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창진 부대변인은 “국회에서 젊은 정치부 기자들 입장에 많은 공감을 했고, 그들의 말은 진짜 중요하다”는 활동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당의 현 상황에 대해서도 “우리부터 바뀌지 않는다면, 이는 우리 정체성을 스스로 기만하는 행위”라고 짚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창진 부대변인이 지난 2024년 12월 ‘민주당의 입’을 맡은 후 1년이 지났다. 박 부대변인은 <일요시사>와 만나 ‘땅콩 회항’ 사건 이후 정치에 입문한 이유와 정의당을 탈당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다음 총선에선 꼭 국회에 들어가 좋은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박 부대변인과의 일문일답.
-민주당 부대변인으로 임명된 후 1년이 지났다. 소감을 말한다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민주당의 투쟁·대통령선거 등을 경험하면서 밀도 높은 1년을 보냈다. ‘땅콩 회항’ 사건 피해자이자 노동운동가로서 현장의 목소리를 내는 것과 공당의 입이 돼 당의 정책·비전을 국민께 전하는 것은 무게감이 달랐다. 그래서 매 순간 국민의 눈높이에서 상식적인 언어로 말하려고 노력했다. “겸손하게 듣고 당당하게 말하겠다”던 초심을 잃지 않으려 애썼던 1년이었다.
-정의당 시절엔 특별한 역할이 없었는가?
▲정의당 시절엔 제 역할이 거의 없었다. 배제 대상이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현장을 배우기 힘들었다. 부대표를 지내긴 했지만, 회의에 참석하는 정도였다. 작은 당은 의원 중심으로 돌아간다. 당직자들은 보조 역할에 머무른다. 제가 정의당 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한 사실을 모르시는 분들도 많다. 언론도 그렇게 판단한다.
-국회 일선에 있는 젊은 정치부 기자들과의 호흡은 어떤가?
▲저는 또래 친구들로부터 “철이 없다”는 얘기를 듣는다. 저는 말랑말랑하게 살려고 한다. 그래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옷을 입어보는 등 시도를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저는 대한항공에서 24년을 근무했다. 대한항공 승무원 직군 주 연령층은 20대 중후반이다. 그들을 이끌려면 감각적으로 살아 있어야 한다는 걸 많이 느꼈다.
국회에선 젊은 정치부 기자들이 저를 보고 반가워하시면서 말을 많이 걸어주셨다. 이전까지는 말단 기자들의 어려움을 전혀 몰랐다. 저도 직장생활을 말단으로 시작해 사무장까지 올라갔다. 그래서 그들에게 공감이 많이 됐고, 이분들의 말이 진짜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소속 매체의 성향을 떠나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가 국민께 전달된다. 그래서 그들이 민주주의를 형성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2030세대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는데….
▲사안에 따라 청년은 가장 피해를 보고, 제도적 문제에 부딪힌다. 민주당이 외면해선 안 될 약자들이다. 그들이 민주당을 오해하거나 지지하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한다. 버니 샌더스 미국 연방 상원의원은 유명한 진보주의자다. 84세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 유통한다. 그는 청년 그룹을 포함한 약자를 대변한다. 표면적인 나이가 그 세대를 대변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저는 말랑말랑한 감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대한항공 경험 덕에 젊은 기자들 공감”
“기득권·관계성 때문에 대의 정치 좌초”
-땅콩 회항 사건 이후 대한항공에서 5년 더 근무했다. 무슨 일을 겪었는가?
▲많은 분이 제게 “대한항공에서 계속 근무했으면, 비굴하더라도 연봉을 꽤 많이 받았을 것 아니냐”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직장 내 따돌림 때문에 너무 힘들고 괴로웠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크게 받으면서 육체적인 고통도 느꼈다.
지난 2018년 소송 패소 후 사직하려다가 조현민 한진 사장의 ‘물컵 갑질’ 사건이 발생했다. 저는 관여 아닌 관여를 하면서 회사에서 2년 더 버텼다. 이미 고통을 겪은 사람으로서, 회사에서 쫓겨나 고통을 크게 겪는 사람들과 함께한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도 직장 내 괴롭힘이나 갑질 문제에 법·제도로 대응해야 한다.
