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11.18 14:03:41
  • 호수 15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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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사법개혁은 변호사 기본소득법”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이의신청이 복잡해지고, 검찰의 법리 검토가 줄어 국민의 법률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며 검찰 해체 이후를 예상했다. 이어 대법관 증원·법 왜곡죄 신설 등 더불어민주당의 사법개혁 시도에 대해선 “대법원에 대한 ‘복수혈전’”이라고 주장했다.

개혁신당은 지난 8월 검찰개혁 토론회를 열고 “검찰의 직접 수사권은 폐지하고, 보완수사를 허용하자”고 주장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일요시사>와 만나 사법개혁에 대해서도 “소액 사건을 충실하게 심리하고, 대법관의 임기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천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국회의원으로서 체감한 검찰·법무부에 대한 범여권의 적대감은 어느 정도였는가?

▲상당수의 범여권, 특히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범죄자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검찰만 아니었으면 내 잘못이 들통나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었다”거나 “검사 때문에 내 인생이 힘들어졌다”는 생각으로 형사·사법체계를 보는 것 같다.

-범여권에선 “검찰이 우리한테만 너무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다 환상이다. 전두환·노태우씨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친인척도 다 갔다 왔다. 물론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약한 면은 있다. 여야 구분 없이 죽은 권력에 대해선 항상 처벌해 왔다. 검사는 2000명이 넘는다.

언론에서 주로 문제 있는 검사들을 다루다 보니, 국민적 인식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준 것 같다. 하지만 국회의원도 300명이다. 그들 중 나쁜 사람이 없겠는가? 몇몇 검사의 잘못으로 조직·시스템 전체를 흔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

-범여권의 검찰 해체에 대해 “보완 수사·이의신청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저는 검찰 해체가 ‘변호사 기본소득법안’이라고 본다. 요즘 변호사 업계가 굉장히 힘들다. 그런데 이의신청 절차가 복잡해지고, 검사들이 법리 검토를 해줬던 부분이 줄면, 경찰 단계서부터 변호인을 선임해야 한다. 이 때문에 국민이 지출하는 법률 비용의 총액은 확실히 늘어날 것이다.

-범여권 강경파는 “검찰에 보완수사권을 줄 필요도 없다”고 말하는데….

▲경찰에서 혐의를 부인하던 피의자가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 같으면 자백을 하는 사례가 많다. 검찰에 보완수사권을 주지 않으면, 경찰에서 혐의를 부인하던 피의자가 검찰에 자백을 했을 때, 검사는 즉시 절차를 멈춰야 한다. 자백을 받는 것은 수사이기 때문이다.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진술 청취·면담 정도라면 몰라도 보완수사라는 명목으로 수사권을 남겨두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면담도 수사다. 면담 도중 중요한 자백을 받아 증거를 확보하면 위법 수집 증거가 될 수도 있다. 충실한 수사를 막으려는 범여권의 주장은 범죄자 중심 사고로부터 비롯된 것 같다. 굳이 막자면, 별건 수사만 막으면 된다.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 내부에서 검사 출신·검찰 수사관 출신·경찰 출신·변호사 출신이 파벌 다툼을 할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경찰 출신도 경찰대파·비 경찰대파로 나뉠 것이다. 5개의 파벌이 나뉘어 서로 협조가 안 되거나, 자리·성과 다툼을 할 수도 있다. 그러면 수사 성과는 오히려 나빠지거나, 과잉 수사할 우려가 있다. 더 나쁜 괴물을 탄생시켜 국민의 인권을 위협할 수도 있다.

“범여권, 범죄자 사고로 형사·사법 접근”
“중수청, 검찰보다 더 나쁜 괴물 될 수도”

-대법원은 지난 5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정치적 논란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적대적 반응이 쉽게 예상됐을 텐데….

▲민주당의 주장처럼 대법원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싶었다면, 파기자판을 해서 이 대통령의 피선거권을 곧바로 박탈할 수 있었다. 대법원이 대선 직후 이 대통령의 유죄를 확정하면, 더 큰 혼란이 일어난다. 대법원의 판단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도 논란을 빚었는데….

