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VS 노소영 ‘치명적 오류’ 잘못된 재판 막전막후

산수 틀린 희대의 판결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세기의 이혼소송의 대법원 판결에 관심이 주목된다. 항소심 재판부가 산정한 주가가치의 오류를 최 회장 측에서 지적하며 재판부와 반박에 재반박이 계속 나왔다. 1조3000억원이라는 희대의 이혼소송 위자료에 이어 판결문 수정까지 나온 결과는 결국 최 회장이 상고하면서 대법원 손으로 넘어갔다.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세기의 이혼소송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SK㈜로 합병된 SK C&C의 과거 주식가치 산정에 오류가 발견되면서다.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는 지난달 30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선고를 열고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위자료로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1700만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유례없는
세기의 이혼

재판부는 “최 회장은 노 관장과 별거한 이후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가액이 산정되는 부분만 해도 219억원 이상 지출했고 여러 가액 산정이 불가능한 이익도 제공했다”며 “부부 공동생활과 혼인 파탄에 대한 노 관장의 정신적 손해를 전부 전보하는 수준으로 증액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회장에 대해 “혼인 관계가 해소되지 않았는데도 신용카드 사용을 일방적으로 정지시키고 1심 판결 이후 현금 생활비 지원도 중단하는 등 부양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노 관장의 부친인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금 300억원 상당이 지난 1991년경 최 회장의 부친이자 사돈인 고 최종현 전 선대회장에게 전달돼 SK 측에 유입됐다고 판단, 1심과 달리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된다고 봤다.


이에 대해 “최 전 회장이 태평양증권을 인수할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과의 사돈관계를 SK 경영의 보호막과 방패막이로 인식하고 지극히 모험적이고 위험적인 행동을 감행했고, 결과적으로 성공했다”며 노 관장 측에서 SK 성장에 관여했다고 봤다.

이어 “혼인 기간과 생성 시점, 형성 과정 등에 비춰볼 때 SK㈜ 주식 등에 대한 노 관장 측의 기여가 인정되므로 부부 공동재산에 해당해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고 해석했다.

다만 양측 의사에 따라 최 회장이 돈으로 정산하는 방식으로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을 지급하라고 했다. 노 관장은 SK㈜ 주식에 대해 주위적으로 현물분할을 원하고 예비적으로 재판부 판단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또 최 회장은 주식을 합한 재산분할 방법으로 현금 정산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냈다.

재판부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각 상속재산을 포함한 고유 추정 재산총액을 4조115억원가량으로 산정한 뒤 재산분할 비율을 최 회장 65%, 노 관장 35%로 정했다.

위자료에 대해서도 “1심서 인정된 1억원은 지나치게 낮다”며 “혼인 관계 파탄 사유 및 기간, 노 관장의 정신적 고통, 최 회장의 그간 태도 등을 고려해 액수를 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1심은 지난 2022년 12월 노 관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면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 재산분할로 665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주식가치 1000원을 100원으로 판단
기자회견 3시간 뒤 판결문 급 수정


당시 1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은 최 전 선대회장에게 물려받은 것으로 최 회장의 특유재산에 해당한다며 재산분할 대상서 제외했다. 특유재산은 부부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말하며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이 되지 않는다.

2심 판결 후 노 관장 측은 상고 여부에 대해 “판결문을 분석한 후 대처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반면, SK 그룹 측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약 3주가 지난 후 상황은 급변했다.

최 회장의 법률 대리인과 SK 그룹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은 지난 17일 최 회장과 노 관장 사이 이혼소송 항소심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 시작에 앞서 입장을 밝힌 최 회장은 “무엇보다 먼저 개인적인 일로 국민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면서도 상고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재산분할에 관해 객관적이고 명백한 오류가 발견됐다”며 “(재산 분할 관련)오류는 주식이 분할 대상이 되는지, 얼마나 돼야 하는지에 대한 전제에 속하는 아주 치명적이고 큰 오류라고 들었다”며 조 단위 재산분할 판단에 영향을 미친 주식가치 산정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1994~1998년 고 최종현 회장 별세까지와 이후부터 2009년 SK C&C 상장까지의 SK C&C 가치 증가분을 비교하면서 회사 성장에 대한 최종현 회장의 기여 부분을 12배로, 최 회장의 기여 부분을 355배로 판단했다.

하지만 최 회장 변호인단은 “실제로는 최종현 회장 시기 증가분이 125배이고, 최 회장 시기 증가분은 35배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3주 후
대망신

그러면서 “항소심 재판부는 잘못된 결과치에 근거해 최 회장이 승계상속한 부분을 과소평가하면서 최 회장을 사실상 창업을 한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단정했다”며 “이에 근거해 SK㈜ 지분을 분할대상 재산으로 결정하고 분할비율 산정 시에도 이를 고려했기에 앞선 치명적 오류를 정정한 후 결론을 다시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오류는 SK㈜의 모태인 대한텔레콤 주가 가치 산정 과정서 불거졌다. 대한텔레콤 주가 가치가 1000원인데 100원으로 잘못 계산한 것이다.

1998년 5월13일 기준 대한텔레콤 1주당 가액을 5만원으로 잡고, 여기서 2007년 3월 1대 20 비율의 액면분할과 2009년 4월 1대 2.5 비율의 액면분할을 감안해 각각 20과 2.5로 나눴다. 1만원을 각각 이렇게 나눈다면 1000원이 나와야 하는데 재판부는 이를 100원으로 잘못 산출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대한텔레콤 주가 가치 산정 오류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재판부는 최태원 회장이 최초 주식을 취득한 1994년,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무렵인 1998년, 이후 대한텔레콤이 SK C&C로 흡수합병돼 상장한 2009년 등 각각의 시점을 기준으로 가치 증가분을 비교하면서 최종현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기여도를 산출했다. 

