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이준석 의원 대선 출마의 변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02.17 13:35:37
  • 호수 15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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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끄럽다? 잘 따지기 때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정치적 통념을 비판하면서, 통찰력과 능력을 강조했다. 그는 “가진 것을 나눠주면서 진정성 있게 개헌하는 게 중요하다”며 “제가 선호하는 개헌은 당선되면 말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지난 3일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직업적 왕당파를 하면서 본인의 말을 수없이 뒤집는 사람들이 잘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본인의 총선 지역구 승리 경험을 토대로 “파격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모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 피고인이 됐다. 직접 겪어본 윤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었나?

▲처음부터 견제가 심했다. 사람들은 윤 대통령과 제가 사진 찍고 다닌 것만 기억한다. 하지만 현장에선 인파가 제게 몰렸고, 윤 대통령에겐 덜 몰렸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은 그런 부분을 굉장히 많이 견제했다. “후보가 주인공이 돼야 하고, 대표는 조연”이란 얘기를 하도 많이들 해서 따로 다니기도 했다. 따로 다니니까 “왜 따로 다니냐”는 이야기까지 있었다.

-집권여당의 대표였다가 지금은 작은 당의 의원이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국민의힘 당 대표 임기 중 첫 1년은 대선과 지방선거를 치렀고, 다음 1년은 보수정당의 완전한 환골탈태를 위해 혁신위 구성·공직자 기초자격평가 등 여러 일을 해야 했다. 기득권 세력에겐 굉장한 도전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공격을 많이 받았다. 저는 나이는 젊지만, 정치권서 안 해본 게 거의 없다. 대한민국서 창당 후 국회의원에 당선된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나?


-<삼국지>로 비유하면, 이준석 의원과 개혁신당의 현 상황은 약소 세력이었던 조조가 강대 세력 원소에게 도전한 상황과 비슷하다. 어떻게 하면, 조조가 승리한 상황이 재현되겠는가?

▲원소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다. 원소를 윤 대통령으로 가정한다면, 관도대전 패배 후 사망한 원소처럼 이미 피를 토하고 계신다. 장수에게 굉장히 중요한 것은 승리 경험이다. 지금 국민의힘을 이끄는 분들은 본인의 우세 지역구 당선 경험 외 어떤 승리 경험이 있는지 궁금하다.

그 당에 지휘 능력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본다. 어떤 분들은 “이준석이 당을 맡으면 왜 이렇게 시끄럽냐”고 할 것이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때문에 그렇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넘어가면 분란이 생기지 않는다. 대신 곪고 썩어간다.

-최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지적을 많이 하는 이유는?

▲저는 저를 먼저 때리지 않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안 한다. 그런데 한 전 대표 측 국민의힘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이 “한 전 대표는 카카오택시를 타고 다니므로 신선한 정치인”이라며 “이준석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는 지난 2021년 2개월 동안 법인택시 기사를 하면서, 카카오택시 기사용 앱도 써 봤다.

저는 ‘놈놈놈’이라고 한다. 정치를 하다 보면, 착한 사람이나 나쁜 사람과 적과 동지로 교차하는 건 문제가 안 된다. 그런데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면 좀 곤란하다.

-한 전 대표를 일컬어 “53세면 예전 같으면 손자 볼 나이”라고 비판한 이유는?


▲한 전 대표가 ‘언더 73’이란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고 한다. 그러더니 저한테 “합류하라”면서 저를 끌어들여 많은 이야기를 한다. 제 입장에선 언더 73이 뭘 하는지도 모르겠고, 함께 할 일도 없다. 그래서 “1973년생, 세는 나이로 53세면 할아버지가 손자 볼 나이인데, 유튜브 채널 개설로 젊은 티 내는 건 웃기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일본 자민당은 지난 2024년 파벌 해체 선언을 했다. 일본 정당의 파벌은 각각 교섭단체다. 국민의힘서 파벌정치를 많이 겪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파벌정치 차이는?