-대한항공에서 근무하면서도 정의당에서 정치활동을 했다. 당시 대한항공 내부 반응은?
▲견제가 많았는데 그래도 저는 할 수밖에 없었다. 길거리에 나와서 외치지 않는 이상 불리한 일을 당한 약자들은 구제받지 못한다. 대중은 이들에게 관심도 주지 않고, 제도적 변화도 없다. 저는 소송에서 번번이 패소하면서 우리 사회의 미흡한 제도적 기반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많은 어려움을 예상했을 텐데도 정치를 시작한 이유는?
▲제도적 개선을 위해 정치권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누구도 대답해 준 적이 없었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변해야 하는데, 그들의 기득권·관계성 때문에 대의 정치가 좌초된다. 정치인은 이를 깨달은 후 실질적인 제도 변화·개선을 이끌어야 하고, 현장 경험이 있는 당사자가 입법부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정의당에서 제안해와 정치를 시작했다.
-정의당은 지난 2020년 총선 후 비례대표 5석을 확보했고, 박 부대변인은 비례대표 후보 6번을 부여받았다. 이후 의원 2명이 탈당·사퇴했다. 그런데 이미 정의당을 탈당해서 국회의원이 되지 못했는데….
▲그래봤자, 몇 달 못했을 것이다. 당내 경선 출마 과정에서 돈을 너무 많이 썼다. 당시엔 “약자의 유일한 탈출구는 진보 정당”이란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진보 정당에선 페미니즘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정치인들이 득세하는 등 방식으로 이념·정체성에 몰두했다. 그래서 정의당 내부에서 “이러면 안 된다”는 취지의 내부 투쟁을 했지만, 세력이 없어서 쫓겨났다.
“김병기·강선우 논란 엄호 안 돼”
“이번 일로 스스로 성찰·반성해야”
정당은 권력을 쟁취해서 누군가의 삶을 바꿔야 한다. 그런데 특수한 몇 명의 삶을 바꾸려는 정당은 대중 정당이 아니다. 그래서 “더는 같이할 수 없다”고 생각한 후 3년 정도 정치활동을 하지 않았다. 사실상 쫓겨난 것이다. 당내 일부 기득권만 활동해서 실망이 컸다. 이에 실망한 국민도 정의당을 원외로 밀어낸 것 같다.
정의당이 고 노회찬 전 의원의 활동 방향을 계승하는 정당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정의당이 그런 길로 나아갈 때, 저도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
-올해 민주당에서 소화하고 싶은 역할은?
▲노동·민생 관련 활동을 하고 싶다. 오는 6월 예정된 지방선거에서도 제가 쓰임이 있다면 충실히 그 역할을 다하고 싶다.
-최근 민주당에선 김병기 전 원내대표·무소속 강선우 의원 관련 논란이 불거졌는데….
▲우리 스스로 성찰·반성해야 할 일이다. 그와 관련해서도 낼 수 있는 목소리는 내려고 한다. 우리부터 바뀌려 하지 않는 것은 우리 정체성을 스스로 기만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당내에서 그런 논란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강 의원은 권력을 가진 갑이다. 약자들이 불편을 호소하면, 강자가 무조건 사과해야 한다. 김 전 원내대표가 공천 헌금 의혹에 대해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는 것도 잘못됐다. 김 전 원내대표는 사건을 확대 재생산했다. 결국 이 사건은 수사가 개시되는 등 법적인 사건으로 진화됐다.
민주당도 엄호하거나 “우리 편이니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 그래서 민주당도 강 의원을 바로 제명한 후 윤리심판원에 심판을 요청한 것이다.
-향후 선거 출마 계획은?
▲지방선거 관련 계획은 없다. 하지만 이재명정부 성공의 첫 단계는 지방선거 승리다. 그래서 선거에 도움 되는 어떤 역할을 통해서라도 쓸모가 있으면 열심히 제 역할을 다하려고 한다. 다음 총선에서 꼭 국회에 들어가서 좋은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제 생각은 변함없다. 이후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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