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이준석 의원 대선 출마의 변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02.17 13:35:37
  • 호수 1519호
  • 댓글 5개

“내가 시끄럽다? 잘 따지기 때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정치적 통념을 비판하면서, 통찰력과 능력을 강조했다. 그는 “가진 것을 나눠주면서 진정성 있게 개헌하는 게 중요하다”며 “제가 선호하는 개헌은 당선되면 말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지난 3일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직업적 왕당파를 하면서 본인의 말을 수없이 뒤집는 사람들이 잘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본인의 총선 지역구 승리 경험을 토대로 “파격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모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 피고인이 됐다. 직접 겪어본 윤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었나?

▲처음부터 견제가 심했다. 사람들은 윤 대통령과 제가 사진 찍고 다닌 것만 기억한다. 하지만 현장에선 인파가 제게 몰렸고, 윤 대통령에겐 덜 몰렸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은 그런 부분을 굉장히 많이 견제했다. “후보가 주인공이 돼야 하고, 대표는 조연”이란 얘기를 하도 많이들 해서 따로 다니기도 했다. 따로 다니니까 “왜 따로 다니냐”는 이야기까지 있었다.

-집권여당의 대표였다가 지금은 작은 당의 의원이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국민의힘 당 대표 임기 중 첫 1년은 대선과 지방선거를 치렀고, 다음 1년은 보수정당의 완전한 환골탈태를 위해 혁신위 구성·공직자 기초자격평가 등 여러 일을 해야 했다. 기득권 세력에겐 굉장한 도전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공격을 많이 받았다. 저는 나이는 젊지만, 정치권서 안 해본 게 거의 없다. 대한민국서 창당 후 국회의원에 당선된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나?


-<삼국지>로 비유하면, 이준석 의원과 개혁신당의 현 상황은 약소 세력이었던 조조가 강대 세력 원소에게 도전한 상황과 비슷하다. 어떻게 하면, 조조가 승리한 상황이 재현되겠는가?

▲원소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다. 원소를 윤 대통령으로 가정한다면, 관도대전 패배 후 사망한 원소처럼 이미 피를 토하고 계신다. 장수에게 굉장히 중요한 것은 승리 경험이다. 지금 국민의힘을 이끄는 분들은 본인의 우세 지역구 당선 경험 외 어떤 승리 경험이 있는지 궁금하다.

그 당에 지휘 능력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본다. 어떤 분들은 “이준석이 당을 맡으면 왜 이렇게 시끄럽냐”고 할 것이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때문에 그렇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넘어가면 분란이 생기지 않는다. 대신 곪고 썩어간다.

-최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지적을 많이 하는 이유는?

▲저는 저를 먼저 때리지 않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안 한다. 그런데 한 전 대표 측 국민의힘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이 “한 전 대표는 카카오택시를 타고 다니므로 신선한 정치인”이라며 “이준석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는 지난 2021년 2개월 동안 법인택시 기사를 하면서, 카카오택시 기사용 앱도 써 봤다.

저는 ‘놈놈놈’이라고 한다. 정치를 하다 보면, 착한 사람이나 나쁜 사람과 적과 동지로 교차하는 건 문제가 안 된다. 그런데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면 좀 곤란하다.

-한 전 대표를 일컬어 “53세면 예전 같으면 손자 볼 나이”라고 비판한 이유는?


▲한 전 대표가 ‘언더 73’이란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고 한다. 그러더니 저한테 “합류하라”면서 저를 끌어들여 많은 이야기를 한다. 제 입장에선 언더 73이 뭘 하는지도 모르겠고, 함께 할 일도 없다. 그래서 “1973년생, 세는 나이로 53세면 할아버지가 손자 볼 나이인데, 유튜브 채널 개설로 젊은 티 내는 건 웃기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일본 자민당은 지난 2024년 파벌 해체 선언을 했다. 일본 정당의 파벌은 각각 교섭단체다. 국민의힘서 파벌정치를 많이 겪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파벌정치 차이는?