▲일본 정치의 파벌은 가문 등 여러 기풍에 따라 구성된다. 반대로 우리 정당의 파벌은 “왕당파냐, 아니냐”의 차이만 있다. 그런데 그 왕당파는 특정한 왕에게 충성을 바치지 않는다. 직업적 왕당파를 하면서 말을 수없이 뒤집는 사람들이 많다.

좋은 게 좋은 거?
정치적 통념 비판

김 당협위원장도 안철수 의원을 따라다니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국민의당서 각각 출마했다가 낙선하는 등 이력이 화려하다. 그런 사람들이 경험상 체득한 것은 “권력의 바람이 불기 전에 먼저 눕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저는 그런 사람들이 잘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평소 페미니즘 등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지적을 많이 했는데, 대선서도 이어나갈 건가?

▲대한민국에선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 득세하고 있다. 그들은 굉장히 보호받아야 할 소수자인 것처럼 행동한다. 그래서 정확한 이야기를 해도 “안티 페미니즘”이라고 우긴다. 저는 안티 페미니즘을 구현할 정책 등을 구체적으로 내놓은 적이 없다. 그들은 굉장히 경도된 페미니스트인데도 스스로 가운데라고 착각하고 있다.

젊지 않은 사람이 스스로 젊다고 착각하는 것과 똑같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동덕여대 사태를 일컬어 “저게 무슨 폭동이냐”면서 “목적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취지로 얘기했는데, 이는 굉장히 위험하다. 민주사회에선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돼선 안 된다. “목적에 따라 폭력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면, 그게 바로 자력구제다. 민주당서 저런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평소 “혐오 정치를 한다”는 지적을 많이 들었는데…

▲혐오가 뭔지 몰라서 그런다. 혐오는 스테레오타이핑이 선행돼야 한다. 혐오는 누군가의 특성을 싸잡아서, 그 사람의 인격 자체를 싫다고 하는 것이다. 제가 “당신들은 장애인이라서 싫다”고 했다면, 혐오가 맞는데, 저는 장애인이 아니라 북파공작원 부대가 와서 지하철을 막았다고 해도 싫다. 지하철을 막아세워 볼모로 잡는 행위 자체가 싫은 것이다.

우리는 집회나 시위가 어느 정도 공공의 불편을 야기해도 양해한다. 파업권은 헌법 제33조가 보장하는 노동자의 권리 중 하나다. 파업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다. 그런데 그 대상은 고용주 등 관계자들로 한정해야 한다. 일부 장애인들은 불특정다수를 괴롭혀서 뜻을 관철하려고 한다. 그건 야만이라고 생각한다.

-이준석 의원과 개혁신당에 가장 부정적인 2030 여성과 노인들이 “기분 나빠서 이준석 의원과 개혁신당은 못 찍겠다”고 반응하면 어떻게 답변하겠는가?


▲“네가 틀렸으니 싫다”는 이야기는 거의 다 받아들인다. 하지만 어르신들은 싸가지나 나이를 지적한다. 저한텐 마음대로 하셔도 된다. 그런데 저는 적어도 그분들의 자녀와 손주들이 이상한 가스라이팅을 당해서 뜻을 펼치지 못하는 세상은 안 되게 하고 싶다.

-그들에게도 투표권이 있다. 그런 지적이 손해가 되진 않을까?

▲손해를 안 보려면, 두리뭉실한 얘기를 해야 한다. 저는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에 대해서도 “지금 조정하지 않으면, 지하철 요금이 굉장히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그 문제는 중간 지점이 없다. 대한민국 정치에선 하나 마나 한 조언이 가장 안 좋은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할 말 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국회의원 300명 중 약 280명은 저와 다르다.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살아온 사람들일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직업적 왕당파가 되는 것이고, 정치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

-서울서부지법서 난동을 일으킨 사람 중엔 2030 남성이 많았다. 2030 남성의 정치적 선택은 냉소적 무당파 아니면 강경보수인 것 같은데…

▲가짜 뉴스나 선동에 당해 그렇게 몰려간 덩어리들은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현타’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개인을 방어해주기 위해 그렇게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보수진영은 약 4년 동안 줄기차게 “이재명 대표 개인 비위 방어를 위해 민주당이 나서는 것 자체가 방탄이자 굉장히 나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개인 일탈 행위를 보수진영이 지켜줘야 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외엔 보수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게 하나도 없다. 뽑히는 당 대표마다 내쫓아서 지지율을 박살냈다. 윤 대통령을 지키는 것으론 보수 정권이 재창출되기 어렵단 걸 알아야 한다. 윤 대통령은 보수의 흑역사로 기억돼야 한다.

