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거침없는 여전사’ 민주당 이재정 의원

“이제 밀실 공천은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서 비례대표를 시작으로 여의도에 입성했다. 21대 국회의원을 지내는 동시에 전국여성위원장과 최초의 여성 산자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으로도 발탁됐다. ‘다양성’과 ‘포용성’을 축으로 나아가는 이 의원은 오늘도 정의로운 사회를 꿈꾼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대 총선을 앞두고 151석(과반 이상)을 외쳤다. 과반이 넘는 의석수를 통해 윤석열정부를 심판대에 올리겠다는 의지다. 총선 승리를 이끌기 위해서는 공격과 수비가 적절하게 이뤄져야 한다.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 위원을 역임하는 이재정 의원은 ‘혁신 공천’에 방점을 찍었다. 정권 심판론이 불거지는 만큼 국민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반영하겠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헌정사상 여성 국회의원 중 최초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소회를 밝힌다면?

▲최근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인 ‘3고’ 현상과 더불어 러-우크라이나 전쟁, 이-하마스 전쟁으로 글로벌 리스크가 심화되고 있다. 국내외 불안 요인을 이겨내고 산업 활성화를 위해 특히 현장서 땀 흘리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앞으로도 산자위는 산적해있는 과제를 속도감 있게 해결해 나가겠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과 총선 공천관리위원회 위원도 맡고 계신다. 다양한 분야서 활동하는데 동력은 무엇인지?

▲다양성과 포용성이 축이 돼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나의 동력이다. 그동안 여성 인재의 역량을 높여주는 장을 마련하는 등 여성 정치인으로서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노력해왔다. 각종 토론회와 간담회를 통해 여성의 현실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자주 가졌다.


그때마다 여성 당원분들께서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느낀 고민을 국회 안으로 들여놓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공관위의 경우 ‘혁신 공천’을 통해 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는 혁신적인 역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성이 목소리를 내고 지속적으로 성장해 더 정의로운 세상이 되길 희망한다.

‘유리천장’ 깨기 위한 구슬땀
“실력 있는 여성 정치인 양성”

-총선이 다가올수록 특히 공관위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어떤 자세로 임하는지?

▲공정한 공천을 위해 국민의 이야기를 듣는 자세로 임하겠다. ‘보통 사람의 의견을 두루 들어야 한다’는 공자의 말씀에 따라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로 공관위를 운영하겠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이 줄곧 강조했던 말이기도 하다. 계파와 관계없는 시스템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진행하겠다.

-이번 총선서 민주당은 국민이 참여하는 공천제도를 시행했다.

▲그렇다. 민주당 공관위는 심사 기준 마련을 위해 국민 50만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평가 기준을 세우고자 한다. 국민이 경선만 참여하는 게 아닌 공천 평가 기준부터 참여하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민주당의 5가지 심사 기준인 정체성·기여도·의정활동 능력·도덕성·당선 가능성의 기준을 계량화해 더욱 공정한 공천룰을 만들겠다.

-4·10 총선 승리를 위한 민주당만의 ‘필승 전략’이 있다면?


▲대외 환경은 악화하고 국내에는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국민의 삶이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는 상황이다. 정부·여당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이렇게 가다가는 남은 3년이 위험하다. 중도층서도 상당한 분노와 더불어 심판 정서를 갖고 있다. 민주당은 민생을 우선적으로 하겠다. 새로운 변화와 혁신에 힘쓰고 민심을 품는 매력적인 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

-양당 모두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의 인재는 국민의힘 인재와 어떤 차별점을 갖는지?

▲국민의힘은 ‘인재영입위원회’지만 우리는 ‘인재위원회’다. 그동안 주로 외부의 신진 인사 영입에 주력했지만 이번에는 당 내부서 인재를 찾고 있다. 당무에 참여한 정무 경력이 있는 외부인사도 포함해 인재를 발탁할 계획이다. 명칭서 ‘영입’이 빠진 이유다.

지금까지 발탁된 인재를 살펴보면 학자, 변호사 등 각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국민 가까이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앞으로도 국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모습을 보이겠다.

-민주당은 ‘시스템 공천’을 대원칙으로 세우고 있다. 어떤 원리로 작용하는지 설명을 부탁한다.

▲대부분의 민주적 정당에선 시스템 공천을 하고 있다. 과거 ‘밀실 공천’과 달리 객관화된 수치와 당헌당규에 따라 후보를 선발하는 국민참여 공천제다. 민주당도 2016년 시스템 공천을 도입했다. 이는 특정인의 힘으로 공천이 좌우되는 게 아닌 정해진 시스템을 통해 후보자를 선정하는 것을 뜻한다. 정당에 따라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은 조금씩 다르다.

-국민의힘과 차별점이 있다면?

▲민주당의 공천 시스템이 더 합리적인 시스템이라고 판단된다. 예를 들자면 우리 당은 공천 과정서 ‘공관위 이외에도 공직선거후보자추천심위원회 등을 운영할 것’과 ‘재심에 대한 규정’을 당헌·당규에 명시하고 있다. 공천 과정서 외력이 발생했을 때 이를 구제할 수 있는 공식적인 방법이 있다는 점도 다르다. 국민의힘은 재심·재의결이 필요할 경우 최고위나 공관위 같은 상위기관의 요구사항대로 움직인다.

“계파 아닌 국민 목소리 듣겠다”
‘국민참여 공천 ’승부수 띄운 당

-이번 총선은 윤석열정부의 심판론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윤정부의 아킬레스건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아무래도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가장 큰 약점이다. 너무나도 많은 이슈가 있었지만 특히 명품 가방 수수 논란은 국민들은 본격적인 윤정부 심판론에 불을 지피는 요인으로 작용됐다. 국민 10명 중 7명이 수수 의혹에 대해 수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단순히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닌 검찰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과 논문 표절, 그리고 경력 위조 의혹에 대해서도 국민의 심판이 이뤄질 것이다.


-제21대 국회도 끝을 향해 달려간다.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산자위 차원서도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실현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단 말씀을 드리고 싶다. 사회적 갈등이 되는 논쟁은 국회의 프로세스 안에서 해결하겠다. 여야가 협의하지 못할 쟁점은 없다. 하나의 의견으로 귀결시켜 안전하고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다.

마지막으로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공관위로서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회의원을 선별해 보여드릴 것을 약속한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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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