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이준석 의원 대선 출마의 변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02.17 13:35:37
  • 호수 15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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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끄럽다? 잘 따지기 때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정치적 통념을 비판하면서, 통찰력과 능력을 강조했다. 그는 “가진 것을 나눠주면서 진정성 있게 개헌하는 게 중요하다”며 “제가 선호하는 개헌은 당선되면 말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지난 3일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직업적 왕당파를 하면서 본인의 말을 수없이 뒤집는 사람들이 잘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본인의 총선 지역구 승리 경험을 토대로 “파격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모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 피고인이 됐다. 직접 겪어본 윤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었나?

▲처음부터 견제가 심했다. 사람들은 윤 대통령과 제가 사진 찍고 다닌 것만 기억한다. 하지만 현장에선 인파가 제게 몰렸고, 윤 대통령에겐 덜 몰렸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은 그런 부분을 굉장히 많이 견제했다. “후보가 주인공이 돼야 하고, 대표는 조연”이란 얘기를 하도 많이들 해서 따로 다니기도 했다. 따로 다니니까 “왜 따로 다니냐”는 이야기까지 있었다.

-집권여당의 대표였다가 지금은 작은 당의 의원이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국민의힘 당 대표 임기 중 첫 1년은 대선과 지방선거를 치렀고, 다음 1년은 보수정당의 완전한 환골탈태를 위해 혁신위 구성·공직자 기초자격평가 등 여러 일을 해야 했다. 기득권 세력에겐 굉장한 도전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공격을 많이 받았다. 저는 나이는 젊지만, 정치권서 안 해본 게 거의 없다. 대한민국서 창당 후 국회의원에 당선된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나?


-<삼국지>로 비유하면, 이준석 의원과 개혁신당의 현 상황은 약소 세력이었던 조조가 강대 세력 원소에게 도전한 상황과 비슷하다. 어떻게 하면, 조조가 승리한 상황이 재현되겠는가?

▲원소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다. 원소를 윤 대통령으로 가정한다면, 관도대전 패배 후 사망한 원소처럼 이미 피를 토하고 계신다. 장수에게 굉장히 중요한 것은 승리 경험이다. 지금 국민의힘을 이끄는 분들은 본인의 우세 지역구 당선 경험 외 어떤 승리 경험이 있는지 궁금하다.

그 당에 지휘 능력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본다. 어떤 분들은 “이준석이 당을 맡으면 왜 이렇게 시끄럽냐”고 할 것이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때문에 그렇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넘어가면 분란이 생기지 않는다. 대신 곪고 썩어간다.

-최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지적을 많이 하는 이유는?

▲저는 저를 먼저 때리지 않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안 한다. 그런데 한 전 대표 측 국민의힘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이 “한 전 대표는 카카오택시를 타고 다니므로 신선한 정치인”이라며 “이준석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는 지난 2021년 2개월 동안 법인택시 기사를 하면서, 카카오택시 기사용 앱도 써 봤다.

저는 ‘놈놈놈’이라고 한다. 정치를 하다 보면, 착한 사람이나 나쁜 사람과 적과 동지로 교차하는 건 문제가 안 된다. 그런데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면 좀 곤란하다.

-한 전 대표를 일컬어 “53세면 예전 같으면 손자 볼 나이”라고 비판한 이유는?


▲한 전 대표가 ‘언더 73’이란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고 한다. 그러더니 저한테 “합류하라”면서 저를 끌어들여 많은 이야기를 한다. 제 입장에선 언더 73이 뭘 하는지도 모르겠고, 함께 할 일도 없다. 그래서 “1973년생, 세는 나이로 53세면 할아버지가 손자 볼 나이인데, 유튜브 채널 개설로 젊은 티 내는 건 웃기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일본 자민당은 지난 2024년 파벌 해체 선언을 했다. 일본 정당의 파벌은 각각 교섭단체다. 국민의힘서 파벌정치를 많이 겪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파벌정치 차이는?