▲판사의 판단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항소를 거쳐 바로잡으면 된다. 판사는 선례와 똑같은 판결을 하는 기계가 아니다. 판사의 판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단 이유로 정치권에서 “사법부를 때려잡자”고 나서는 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상고심에 대해선 “서두르면 안 된다”고 하더니, 국회에선 너무 급하게 몰아치고, 일방 독주한다. 대법원이 선고기일을 잡았을 땐 “무죄가 선고돼 빨리 털고 갈 수 있다”고 좋아했는데 마음에 안 드는 선고가 나오니까 “왜 그렇게 빨리 선고했느냐”고 몰아 붙였다.

-민주당이 다시 법 왜곡죄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파기환송 판결과 관련이 있겠는가?

▲ 파기환송 판결에 대한 보복이라고 본다. 법원을 상대로 ‘복수혈전’을 찍는 것이다. 현재 검찰은 상당히 때려잡았다. 개딸(이재명 대통령의 여성 지지층)에게 카타르시스를 주기 위해 새롭게 때려잡을 엘리트 집단으로 법원을 설정한 것으로 본다.

-대법원이 대법관 증원을 일관적으로 반대하는 이유는?

▲대법원이 직접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대법관의 권위가 떨어진다”는 게 직접적인 원인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재판하는 대법관은 12명이다. 대법관이 늘어나면, 그들이 제시하는 법리적 의견의 무게가 떨어진다. 전원합의체도 실질적 논의를 하기엔 너무 커진다.

“개딸에 카타르시스 주려 법원 때려잡나”
“이, 퇴임 후 감옥 안 가려 대법관 증원”

-“상고심이 폭증하고 있어 12명은 너무 적다”는 의견도 있는데….

▲우리 상고심 구조는 신청 자체는 많이 받아주면서 상당수는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쳐내는 형식으로 돼있다. 상고심은 판례 변경 등 법리적으로 중요한 사건 위주로 연간 수백·수천건만 해야 한다. 대법관 수를 늘려서 상고심 숫자도 함께 늘리면, 국민의 법률 비용 지출도 늘어난다. 재판 확정도 늦어지는데, 상고심을 못하게 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민주당이 대법관 증원을 빠르게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대법관의 힘을 빼면서 이 대통령 임기 중 대법관 22명 이상을 임명하면 대법원을 장악할 수 있다. 여기엔 변호사 기본소득 계획·이 대통령 임기 후 감옥 가지 않게 하기 위한 계획도 있는 것 같다. 임기 후 재판을 받더라도 대법원에서 빠져나갈 수 있단 계산이 깔려있는 것 같다.

-재판소원은 대법원·헌법재판소(이하 헌재) 간 위상 싸움의 핵심이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이겠는가?

▲대법원에 대한 ‘복수혈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해준 헌재에 부여하는 보상이 일정 부분 작용하는 것 같다. 민주당은 단순한 프레임으로 굉장히 나쁜 불장난을 한다. 헌재의 재판소원을 허용하면 사실상 4심제가 된다.

재판 확정 시기는 그만큼 늦어져 재판받는 이들이 겪는 고통·혼란이 이어진다. 반대로 이 대통령은 유죄가 확정되지 않은 불확실한 기간이 길어져 이득을 봤다. 이 때문에 민주당 정치인들이 “불확실한 기간을 늘려서 우리도 덕을 좀 보자”고 생각하는 것 같다.

-개혁신당과 천하람 원내대표가 생각하는 검찰·사법개혁의 올바른 방향은?

▲검찰개혁의 핵심은 검·경이 미진한 수사를 서로 확인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검사도 수사는 할 수 있되, 직접 수사하는 사례는 많지 않아야 한다. 검찰의 특수 수사 기능을 조금 줄이는 선이면 된다. 선진국에선 대체로 이렇게 운영된다.

우리 법원은 소액 민사사건을 맡을 판사에 대한 투자를 안 한다. 국민이 사법불신을 갖는 큰 계기 중 하나는 소액 사건을 부실하게 심리한다는 것이다. 서민의 삶과 직결되는 소액 사건을 충실하게 심리해야 한다.

대법관의 임기를 늘려 충분한 기간 동안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고, 정치권력이 대법관을 자주 바꾸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대법원이 사실관계 판단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법률심의 역할을 정확히 할 수 있도록 도모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대법관이 맡는 사건 수를 줄이면, 대법관을 늘릴 필요가 없다. 대법관을 늘리는 것도 다 돈이다. 어지간해선 항소심에서 다 끝낼 수 있도록 하고, 대법원은 중대한 사건만 예외적으로 심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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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