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국민의힘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1.29 10:14:04
  • 호수 1568호
  • 댓글 3개

“2월 붕괴설? 가능성 낮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우재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당원 게시판에 각종 비난 글을 작성한 IP 2개와 무관한 걸 밝히면 된다”는 의견을 밝힌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동혁 체제가 오는 2월 무너질 수도 있다”는 취지의 ‘2월 위기설’에 대해서도 “지지율이 잘 안 나와서 돌았던 얘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지난 14일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해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결정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당명 변경 방침을 밝혔고,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일요시사>는 국민의힘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을 만나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우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했다. 징계 결정문도 강경했는데….

▲매우 잘못된 결정이었다. 한 전 대표를 제명할 만한 사유 자체가 거의 없다. 문제의 당원 게시판 게시물 중 한 전 대표가 작성한 건 없다. 가족이 작성했다는 해명을 1년이 지나서야 했다는 게 유일한 징계 사유다. 우리나라엔 연좌제가 없다. 그런데도 가장 무거운 징계인 제명을 했다. 정치적 목적에 경도된 결정이라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형사적 관점에서 보면, 업무방해죄로 벌금형을 선고 받는 수준의 행위로 보이는데….

▲벌금형도 과하다.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과 비교하는 분도 계신다. 드루킹 사건에서 김동원씨는 조직적으로 수백개의 아이디와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한 전 대표 가족은 그냥 안타까운 마음에 분풀이로 글을 쓴 것이다. 저희 어머니도 유튜브 채널을 보시고, 댓글도 작성하신다. 슈퍼챗도 하시고, 가끔 속상한 마음에 제게 링크도 보내신다.


가족의 마음은 원래 그렇다. 오죽 답답했으면 가족이 그렇게 했겠는가. 정치인 가족은 살기 어렵다. 지켜보면서 얼마나 안타깝겠나? 그런데 징계를 넘어 제명하겠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부분 계파를 떠나 “제명은 과하다”는 생각을 한다. 징계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보는 분들도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제시하는 대응 방안 중 공감대를 얻는 방안이 있다면?

▲당내 갈등은 선의의 경쟁 형태로 풀어야 한다. 그런데 제명하려고 하는 이 등은 뒤에서 이상한 걸 하면 안 된다. 누가 더 야당으로서 이재명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지 경쟁하면서 이기는 에너지를 산출해야 한다. 저 사람이 미우면 내가 저 사람보다 더 잘하면 된다. 우리 당 기조가 그렇게 바뀌었으면 좋겠다.

한 전 대표 제명 논쟁에 매몰되면 안 된다. 장동혁 대표가 8일 동안 단식했던 게 쟁점이 되면서 한 전 대표 제명 논쟁은 그렇게 지나갔다. 장 대표는 단식으로써 통일교 특검 추진에 대한 엄청난 의지를 보여줬다. 저는 개인적으로 장 대표가 너무 안타까웠고, 걱정됐다. 장 대표 스스로 엄청난 희생을 하면서 결기를 보여주신 것이다. 일정 부분에선 선의의 경쟁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

“한 가족과 드루킹 비교? 벌금도 과한 수준”
“당내 갈등, 장 단식처럼 선의의 경쟁해야”

장 대표와 한 전 대표를 각각 좋아하는 분도, 싫어하는 분도 계실 거다. 각각 자신의 방법으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단 걸 보여주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면 된다. 뒤에서 다시 한 전 대표 제명 이슈를 끄집어내서 왈가왈부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당내 갈등이 심할수록 이재명 대통령이 웃는다”는 인식을 하는가?


▲많이 하신다고 생각한다. 우리 당이 이렇게 분열되고 흩어질수록 결국 이재명정부가 아무런 제한 없이 하고 싶은 일을 다 한다고 인식하는 것 같다.

