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남들과 다른 김지수 민주당 당 대표 후보

“지금은 미래를 제시할 때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박희영 기자 = 단순히 이름을 알리기 위해 당권 레이스에 참여했다고 보기에는 성적이 너무 저조하다. 그는 자신의 도전을 통해 정치를 하고 싶은 다른 젊은 정치인에게 ‘너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인물이다. 도전은 그에게 무언가를 바꿀 기회를 창출하는 일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더불어민주당 김지수 후보다. 

“나는 성공의 Key Performance Indicator(KPI)가 남들과 좀 다르다.” 이번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당대회에 30대 정치인 김지수 당 대표 후보가 선거에 뛰어들었다. 1986년생인 그는 정당 역사상 최연소 출마자다. 그는 자신이 성공하는 지표가 되길 원한다.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 이후에 젊은 정치인이 더욱 많이 정치권의 빅 이벤트에 도전하길 바라고 있다.

더 많은 사람이 목소리를 내고, 자신의 어젠다를 갖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나왔으면 그걸로 만족한다는 게 김 후보의 포부다. 비록 당 대표로 나선 후보 중 꼴찌를 기록하고 있지만 그는 이런 상황 자체도 즐겁다. 도전에 의미를 두고, 있는 그대로를 즐기기 때문이다.

<일요시사>가 김 후보를 만나 당 대표 출마 이유, 민주당의 현안 등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 대표에 출마해야겠다고 결심한 시기는?

▲많은 사람이 놀랐던 부분이다. 주변인도 잘 몰랐고, 누구와 협상하고 그런 게 아니다. 후보 등록일 이틀 전에 출마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지난달 9일 후보 신청을 후 기자회견 뒤 후보로 등록해버렸다. 


-원래 당 대표 출마가 목표였나?

▲미국과 중국을 다녀오곤 하는데 이들은 어떻게든 통합해서 다른 나라로부터 무엇을 가져갈지 결정한다. 여야없이 국익과 관련해서는 모두가 한편이라는 소리다. 젊은 정치인들도 상당히 치열하게 싸운다. 가치 외교 시대는 끝났다. 이미 각자도생의 시간이다.

결국 실익 외교가 필요하다는 얘긴데, 현재 우리 국회는 어떤가. 싸우기만 하고 미래 어젠다를 내세우기보다는 갈라치기가 일상이다. 비전과 정책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 순간 출마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비전·정책 바꾸고 싶다는 생각 강하다” 
“국제전략연구처 등 여야 협의체 만들어야”

-미래세대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췄다. 

▲지금 미래세대는 꿈이 없다. 세계 3대 투자가로 불리는 짐 로저스가 우리나라에 방문해서 “투자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산업이 아닌 청년을 만나보고 나서 결정했던 발언이었다고 한다. 그의 투자 원칙에는 3가지 기준이 있다. 그중 하나가 그 나라 청년의 꿈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청년은 대기업을 가거나 공무원을 하려고 한다. 꿈이 없고 절망적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미래세대가 없는 대한민국은 끝이다. 

-당원들을 만났을 때 어떤 이야기를 들었나?


▲민주당의 미래를 위해 싸우지만 말고 미래를 열어달라고 하신다. 심지어 국민의힘 지지자 분들도 이런 이야기들을 한다. 사실 시민들은 우리에게 관심이 없다. 정치가 우리한테 희망을 1초도 주지 못해서다. 이 부분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판을 짜겠다. 

-언급한 대로 여야가 멸망하는 길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데?

▲최근 여야 관계는 남북 관계같이 얼어붙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있다. 서로에게 신뢰를 보낼 수 있도록 국제전략연구처나 문제 해결 협의체를 만들어 비쟁점 법안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 협력의 사례를 만들어내야 할 때다.

22대 국회는 이준석, 천하람, 김재섭 같은 젊은 정치인을 배출해냈다. 젊은 정치인이 모여 흐름을 만들어내도록 판을 깔아줘야 한다. 싸움에만 함몰돼있으면 피해는 오롯이 국민이 본다. 이제는 새 정치가 필요하다.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없지만 최소한 메시지는 내야 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지금 정치판 국민에 1도 희망 못 줘” 
“전대 끝나면 사용한 돈 공개할 예정”

-냉정하게 말해 세 후보들 중 꼴찌를 기록 중이다. 1%대 지지율에 그치고 있는데…

▲중도 사퇴는 없다. 지금 지지율은 숫자에 불과하다. 높게 나왔으면 기분은 좋을 수 있다. 전당대회를 치르면서 시민만 만나고 있는데, 느낀 점은 여의도 정치인은 시민의 아픔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전대에 앞서 내 이름 석 자를 알리기보다는 시민을 만나면서 그들의 아픔이 무엇인지 진짜 현장으로 들어가는 게 옳다는 판단이 들었다. 

-30대 정치인이다. 사실 젊은 정치인이 국회에 들어와 살아남기 힘든 게 현실이다. 정치엔 돈도 많이 드는데…

▲나도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부자라고 하지만 실제론 아니다. 마찬가지로 힘든 과정을 거치고 있고, 전당대회 이후 썼던 돈을 공개할 예정이다. 얼마 전 열린 합동연설회서도 누군가 현수막이 달랑 하나냐고 물었는데 솔직히 이야기했다. 돈이 없다고. 현수막을 다는 데 1000만원이 들고, 문자를 보내는 것도 다 돈이다. 과감하게 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심판, 국민의힘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에 매몰돼있는 게 작금의 국회 현실이다. 미래에 관한 이야기가 별로 없는 것 같다. 

▲민주당에 속해 있지만 총선 전략을 봤을 때 거대 야당이라고 해서 이길 거라는 생각에 미래 담론을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관점서 볼 때 지금은 민주당의 과도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당원 주권 시대가 열리면서 당원이 주인으로 가는 게 맞는데, 이제는 미래를 어떻게 맞이할지 던질 때다. 민주당은 어젠다를 제시해야 현 상황을 리드하고 정책적으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기후 위기와 외교 같은 문제가 대표적이다. 

-민주당 전당대회 투표율이 낮은 이유는?


▲내 죄가 있는 것 같다. 내가 10%, 20% 정도 지지세가 나왔으면 역동적으로 변해 민주당의 전당대회 판이 흔들렸을 텐데 어차피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는 전망이 많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김두관 후보와 내 표가 저조해 사표라고 생각하는 듯 보인다. 

-종합부동산세와 금융투자세에 관한 생각은?

▲종부세는 필요한 정책이다. 서울 같은 경우는 갑자기 부동산이 폭등했다. 민주당 내에서 어떻게 조정할지 구체적으로 제시했으면 좋겠다. 금투세의 경우 우리에게 올 수 있는 더블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 코리아 리스크와 더불어 투자 리스크까지 겹치면 외국인을 비롯한 우리나라에 투자가 경색된다. 유예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당원을 비롯한 국민에게 한마디 한다면?

▲당신 자체로서 인정받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게이든, 레즈비언이든, 부자든 누구든 사람 자체로 가치를 인정받는 세상이 도래했으면 좋겠다. 지금의 시대는 인간을 표준화시키려고 줄 세우기에 혈안이다. 우리 생각과 삶은 다양한 방식이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것들을 아직 받아주지 못한다. 명문대, 대기업만 바라보는 게 현실이다. 이걸 배제하고 인간 자체로 존엄성을 인정받는 시대를 만들겠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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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