▲일본 정치의 파벌은 가문 등 여러 기풍에 따라 구성된다. 반대로 우리 정당의 파벌은 “왕당파냐, 아니냐”의 차이만 있다. 그런데 그 왕당파는 특정한 왕에게 충성을 바치지 않는다. 직업적 왕당파를 하면서 말을 수없이 뒤집는 사람들이 많다.

좋은 게 좋은 거?
정치적 통념 비판

김 당협위원장도 안철수 의원을 따라다니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국민의당서 각각 출마했다가 낙선하는 등 이력이 화려하다. 그런 사람들이 경험상 체득한 것은 “권력의 바람이 불기 전에 먼저 눕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저는 그런 사람들이 잘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평소 페미니즘 등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지적을 많이 했는데, 대선서도 이어나갈 건가?

▲대한민국에선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 득세하고 있다. 그들은 굉장히 보호받아야 할 소수자인 것처럼 행동한다. 그래서 정확한 이야기를 해도 “안티 페미니즘”이라고 우긴다. 저는 안티 페미니즘을 구현할 정책 등을 구체적으로 내놓은 적이 없다. 그들은 굉장히 경도된 페미니스트인데도 스스로 가운데라고 착각하고 있다.

젊지 않은 사람이 스스로 젊다고 착각하는 것과 똑같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동덕여대 사태를 일컬어 “저게 무슨 폭동이냐”면서 “목적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취지로 얘기했는데, 이는 굉장히 위험하다. 민주사회에선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돼선 안 된다. “목적에 따라 폭력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면, 그게 바로 자력구제다. 민주당서 저런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평소 “혐오 정치를 한다”는 지적을 많이 들었는데…

▲혐오가 뭔지 몰라서 그런다. 혐오는 스테레오타이핑이 선행돼야 한다. 혐오는 누군가의 특성을 싸잡아서, 그 사람의 인격 자체를 싫다고 하는 것이다. 제가 “당신들은 장애인이라서 싫다”고 했다면, 혐오가 맞는데, 저는 장애인이 아니라 북파공작원 부대가 와서 지하철을 막았다고 해도 싫다. 지하철을 막아세워 볼모로 잡는 행위 자체가 싫은 것이다.

우리는 집회나 시위가 어느 정도 공공의 불편을 야기해도 양해한다. 파업권은 헌법 제33조가 보장하는 노동자의 권리 중 하나다. 파업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다. 그런데 그 대상은 고용주 등 관계자들로 한정해야 한다. 일부 장애인들은 불특정다수를 괴롭혀서 뜻을 관철하려고 한다. 그건 야만이라고 생각한다.

-이준석 의원과 개혁신당에 가장 부정적인 2030 여성과 노인들이 “기분 나빠서 이준석 의원과 개혁신당은 못 찍겠다”고 반응하면 어떻게 답변하겠는가?


▲“네가 틀렸으니 싫다”는 이야기는 거의 다 받아들인다. 하지만 어르신들은 싸가지나 나이를 지적한다. 저한텐 마음대로 하셔도 된다. 그런데 저는 적어도 그분들의 자녀와 손주들이 이상한 가스라이팅을 당해서 뜻을 펼치지 못하는 세상은 안 되게 하고 싶다.

-그들에게도 투표권이 있다. 그런 지적이 손해가 되진 않을까?

▲손해를 안 보려면, 두리뭉실한 얘기를 해야 한다. 저는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에 대해서도 “지금 조정하지 않으면, 지하철 요금이 굉장히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그 문제는 중간 지점이 없다. 대한민국 정치에선 하나 마나 한 조언이 가장 안 좋은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할 말 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국회의원 300명 중 약 280명은 저와 다르다.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살아온 사람들일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직업적 왕당파가 되는 것이고, 정치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

-서울서부지법서 난동을 일으킨 사람 중엔 2030 남성이 많았다. 2030 남성의 정치적 선택은 냉소적 무당파 아니면 강경보수인 것 같은데…

▲가짜 뉴스나 선동에 당해 그렇게 몰려간 덩어리들은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현타’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개인을 방어해주기 위해 그렇게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보수진영은 약 4년 동안 줄기차게 “이재명 대표 개인 비위 방어를 위해 민주당이 나서는 것 자체가 방탄이자 굉장히 나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개인 일탈 행위를 보수진영이 지켜줘야 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외엔 보수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게 하나도 없다. 뽑히는 당 대표마다 내쫓아서 지지율을 박살냈다. 윤 대통령을 지키는 것으론 보수 정권이 재창출되기 어렵단 걸 알아야 한다. 윤 대통령은 보수의 흑역사로 기억돼야 한다.

