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죽고 나 죽자’ 이준석 이판사판 복수전

화해는 없다 끝까지 간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정권교체를 위해 애써 참아왔지만 이젠 완전한 적이다. 서로 참지도 않는다. 긴 싸움은 조만간 결론 지어질 예정이다. 양측 다 물러나면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과 이준석 전 대표가 결국 전면전을 벌이게 됐다. 

윤리위 심사 결과 징계를 받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광주 무등산 등반을 시작으로 원외에서 열심히 세를 다지고 있었다. 언론과의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고, 본인을 지지해준 당원들을 만났다. 이전까지 벌이던 여론전에서 한발 물러난 것. 당장 여론전을 펼친다면 이 전 대표본인에게 유리할 게 없다는 계산이 깔렸기 때문이다.

입당부터
갈등 시작

이 전 대표의 침묵은 국민의힘 혼란의 책임에서 약간은 벗어난 모양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에게 책임이 넘어가서다. 공식적으로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낸 시점은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이다. 이 전 대표는 62분간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면서 윤핵관, 윤 대통령을 저격하며 날을 세우는 등 할 말은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용한 발언 수위는 예상했던 지점보다 높았다. 그는 “이 XX 저 XX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는 말까지 내뱉었다. 

윤핵관이라고 언급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을 향해서도 “호가호위하는 사람”이라고 강하게 타격했다. 윤 대통령에게는 “대통령의 지도력이 위기”라며 작심 비판하고 나섰다.

정권교체라는 공동의 목표를 바라봤던 당 대표와 현직 대통령의 정치적 동맹이 파국을 맞이한 순간이다.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이 전 대표는 각종 방송과 라디오에 출연해 여론전을 펼치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국민의힘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전국 상임위를 개최하고, 비대위를 본격 출범시킨 데 이어, 비대위원 등을 신속하게 임명했다. 윤핵관 중 한 명인 권 원내대표는 재신임을 받으며 주호영 비대위호에 승선했다.

사실 이 전 대표와 윤 대통령, 윤핵관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윤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였던 지난해 7월, 국민의힘에 입당할 때부터 갈등의 불씨가 아른거렸다. 당시 이 대표가 지방으로 간 사이 윤 대통령이 입당 선언을 해버렸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악연의 시작이었던 셈이다. 

다만 당시는 이 전 대표에게도 윤 대통령에게도 서로가 필요한 상황이었던 터라 직접적인 충돌은 없었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표를 본격적으로 신뢰하지 않게 된 계기는 통화내용 유출 논란이 발생했을 때다. 

두 인물의 통화내용이 녹취록 수준으로 정리가 돼 언론에 떠돌게 된 점이 갈등의 촉매제가 된 셈이다. 이런 탓에 대선 기간 내내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표는 많은 갈등을 겪었다. 윤핵관이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한 시점도 이와 비슷한 시기다. 윤핵관은 대선 기간 이 전 대표를 밀어내기 위해 애썼다. 

첫 만남부터 대립각 세워
감정싸움서 패권 싸움으로

울산 회동에서 극적으로 화해한 뒤 함께 정권교체를 이뤘지만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대선 이후에도 이 전 대표와 윤핵관 세력은 서로를 견제해왔다. 감정싸움에서 패권 싸움까지 이어진 단계다. 패권 싸움의 원인은 대선이 끝난 직후 이 전 대표가 띄운 혁신위가 발단이다.

혁신위는 지방선거 승리 직후 당 쇄신을 목표로 이 전 대표가 출범시킨 구상한 조직이다. 22대 총선 공천 과정 등을 전반적으로 손보는 데 방점이 찍혀 있는데 출범 당시부터 말이 많았다. 이 전 대표의 사적 조직이라는 등 논란이 터져나와서다.

결국 혁신위는 당권 싸움에 휘말렸고, 이 전 대표가 윤리위 징계를 받자 최근에는 다소 힘을 잃은 모양새다. 여기에 더해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자, 이 전 대표는 자연스럽게 대표직을 박탈당했다. 

