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이준석 의원 대선 출마의 변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02.17 13:35:37
  • 호수 15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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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끄럽다? 잘 따지기 때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정치적 통념을 비판하면서, 통찰력과 능력을 강조했다. 그는 “가진 것을 나눠주면서 진정성 있게 개헌하는 게 중요하다”며 “제가 선호하는 개헌은 당선되면 말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지난 3일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직업적 왕당파를 하면서 본인의 말을 수없이 뒤집는 사람들이 잘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본인의 총선 지역구 승리 경험을 토대로 “파격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모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 피고인이 됐다. 직접 겪어본 윤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었나?

▲처음부터 견제가 심했다. 사람들은 윤 대통령과 제가 사진 찍고 다닌 것만 기억한다. 하지만 현장에선 인파가 제게 몰렸고, 윤 대통령에겐 덜 몰렸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은 그런 부분을 굉장히 많이 견제했다. “후보가 주인공이 돼야 하고, 대표는 조연”이란 얘기를 하도 많이들 해서 따로 다니기도 했다. 따로 다니니까 “왜 따로 다니냐”는 이야기까지 있었다.

-집권여당의 대표였다가 지금은 작은 당의 의원이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국민의힘 당 대표 임기 중 첫 1년은 대선과 지방선거를 치렀고, 다음 1년은 보수정당의 완전한 환골탈태를 위해 혁신위 구성·공직자 기초자격평가 등 여러 일을 해야 했다. 기득권 세력에겐 굉장한 도전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공격을 많이 받았다. 저는 나이는 젊지만, 정치권서 안 해본 게 거의 없다. 대한민국서 창당 후 국회의원에 당선된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나?


-<삼국지>로 비유하면, 이준석 의원과 개혁신당의 현 상황은 약소 세력이었던 조조가 강대 세력 원소에게 도전한 상황과 비슷하다. 어떻게 하면, 조조가 승리한 상황이 재현되겠는가?

▲원소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다. 원소를 윤 대통령으로 가정한다면, 관도대전 패배 후 사망한 원소처럼 이미 피를 토하고 계신다. 장수에게 굉장히 중요한 것은 승리 경험이다. 지금 국민의힘을 이끄는 분들은 본인의 우세 지역구 당선 경험 외 어떤 승리 경험이 있는지 궁금하다.

그 당에 지휘 능력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본다. 어떤 분들은 “이준석이 당을 맡으면 왜 이렇게 시끄럽냐”고 할 것이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때문에 그렇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넘어가면 분란이 생기지 않는다. 대신 곪고 썩어간다.

-최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지적을 많이 하는 이유는?

▲저는 저를 먼저 때리지 않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안 한다. 그런데 한 전 대표 측 국민의힘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이 “한 전 대표는 카카오택시를 타고 다니므로 신선한 정치인”이라며 “이준석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는 지난 2021년 2개월 동안 법인택시 기사를 하면서, 카카오택시 기사용 앱도 써 봤다.

저는 ‘놈놈놈’이라고 한다. 정치를 하다 보면, 착한 사람이나 나쁜 사람과 적과 동지로 교차하는 건 문제가 안 된다. 그런데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면 좀 곤란하다.

-한 전 대표를 일컬어 “53세면 예전 같으면 손자 볼 나이”라고 비판한 이유는?


▲한 전 대표가 ‘언더 73’이란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고 한다. 그러더니 저한테 “합류하라”면서 저를 끌어들여 많은 이야기를 한다. 제 입장에선 언더 73이 뭘 하는지도 모르겠고, 함께 할 일도 없다. 그래서 “1973년생, 세는 나이로 53세면 할아버지가 손자 볼 나이인데, 유튜브 채널 개설로 젊은 티 내는 건 웃기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일본 자민당은 지난 2024년 파벌 해체 선언을 했다. 일본 정당의 파벌은 각각 교섭단체다. 국민의힘서 파벌정치를 많이 겪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파벌정치 차이는?

