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비어 유포’ 노소영 사수대 말로⋯이번엔 팬클럽 회장

노태우 비자금 수사 여론 덮으려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노소영 사수대의 마지막 보루인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도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한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 등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감싸다가 국민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만든 결과다. 다른 노소영 사수대들이 법원에서 모두 처벌을 받은 만큼 박 대표도 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오랜 지인이자 측근으로 알려진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가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박 대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에 관한 유언비어를 지속적으로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행

법조계 및 재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 형사1부(임유경 부장검사)는 지난달 21일 박 대표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박 대표의 주장이 다수의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는 2023년 6월부터 10월까지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박영숙미래TV’와 블로그를 통해 “최태원 회장이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에게 1000억원을 증여했다” “자녀 입사를 방해했다”는 식의 근거없는 주장을 반복해 게재했다.

그는 유튜브 채널에서 “노 관장이 대통령이 돼 대한민국을 운영한다면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창의적인 국가를 만들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박 대표는 언론인 이모씨와 함께 영상에 출연해 “노 관장이 문화산업을 국가 경제성장 동력으로 키울 것”이라며 “이는 남자 대통령들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속 가능한 선진 국가로 만들고, 다양성과 포용성을 중시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며 “국민통합이 가능하고, 국제협혁을 강화해 글로벌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이을 차기 여성 리더로 꼽았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을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많이 흔들었다”며 “노 관장처럼 능력을 가진 여성을 밀어주고 응원해야 한다. 노 관장은 사회적 약자를 보살피고, 빈부격차를 완화하고, 갈등을 해결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나라를 만들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증여·입사 방해 등 허위 주장
결국 명예훼손으로 불구속 기소

지난해 9월22일에 게시된 동영상에서는 ‘왜 대한민국은 노소영에게 지지를 보내나?’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실망감과 배신감에 대한 반대 급부’라며 노 관장에 대한민국이 열광하는 것처럼 오도하는 영상을 내보내기도 했다.

또 비슷한 시기에 나온 또 다른 영상에선 아직 이혼도 안 된 노 관장의 불륜을 조장하는 메시지도 담았다. 아직 이혼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 관장이 새로운 사랑을 찾아 행복하라’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박 대표가 이 같은 허위 사실을 주장한 이유로 노태우 비자금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던 노 관장에 대한 여론을 바꾸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미공개 불법 비자금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2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에 결정적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이 선경그룹 최종현 회장에게 건넨 비자금 300억원이 SK 성장의 밑바탕이 됐다고 봤고, 선경건설이 발행한 약속어음을 비자금 전달의 증거로 판단했다.

서초동 소재의 한 변호사는 “박 대표는 자칭 노소영 팬클럽 회장으로 당시 노 관장에게로 향하는 국민들의 분노를 상쇄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는 유엔미래포럼 대표 자리에 있는데 해당 단체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유엔 산하기구인가 하면서 그의 주장을 믿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가 만든 자극적 게시물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로 확산되며 최 회장에 대한 부정 여론을 형성했다. 이에 최 회장이 지난해 9월 고소에 나섰고, 검찰도 기소를 결정했다.

“증거인멸도 있어 심각해”
다른 측근은 다 처벌받아

하지만 박 대표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 관장에 대한 국민적인 저항은 갈수록 커져갔고, 사법 리스크는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초에 진행된 한 매체의 여론조사에서 설문 응답자 70% 이상이 노태우 비자금에 대한 철저한 조사, 엄정한 처벌 및 전액 환수해야 한다고 응답했고, 이후 5·18기념재단 등 시민단체의 검찰 고발건이 물밀듯 쏟아졌다.

상황이 이쯤 되자 박 대표는 문제가 된 동영상을 슬그머니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나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했을 때 나왔던 동영상은 더 이상 검색되지 않는다. 이뿐만 아니라 채널 이름까지 바꾼 것으로 확인된다. 유튜브 검색창에서 당시 동영상이 게재됐던 ‘박영숙미래TV’를 검색하면 ‘AI넷 박영숙TV’가 검색되고 있다.