이 전 대표는 배수진을 치며 필사적으로 반격 중이다.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여러 의원들은 이 전 대표를 타격하고, 원외에 있던 세력들까지도 연일 맹폭을 퍼붓하고 있다. 징계 직후에는 이 전 대표에게 모든 시선이 쏠리면서 강한 책임론에 휩싸였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와 윤 대통령이 나눈 문자메시지가 보도되면서 여론이 뒤집혔다. 

국민의힘 혼란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이유가 윤 대통령 본인에게 있다는 여론이 형성돼서다. 현재는 이 전 대표가 조금 더 유리한 형국이다. 지난 17일 취임 100일을 맞은 윤 대통령 대신 주인공 자리도 이 전 대표가 꿰찼다. 

그는 비대위 출범이 부적절하다면서 서울남부지법에 국민의힘과 주호영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런 탓에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다소 묻힌 감이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전 대표 측에서 주장하는 가처분 신청의 골자는 국민의힘이 비대위로 전환하는 과정에 절차적·내용적 하자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이 전 대표의 주장을 반박하며 비대위 체제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대통령 향해
무자비 폭격

이 전 대표는 직접 법원 심문에 출석해 윤 대통령 발언을 인용하며 잽을 날렸다. 앞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민생 안정과 국민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의 발언을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당내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 윤 대통령이 어떤 말을 했는지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고 비꼬았다. 윤 대통령이 한 말을 그대로 인용해 앞뒤만 바꾼 셈이다. 

가처분 신청의 기각과 인용을 두고 법원 역시 쉽게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가처분 신청 기각과 인용을 두고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배현진·조수진·윤영석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은 시점이다. 지난달 29일 배 의원은 “‘오늘 최고위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혔고 이틀 뒤에 조·윤 의원 모두 사퇴를 선언했다. 

3명 모두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지만 사퇴서를 제출한 시점에는 차이가 있다. 배 의원이 지난 9일, 조 의원은 일주일 빠른 지난 1일, 윤 의원은 지난 2일이었다. 

윤 의원이 사퇴하기 약 1시간 전 비공개 최고위원회가 열렸고, 권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윤 의원, 배 의원 등이 해당 회의에서 비대위 전환을 위한 소집 요구안을 의결한 바 있다. 이 전 대표가 요구안 의결이 적절치 못했다고 꼽는 부분이 바로 배 의원의 “오늘 사퇴하겠다”는 부분이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정치적으로 사퇴 선언을 했지만, 국민의힘에 공식 사퇴 의사 표시한 게 아니라며 여전히 최고위원의 지위를 유지했다는 논리를 펼친다. 

장기전으로
이슈 끌기

또 배 의원과 윤 의원이 이미 사퇴했더라도, 최고위원회 의결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당시 최고위원회는 이 전 대표, 조 의원,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부재한 상태에서 열렸다. 

이 전 대표와 국민의힘이 충돌하는 또 다른 지점은 과연 비상 상황이라고 여겨질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다. 국민의힘 당헌 96조1항에 따르면 ▲당 대표가 궐위된 경우 ▲최고위원회 기능이 상실된 경우 ▲그 밖에 준하는 사유로 당에 비상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 비대위 설치가 가능하다. 

이 전 대표 측은 자신의 당원권 정지를 두고 권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와 최고위에서 궐위(더 이상 직을 수행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닌 사고(일시적인 경우)라고 의견을 모았고, 사고라고 결론지은 것을 궐위로 뒤집어 주장하는 게 모순이고, 위배라는 입장이다. 