▲일본 정치의 파벌은 가문 등 여러 기풍에 따라 구성된다. 반대로 우리 정당의 파벌은 “왕당파냐, 아니냐”의 차이만 있다. 그런데 그 왕당파는 특정한 왕에게 충성을 바치지 않는다. 직업적 왕당파를 하면서 말을 수없이 뒤집는 사람들이 많다.

좋은 게 좋은 거?
정치적 통념 비판

김 당협위원장도 안철수 의원을 따라다니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국민의당서 각각 출마했다가 낙선하는 등 이력이 화려하다. 그런 사람들이 경험상 체득한 것은 “권력의 바람이 불기 전에 먼저 눕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저는 그런 사람들이 잘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평소 페미니즘 등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지적을 많이 했는데, 대선서도 이어나갈 건가?

▲대한민국에선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 득세하고 있다. 그들은 굉장히 보호받아야 할 소수자인 것처럼 행동한다. 그래서 정확한 이야기를 해도 “안티 페미니즘”이라고 우긴다. 저는 안티 페미니즘을 구현할 정책 등을 구체적으로 내놓은 적이 없다. 그들은 굉장히 경도된 페미니스트인데도 스스로 가운데라고 착각하고 있다.

젊지 않은 사람이 스스로 젊다고 착각하는 것과 똑같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동덕여대 사태를 일컬어 “저게 무슨 폭동이냐”면서 “목적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취지로 얘기했는데, 이는 굉장히 위험하다. 민주사회에선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돼선 안 된다. “목적에 따라 폭력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면, 그게 바로 자력구제다. 민주당서 저런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평소 “혐오 정치를 한다”는 지적을 많이 들었는데…

▲혐오가 뭔지 몰라서 그런다. 혐오는 스테레오타이핑이 선행돼야 한다. 혐오는 누군가의 특성을 싸잡아서, 그 사람의 인격 자체를 싫다고 하는 것이다. 제가 “당신들은 장애인이라서 싫다”고 했다면, 혐오가 맞는데, 저는 장애인이 아니라 북파공작원 부대가 와서 지하철을 막았다고 해도 싫다. 지하철을 막아세워 볼모로 잡는 행위 자체가 싫은 것이다.

우리는 집회나 시위가 어느 정도 공공의 불편을 야기해도 양해한다. 파업권은 헌법 제33조가 보장하는 노동자의 권리 중 하나다. 파업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다. 그런데 그 대상은 고용주 등 관계자들로 한정해야 한다. 일부 장애인들은 불특정다수를 괴롭혀서 뜻을 관철하려고 한다. 그건 야만이라고 생각한다.

-이준석 의원과 개혁신당에 가장 부정적인 2030 여성과 노인들이 “기분 나빠서 이준석 의원과 개혁신당은 못 찍겠다”고 반응하면 어떻게 답변하겠는가?


▲“네가 틀렸으니 싫다”는 이야기는 거의 다 받아들인다. 하지만 어르신들은 싸가지나 나이를 지적한다. 저한텐 마음대로 하셔도 된다. 그런데 저는 적어도 그분들의 자녀와 손주들이 이상한 가스라이팅을 당해서 뜻을 펼치지 못하는 세상은 안 되게 하고 싶다.

-그들에게도 투표권이 있다. 그런 지적이 손해가 되진 않을까?

▲손해를 안 보려면, 두리뭉실한 얘기를 해야 한다. 저는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에 대해서도 “지금 조정하지 않으면, 지하철 요금이 굉장히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그 문제는 중간 지점이 없다. 대한민국 정치에선 하나 마나 한 조언이 가장 안 좋은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할 말 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국회의원 300명 중 약 280명은 저와 다르다.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살아온 사람들일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직업적 왕당파가 되는 것이고, 정치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