▲일본 정치의 파벌은 가문 등 여러 기풍에 따라 구성된다. 반대로 우리 정당의 파벌은 “왕당파냐, 아니냐”의 차이만 있다. 그런데 그 왕당파는 특정한 왕에게 충성을 바치지 않는다. 직업적 왕당파를 하면서 말을 수없이 뒤집는 사람들이 많다.

좋은 게 좋은 거?
정치적 통념 비판

김 당협위원장도 안철수 의원을 따라다니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국민의당서 각각 출마했다가 낙선하는 등 이력이 화려하다. 그런 사람들이 경험상 체득한 것은 “권력의 바람이 불기 전에 먼저 눕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저는 그런 사람들이 잘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평소 페미니즘 등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지적을 많이 했는데, 대선서도 이어나갈 건가?

▲대한민국에선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 득세하고 있다. 그들은 굉장히 보호받아야 할 소수자인 것처럼 행동한다. 그래서 정확한 이야기를 해도 “안티 페미니즘”이라고 우긴다. 저는 안티 페미니즘을 구현할 정책 등을 구체적으로 내놓은 적이 없다. 그들은 굉장히 경도된 페미니스트인데도 스스로 가운데라고 착각하고 있다.

젊지 않은 사람이 스스로 젊다고 착각하는 것과 똑같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동덕여대 사태를 일컬어 “저게 무슨 폭동이냐”면서 “목적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취지로 얘기했는데, 이는 굉장히 위험하다. 민주사회에선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돼선 안 된다. “목적에 따라 폭력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면, 그게 바로 자력구제다. 민주당서 저런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평소 “혐오 정치를 한다”는 지적을 많이 들었는데…

▲혐오가 뭔지 몰라서 그런다. 혐오는 스테레오타이핑이 선행돼야 한다. 혐오는 누군가의 특성을 싸잡아서, 그 사람의 인격 자체를 싫다고 하는 것이다. 제가 “당신들은 장애인이라서 싫다”고 했다면, 혐오가 맞는데, 저는 장애인이 아니라 북파공작원 부대가 와서 지하철을 막았다고 해도 싫다. 지하철을 막아세워 볼모로 잡는 행위 자체가 싫은 것이다.

우리는 집회나 시위가 어느 정도 공공의 불편을 야기해도 양해한다. 파업권은 헌법 제33조가 보장하는 노동자의 권리 중 하나다. 파업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다. 그런데 그 대상은 고용주 등 관계자들로 한정해야 한다. 일부 장애인들은 불특정다수를 괴롭혀서 뜻을 관철하려고 한다. 그건 야만이라고 생각한다.

-이준석 의원과 개혁신당에 가장 부정적인 2030 여성과 노인들이 “기분 나빠서 이준석 의원과 개혁신당은 못 찍겠다”고 반응하면 어떻게 답변하겠는가?


▲“네가 틀렸으니 싫다”는 이야기는 거의 다 받아들인다. 하지만 어르신들은 싸가지나 나이를 지적한다. 저한텐 마음대로 하셔도 된다. 그런데 저는 적어도 그분들의 자녀와 손주들이 이상한 가스라이팅을 당해서 뜻을 펼치지 못하는 세상은 안 되게 하고 싶다.

-그들에게도 투표권이 있다. 그런 지적이 손해가 되진 않을까?

▲손해를 안 보려면, 두리뭉실한 얘기를 해야 한다. 저는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에 대해서도 “지금 조정하지 않으면, 지하철 요금이 굉장히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그 문제는 중간 지점이 없다. 대한민국 정치에선 하나 마나 한 조언이 가장 안 좋은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할 말 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국회의원 300명 중 약 280명은 저와 다르다.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살아온 사람들일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직업적 왕당파가 되는 것이고, 정치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