-개혁신당 허은아 전 대표와의 내분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허 전 대표 측은 “이준석 의원이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원한다”고 주장한다.

▲허 전 대표는 당내 구성원 대부분에게 사실상 비토를 당했다. 이준석이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원했다면, 국민의힘의 누구를 만나 어떤 얘기를 했는지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전혀 못하고 있다. 제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허 전 대표는 ‘느낌적 느낌’ 같은 얘기를 한다.

제가 그런 얘기를 했다면, 당내서 “이준석이 그런 얘기를 하는 걸 보고 들은 적 있다”는 말이 나와야 한다. 그런데 당직자들은 일관되게 “허 전 대표가 ‘국민의힘에 가면 너희도 데려가겠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한다. 저는 국민의힘과 합당·단일화를 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그들을 안 겪어본 것도 아니다. 그게 싫어서 나온 건데, 그걸 제가 왜 하겠는가?

-허 전 대표 측은 “이 의원과 천하람 의원이 정책개발비를 사적 유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는 언론에 허 전 대표가 직인을 찍은 계약서 사본을 공개했다. 동탄역의 분당선 역사 위치 관련 연구용역이었다. 이걸 계속 비틀어서 “이준석이 정치평론가 14명에게 용돈을 주려고 연구용역을 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중 방송 출연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종훈 박사 밖에 없다.

“본 모습, 이해관계 걸릴 때 노출”
“이재명, 너무 화끈해서 사고 터져”

이 박사는 지난해부터 원전 관련 연구용역 자료를 계속 제출했다. 다른 분들은 철도기술 연구자 등이다. 당내 정책연구원이 연구용역을 주는 것도 선거 때마다 하는 일이다. 국민의힘·민주당 내 연구원은 자체조사를 하지만, 제3당은 선거 전 유권자 지형을 알아보기 위해 보다 심층적인 여론조사를 외부에 의뢰한다. 그 연구용역 의뢰가 어떻게 횡령·배임인가?

-“개혁신당 정책연구원장 부임 이후 부원장들의 활동비를 방만하게 지급했다”는 의혹도 있다.

▲저는 그런 적 없다. 허 전 대표 측이 만들어낸 이야기다. 민·형사상 조치를 안 할 거라고 착각해서 그러는 것 같은데 그들도 제 성격은 알 것이다. 언젠가 싹 모아서 조치할 예정이다.

-“왜 자기 사람 챙기기를 안 하느냐”는 비판도 있다.

▲사람은 때때로 무리한 요구를 한다. 허 전 대표도 “비례대표를 한번 더 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저와 김종인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은 반대했다. 그건 대한민국 정치의 상리에 맞지 않는다. 사람의 본모습은 이해관계가 걸릴 때 튀어나온다. 누군가가 섭섭해서 다른 생각을 한다면, 그 길을 가도록 놔두는 것 외엔 답이 없다.

-능력주의 가치관을 강조했다. 평소 사람에게 기대하는 게 있다면?

▲저는 기대보단 방임을 많이 한다. “웬만하면 기회를 가지라”고 한다. 그 기회를 잘 활용하면 성과가 나온다. 사람의 능력은 절대적으로 특정 임계점 이상이라고 보진 않는다. 각자의 능력에 맞는 역할이 있다고 본다. 그 범주 내에 있으면 전혀 문제가 안 된다.