-서울서부지법서 난동을 일으킨 사람 중엔 2030 남성이 많았다. 2030 남성의 정치적 선택은 냉소적 무당파 아니면 강경보수인 것 같은데…

▲가짜 뉴스나 선동에 당해 그렇게 몰려간 덩어리들은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현타’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개인을 방어해주기 위해 그렇게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보수진영은 약 4년 동안 줄기차게 “이재명 대표 개인 비위 방어를 위해 민주당이 나서는 것 자체가 방탄이자 굉장히 나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개인 일탈 행위를 보수진영이 지켜줘야 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외엔 보수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게 하나도 없다. 뽑히는 당 대표마다 내쫓아서 지지율을 박살냈다. 윤 대통령을 지키는 것으론 보수 정권이 재창출되기 어렵단 걸 알아야 한다. 윤 대통령은 보수의 흑역사로 기억돼야 한다.

-개혁신당 허은아 전 대표와의 내분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허 전 대표 측은 “이준석 의원이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원한다”고 주장한다.

▲허 전 대표는 당내 구성원 대부분에게 사실상 비토를 당했다. 이준석이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원했다면, 국민의힘의 누구를 만나 어떤 얘기를 했는지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전혀 못하고 있다. 제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허 전 대표는 ‘느낌적 느낌’ 같은 얘기를 한다.

제가 그런 얘기를 했다면, 당내서 “이준석이 그런 얘기를 하는 걸 보고 들은 적 있다”는 말이 나와야 한다. 그런데 당직자들은 일관되게 “허 전 대표가 ‘국민의힘에 가면 너희도 데려가겠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한다. 저는 국민의힘과 합당·단일화를 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그들을 안 겪어본 것도 아니다. 그게 싫어서 나온 건데, 그걸 제가 왜 하겠는가?

-허 전 대표 측은 “이 의원과 천하람 의원이 정책개발비를 사적 유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는 언론에 허 전 대표가 직인을 찍은 계약서 사본을 공개했다. 동탄역의 분당선 역사 위치 관련 연구용역이었다. 이걸 계속 비틀어서 “이준석이 정치평론가 14명에게 용돈을 주려고 연구용역을 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중 방송 출연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종훈 박사 밖에 없다.

“본 모습, 이해관계 걸릴 때 노출”
“이재명, 너무 화끈해서 사고 터져”

이 박사는 지난해부터 원전 관련 연구용역 자료를 계속 제출했다. 다른 분들은 철도기술 연구자 등이다. 당내 정책연구원이 연구용역을 주는 것도 선거 때마다 하는 일이다. 국민의힘·민주당 내 연구원은 자체조사를 하지만, 제3당은 선거 전 유권자 지형을 알아보기 위해 보다 심층적인 여론조사를 외부에 의뢰한다. 그 연구용역 의뢰가 어떻게 횡령·배임인가?

-“개혁신당 정책연구원장 부임 이후 부원장들의 활동비를 방만하게 지급했다”는 의혹도 있다.

▲저는 그런 적 없다. 허 전 대표 측이 만들어낸 이야기다. 민·형사상 조치를 안 할 거라고 착각해서 그러는 것 같은데 그들도 제 성격은 알 것이다. 언젠가 싹 모아서 조치할 예정이다.

-“왜 자기 사람 챙기기를 안 하느냐”는 비판도 있다.

▲사람은 때때로 무리한 요구를 한다. 허 전 대표도 “비례대표를 한번 더 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저와 김종인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은 반대했다. 그건 대한민국 정치의 상리에 맞지 않는다. 사람의 본모습은 이해관계가 걸릴 때 튀어나온다. 누군가가 섭섭해서 다른 생각을 한다면, 그 길을 가도록 놔두는 것 외엔 답이 없다.

-능력주의 가치관을 강조했다. 평소 사람에게 기대하는 게 있다면?

▲저는 기대보단 방임을 많이 한다. “웬만하면 기회를 가지라”고 한다. 그 기회를 잘 활용하면 성과가 나온다. 사람의 능력은 절대적으로 특정 임계점 이상이라고 보진 않는다. 각자의 능력에 맞는 역할이 있다고 본다. 그 범주 내에 있으면 전혀 문제가 안 된다.