-개혁신당 허은아 전 대표와의 내분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허 전 대표 측은 “이준석 의원이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원한다”고 주장한다.

▲허 전 대표는 당내 구성원 대부분에게 사실상 비토를 당했다. 이준석이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원했다면, 국민의힘의 누구를 만나 어떤 얘기를 했는지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전혀 못하고 있다. 제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허 전 대표는 ‘느낌적 느낌’ 같은 얘기를 한다.

제가 그런 얘기를 했다면, 당내서 “이준석이 그런 얘기를 하는 걸 보고 들은 적 있다”는 말이 나와야 한다. 그런데 당직자들은 일관되게 “허 전 대표가 ‘국민의힘에 가면 너희도 데려가겠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한다. 저는 국민의힘과 합당·단일화를 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그들을 안 겪어본 것도 아니다. 그게 싫어서 나온 건데, 그걸 제가 왜 하겠는가?

-허 전 대표 측은 “이 의원과 천하람 의원이 정책개발비를 사적 유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는 언론에 허 전 대표가 직인을 찍은 계약서 사본을 공개했다. 동탄역의 분당선 역사 위치 관련 연구용역이었다. 이걸 계속 비틀어서 “이준석이 정치평론가 14명에게 용돈을 주려고 연구용역을 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중 방송 출연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종훈 박사 밖에 없다.

“본 모습, 이해관계 걸릴 때 노출”
“이재명, 너무 화끈해서 사고 터져”

이 박사는 지난해부터 원전 관련 연구용역 자료를 계속 제출했다. 다른 분들은 철도기술 연구자 등이다. 당내 정책연구원이 연구용역을 주는 것도 선거 때마다 하는 일이다. 국민의힘·민주당 내 연구원은 자체조사를 하지만, 제3당은 선거 전 유권자 지형을 알아보기 위해 보다 심층적인 여론조사를 외부에 의뢰한다. 그 연구용역 의뢰가 어떻게 횡령·배임인가?

-“개혁신당 정책연구원장 부임 이후 부원장들의 활동비를 방만하게 지급했다”는 의혹도 있다.

▲저는 그런 적 없다. 허 전 대표 측이 만들어낸 이야기다. 민·형사상 조치를 안 할 거라고 착각해서 그러는 것 같은데 그들도 제 성격은 알 것이다. 언젠가 싹 모아서 조치할 예정이다.

-“왜 자기 사람 챙기기를 안 하느냐”는 비판도 있다.

▲사람은 때때로 무리한 요구를 한다. 허 전 대표도 “비례대표를 한번 더 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저와 김종인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은 반대했다. 그건 대한민국 정치의 상리에 맞지 않는다. 사람의 본모습은 이해관계가 걸릴 때 튀어나온다. 누군가가 섭섭해서 다른 생각을 한다면, 그 길을 가도록 놔두는 것 외엔 답이 없다.

-능력주의 가치관을 강조했다. 평소 사람에게 기대하는 게 있다면?

▲저는 기대보단 방임을 많이 한다. “웬만하면 기회를 가지라”고 한다. 그 기회를 잘 활용하면 성과가 나온다. 사람의 능력은 절대적으로 특정 임계점 이상이라고 보진 않는다. 각자의 능력에 맞는 역할이 있다고 본다. 그 범주 내에 있으면 전혀 문제가 안 된다.