-서울서부지법서 난동을 일으킨 사람 중엔 2030 남성이 많았다. 2030 남성의 정치적 선택은 냉소적 무당파 아니면 강경보수인 것 같은데…

▲가짜 뉴스나 선동에 당해 그렇게 몰려간 덩어리들은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현타’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개인을 방어해주기 위해 그렇게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보수진영은 약 4년 동안 줄기차게 “이재명 대표 개인 비위 방어를 위해 민주당이 나서는 것 자체가 방탄이자 굉장히 나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개인 일탈 행위를 보수진영이 지켜줘야 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외엔 보수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게 하나도 없다. 뽑히는 당 대표마다 내쫓아서 지지율을 박살냈다. 윤 대통령을 지키는 것으론 보수 정권이 재창출되기 어렵단 걸 알아야 한다. 윤 대통령은 보수의 흑역사로 기억돼야 한다.

-개혁신당 허은아 전 대표와의 내분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허 전 대표 측은 “이준석 의원이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원한다”고 주장한다.

▲허 전 대표는 당내 구성원 대부분에게 사실상 비토를 당했다. 이준석이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원했다면, 국민의힘의 누구를 만나 어떤 얘기를 했는지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전혀 못하고 있다. 제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허 전 대표는 ‘느낌적 느낌’ 같은 얘기를 한다.

제가 그런 얘기를 했다면, 당내서 “이준석이 그런 얘기를 하는 걸 보고 들은 적 있다”는 말이 나와야 한다. 그런데 당직자들은 일관되게 “허 전 대표가 ‘국민의힘에 가면 너희도 데려가겠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한다. 저는 국민의힘과 합당·단일화를 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그들을 안 겪어본 것도 아니다. 그게 싫어서 나온 건데, 그걸 제가 왜 하겠는가?

-허 전 대표 측은 “이 의원과 천하람 의원이 정책개발비를 사적 유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는 언론에 허 전 대표가 직인을 찍은 계약서 사본을 공개했다. 동탄역의 분당선 역사 위치 관련 연구용역이었다. 이걸 계속 비틀어서 “이준석이 정치평론가 14명에게 용돈을 주려고 연구용역을 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중 방송 출연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종훈 박사 밖에 없다.

“본 모습, 이해관계 걸릴 때 노출”
“이재명, 너무 화끈해서 사고 터져”

이 박사는 지난해부터 원전 관련 연구용역 자료를 계속 제출했다. 다른 분들은 철도기술 연구자 등이다. 당내 정책연구원이 연구용역을 주는 것도 선거 때마다 하는 일이다. 국민의힘·민주당 내 연구원은 자체조사를 하지만, 제3당은 선거 전 유권자 지형을 알아보기 위해 보다 심층적인 여론조사를 외부에 의뢰한다. 그 연구용역 의뢰가 어떻게 횡령·배임인가?

-“개혁신당 정책연구원장 부임 이후 부원장들의 활동비를 방만하게 지급했다”는 의혹도 있다.

▲저는 그런 적 없다. 허 전 대표 측이 만들어낸 이야기다. 민·형사상 조치를 안 할 거라고 착각해서 그러는 것 같은데 그들도 제 성격은 알 것이다. 언젠가 싹 모아서 조치할 예정이다.

-“왜 자기 사람 챙기기를 안 하느냐”는 비판도 있다.

▲사람은 때때로 무리한 요구를 한다. 허 전 대표도 “비례대표를 한번 더 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저와 김종인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은 반대했다. 그건 대한민국 정치의 상리에 맞지 않는다. 사람의 본모습은 이해관계가 걸릴 때 튀어나온다. 누군가가 섭섭해서 다른 생각을 한다면, 그 길을 가도록 놔두는 것 외엔 답이 없다.

-능력주의 가치관을 강조했다. 평소 사람에게 기대하는 게 있다면?

▲저는 기대보단 방임을 많이 한다. “웬만하면 기회를 가지라”고 한다. 그 기회를 잘 활용하면 성과가 나온다. 사람의 능력은 절대적으로 특정 임계점 이상이라고 보진 않는다. 각자의 능력에 맞는 역할이 있다고 본다. 그 범주 내에 있으면 전혀 문제가 안 된다.

