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 민주당 전술을 말하다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03.04 15:08:50
  • 호수 15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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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없는 대통령이 힘자랑”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은 당과 헌법재판소의 갈등에 대해 “우리가 흔들리는 헌재를 붙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선 “힘없는 대통령이 힘 있는 척하다가 비상계엄까지 선포해 아쉽다”는 소회를 남겼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해선 “힘 많은 주류인데, 힘없는 척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한 여당 의원 18명 중 1명이고, 권영세 비대위에 참여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일요시사>와 만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연이어 비판하면서도, 윤 대통령이 “야당 의원을 많이 만나야 한다”는 조언을 듣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권영세 비대위는 윤 대통령·강경 보수와의 밀착을 선택한 것 같다. 비대위원으로서 현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비대위 출범 당시 처음 밝혔던 메시지는 화합·안정·쇄신이었다. “쇄신도 화합된 상황서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읽었다. 지금은 비대위로 인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다고 생각한다. 탄핵 심판도 마무리되고 있다. 권 위원장이 쇄신을 얘기할 시점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 주류는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선 “윤 대통령 파면을 기정사실화하고, 강경 보수를 집결시키기 위한 눈속임 아니냐”고 의심하는데…

▲그렇게 보실 수도 있다. 하지만 저희가 짚었던 내용은 헌재의 절차적 공정성을 요구하는 메시지였다. 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이나 실행한 군인들의 진술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판단해야 한다”는 정도의 메시지를 냈던 것이다.


그런데 헌재는 증거를 자의적으로 채택하는 등 여당 지지층에게 혼란을 계속 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야당은 저희에게 “헌재를 그만 흔들라”고 하지만, 저희는 흔들리는 헌재를 붙잡고 있다.

-당 일각에선 “일부 증인들이 민주당과 입을 맞춰 기획 탄핵을 추진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민주당의 전술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선동을 통해 정권을 흠집 내고, 결정적 사건이 발생하면 탄핵소추를 통과시킨다. 이후엔 평소와 달리 대중적·보수적 발언을 내뱉다가, 정권을 잡으면 급진적 정책으로 회귀한다. 물론 윤 대통령은 계엄이란 극단적 상황을 유발했다.

하지만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개딸(이 대표의 여성 지지층)’이라는 극단적 소수를 토대로 당과 입법부를 장악해 각종 법안을 날치기 통과시킨 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게 만들었다. 또 제22대 국회서 민생 법안이 아닌 특검법·방송4법 등 민주당에 유리한 법안 수십건을 날치기 통과시켰다. 어떻게 하면 짧은 시간 안에 행정부를 타격하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게 할 수 있을지 궁리한 후 연이어 날치기 통과시켰다.

정말 중요한 민생 법안은 패스트트랙에 태우지도 않았다. 이 대표는 당을 일극 체제로 지배하는 다수당 대표이기 때문에 힘 많은 주류다. 그런데도 검찰과 언론의 탄압을 받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등 힘없는 척한다. 반대로 윤 대통령은 힘이 없었으니 야당과 대화를 해야 했다. 그런데도 힘 있는 척하다가 비상계엄까지 선포했다. 많이 아쉽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비상계엄 사태 직후보단 많이 올랐다. 그런데 지난 1월24일 지도부의 설 인사 당시엔 항의하는 시민이 많았다. 국민의힘이 추종해야 하는 건 무엇인가?

▲둘 다 중요하다. 정권 창출의 가장 중요한 공식은 지지층을 기반으로 중도층의 선택을 받는 것이다. 지지층과 중도층은 듣고 싶어하는 메시지가 서로 다르다. 저희는 집권여당이기 때문에 민생·경제 관련 여러 의제를 더 많이 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이 대표는 계속 중원을 공략하겠다면서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 52시간제에 대한 의견도 엇갈리고, 상속세 강화를 얘기하는 민주연구원과 달리 완화를 얘기한다. 이 대표는 일극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저희는 여러 메시지를 넓게 내야 해서 아쉬운 측면이 있다.

-최근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은 “비상계엄은 잘못됐다”면서도 윤 대통령을 두둔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모순이 될 수 있진 않을까?

▲민주당의 횡포를 지적하시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2030 남성들은 “윤 대통령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느냐”는 배경을 쫓다가 민주당의 횡포를 봤다. 민주당은 내란몰이를 하면서 한덕수 총리까지 탄핵했다. 계엄을 같이 극복해야 하는 제1당이 계속 흔들어댔던 것이다. 국민도 이에 대한 실망을 저희 당 지지율로 연결하셨고, 저희도 그 상황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이 대통령에게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는 일각의 비판도 있는데…

▲저는 “당에선 많은 분들이 대통령께 민심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저도 비대위 구성 후 대통령께 “저희는 소수당이라 힘이 없으니, 야당을 많이 만나셔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저는 대통령께 “정치가 별거 있겠느냐. 야당 의원들에게 도와달라고 하시면 된다. 대통령께서 마침 술을 좋아하시니, 야당 의원들을 불러 함께 술 마시면서 얘기하면 된다. 물론 언론엔 자기중심적으로 떠벌릴 거다. 그게 뭐가 중요하냐? 속으론 대통령이 불러줘서 너무 좋아할 거다. 먼저 야당 의원들을 부르셔서 삼삼오오 술과 식사를 대접하면, 그게 정치”라고 말씀드렸다.

힘없는 대통령이 힘 있는 척하느라, 방법을 잘못 선택하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

윤 대통령은 정계 진출 후 1년도 안 돼 대통령이 되셨다. 정치 경험이 없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해 당선된 것이다. 우리 헌정사에선 정치인 출신 대통령이 이런저런 눈치를 보느라 개혁을 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윤 대통령이 당선된 이유 중엔 ‘정치권에 빚이 없으니, 여러 개혁을 잘하실 것’이란 믿음도 있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정국을 너무 극단적으로 운영했다. 특히 오랜 세월 검사로 재직했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윤 대통령이 파면되면, 곧바로 조기 대선이 진행된다. 국민의힘은 보수를 대표하는 일국의 집권여당이다. 재집권 명분이 “이재명은 안 된다”라면 설득력이 있을까?

▲저희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계속 꼬집으니까, 민주당은 주 52시간제·상속세·국민연금 개혁·전 국민 1인당 25만원 지급 등 물량 공세를 폈다. 중도 보수론 같이 말도 안 되는 얘기도 꺼냈다. 저희로선 반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가 대통령에 어울리는지, 국민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집권여당으로서 민생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해야 되는 측면도 있다. 적절히 잘 섞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야6당이 명태균 특검법을 발의했다. 국민의힘의 특검법 반대 주장이 국민 여론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는데?

▲민주당은 선동의 대가들이다. 조기 대선이 진행되면, 60일이란 짧은 기간 동안 명태균씨를 이용해 국민의힘 전체를 엮어 선동할 거다. 그래서 저는 “국민의힘이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관심을 내려놓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030세대의 정치 성향은 성별에 따라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청년 정치인으로서 어떤 고민을 하는지?

▲문재인정부가 유도한 상황이다. 물론 정치권 전체의 잘못이 맞다. 그리고 저를 포함해 여러 의원들이 이용한 것도 사실이다. 저도 지양하고 싶다. 비대위와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은 “2030 세대를 통합할 수 있는 방법과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고민을 많이 한다. 야권의 지도자들이 국민을 상대로 다양한 갈라치기를 하는 것에 능숙한 분들이란 사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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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