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김기현의 선택’ 강대식 최고위원

“이준석 포용, 덧셈 정치 필요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치열했던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끝나고 드디어 지도부가 제 모습을 갖췄다. 이에 따라 김기현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어느 인사를 지명할지 관심거리였다. 김 대표는 지명직으로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강대식 의원을 지명했다. 당 안팎에서도 놀란 눈치다. 의외의 인물이라는 점에서다. 이번에 지도부에 입성한 TK(대구·경북) 현역 의원도 강 의원이 유일하다. 

국민의힘 강대식 최고위원은 대구 동구 토박이다. 의원실에도 자신의 고향인 대구를 아끼는 모습이 역력하다. 창가에는 대구의 사계절을 나타낸 블라인드도 있다. 의원실 벽 한편에는 큼지막한 자신의 지역구 지도가 펼쳐 있다. 그만큼 대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진심이다. 

대구 동구청장 시절 행복은 주민과 자주 소통하는 게 전부였고, 그만큼 지역주민들을 찾아 한마디 한마디를 귀담아 들어왔다. 이후 강 위원은 유승민 전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을 물려받았고,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이번에 지도부에 입성해 반드시 지역정서를 당과 국회에 잘 전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요시사>가 강 위원을 만나 지도부에 입성한 소감, 국민의힘에 필요한 개혁, 총선 대비책 등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된 소감은?

▲처음에는 부담스럽고 얼떨떨한 기분이 들었다. 생각도 못 했다. 김기현 대표에게 전화가 왔다. 김 대표가 직접 연락해 꼭 맡아달라고 말한 게 내 마음을 움직였다. 고사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최고위원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선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마음을 다잡고,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당내에는 나보다 더 훌륭하신 선배나 동료분들이 많다. 그럼에도 이렇게 기회를 주신 게 감사하다. 이번에 임명된 만큼 윤석열정부의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겠다. 내년 총선서 반드시 승리를 거두겠다는 생각과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겠다.

-유승민 전 의원과는 연락을 주고 받았나?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받은 뒤에는 연락한 적이 없다.

-이번 지도부서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당의 안정화다. 이전까지는 당의 분란이 너무 많고, 잦았다. 자꾸만 당이 혼란에 빠지면 국민이 보시기에도 상당히 불편하다. 당이 안정돼야 국민이 원하시는 일들을 지도부도 제대로 처리할 수 있다. 지명직 최고위원 제안은 대구에 최고위원이 없고, TK(대구·경북)를 포함하더라도 이 지역을 대변할 현역 최고위원이 없어 보수 심장인 TK 현안이나 지역정서 등을 챙기라는 뜻으로 생각한다. 

김 대표 러브콜에 마음 움직여
“윤정부 국정운영 뒷받침할 것”

-최고위원 출마는 따로 염두에 두지 않았었나?


▲출마를 고민하기는 했다. 최고위원 출마를 두고도 현역 의원들끼리도 당내서 치열한 눈치싸움이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비슷한 지역구를 가진 분들이 속속 출마하셨고, 결국 타이밍을 놓쳤다. 이 부분은 좀 아쉽다.

-시작부터 최근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의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다

▲개인적으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러나 김 위원 스스로도 반성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호남에 공을 들여왔다. 이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국민의 인신과 역행하는 일이 없도록 국민의힘 모두가 노력하겠다. 

-이번 지도부를 보고 일각에선 윤석열 친정체제가 공고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정일체 노선이 오히려 일방적인 관계로 변질될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는데…

▲이번 전당대회 결과는 당원이 당정 일체와 당정 융합을 통해 안정적인 국정을 이끌라는 의미다. 이 같은 상황이 인사에도 반영된 듯 보인다. 당심을 반영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당정일체를 우려하는 분들도 상당수 있고 우려하는 지점도 잘 안다. 반대로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시는 분도 많다.

민주당은 거대 의석을 갖고 있다. 여소야대인 현 상황을 고려하면 당과 대통령실의 소통, 당정을 통한 정책의 일관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어떤 방식으로 대통령실과 소통을 하겠다는 것인가?

▲알려진 것처럼 당 대표와 윤 대통령이 한 달에 두 번 정도 정기 회동을 가지려 한다. 충분한 소통을 통해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하는 게 목표다. 어느 때보다 당과 대통령실의 소통이 중요하다.

-이번 전당대회서 김 대표가 아슬아슬하게 과반 승리를 거뒀다. 나머지 당원을 어떻게 포용해야 할지?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 대표 후보님들 모두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다. 선거 과정에서 서로의 의견이 달랐지만 윤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은 모두 하나다. 문제는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 대한 총 투표율이 절반에 가까운 47%에 달했다는 점이다. 

이 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누구 한 명을 배제해서는 하나된 당이라고 하기 어렵다. 김 대표도 안 의원과 황 전 총리 등을 만나 함께 하기로 뜻을 밝혔다.