특히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것처럼 최고위원이 사퇴하지 않았다면 비상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사퇴했다면 의결에 참여할 수 없다는 부분을 문제 삼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이 전 대표가 6개월이라는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직무를 수행할 수 없고, 대표가 궐위된 경우로 해당한다며 비상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최고위 구성원 9명 중 이미 김 전 최고위원이 사퇴했고, 배 의원, 조 의원, 윤 의원, 정미경 의원이 각 사퇴 선언을 해 4인 이하가 된 상황도 비대위 출범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본다. 지도부 상실이라는 상황으로 여긴 셈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3일 상임 전국위에서 4분의 1 이상의 별도 소집 요구로 상임 전국위가 적법하게 소집된 부분을 들어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해석했다. 

법원 기각·인용 고민
비대위도 여전히 혼란?

세 번째 쟁점은 전국위원 700여명이 ARS(자동응답방식)로 비대위 출범을 의결했다는 점이다. 이 전 대표는 ARS는 의사정족수를 특정할 수 없는 방식이고, 줌이나 비대면 회의 방식은 접속자 수를 확인할 수 있지만 유튜브의 경우 링크로 참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국민의힘 전국위원이 아니라도 충분히 참여 가능해 이 같은 방식은 큰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대의기관의 구성원이 서면이 아닌 ARS와 같은 비대면 투표를 하더라도 본인이 투표하는 부분을 분명히 하고, 확인 가능한 방법을 강구할 경우 전당대회, 전국위원회 등 회의 및 의결을 비대면 또는 전자회의 혹은 ARS로 충분히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이 전 대표 역시 전당대회에서 해당 방식으로 선출됐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의결을 한 전국위원회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뽑았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일각에서는 법원이 기각 판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하지만, 아직까지는 안갯속이다. 만일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다면 이 전 대표는 최악의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자신의 향후 행보는 물론, 정치적 생명까지도 위험할 수 있다. 이미 윤 대통령을 향해 강하게 타격했던 만큼 당원을 중심으로 한 당내 갈등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런 탓에 이 전 대표는 본안 소송까지 제기하며 장기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기각을 대비해서 원외에서 세력을 다지는 일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곧 출간을 앞두고 있고, 플랫폼을 만들어 당원을 지속적으로 만날 계획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가처분이 인용된다면 이 전 대표가 판을 단번에 뒤집는 게 가능하다. 윤리위 징계를 받아 당으로 복귀하는 것은 당장 불가하지만 당 대표직은 유지할 수 있다. 비대위 역시 자연스럽게 해체된다. 윤핵관 세력 역시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에서는 윤핵관을 필두로 한 창당설까지 흘러나온다. 

다만 현재 여론 상황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지 않은 탓에 윤핵관 측이 불리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윤핵관의 손을 놔야 할 때라는 주장도 나온다. 여론이 좋지 않은 윤핵관과의 동행을 선택할 경우 더욱 불리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는 탓이다.

급히 출범한 비대위 역시 정상궤도를 달리고 있다고 보기는 이르다.

개혁보다는 관리형에 더 방점을 찍었지만, 당내 일부에서는 완전한 혁신형 비대위로 전환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서다. 비대위마저 내분이 가속화된다면 국민의힘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수도 있다. 