허 전 대표 측은 “이준석이 허은아의 당 대표 당선을 원치 않아 다른 후보를 지지했고, 그게 갈등이 불거진 이유”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건 철저한 허은아식 관점이다. 그게 말이 되려면, 개혁신당 당원 92%가 허 전 대표를 불편해하는 상황이 발생했겠나? 제가 전당대회서 누군가를 밀고 싶었다면 아주 쉽게 밀었을 것이다.

-구소련의 레프 트로츠키는 평소 능력이 부족한 뱌체슬라프 몰로토프를 신랄하게 비판했고, 몰로토프는 “모두가 동무 같은 천재일 순 없다”고 반발했다. 트로츠키는 암살당했고, 몰로토프는 천수를 누렸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저는 대한민국엔 여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과연 우리에게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리더십 스타일이 통할 여유가 있을까? 저는 그런 방식으론 대한민국에 산적한 문제를 풀기 어렵다고 본다. 시대마다 시대정신에 맞는 리더십이 있다. 저는 대한민국의 문제들을 논리적으로 성찰하고 해답을 낼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저도 바보가 아니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건 적을 안 만드는 정치란 걸 안다. 그저 “좋은 게 좋은 거”라면서 웃거나 외모 관리나 하고 다니면 편하다. 그런데 선거에선 그 사상누각이 무너진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한 전 대표는 보수정당 당대표라는 막강한 권한이 있는데도 아무것도 못했다.

그러더니 1명은 부정선거론자가 됐고, 1명은 젊은 척하고 다닌다. 그런데 김 전 위원장은 84세인데도 얼마나 날카로운가? 국민의힘은 김종인·이준석 체제 외엔 선거서 이겨본 적이 없다. 통찰력·능력이 중요한데, 엉뚱한 걸 추종해서 그런 것이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위선은 악덕이 미덕에 바치는 공물”이라는 라 로슈푸코의 격언을 인용하면서 “공적 영역에선 위선이 필요악인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예전엔 대형 보수 언론과 지상파 방송 등 소수의 미디어가 정보를 독점했다. 그땐 그들만 잘 포섭하고 관리하면 하나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위선에 도달할 정도까지 정치를 할 수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시대의 국민은 다매체 시대에 적응해 있고, 완전히 입체적이다.

일부 언론을 통해 대중에게 보이는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단 오만함을 버려야 한다. 이미지메이킹으로 만든 위선은 오래가지 못한다. 민주당 이 대표가 위선을 챙겨서 정치하는 분인가? 오히려 너무 화끈해서 사고가 많이 터진다. 위선이 누군가에 대한 평가를 바꿔줄 수 있단 건 착각이다. 대한민국 정치인 중엔 이미지 관리는 잘했지만, 정치적으로 아무 의미 없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선호하는 개헌 방향이 있다면?

▲개헌은 권력자가 당선된 순간부터 어떻게 권력을 내려놓을지 얘기해야 하는 것으로 선거 전엔 아무리 아웅다웅해도 답이 안 나온다. 공공심 있는 지도자를 당선시키는 게 제일 중요하다. 가진 것을 나눠주면서 개헌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 하는 얘기는 다 의미 없다.

저도 선호하는 개헌 방식이나 권력체제가 있다. 그 얘기는 제가 당선되면 하겠다. 제가 당선되면, 저는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으니 한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당선됐는데 왜 (개헌)하느냐”고 할 텐데, 중요한 건 진정성이다. 무조건 대통령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도 아니다. 개헌은 중대하다. 대토론회 등 의견 조율 과정을 거쳐야 한다.

-통치체제 문제 외 개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헌법 제33조는 공무원이나 방위산업체 근무자들의 권리를 제한한다. 황당한 조항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 출마 자격을 만 40세 이상으로 제한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헌재의 기능도 고민한다. 헌재는 사실상의 정치기구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재판관 선임 등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감사원도 의회에 배속시켜야 한다. 대만은 사실상 오권분립(입법·사법·행정·감사·인사)을 한다.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할 부분에 대해 같이 고민했으면 좋겠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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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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