀의 수사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던 터라 어떤 목적으로 문건을 작성하게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검팀에 파견됐던 한 경찰 관계자는 “특수처 간부 중 일부는 수사에 협조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의 지시로 작성하게 됐다는 것 외에는 확인된 사실이 없다. 노상원 전 사령관과의 연결고리가 의심됐으나 정황을 포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는 관련 의혹을 면밀하게 들여다봤다. 실제 담당 조사관들은 정보사 안양 본부에 상주하면서까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약물 공작 문건 외에도 지난해 2월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준장)이 국회에서 증언했던 ‘2016 계획(가칭)’도 조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준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2016년 속초 HID 부대장으로 있을 때 당시 노상원의 지시가 일반적이지 않았다”며 “대북 중요 임무를 6개월간 준비한 적이 있었는데, 여러 불합리한 지시가 많았지만 특히 요원들을 폭사시키라던 지시가 생각난다. 노상원은 요원들에게 ‘원격 폭파 조끼’를 입혀 보낸 뒤 임무를 끝내면 폭사시키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이 계획은 노상원 전 사령관이 취임 이후 자신의 비서실장과 특수처장, 사업단장을 해임한 이후 모의됐다. 일반적 공작처럼 북한 내 쿠데타를 야기하거나 우회적으로 설득하는 작업이었다. 실제 수십명의 공작관들이 강제로 동원돼 노 전 사령관의 비상식적 계획을 준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상원 폭사 지시 ‘2016 계획’도 조사 바짝 붙었는데 빈손…진상규명 어려울 듯 한 국방부 관계자는 “TF에서 해당 사안을 조사했던 건 사실”이라며 “차후 어디서 수사하게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복수의 전·현직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2016 계획’이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한 이후에도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문건 자체가 존재하지 않거나 소실됐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노 전 사령관은 2016 계획 외에도 대북공작 관련 보고서를 ‘특수’가 아닌 ‘일반’ 문서로 만들도록 지시했고 제한된 공간에 보관한 후 통제했다고 한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담당자들이 안양 본부에 가서 보고하는 절차에서 노상원이 직접 100여단을 방문해 보고를 받았다. 시스템이 이상하게 바뀌었는데 문상호도 똑같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일반 문서로 분류한 대북공작 문건들은 김용현에게 따로 보고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노상원은 사실상 수년간 김용현에게 휴민트들이 작성한 첩보를 갖다 바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군 정보기관 간 갈등도 폭발 직전이다. 또 다른 군 정보기관인 777사령부에 대한 ‘인사 차별’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앞서 777사령부에 소속된 시긴트(SIGINT·신호정보·820) 전문가들은 휴민트와 같은 820 정보병과다. 다만 ‘인간’과 ‘신호’로 구별될 정도로 업무 자체가 전혀 다르다. 정보사는 관행대로 육군 소장이 신임 정보사령관을 맡게 됐지만 777사령부는 공군 준장으로 격하 보직된 데 이어 지휘관의 군종까지 뒤집히는 전례 없는 조치가 단행됐다. 777사령부는 정보사와 다르게 내란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바 없다. 인사만 놓고 보면 두 군 정보기관 간 인사에 차이가 있다는 건 명확하다고 볼 수 있다. 주먹구구 인사 국방부 인사를 담당하던 한 소식통은 “777 입장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인사”라며 “정보사 육사 출신들의 진급이 대거 배제됐다고 해도 외형적으로만 그럴듯해 보이지 속사정은 다르다. 실질적 지휘 체계는 뒤바뀌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인적 쇄신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TF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했다. 16일 조사를 마무리한 TF는 조만간 결과를 검토해 다음 달 13일까지 승진 취소 및 징계성 전보 등 인사 조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적어도 이날까지는 군 정보기관 내 파열음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