리스크 관리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박 대표가 자발적으로 허위 주장을 했는지 노 관장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박 대표와 공모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의 노소영 띄우기는 국민적 저항을 넘기는커녕 국민을 자극해 결국 붕괴를 자초한 꼴”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박 대표가 국민 저항 여론과 사법 리스크 등으로 노 관장이 궁지에 몰리자, 본인 주장이 담긴 영상을 슬그머니 없애려고 한 것은 일종의 증거인멸에 해당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재판을 통해 박 대표까지 처벌받게 된다면 노 관장을 지키는 사수대들은 모두 처벌받게 된다. 앞서 댓글로 가짜 뉴스를 퍼트리고, 여론을 조작하려다가 처벌된 노 관장의 측근은 18명에 달한다. 전체 22명 중 최 회장에게 사과하고 선처를 요청한 4명을 제외한 모두가 처벌받은 셈이다.

최 회장에 관한 허위 비방 댓글로 가장 먼저 형이 확정된 김모씨는 온라인 댓글을 통해 최 회장에 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60시간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노 관장이 아버지 노 전 대통령의 하나회를 본떠 만든 미래회의 초대 회장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2018년에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조현락 부장판사)은 최 회장에 관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차모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이 차씨를 약식기소했지만, 재판부가 정식재판에 회부할 만큼 차씨의 악플 내용은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기 부산지법 형사4단독(강희석 부장판사)도 또 다른 노 관장 사수대이자 악플러 김모씨에게 검찰 구형인 50만원보다 많은 150만원을 선고했다. 또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임성철 부장판사)도 지난달 악플러 이모씨의 항소심에서 원심 판결의 70만원 벌금보다 높은 100만원을 선고했다.

법원의 엄벌

앞서 노 관장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생성하고 최 회장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할 목적으로 악플을 달거나 허위 주장을 한 사람들에게 법원은 엄벌을 내렸다. 노소영 팬클럽 및 사수대 회장인 박 대표에게도 중형이 선고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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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도 못 뚫은 선관위 방패