허 전 대표 측은 “이준석이 허은아의 당 대표 당선을 원치 않아 다른 후보를 지지했고, 그게 갈등이 불거진 이유”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건 철저한 허은아식 관점이다. 그게 말이 되려면, 개혁신당 당원 92%가 허 전 대표를 불편해하는 상황이 발생했겠나? 제가 전당대회서 누군가를 밀고 싶었다면 아주 쉽게 밀었을 것이다.

-구소련의 레프 트로츠키는 평소 능력이 부족한 뱌체슬라프 몰로토프를 신랄하게 비판했고, 몰로토프는 “모두가 동무 같은 천재일 순 없다”고 반발했다. 트로츠키는 암살당했고, 몰로토프는 천수를 누렸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저는 대한민국엔 여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과연 우리에게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리더십 스타일이 통할 여유가 있을까? 저는 그런 방식으론 대한민국에 산적한 문제를 풀기 어렵다고 본다. 시대마다 시대정신에 맞는 리더십이 있다. 저는 대한민국의 문제들을 논리적으로 성찰하고 해답을 낼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저도 바보가 아니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건 적을 안 만드는 정치란 걸 안다. 그저 “좋은 게 좋은 거”라면서 웃거나 외모 관리나 하고 다니면 편하다. 그런데 선거에선 그 사상누각이 무너진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한 전 대표는 보수정당 당대표라는 막강한 권한이 있는데도 아무것도 못했다.

그러더니 1명은 부정선거론자가 됐고, 1명은 젊은 척하고 다닌다. 그런데 김 전 위원장은 84세인데도 얼마나 날카로운가? 국민의힘은 김종인·이준석 체제 외엔 선거서 이겨본 적이 없다. 통찰력·능력이 중요한데, 엉뚱한 걸 추종해서 그런 것이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위선은 악덕이 미덕에 바치는 공물”이라는 라 로슈푸코의 격언을 인용하면서 “공적 영역에선 위선이 필요악인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예전엔 대형 보수 언론과 지상파 방송 등 소수의 미디어가 정보를 독점했다. 그땐 그들만 잘 포섭하고 관리하면 하나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위선에 도달할 정도까지 정치를 할 수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시대의 국민은 다매체 시대에 적응해 있고, 완전히 입체적이다.

일부 언론을 통해 대중에게 보이는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단 오만함을 버려야 한다. 이미지메이킹으로 만든 위선은 오래가지 못한다. 민주당 이 대표가 위선을 챙겨서 정치하는 분인가? 오히려 너무 화끈해서 사고가 많이 터진다. 위선이 누군가에 대한 평가를 바꿔줄 수 있단 건 착각이다. 대한민국 정치인 중엔 이미지 관리는 잘했지만, 정치적으로 아무 의미 없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선호하는 개헌 방향이 있다면?

▲개헌은 권력자가 당선된 순간부터 어떻게 권력을 내려놓을지 얘기해야 하는 것으로 선거 전엔 아무리 아웅다웅해도 답이 안 나온다. 공공심 있는 지도자를 당선시키는 게 제일 중요하다. 가진 것을 나눠주면서 개헌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 하는 얘기는 다 의미 없다.

저도 선호하는 개헌 방식이나 권력체제가 있다. 그 얘기는 제가 당선되면 하겠다. 제가 당선되면, 저는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으니 한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당선됐는데 왜 (개헌)하느냐”고 할 텐데, 중요한 건 진정성이다. 무조건 대통령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도 아니다. 개헌은 중대하다. 대토론회 등 의견 조율 과정을 거쳐야 한다.