물러서면 
회복 불가

주 위원장 역시 미리 대비책을 세우는 모습이다. 그는 윤핵관에 포함되는 인물은 아니지만 이 전 대표를 밀어내려는 인물 중 하나다. 그는 “가처분이 인용되더라도 절차를 다시 갖추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은 법원이 지적한 문제만 수정해 비대위를 이어가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이 전 대표가 원외 세력 모으기와 장기투쟁을 통해 여론을 주도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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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내린 친명계 파워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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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청와대를 뒤흔드는 거센 악재 속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최전선에 섰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을 비롯한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 논란, 그리고 검찰개혁 후폭풍 등 사안마다 이견이 갈리고 있지만 정부와 호흡을 맞출 ‘블루팀’이 실종된 탓이다. 정국 운영의 부작용과 피로감이 고스란히 대통령 한 명에게 집중되고 있다. 이 대통령을 엄호하던 그 많은 친명계 의원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이재명 대통령의 X(구 트위터)가 연일 화제다. 주말이자 사흘 연휴가 시작된 지난 3일부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온갖 사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히면서다. 그중에서도 정부를 향한 비판에 반박하는 내용에 이목이 쏠린다. 정쟁에서 벗어나 ‘청년미래적금’ 2차 가입 신청 등 정책 홍보도 직접 나섰지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 범여권의 내홍이 이어지면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답답했나” 폭풍 트윗 이 대통령의 X 정치는 연휴 첫날이었던 지난 3일, 한 X 사용자가 “청래(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 좀 고만(그만) 괴롭히시라. 다구리(집단폭행) 해놓고 불러다가 ‘우린 공감한다’ 그러시면 너무 잔인한 듯”이라는 글을 작성하면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 1일 정 전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나눴는데, 이를 ‘괴롭힘’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게시글을 직접 인용한 뒤 “사물을 바른 시각으로 받아들여 보시면 어떨까 싶다. 님은 잘 모르시겠지만, 정 전 대표님과 저는 목숨조차 위협받던 어둠과 죽음의 시대, 그리고 내란의 밤을 함께 싸우며 넘어온 동지”라고 적었다. 이어 “정 전 대표님도 나름 생각과 판단이 있으신 분”이라며 “정 전 대표께서 전당대회 직후 자주 만나고 싶다고 하셨고, 정 전 대표님 입원 당시 제가 위로 전화 통화 중 만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엔총회 참석과 멕시코 순방을 마치고 귀국 후 만찬 회동을 한 것”이라며 “그분이 저에게 끌려 다닌 것도 아니고 제가 그분을 괴롭힌 것도 아니니 오해나 곡해 마시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튿날인 4일 오전 11시경에는 “개혁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 하는 것이지, 누군가의 정치적 성과와 환호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개혁은 목표이어야지 선명함을 드러내고 주목을 받고 누군가를 공격하는 수단이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최근 임명 절차를 재개한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이하 중수청장) 후보자 문제를 놓고 추미애 경기도지사 등 강경파를 중심으로 반발이 나오자 직접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약 12시간이 지난 오후 11시, 이 대통령은 앞선 게시글보다 더 긴 글을 작성했다. 이 대통령은 “전 세계적인 현상처럼 우리 사회에도 거짓에 기초해 혹은 최소한의 근거도 없이 혹세무민하는 무책임한 극단주의자(일명 무극파)들의 선동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며 비판의 수위를 한 층 높였다. 이어 “탈진실의 시대, 맹목적 진영대결이 일상화되어 진실보다 네 편 내 편이 더 중요해지다 보니, 기본적 사실 관계 확인도 없이 단정하고 억측하며 선동하는 것이 마치 실력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좌든 우든 전방이든 후방이든 어디서나 무책임한 극단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에 있는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주장보다는 실행하고 결과에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라며 보다 날 선 태도를 보였다. “극단적 선택이 유행처럼…” 쉬지 않는 대통령 손가락 5일에는 조국·유시민 작가 등 범여권 내홍 한가운데에 놓인 인물을 직접 끌어들이면서까지 자신의 의견을 굳혔다. “검찰개혁은 검찰에 복수하고 검찰 기능을 파괴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수사와 기소 기능을 분리해 두 기능이 정권에 악용되지 않으면서도 최적으로 잘 작동되게 하려는 것”이라며 ‘검찰개혁 강경파’와 선을 그은 것이다. 