허 전 대표 측은 “이준석이 허은아의 당 대표 당선을 원치 않아 다른 후보를 지지했고, 그게 갈등이 불거진 이유”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건 철저한 허은아식 관점이다. 그게 말이 되려면, 개혁신당 당원 92%가 허 전 대표를 불편해하는 상황이 발생했겠나? 제가 전당대회서 누군가를 밀고 싶었다면 아주 쉽게 밀었을 것이다.

-구소련의 레프 트로츠키는 평소 능력이 부족한 뱌체슬라프 몰로토프를 신랄하게 비판했고, 몰로토프는 “모두가 동무 같은 천재일 순 없다”고 반발했다. 트로츠키는 암살당했고, 몰로토프는 천수를 누렸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저는 대한민국엔 여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과연 우리에게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리더십 스타일이 통할 여유가 있을까? 저는 그런 방식으론 대한민국에 산적한 문제를 풀기 어렵다고 본다. 시대마다 시대정신에 맞는 리더십이 있다. 저는 대한민국의 문제들을 논리적으로 성찰하고 해답을 낼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저도 바보가 아니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건 적을 안 만드는 정치란 걸 안다. 그저 “좋은 게 좋은 거”라면서 웃거나 외모 관리나 하고 다니면 편하다. 그런데 선거에선 그 사상누각이 무너진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한 전 대표는 보수정당 당대표라는 막강한 권한이 있는데도 아무것도 못했다.

그러더니 1명은 부정선거론자가 됐고, 1명은 젊은 척하고 다닌다. 그런데 김 전 위원장은 84세인데도 얼마나 날카로운가? 국민의힘은 김종인·이준석 체제 외엔 선거서 이겨본 적이 없다. 통찰력·능력이 중요한데, 엉뚱한 걸 추종해서 그런 것이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위선은 악덕이 미덕에 바치는 공물”이라는 라 로슈푸코의 격언을 인용하면서 “공적 영역에선 위선이 필요악인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예전엔 대형 보수 언론과 지상파 방송 등 소수의 미디어가 정보를 독점했다. 그땐 그들만 잘 포섭하고 관리하면 하나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위선에 도달할 정도까지 정치를 할 수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시대의 국민은 다매체 시대에 적응해 있고, 완전히 입체적이다.

일부 언론을 통해 대중에게 보이는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단 오만함을 버려야 한다. 이미지메이킹으로 만든 위선은 오래가지 못한다. 민주당 이 대표가 위선을 챙겨서 정치하는 분인가? 오히려 너무 화끈해서 사고가 많이 터진다. 위선이 누군가에 대한 평가를 바꿔줄 수 있단 건 착각이다. 대한민국 정치인 중엔 이미지 관리는 잘했지만, 정치적으로 아무 의미 없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선호하는 개헌 방향이 있다면?

▲개헌은 권력자가 당선된 순간부터 어떻게 권력을 내려놓을지 얘기해야 하는 것으로 선거 전엔 아무리 아웅다웅해도 답이 안 나온다. 공공심 있는 지도자를 당선시키는 게 제일 중요하다. 가진 것을 나눠주면서 개헌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 하는 얘기는 다 의미 없다.

저도 선호하는 개헌 방식이나 권력체제가 있다. 그 얘기는 제가 당선되면 하겠다. 제가 당선되면, 저는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으니 한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당선됐는데 왜 (개헌)하느냐”고 할 텐데, 중요한 건 진정성이다. 무조건 대통령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도 아니다. 개헌은 중대하다. 대토론회 등 의견 조율 과정을 거쳐야 한다.

-통치체제 문제 외 개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헌법 제33조는 공무원이나 방위산업체 근무자들의 권리를 제한한다. 황당한 조항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 출마 자격을 만 40세 이상으로 제한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헌재의 기능도 고민한다. 헌재는 사실상의 정치기구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재판관 선임 등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감사원도 의회에 배속시켜야 한다. 대만은 사실상 오권분립(입법·사법·행정·감사·인사)을 한다.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할 부분에 대해 같이 고민했으면 좋겠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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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