-통치체제 문제 외 개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헌법 제33조는 공무원이나 방위산업체 근무자들의 권리를 제한한다. 황당한 조항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 출마 자격을 만 40세 이상으로 제한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헌재의 기능도 고민한다. 헌재는 사실상의 정치기구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재판관 선임 등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감사원도 의회에 배속시켜야 한다. 대만은 사실상 오권분립(입법·사법·행정·감사·인사)을 한다.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할 부분에 대해 같이 고민했으면 좋겠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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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공천 개입 검찰 추가 기소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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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검찰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연루된 사건들을 파고드는 속도가 달라졌다. 정권 말기 검찰의 생존 본능이라는 평가다. ‘명태균 게이트’의 한 갈래인 윤 전 대통령과 김씨의 공천 개입 의혹 수사도 갑작스레 빨라졌다. 검찰은 이 사건의 핵심 내용을 알고 있었음에도 꽁꽁 싸매왔다. 봐주기 논란 해소를 위해 김씨를 시작으로 윤 전 대통령까지 소환 조사할 가능성이 큰 대목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도 열흘이 지났다. 12·3 내란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도 9부 능선을 넘었다. 체제를 유지하면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명태균 게이트’ 공천 개입 의혹을 받고 있다. 출금 연장 추가 영장 검찰 내부에서는 서울중앙지검이 정치권의 특검 명분을 약화하기 위해서라도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최후의 수단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윤 전 대통령은 이제 불소추특권을 적용받지 못한다. 김건희씨도 영부인 지위를 상실해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을 전망이다. 두 사람 모두 자연인이 되면서 회피 수단을 잃어버린 것이다. 우선 윤 전 대통령은 파면 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만 기소된 상태다. 현직 대통령의 경우 내란·외환죄를 제외하고는 형사상 소추가 되지 않는 불소추특권을 적용받았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위헌이자 위법하다고 인정한 만큼 직권남용 혐의가 추가로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지난 1월 불소추특권을 고려해 윤 전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만 기소하고 직권남용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검찰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연장한 만큼 이달 안에 소환 조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자세히 얘기할 순 없다”면서도 “사저로 돌아갔으니 일정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외환 혐의 관련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경찰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을 확보하면서 “NLL(북방한계선) 인근서 북의 공격을 유도” 등과 같이 북풍 공작을 구상한 정황을 확인했다. 고발 3건을 접수한 경찰은 지난달 4일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사건을 이첩했다. 경찰은 또 대통령경호처의 체포영장 집행 방해와 보안폰(비화폰) 서버 삭제 등 증거인멸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경찰은 김성훈 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수사하면서 윤 전 대통령을 윗선으로 지목했다.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공수처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국방부 수뇌부에 대한 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공수처 수사는 윤 전 대통령의 격노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피의자로 이첩하는 해병대 수사단의 결과가 왜곡된 것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불소추특권 상실로 부담감↓…직권남용 적용 가능 경찰·공수처 수사 한창…대면 조사 가능성 거론 공수처는 지금까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등 윤 전 대통령의 격노를 간접적으로 들은 것으로 알려진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비상계엄 수사에 인력을 집중하며 채 상병 수사는 일시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비상계엄 정국이 마무리된 만큼 공수처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 격노를 직접 듣고 해병대 수사단 조사를 무마하려 한 