이로부터 몇 시간 뒤 이번에는 유 작가의 최근 인터뷰 영상 중 ‘수사-기소 분리가 검찰개혁의 핵심’이라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과 민주당 김용민 의원 발언을 거론한 시민의 글을 인용해 “검찰개혁의 본질인 수사-기소 분리는 보완 수사까지 금지될 만큼 완성됐다”고 말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상을 공유하며 “노무현 대통령님도 극단주의를 경계하셨군요. 극단주의는 프랑스대혁명 때도 있었고 노무현 시대에도 있었으며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라고 짚기도 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온라인 광폭 행보에 나서게 된 배경으로 여권의 역학 구도 변화가 지목된다. 추석을 기점으로 자칭 ‘레드팀’인 강경파와 소신파가 여론을 장악한 반면 이재명정부의 ‘빅스피커’로 불리는 이들의 힘이 약해졌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이 X를 통해 특정 인물에게 경고장을 날렸지만 당사자들이 다시 한번 청와대를 정면으로 들이받으면서 여권 내 내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비루한 침묵보다 진실을 남기겠다는 처참한 심정”이라며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임명에 거듭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 대통령이 “과격한 주장은 자신의 이익을 위한 욕심”이라는 취지로 글을 작성하자 추 지사는 “검찰개혁이 드디어 구부 능선을 넘으리라 기대한 때에 도리어 등 뒤에서 다시 총알이 날아와 이런 것을 구구절절 되짚어야 하는 날이 오리라는 것을 상상조차 못했다”며 “내가 바보다. 시절이 수상하다”고 적었다. 너무 많은 ‘레드팀’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나는 중수청을 법무부에 두는 방안이나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남겨두는 방안을 제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2021년 발의한 중수청법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처럼 독립된 수사기관으로 중수청을 설계했고, 지난해 3월에는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두는 방안을 제안했다”며 “결국 법무부에는 절대 둘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이 ‘검찰개혁 주장자들이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주자고 주장했다’는 지적에는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남겨두는 방안을 제시한 적이 없다. 2020년 처음 발의한 공소청법에서 검사는 보완수사 요청만 할 수 있도록 밝혔다”고 강조했다. 혁신당도 입장을 내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주도록 당론 변경 절차를 공식적으로 거쳤다”며 “당이 주장한 것은 ‘보완수사요구권’이지 보완수사권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여의도 밖에서는 임은정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장이 “(김 후보자는) 반면교사 삼아야 할 사람”이라며 인선에 반대하는 글을 올렸다. 2018년 김 후보자가 감찰 1과장이던 당시 진모 전 검사의 성폭력 의혹이 은폐됐는데, 이때 김 후보자가 감찰 라인에 대한 직무유기 혐의 수사 등을 묵살했다는 게 임 청장의 주장이다. 강경파의 십자포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때 이 대통령의 방패막이었던 친명(친 이재명)계 의원들이 과거와 같은 결속력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대통령을 엄호하며 정치적 부담을 분산시켜야 할 이들의 주장이 강경파의 목소리에 묻히면서 화력이 저하됐다는 설명이다. 앞서 ‘원조 친명’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여당은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것이 아니라 같이 비를 맞아주고, 또 우산을 같이 쓰면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원칙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단합할 것을 주문했다. 정부를 향한 과도한 비판을 자제하고 여당으로서 대통령을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 역시 “제가 옆에서 지켜본 대통령 자리는 모든 권력을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가장 외로운 자리였다”며 “현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겠지만 대통령이 외로워지지 않게, 대한민국이 위태로워지지 않게 우리 모두 어깨를 내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외로운 대통령 현 상황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어느 정권이든 블루팀은 반드시 있다. 문제는 지금 그들의 목소리가 힘을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면 대통령이 자세를 낮췄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답답함을 최대한 눌러내려는 모습이 보였다”며 “사방에서 자신을 흔들면서 개혁이 누더기가 됐다. 대통령이 구심점이 돼 여당 의원이 뒷받침해 줘야 하는데, 지금은 (대통령을 뒷받침하는) 힘이 부족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방패’ 역할을 할 세력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지금 이 대통령은 사무치게 외롭다. 