감사원도 못 뚫은 선관위 방패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안 하는 걸까, 못하는 걸까. 지방선거 이후 선거관리위원회에 쏟아지던 폭발적인 관심이 사그라들고 있다. 그로 인한 나비효과는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정작 핵심은 비껴가는 모양새다. 지난 6월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이재명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대형 정치 이벤트였던 만큼 국민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 이미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여당은 압승으로 국정 운영에 동력을 더하고자 했고,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등으로 궤멸 직전에 몰려 있던 보수 진영은 ‘샤이 보수’를 기대하며 유권자에게 읍소했다. 사상 초유 참정권 침해 결과는 절묘했다.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를 때 판단하는 광역단체장 수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16개 시도 중 12곳을 석권했다. 하지만 서울을 내줬고 국민의힘의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도 빼앗지 못했다. 선거 운동 초반 16개 시도를 전부 싹쓸이할 것으로 예상했던 상황이라 민주당의 실망은 더욱 컸다. 특히 서울에서의 패배는 뼈아팠다. 이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서울시장을 내주면서 중간 평가를 받았다는 말이 나왔다. 실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방선거 이후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규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이 시장에 먹히지 않았고, 지방선거 직전 상장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여파가 지지율을 흔들었다. 여기까지는 지방선거 이후 늘 나타났던 여파였다. 문제는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실한 관리로 선거의 근간 자체가 흔들렸다는 점이다. 선거가 한창 진행 중이던 시각,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지가 부족한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선거를 총체적으로 관리, 감독하는 기관이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사태 이후 선관위의 대응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선관위는 투표지가 부족한 투표소의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선관위는 6월5일 투표지를 추가로 송부한 투표소는 67개, 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는 50곳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사흘 뒤인 6월8일 140개 투표소에 추가 투표용지가 송부됐고, 이중 91곳에서 투표지가 부족했다는 발표로 바뀌었다. 3일 만에 각각 거의 두 배씩 늘어난 것이다. 결국 조현욱 전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진상규명위원회가 꾸려졌다. 진상규명위원회는 10일(6월10일~19일)간의 조사 끝에 “선거 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에 관한 책임 소재에 따라 수사 의뢰를 권고한다”며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을 비롯한 선관위 수뇌부 등 12명을 지목했다. 채용 비리 의혹·소쿠리 투표 투표지 부족 사태로 민심 폭발 진상규명위원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발생 당시의 상황을 보면 상급위원회에 대한 신속한 보고 체계가 전혀 작동되지 않았다”며 “상급위원회의 지휘권도 전혀 발동되지 않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시선관위가 투표 시간 연장을 중앙선관위 보고나 논의 없이 결정했으며 송파구선관위가 투표가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표를 개시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관위 해체에 가까운 대대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선관위의 과거 행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휴직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현상이 10년여 동안 이어졌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선관위의 존재 의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선거 기간 휴직자의 증가로 인력 공백이 생기면서 ‘소쿠리 투표’ 사건 등 부실 관리 문제가 불거졌는데도 이번 선거에서 같은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중앙선관위가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차례의 선거 중 휴직자 통계’에 따르면 6·3 지방선거 당일 선관위 직원 179명이 휴직 상태였다. 휴직자의 71%는 육아휴직(127명), 일반 질병(30명), 가족 돌봄 및 해외 동반 휴직(8명), 유학·병역 및 노동조합 전임자(1명) 등의 사유였다. 특히 최근 4년 새 진행된 다섯번의 선거에서 두 차례 이상 휴직한 직원이 97명으로 집계됐다. 2회 휴직자는 77명, 3회 휴직자는 19명이다. 다섯번의 선거 중 4번이나 휴직한 직원도 있었다. 선관위는 휴직자의 대다수가 육아 휴직자인 만큼 법적 권리를 보장했다는 뜻을 밝혔다. 국가공무원법 제71조에 따르면 자녀 양육 및 임신·출산을 사유로 공무원이 휴직을 신청하면 임용권자는 휴직을 명해야 한다. 선관위 직원들의 휴직을 강제로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쌓이고 쌓인 국민 분노 하지만 선관위의 항변은 국민의 분노를 꺼뜨리지 못했다. 무엇보다 선관위 자체가 헌법상 독립기관이라는 점을 방패 삼아 각종 문제를 피해 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선관위는 독립성이 생명인 기관이기에 감찰을 받지 않는다. 문제가 발생해도 자체적으로 덮고 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있던 것이다. 이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계기는 선관위의 채용 비리 의혹이었다. 