-본래 개혁파로 알려져 있다. 국민의힘에 가장 필요한 개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김 대표가 강조한 것처럼 연대·포용·탕평, 이른바 연포탕 정신이 필요하다. 연포탕 정신의 실현은 객관적이고 능력에 적합한 공정한 공천을 하는 것이다. 김 대표뿐 아니라 당 지도부가 제대로 된 연포탕을 끓이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 믿는다. 연포탕 정신을 바탕으로 국민의힘이 하나가 돼야만 국민에게 사랑 받고,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 

유승민계? 개인적 관계는 여전
정치 노선 스스로 결단 내려야

-차기 원내대표가 누가 되느냐도 국민의힘 내의 중요한 문제다

▲무엇보다 차기 원내대표는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이 선정돼야 한다. 민주당과의 협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교섭 능력을 바탕으로 윤정부의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 이외에도 원내 의원을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소통과 포용력이 필수 덕목이다. 

-이전 원내대표 선거서 비윤으로 불린 이용호 의원이 선전했다. 이번에도 비윤의 선전을 예상하나?

▲이 의원이 우리 당에 넘어온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비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우리 당에 소속된 호남 의원이다. 이 의원이 윤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유승민계로 불려왔다. 그러나 최근 천 위원장이 오히려 유승민계를 떠난 인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유 전 의원과는 18년 전인 지난 2005년부터 지금까지도 소중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천 위원장이 나경원 전 의원 관련 연판장에 이름을 올렸다며 개혁 성향이 없는 것처럼 말하는 등의 행위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해당 발언에 유감을 표한다.

다만, 정치인이라면 개인적 인연과 다르게 정치노선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나는 계파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는 누구와 친하다고 해서, 무슨 계파라고 해서 반드시 그 사람만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연판장에 이름을 올렸던 분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연판장의 경우 초선 의원 모임에서 선거가 너무 네거티브로 흘러가면 공정한 선거로 진행되기 어렵고, 당이 분열되는 상태까지 이를 수 있다는 선언적 의미다. 깨끗한 선거를 하자는 취지로 이야기를 들어 서명했었다. 사전에 모든 내용을 파악하고, 고민해 결정하지 못한 측면은 아쉽다. 

-내년 총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수도권 약세라는 비판을 어떤 식으로 이겨내야 할지?

▲당과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의 경쟁력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능력 있고, 경쟁력 있는 출마자를 발굴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게 당의 역할이다. 공천 부분도 상당히 신경써야 한다. 당 안팎으로도 우려하는 부분을 안다.

“계파만 나누는 모습 좋지 않다”
“자주 지역구 찾아 더욱 더 노력”

이번 지도부에게 총선 승리가 필수적인 만큼, 이런 논란들을 종식시킬 필요가 있다. 공천에서 여러 논란을 낳으면 당내서 분란이 생기고, 총선에 빨간 불이 켜지는 건 불 보듯 뻔하다.

-내년 총선에 이준석 전 대표 등 소위 말하는 반윤핵관 세력도 함께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이 전 대표를 싫어하시는 분도 계시고 좋아하시는 분도 계신다. 뺄셈의 정치보다는 덧셈의 정치가 필요한 시기라 생각된다.

-이 전 대표와는 어떻게 알고 지냈나?

▲과거 배나사(배움을 나누는 사람들)를 통해 알게 됐다. 당시 우리 지역은 교육 환경이 열악했다. 현재도 배나사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당시 이 전 대표가 우리 지역까지 와서 활동을 했었다. 그때부터 인연을 이어왔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 구청장으로 열심히 해왔다. 다른 점은?

▲구청장을 할 때는 지역에 찾아가 한 명 한 명 만나면서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코로나로 활동이 제한된 점이 아쉽다. 특히 거리두기 탓에 주민을 한 데 모을 수 없었고, 고작 3~4명으로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 점이 너무 아쉽다. 총선까지 1년여가 남았는데, 더 자주 들으러 가려고 한다. 

솔직히 쉽지 않다. 국회도 출석해야 하고, 지역도 찾아가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또 국회는 입법을 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예산을 다루는 곳이기도 하다. 지역 발전을 위해 더욱 힘쓰고 싶다. 가끔 국회의원이 되더니 변했냐는 소리를 들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더 자주 지역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인 강대식은 어떤 사람인가?

▲ 대구 동구서 태어나 줄곧 동구서 자랐고 아직도 살고 있는 대구 동구 토박이다. 내가 하고 싶은 정치는 국회의원 신분을 떠나 막걸리를 한잔 마시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이른바 생활밀착형 정치다. 나는 돌아갈 곳도 대구 동구밖에 없다. 

-앞으로의 목표는?

▲내년 총선은 윤석열정부가 식물정부가 될지, 원활한 국정운영을 할 수 있을지를 가르는 상당히 중요한 선거다.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서 승리를 거두는 데 내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으려 한다.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서로가 연대하고 화합하고,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한데 총선 승리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강대식 큰 역할 TK 숙원사업 드디어?

TK(대구·경북)의 오랜 숙원인 TK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지난 21일, 국회 국토위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는 국회 본회의 통과를 위한 첫 번째 문턱이었다. 

이날 국토위는 교통소위 회의를 열고 TK 신공항 특별법 3개 안에 대해 병함 심사를 한 뒤 위원회 대안으로 수정 가결했다.

이번 법안에는 ▲기부대양여 차액의 국비 지원 ▲(민간)신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종전 부지 개발사업에 대한 인허가 의제 등 내용이 포함돼있다.

해당 특별법안은 소위 통과 과정에서 국민의힘 강대식 최고위원(대구 동구을)의 공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강 위원은 “TK 국민에게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특별법 통과를 위해 힘써주신 분들께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차>

 



배너

관련기사

40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