원래 대통령은 외로운 자리지만, 한때 180석 공룡 야당을 이끌던 사람 아닌가”라며 “당시 자신의 측근, 강훈식 비서실장 같이 국회에서 배지를 달고 있던 이들 다수가 청와대로 유입되면서 오히려 민주당 내에서의 입지가 불안정해졌다”고 평가했다. 각종 선거를 거치며 저마다 앞다퉈 ‘친명 마케팅’에 나서는 등 강력한 결속력을 자랑했으나 집권 이후 급격히 세분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들은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친명 울타리 안에 머물러 있으나, 정작 역풍이 우려될 만한 위기 상황에서는 대통령을 옹호하는 데 있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때 민주당에서는 ‘이재명의 남자’로 불렸던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친명계 핵심 인물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모였지만 원내 진입에 실패하면서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런 김 전 원장은 최근 민주연구원 수석부원장으로 선임됐지만 지난 전당대회에서 고배를 마시며 드러난 ‘역량 부족’이란 낙인을 지우고 세력 확장에 성공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 “블루팀 있다…레드팀에 밀렸을 뿐” 여당 내 ‘힘겨루기’ 장기화 조짐 친명계 구심점이 흔들리면서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는 레드팀이 급격히 늘어났다. 국정 수행 지지율이 정체되는 국면인 만큼 비판론자들의 목소리가 두드러졌고, 이들이 또다시 존재감을 키우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오히려 너무 많은 레드팀은 국정 동력을 저하하고 정부 정책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들 중 정부에 도움이 되는 레드팀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목된다. 최근에는 레드팀을 중심으로 권력 다툼이 발생하면서 오히려 잡음만 커지는 모양새다. 이정부 출범 초기부터 레드팀을 자처한 혁신당은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사안을 두고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웠다. 민주당에서는 혁신당을 향해 “국민의힘 논리와 다를 게 무엇인가”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자 조 원장은 “내가 ‘이재명정부의 레드팀 역할을 하겠다’고 하자 뉴이재명 평론가들이 ‘국민의힘이냐’며 비난하고 있다. 그들이야말로 간신”이라도 받아쳤다. 그는 “이를 금지하거나 억압하는 자들이야 말로 ‘간신’, 진영 내부의 문제를 지적하면 ‘적’이라는 논리를 펼치는 자들이 가장 위험하다”며 “이는 스탈린이나 김일성이 반대파를 숙청할 때 썼던 논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비난을 하는 이들 중 상당수가 과거 이재명 당 대표, 이재명 대선후보를 조롱하고 비방했던 경력을 갖고 있다”며 “이정부 수립 이후에는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 등을 멸칭으로 부르는 것)’ 공격에 앞장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8월 전당대회 이후 정치권은 여당이 본격적으로 이정부의 국정 과제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당내 이견과 노선 갈등이 검찰개혁 문제로 이어졌고, 더 나아가 중수청·공소청 체제에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연신 삐걱거리고 있다. 아군 없이 고군분투 그러는 사이 부동산 등 주요 현안을 둘러싼 여론이 악화하면서 야당과의 지지율 격차도 좁혀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대통령이 직접 여론 대응에 나서는 구조가 반복될 경우 국정 운영의 부담이 가중되고 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대통령의 짐을 덜어줄 든든한 블루팀으로서 여당이 전면에 나설 때이다. 각개전투 중인 친명계가 여당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당의 정치적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현실을 보시라” 국힘 일갈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의 X 정치에 비판을 쏟아냈다. 이 대통령이 자신의 X에 부동산 정책을 설명하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밤새가며 폭풍 SNS를 멈추지 않고 있다”며 “이성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 대표는 “국민 목소리를 들을 생각도, 정책을 바로잡을 생각도 아예 없다. 국민과 싸우겠다는 ‘좌아’한 오기와 독선뿐”이라며 “이성을 잃은 사람의 손에 국정이 맡겨져 있다. 이제 존재 자체로 국가와 국민에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현실은 실제 국민의 삶 속에 있다”며 SNS 중단을 권했고, 안철수 의원도 “이 대통령은 반드시 SNS를 끊기 바란다. 그래야 진짜 국민의 목소리가 들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5선인 윤상현 의원도 “대통령의 X 정치가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X를 들여다볼 시간에 민생을 들여다보고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시라”고 일갈하는 등 국민의힘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