잘못된 수치를 바탕으로 이혼 재산분할의 핵심인 최종현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기여도를 수치화한 것이다. 재판부는 틀린 숫자를 바탕으로 최종현 선대회장의 기여도는 1994년 주당 8원서 1998년 100원으로 12.5배 상승, 최 회장의 기여도는 1998년 100원서 2009년 3만5650원으로 355배 뛰었다고 봤다.

그러나 잘못된 가치인 100원이 아니라 정확한 가치인 10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최종현 선대회장의 기여도는 8원서 1000원으로 125배 상승하고, 최 회장의 기여도는 1000원서 3만5650원으로 35.5배 늘어난 것으로 뒤바뀐다.

노태우정부의 특혜를 받았다는 항소심 재판부 판단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반박에
재반박

최 회장은 “‘SK 성장이 불법적인 비자금을 통해 이뤄졌다’, SK 역사가 전부 부정당하고 ‘6공화국 후광으로 사업을 키웠다’는 판결 내용이 존재하고 있다”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 위원장도 “비자금 300억원에 대해서는 그 어느 누구도 현존하는 사람은 보고 듣고 한 바가 전혀 없다”며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전달한 쪽에서 입증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SK는 6공화국 특혜로 성장한 기업이 아니다. 6공화국 특혜설의 경우 해묵은 가짜 뉴스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기자회견을 마치며 “저뿐 아니라 SK 구성원 모두의 명예와 긍지가 실추되고 훼손됐다고 생각해 이를 바로잡고자 상고를 하려 한다”며 “부디 대법원의 정당한 판단이 있길 바란다. 바로잡아주길 바라는 간곡한 바람”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3시간이 지나자 법원서도 주식가치 산정에 오류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재판부는 지난 17일 판결문 내용을 일부 수정해 최 회장과 노 관장 양쪽에 송달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을 맡은 서울고법 가사2부는 대한텔레콤의 1998년 가치를 주당 100원으로 계산한 판결문 오류를 바로잡는 ‘경정(更正·법원이 판결 이후 계산이나 표현의 오류를 고치는 일)’ 처리해 당시 주당을 1000원으로 바꿨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1조3000억원대 재산분할의 근거 중 하나인)대한텔레콤(SK C&C의 전신) 주식가격은 1998년 주당 1000원서 재산분할 기준 시점인 올해 4월 주당 16만원인 SK 주식으로 변모했다”면서 “최태원 SK 회장의 재임 기간인 26년 동안 160배 가치 상승이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재산 분할비율 등엔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법원의 이 같은 경정은 단순 계산 실수며 전체 판결의 취지는 변함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재산분할 비율 실질적인 영향 없어”
“주식 가치 산정과 기여도 모두 달라”

경정은 판결문에 수치 등 사소한 오류나 단순 오기 등이 있을 경우 이를 수정하는 절차다. 재판부가 직권으로 할 수 있고, 당사자 요청을 받아들여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재산분할 액수 등 판결의 핵심적인 내용을 수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상급심이나 재심 등을 통해 다퉈야 한다. 항소심 재판부가 판결문의 일부 수치를 경정했지만, 재산분할 액수를 수정하지 않은 것은 해당 대목이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봤기 때문으로 보인다.

재판부가 판결문 수정을 하면서도 전체 결론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최 회장 측은  “숫자만 고쳐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며 반발했다. 당초 재판부가 해당 주식이 최 선대회장 시절 12.5배 오르고, 이후 최 회장 재임 기간 중 355배 올랐기 때문에 최 회장은 ‘자수성가형 사업가’에 해당하고, 노 관장도 ‘자수성가’에 기여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은 이 같은 판결문 수정에 따라 최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주식가치 상승 기여가 각각 125배(8원→1000원)와 35.6배(1000원→3만5650원)로 수정돼야 하고, 결국 1조3000억원대라는 재산분할 판결도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재차 설명문을 내고 “(대한텔레콤 주가에 대한 판결문 수정은)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혼인한 1988년부터 2024년 4월까지 최종현 선대 회장에서 최 회장에게로 계속 이어지는 중간 단계의 사실관계에 대한 계산 착오를 수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최종적인 재산분할 기준 시점인 올해 4월 기준 SK 주식가격인 16만원이나 최 회장, 노 과장의 구체적 재산분할 비율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며 “2009년 11월, 3만5650원은 중간 단계의 가치로 최종적인 비교 대상이나 기준 가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 선대회장의 경영 활동에 따른 주식가치의 상승과 현 최 회장의 경영활동에 따른 주식가치의 상승을 비교하는 경우에도 125배(최 선대회장)와 160배(최 회장·1000원→16만원)를 비교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판결문 수정에도 노태우 전 대통령 등 노 관장 측이 SK그룹의 성장에 무형적 기여를 했다는 판단은 그대로 유지되며, 이를 토대로 한 재산분할 비율 65(최 회장):35(노 관장) 등의 결론은 바뀌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선 쏠리는
대법원 결과

이에 대해 최 회장 측은 “항소심 재판부가 이런 논리를 견지하려면, 판결문을 2024년까지 비교 기간을 늘리도록 추가 경정을 할 것인지 궁금하며 이에 대한 해명 필요하다”고 재반박하며 “재판부는 실질적 혼인 관계는 2019년에 파탄 났다고 설시한 바 있는데, 올해까지 연장해서 기여도를 재산정한 이유도 궁금하다”고 밝혔다.

결국 최 회장과 주식가치 산정 오류로 인한 판결은 대법원서 이뤄지게 됐다. 최 회장은 지난 20일 항소심 판단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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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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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