-안철수 의원은 “한 전 대표 스스로 글을 작성한 것으로 지목된 IP 주소 2개와 무관하단 걸 입증하면, 지금의 혼란은 바로 정리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안 의원에게 크게 실망했다. 일반 국민으로선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보면 사실관계를 대부분 알 수 있다. 한 전 대표는 이미 가족이 글을 썼고, 본인은 글을 쓴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윤리위도 한 전 대표는 ID를 만든 적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한 전 대표 스스로 동명이인의 IP는 내가 아니라는 걸 어떻게 밝힐 수 있나? 동명이인이 누군지도 모른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대로, 한 전 대표 스스로 홈페이지에 가입하지 않은 채 동명이인의 ID를 빌려 글을 썼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안 의원이 장난을 치는 게 아닌가 싶다. 이 틈을 이용해 본인의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는 한 전 대표를 괴롭히려는 것 같다. 안 의원은 IT 전문가다. 냉정하게 정확한 사실을 확인해서 옳은 말을 하는 사람의 편에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 의원의 의견은 기계적 중립에 가까워 보인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좀 더 빨리 해명했으면 의혹을 잠재웠을 수도 있었다. 이런 비판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안 의원은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알면서도 일부러 혼란을 주려고 선동하고 있다고 본다.

-장 대표가 지방선거를 대비한 쇄신 방안 중 하나로 당명 개정을 제시했는데….

▲여러 시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당이 어려우니 기조를 전환해 보자는 취지라서 당원도 힘을 모아준 것 같다. 물론 당명 개정이 꼭 우선인지엔 의문이 있다. 저는 국민의힘이란 이름이 좋다. 우리는 민주당과 다르게 특정 세력만 보는 정당이 아니다.

“국힘 당명 좋은데…개정 우선인지 의문”
“전한길·고성국 당내 주류 되면 안 돼”

국민의힘이란 이름엔 국민 전체를 보고 나라를 걱정하는 정당이란 의미가 담겨있다. 국민의힘이 국민과 멀어지는 현 상황을 되돌아보고 자성해야 하는데, 당명 변경으로 가는 방향이 조금 우려된다. 그래도 당원께서 지지해 주신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 전한길씨에 이어 고성국씨도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국민의힘에 어떤 영향을 줄 거라고 보나?


▲옳지 않다. 두 분이 한 명의 당원으로 들어오시는 건 괜찮지만, 두 분은 주인 행세를 한다. 두 분의 사상이 국민의힘의 주류가 된다는 건 결국 대한민국의 주류가 될 수도 있는 거다. 저는 전씨의 한국사 강의를 들었던 인연이 있다.

하지만 그가 윤 전 대통령과 비상계엄 선포를 두둔한 것은 우리 당의 기조와 맞지 않고, 우리나라가 가야 할 길과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고씨는 지난해 9월 국민의힘을 향해 원외 강경 보수 정당 4당에 지방선거 공천권을 양보하라고 요구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지난 5월 고씨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고씨의 입당 원서를 직접 모시듯이 받아왔다. 추천인으로는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고 홍보했다. 매우 잘못됐다. 개인의 정치적 야욕만 바라본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전씨·고씨의 입당엔 ‘장동혁계’를 만들려는 장 대표의 판단이 개입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

▲우리 당의 승리와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선 옳지 않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한동안 “장동혁 체제가 2월이면 무너질 것”이란 취지의 ‘2월 위기설’이 돌았다.


▲지지율이 잘 안 나와서 그런 얘기가 돌았던 것 같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현재로선 지도부가 붕괴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저도 지도부 붕괴를 바라지 않는다. 우리 당의 가장 큰 문제는 당내 갈등이다. 지도부를 무너트리면 갈등은 더 심해질 것이다.

-국민의힘이 현재 혼란을 바로잡고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해야 할 일은?

▲모든 건 원론대로 가야 한다. 좋은 인재를 발굴해 공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잘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국민께 우리가 옳은 길을 걷는다는 걸 잘 홍보해야 한다. 또 우리가 대안 세력으로서 정말 옳은 정책을 더 많이 제안해야 한다. 이런 부분들이 종합적으로 모여야 국민께서 조금씩 우리를 보는 시각이 달라져 지지하실 것 같다.

<ctzxp@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