혐의, 임 전 비서관은 당시 대통령실과 국방부 사이서 조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사실상 봐주기 논란에 휩싸였던 명태균 게이트의 정점에도 윤 전 대통령이 있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 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윤 전 대통령과 김씨가 지난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지난해 22대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공천에 개입했단 의혹을 수사 중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의 청탁을 받고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은 명씨가 운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래한국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미 윤 전 대통령의 음성을 통해 공천 개입 정황이 확인된 상황서 검찰은 명씨의 이른바 ‘황금폰’ 포렌식은 물론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왔다. 김씨는 지난 2022년 5월9일 명씨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인(윤 전 대통령)이 (당에) 전화했는데 ‘(김영선을) 그냥 밀라’고 했다”며 “잘될 거니까 지켜보자”고 말했다. 검찰은 김씨가 2021년 7월 명씨로부터 대선 지지율 등 여론조사 결과를 미리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도 확보한 상태다. 명씨는 김씨가 지난해 총선서도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김씨가 김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김상민 검사가 (경남 창원 의창서) 당선되도록 지원해라. 그러면 선거 끝나고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무렵 김씨가 김 전 의원과 11차례 통화한 내역도 확보한 상태다. 다만 김 전 검사는 국민의힘 공천을 받지 못했다. 특검을 막아라 중앙지검 수사팀은 김씨에게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두 차례 “공천 개입 의혹 관련해 대면 조사 필요성이 있으니 출석해달라”며 소환을 통보했다. 명씨 사건이 중앙지검으로 이송되기 전 수사를 담당했던 곳은 창원지검이다. 창원지검은 김씨가 국민의힘 공천에 깊숙하게 개입한 정황을 지난해 수사를 마무리하기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뉴스타파>가 공개했던 창원지검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창원지검은 명씨와 윤 대통령 부부의 통화 녹음 파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모두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된 통화였다. 창원지검은 김 전 의원과 명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메시지도 확보해 ‘공천 개입’ 의혹을 적극적으로 들여다봤다. 먼저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명씨에게 “창원 의창구가 김 전 의원 단수공천이 아닌, 경선이 될 것 같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명씨는 김씨가 “윤상현 의원(공천관리위원장)에게 두 번이나 전화를 했다”면서 김 전 의원은 단수공천이 확실하다고 했다. 이어 이 의원에게 “사모님과 당선인에게 물어보세요” “사모님이 대표님께 전화할 겁니다”라면서 김씨가 김 전 의원 단수공천을 확정했다는 취지로 반복해서 말했다. 이들의 대화 말미서 명씨는 이 의원에게 “의문이 있으면 사모님께 전화하면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마지막 카톡 대화 1시간 뒤인 5월9일 오전 10시1분이다. 검찰은 명씨가 윤 대통령과 통화하며 녹음한 사실을 확인했다. 녹음 파일의 제목은 ‘통화녹음 윤석열대통령_220509_100104’. 2분30초짜리 파일이다. 검찰은 명씨가 이 녹음 파일을 저장한 USB를 자신의 PC에 꽂아서 지난 2023년 4월과 7월경에 수차례에 걸쳐서 재생한 사실을 PC 포렌식을 통해 파악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공개한 20초 분량의 윤 대통령 육성이 이날 녹음된 통화 중 일부다. 같은 날 명씨는 이 의원에게 “윤 대통령께서 저한테 전화오셨습니다. 윤한홍·권성동 의원에게 그런 말 들은 적 없다고 하시면서 윤상현 의원에게 전화해서 김 전 의원으로 전략공천 주라고 전화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음에도 김씨는 명씨 사건과 관련해 단 한 번도 소환 조사를 받지 않았다. 검찰 내부서도 봐주기 논란을 피하기 힘들다는 비판이 역력하다. 검찰의 봐주기 논란에 불을 지펴온 민주당 등 야 6당은 수차례 ‘명태균 특검법’을 발의해 왔다. 수사 대상에는 명씨와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범여권 ‘잠룡’부터 윤 전 대통령과 김씨까지 포함됐다. 못 미더운 수사기관 당초, 명태균 특검법 초안에는 윤 전 대통령과 김씨의 2022년 대우조선 파업 등 의혹과 관련해 불법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 대상에 포함하려 했다. 하지만 ‘불법적 정황 증거’를 파악하기 힘들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인지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것으로 보완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정책 결정과 사업에 개입했다는 것으로 수사 대상을 한정 짓지 않고 추가 수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명태균 특검법 제2조 제6항에는 ‘제1호부터 5호까지 관련된 의혹 사건에 대한 증거인멸 및 범인 도피, 조사·수사를 고의적으로 지연·해태·봐주기를 하는 등 공무원의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과 이에 관련된 불법행위를 했다는 의혹 사건’이라고 적시돼있다. 