2023년 선관위 전·현직 사무총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의 자녀가 ‘아빠 찬스’를 통해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혜 채용 의혹이 전방위로 번지자 외부 기관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선관위는 독립성을 근거로 자체 조사를 고집했다.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하자 선관위는 결국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의 조사를 받아들였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당시 권익위가 2023년 이전 7년여 동안 선관위의 경력 채용을 전수조사한 결과 58명의 부정 합격 의혹 등 총 353건의 채용 비리가 적발됐다. 권익위는 고의성이 의심되거나 상습적으로 부실채용을 진행한 28명을 고발하고 가족 특혜나 부정 청탁 여부 등 사실관계 규명이 필요한 312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일각에서는 권익위와 국회 국정조사만으로는 선관위 조사에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선관위의 조사 수용 방침 자체가 자신들이 그 범위를 정하는 방향으로 잡힌 점도 논란 거리였다. 결국 감사원이 선관위의 인력 관리 전반을 들여다보겠다고 나섰다. 선관위와 감사원 사이의 충돌이 시작된 지점이다. 독립성만 앞세웠다 실제 감사원의 감사가 이뤄지기까지 선관위의 저항은 상당했다. 국민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르자 선관위는 감사원의 감사를 일단 수용하면서도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감사원에 헌법상 독립기구인 선관위를 감사할 권한이 있는지를 다퉈보겠다는 취지였다. 그사이 감사원은 2024년 4월 선관위 내부에 부정 채용이 만연한 사실을 확인하고 비리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선관위 전·현직 직원 27명을 대검찰청에 수사 요청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선관위는 조직 전반에 걸쳐 채용, 인사, 복무 등 관계 법규를 무시하거나 이를 용인하는 행태가 관행화된 상태였다. 고위직부터 중간 간부에 이르기까지 본인의 자녀 채용을 청탁하는 행위가 빈번했고, 채용 담당자들은 각종 위법·편법적 방법을 동원해 선거철 경력 경쟁 채용을 직원 자녀들이 손쉽게 국가 공무원으로 입직할 수 있는 통로로 이용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들여다본 2013년 이후 시행된 경력 경쟁 채용 167회를 전수조사한 결과 확인된 위반 건수만 800여건에 달했다. 당시 감사원은 “채용 비리와 관련한 사안은 신속한 수사 착수의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감사원이 내놓은 결과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판단으로 무위로 돌아갔다는 점이다. 헌재는 지난해 2월 감사원이 선관위의 인력 관리에 대해 직무감찰을 할 권한이 없다고 만장일치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감사원의 권한은 행정부 내부의 통제 장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바, 정부와 독립된 헌법 기관인 국회·선관위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감사원이 실시한 직무감찰은 헌법 및 선거관리위원회법에 의해 부여받은 선관위의 독립적인 업무 수행을 침해한 것”이라고 했다. ‘헌법상 독립기관’ 내세워 헌재 판단까지 ‘난공불락’ 감사원장과 감사위원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는데 대통령 소속 기관인 감사원이 선관위에 대해 직무감찰을 할 수 있게 되면 선거 관리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본 것이다. 헌재의 판단은 법원으로 이어졌다. 지난 6월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는 선관위 직원 A씨가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을 상대로 낸 견책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감사원은 감사에서 A씨에게 경징계 이상의 처분을 요구했고, 선관위는 징계를 의결, 견책 처분을 내렸다. A씨는 2021년 10월에 발생한 사안에 대해 징계시효 3년이 지난 2025년 3월 징계를 의결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의 징계시효는 성폭력 범죄 등이 아닌 기타 징계 사유의 경우 3년이다. 다만 감사원이 조사 개시를 통보하면 시효가 정지된다. 재판부는 감사원의 감사 자체가 위법이기에 조사 개시 통보를 시효 중단 사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가 권한쟁의 심판에 대해 인용한 점을 들어 A씨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러면서 이를 토대로 A씨에 대한 징계시효 3년이 이미 지났다고 판단했다. 헌재의 판단은 당시에도 선관위를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든다는 말이 나왔다. 이후 투표지 부족 사태가 벌어지면서 선관위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일었다. 특히 투표지 부족 사태는 부정선거 논란으로 이어져 ‘올림픽 공원’ 시위 사태 발생 등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결국 지난달 7일 출범한 선관위 특검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선관위 특검팀(특별검사 이태한)은 지난 7일 출범 한 달째를 맞아 강제수사, 포렌식 검증, 관련자 소환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지 부족 사태를 비롯해 투표율 허위 입력 정황,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 등 선관위 관계자들의 해외 출장 유용 의혹, 투표함 입찰 담합 의혹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회에 끼친 악영향도 커 특검의 본 수사 기간은 90일이며 필요한 경우 30일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다. 최장 150일 간 수사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일단 인력 충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중대범죄수사청 청장 인선 절차가 늦어지면서 선거 관련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감사원은 선관위의 방패를 뚫지 못했다. 특검은 어떨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