허 전 대표 측은 “이준석이 허은아의 당 대표 당선을 원치 않아 다른 후보를 지지했고, 그게 갈등이 불거진 이유”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건 철저한 허은아식 관점이다. 그게 말이 되려면, 개혁신당 당원 92%가 허 전 대표를 불편해하는 상황이 발생했겠나? 제가 전당대회서 누군가를 밀고 싶었다면 아주 쉽게 밀었을 것이다.

-구소련의 레프 트로츠키는 평소 능력이 부족한 뱌체슬라프 몰로토프를 신랄하게 비판했고, 몰로토프는 “모두가 동무 같은 천재일 순 없다”고 반발했다. 트로츠키는 암살당했고, 몰로토프는 천수를 누렸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저는 대한민국엔 여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과연 우리에게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리더십 스타일이 통할 여유가 있을까? 저는 그런 방식으론 대한민국에 산적한 문제를 풀기 어렵다고 본다. 시대마다 시대정신에 맞는 리더십이 있다. 저는 대한민국의 문제들을 논리적으로 성찰하고 해답을 낼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저도 바보가 아니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건 적을 안 만드는 정치란 걸 안다. 그저 “좋은 게 좋은 거”라면서 웃거나 외모 관리나 하고 다니면 편하다. 그런데 선거에선 그 사상누각이 무너진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한 전 대표는 보수정당 당대표라는 막강한 권한이 있는데도 아무것도 못했다.

그러더니 1명은 부정선거론자가 됐고, 1명은 젊은 척하고 다닌다. 그런데 김 전 위원장은 84세인데도 얼마나 날카로운가? 국민의힘은 김종인·이준석 체제 외엔 선거서 이겨본 적이 없다. 통찰력·능력이 중요한데, 엉뚱한 걸 추종해서 그런 것이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위선은 악덕이 미덕에 바치는 공물”이라는 라 로슈푸코의 격언을 인용하면서 “공적 영역에선 위선이 필요악인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예전엔 대형 보수 언론과 지상파 방송 등 소수의 미디어가 정보를 독점했다. 그땐 그들만 잘 포섭하고 관리하면 하나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위선에 도달할 정도까지 정치를 할 수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시대의 국민은 다매체 시대에 적응해 있고, 완전히 입체적이다.

일부 언론을 통해 대중에게 보이는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단 오만함을 버려야 한다. 이미지메이킹으로 만든 위선은 오래가지 못한다. 민주당 이 대표가 위선을 챙겨서 정치하는 분인가? 오히려 너무 화끈해서 사고가 많이 터진다. 위선이 누군가에 대한 평가를 바꿔줄 수 있단 건 착각이다. 대한민국 정치인 중엔 이미지 관리는 잘했지만, 정치적으로 아무 의미 없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선호하는 개헌 방향이 있다면?

▲개헌은 권력자가 당선된 순간부터 어떻게 권력을 내려놓을지 얘기해야 하는 것으로 선거 전엔 아무리 아웅다웅해도 답이 안 나온다. 공공심 있는 지도자를 당선시키는 게 제일 중요하다. 가진 것을 나눠주면서 개헌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 하는 얘기는 다 의미 없다.

저도 선호하는 개헌 방식이나 권력체제가 있다. 그 얘기는 제가 당선되면 하겠다. 제가 당선되면, 저는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으니 한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당선됐는데 왜 (개헌)하느냐”고 할 텐데, 중요한 건 진정성이다. 무조건 대통령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도 아니다. 개헌은 중대하다. 대토론회 등 의견 조율 과정을 거쳐야 한다.

-통치체제 문제 외 개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헌법 제33조는 공무원이나 방위산업체 근무자들의 권리를 제한한다. 황당한 조항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 출마 자격을 만 40세 이상으로 제한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헌재의 기능도 고민한다. 헌재는 사실상의 정치기구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재판관 선임 등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감사원도 의회에 배속시켜야 한다. 대만은 사실상 오권분립(입법·사법·행정·감사·인사)을 한다.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할 부분에 대해 같이 고민했으면 좋겠다.

<ctzxp@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45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