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민주당 김현정, 상법 개정안을 말하다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01.07 06:44:40
  • 호수 15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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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보호해야 기업도 지속”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1월 상법 개정안을 당론 발의했다. 법안 발의에 참여했던 김현정 의원은 “소수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 일반 주주의 권익을 희생시키는 행위는 착취”라며 “모든 주주를 보호하는 것이 기업과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해 11월19일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도입 ▲독립이사 선임 의무화 ▲감사 분리 선출 ▲대기업 집중투표제 활성화 ▲전자주주총회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을 당론 발의(이정문 의원 대표 발의)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중단됐던 논의는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12월19일 상법 개정 정책 토론회를 진행하면서 재점화됐다. 

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지난해 8월5일 독자적인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당론 발의에도 참여했다. 김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개정안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상법 개정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개정안은 ‘사외이사’라는 명칭을 독립이사로 바꾸면서 역할을 명확히 규정했다.

▲일부 사외이사에 대해 ‘억대 연봉을 받는 거수기’라는 비판과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독립이사의 정의를 명확히 하고, 독립성을 강화하려고 했다. 독립이사는 주주와 이해관계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경영진의 독단적 결정을 견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이사는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해야 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 이사가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때, 주주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나?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의 권익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이사에게 주주 보호 의무를 부여했다. 만약 이 의무가 이행되지 않았다면, 주주는 상법상 손해배상책임 등 법적 절차를 통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개정안대로라면 자산 2조원 이상인 상장사에선 집중투표제 시행이 의무화되고, 감사위원도 2명 이상 선임해야 한다. 재계는 행동주의펀드가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선임을 악용할 가능성을 계속 언급해 왔다.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선임 의무화는 주주 권리를 강화하고, 이사회 및 감사기구의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조치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외국인 주주는 블랙록·뱅가드·캐피털·노르웨이 국부펀드 등 4곳이다. 이들의 의사가 합치되면, 자신들이 원하는 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

물론 삼성전자의 외국인 기관투자자가 직접 이사를 선임하지는 않는다. 이 제도는 단기 투기 자본보다 장기적 투자 가치를 중시하는 투자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이 신뢰 잃으면 
장기적으로 큰 손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모방하려는 대기업이 나오는 것 같다. 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합병 구조는 삼성 합병과 비슷해 보인다.

▲두산밥캣은 연간 약 1조원의 흑자를 내고 있고, 두산로보틱스는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합병 비율(1 대 0.63)을 놓고 “대주주에게 유리하게 설정됐다”는 지적이 있다. 이런 구조는 일반 주주들의 가치를 희생시키고, 공정한 지배구조 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이 크다. 주주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 미래가치가 높은 사업을 물적분할하거나 미래가치가 검증되지 않은 사업을 고평가한 후 합병비율을 높이 산정해 주주들이 반발하는 사례도 있었다. 

▲LG화학은 배터리사업부를 물적분할해서 LG에너지솔루션을 신설했다. 제일모직은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래가치를 근거로 삼성물산과의 합병 당시 고평가를 받았다. 이는 기업 신뢰도와 주주의 권리를 훼손한 사례로 꼽힌다. 신뢰를 잃은 기업은 장기적으로 큰 손실을 입는다. 이 사례들은 기업경영의 기본원칙을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대주주·행동주의펀드·소액주주는 각각 이해관계가 다르다.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 이사의 충실 의무는 주주 전체의 이익을 이사 개인의 이익보다 우선하도록 하는 법적 의무다. 개별 주주들의 이해관계보다 주주 집단 전체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특정 주주만을 우선시했던 기존 사례들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자본시장 활력 상실은
기본 안 지켰기 때문”

-재계는 “상법 개정안이 ‘해외 투기 자본 먹튀 조장법’이 될 수 있다”는 등 해외 행동주의 펀드를 우려하는 것 같다. 소버린·론스타 등 선례도 있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다론 아제모을루 미국 MIT 교수는 “모두를 끌어안는 포용적인 제도는 발전과 번영을 불러오고, 지배계층만을 위한 수탈적이고 착취적인 제도는 정체와 빈곤을 낳는다”고 분석했다. 소수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 일반 주주의 권익을 희생시키는 행위는 착취에 해당한다.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상법 개정은 시급하다. 포용적인 제도가 발전을 가져오듯이 모든 주주를 보호하는 것이 기업과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한다.

-거래세 폐지·금투세 입법 시도에 대해 “초단기 매매 중심 기관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에 유리한 것 아니냐”는 반발이 컸다. 상법 개정안 내용과 맞물려 “민주당은 재벌만 옥죄고, 외국인은 방치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있다.

▲우리 자본시장은 활력을 잃었고, 경제도 신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주주 충실 의무와 같은 시장경제와 주식회사의 당연한 기본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다. 거래세 폐지에 대해 “단기 매매 중심의 투자자들에게 유리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체 주주의 권익보호와 시장 투명성 확보를 위한 법 개정은 장기적으로 자본시장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금투세 폐지에 대한 참여연대 등 민주당과 가까운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크다. 조국혁신당은 독자적으로 금투세 입법 강행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9월24일 진행된 금투세 관련 당내 정책토론서 유예팀 토론 주자로 나섰지만 “금투세 도입 취지엔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자본시장이 위기에 처해 있다. 금투세 도입 여부는 자본시장을 살리고 선진화를 시킨 다음에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진행되고 있다. 탄핵 인용 시 대선이 진행된다. 앞으로 민주당이 나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촛불시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끌었지만, 구조적 문제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못했다. 그래서 윤석열정부 같은 민심과 괴리된 정권의 탄생을 막지 못했다. 민주당은 단순히 정권교체를 넘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회 대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과제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탄핵 이후 새로운 길을 설계하고, 국민과 함께 고민하면서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저도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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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