이는 창원지검이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음에도 수사 진척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검찰이 의도적으로 수사를 지연시키거나 미진하게 수사를 진행한 부분이 있다면 이 부분을 직무유기 또는 직권남용으로 특검 수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러나 이 특검법은 지난달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에게 가로막혔다. 민주당은 이번 주 명태균 특검법에 대한 재표결에 나선다. 이는 조기 대선 레이스에 맞춰 명태균 게이트 의혹을 수면 위로 꺼내 윤 전 대통령과 김씨, 국민의힘 차기 대선주자들을 동시에 흔들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명태균 특검법이 국민의힘 차기 주자로 꼽히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향한 견제구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명씨와 연관된 의혹 당사자로 거론되는 상황서 명태균 특검법 움직임 자체가 압박이 될 수 있다. 오 시장 측은 “명씨의 미공표 여론조사를 받아본 적도 없다”며 비용 대납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전면 부인해 왔다. 또 명씨 주장에 “새빨간 거짓말” “전혀 사실이 아니다” 등의 표현으로 강하게 반박했다. ‘명태균 게이트’ 봐주기 의혹 해소 급선무 “성과 뺏기면 안 돼” 강도 높은 수사 예고 “여러 차례 만났다”는 주장에 관해서도 오 시장 측은 ‘2021년 1월께 김 전 의원 소개로 명씨를 두 번 만났고, 당시 캠프 실무를 총괄한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이 추가 연락한 것은 맞지만, 부정 여론조사 수법을 확인한 뒤 상대할 가치가 없는 인물이라 생각해 2월께 완전히 끊어냈다’고 입장을 밝혔다. 강 전 부시장은 앞서 검찰 참고인 조사에 출석하면서 “5%의 사실에 95%의 허위를 엮고 있는 명태균 진술의 실체를 명확히 밝히는 자리”라고 하기도 했다. 다만 실제 특검이 가동될지는 미지수다. 거부권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서려면 200명의 찬성이 필요한데 국민의힘에서 최소 8명의 이탈표가 넘어와야 한다. 민주당은 차기 주자들 간의 역학관계에 따라 국민의힘 단일대오가 무너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이 보석으로 풀려난 것도 변수다.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인택)는 지난 9일 구속 기소된 명씨와 김 전 의원이 신청한 보석을 허가했다. 검찰이 지난해 11월15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이들을 구속한 지 145일 만이다. 재판부는 보석 조건으로 ▲각각 주거지 제한 ▲보증금 5000만원 납입 ▲거주지 변경 시 허가 의무 ▲법원 소환 시 출석 의무 ▲증거인멸 금지 의무 등을 걸었다. 재판부는 “재판 진행 경과 등에 비춰볼 때 구속 기간 만료 내에 공판 종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측면 등을 고려해 조건을 부과해 보석을 허가했다”고 사유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명씨 변호인은 명씨가 사형이나 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지 않았고 증거인멸 및 도주 염려가 없는 점, 무릎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지난해 12월 법원에 보석 허가청구서를 제출했다. 명씨가 다시 폭로전에 나설 경우 6월 대선 전까지 수사 결론을 내야 한다는 여론이 생길 수 있다. 다만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과도한 여론전에 나서면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석방되면서 수사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출장 조사 등 수사가 상당 부분 진척됐고, 황금폰을 명씨로부터 제출받아 포렌식을 마치는 등 필요한 증거자료가 상당 부분 확보돼 공소 유지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한 검찰 간부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크냐”는 질문에 “이제는 부담감 없이 마음껏 수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특검에 성과를 뺏겨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고 수사팀도 의지가 강하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간부 회의를 통해 ‘타협하자’는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요리조리 눈치 보기 검찰은 명씨 사건뿐만 아니라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재수사도 검토 중인 모양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0월 이 사안에 대해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무혐의 처분했다. 하지만 고발인인 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이 검찰 무혐의 처분에 항고해 서울고검은 재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됐던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이 파면 선고 전날인 지난 3일 대법원서 유죄를 확정받으면서 재수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