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윤석열-김종인 복잡미묘한 삼각함수

한배 타고 노 젓는다…드림팀 뭉치나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0선’의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수장으로 등극하면서 대선판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이 대표의 당선으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영입설이 힘을 받으면서, 유력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들의 궁합에 눈길이 쏠린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당선으로 전당대회가 막을 내리면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정계 복귀가 점쳐진다. 앞서 이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당 대표가 된다면 김 전 위원장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을 두고 “특유의 기술, 선거 능력으로 우리 당에 기회를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는 호평도 덧붙였다.

30대
새 바람

김 전 위원장 역시 “영국 토니 블레어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30대에 출현한 사람들”이라며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당에게도 이 대표가 잘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당부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표의 재영입 계획을 두고 “어느 직책을 맡고 가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두 사람은 지난 2012년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함께 활동한 인연이 있다. 새누리당은 김 전 위원장과 이 대표를 영입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고, ‘경제민주화’를 화두로 총선과 대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후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에 대한 존경심을 공공연히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정계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다시 복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이 내년 대선을 전두지휘하면서 정치판에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제는 김 전 위원장과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미묘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윤 전 총장에게 연이어 혹평을 냈다. 지난 3월 김 전 위원장이 그를 두고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했던 평가와 대비된다.

그간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에게 연대 가능성을 내비쳤다. 제3지대에서 윤 전 총장을 기다린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중도 지향적인 앙마르슈를 만들어 대선에 승리한 후 기존 공화당과 사민당을 포섭, 다수당을 구성한 ‘마크롱 모델’을 직접 제시하기도 했다.

이, 국민의힘 수장 등극
김, 선대위원장으로 복귀?

하지만 윤 전 총장은 김 전 위원장의 러브콜에 응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국민의힘 의원들과 연쇄적으로 교류하면서 윤 전 총장의 ‘조기 입당설’이 제기됐다. 윤 전 총장이 ‘기호 2번 출마’를 생각하고 있다는 말이 전해지면서 정계에서는 오는 7월 그의 입당이 점쳐지기도 했다.

이후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에 대한 ‘구애’를 접고 야박한 평가를 냈다. “동서고금을 봐도 검사가 바로 대통령이 된 경우는 없다”거나 윤 전 총장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는 식으로 냉랭하게 돌아선 것.

윤 전 총장이 강조하는 공정의 가치에 대해서도 “통상적으로 어느 사회에서나 적용되는 가치일 뿐이지 시대정신으로 꺼내 들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라고 깎아내렸다.

사실상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에게 실망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이 제1야당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자, 자신의 입지가 좁아진 데 따른 복잡한 감정을 드러낸 것.


김 전 위원장은 지난 재보궐선거를 성공적으로 이끈 후 당을 떠났다. 이후 그는 국민의힘을 ‘아사리판’이라고 폄훼하며,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으로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킹메이커
역할론↑

하지만 예상과 다른 윤 전 총장의 행보에 김 전 위원장의 체면은 구겨졌다.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기약 없이 기다리는 모양새를 면치 못하게 되면서, 그의 정치적 입지가 줄어든 셈.

그도 그럴 것이 김 전 위원장은 여의도 대표 ‘킹메이커’다. 정치력을 비견할 자가 없다. 양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위기에 처한 당을 소생하는 기술을 보였다. 2012년 새누리당 대선과 2016년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지난 국민의힘 재보궐선거 승리는 국민들의 ‘정권심판’ 심리를 자극해 내년 대선을 승리로 이끄는 계기가 됐다.

정치권에서는 자연스레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매개로 대선판에 상당한 바람을 일으킬 것이란 기대가 흘러 나왔다. 윤 전 총장의 명실상부한 대권주자로 만들어 대선무대로 끌어올리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에 대해 회의감을 갖게 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이 국민들의 정권심판 심리만을 믿고 ‘꽃가마’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윤 전 총장의 계속되는 ‘메시지 정치’로 국민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지켜 본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

막판까지
거리두기?

다만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굳건하다. <오마이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 지지율은 35.1%로 집계됐다.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율은 23.1%로 2위를 기록하면서 지지율 격차는 12%포인트를 기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를 의식한 듯 윤 전 총장은 지난 9일 “국민 여러분의 기대 내지는 염려, 이런 걸 제가 다 경청하고 다 알고 있다”며 지켜봐달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이 공개 장소에서 자신의 정치 행보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 틈을 타 김 전 위원장은 원외 대권후보들을 물색 중이다.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선 김 전 위원장이 이들을 지렛대로 삼아 윤 전 총장을 움직여보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들이 실제 대권 도전, 국민의힘 입당을 선택하지 않더라도 윤 전 총장과 ‘밀당’을 통해 윤 전 총장을 움직여보려는 심산이라는 것.

다만 윤 전 총장에게도 김 전 위원장의 스타일이 부담될 수 있어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은 정치 철학이 확립돼있고, 소신이 확고할 뿐더러 리더십 스타일도 강경하다. ‘여의도 차르’라는 그의 별명만 봐도 알 수 있다. 잘나가는 ‘칼잡이’였던 윤 전 총장과 강대강 대치를 이어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김 케미에 거리 두는 윤
김-윤 손잡고 입장 큰 그림?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윤 전 총장 측은 국민의힘과 거리를 두고 있다. 그의 측근 역시 “정해진 것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전 총장의 죽마고우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설은 억측”이라며 입당설을 부인하기도 했다.

정계에서는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의 ‘케미’가 윤 전 총장의 행보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당의 자강론을 주장하고 있다. 또 윤 전 총장을 특별히 대우해주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와 김 전 비대위원장의 협업 관계 속에서 윤 전 총장이 쉽게 들어오기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된 것.

이에 나경원 전 의원은 “이준석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을 꼭 모셔오겠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직접 겨냥해 평가절하했다. 사실상 윤 전 총장을 야권 대선후보군에서 배제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궁합을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실제 윤 전 총장의 입당의 선결 조건은 국민의힘 쇄신이다. 이 대표가 국민의힘의 새 얼굴이 되면서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다. 입당을 고민하던 윤 전 총장 입장에선 국민의힘에 들어올 명분이 더 커진 셈이다.

자연스레 30대인 이 후보가 2030대 지지를 이끌어내고,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보수층이 합쳐질 경우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 역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총장이 무슨 파렴치 범죄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만약 입당한다면 막을 방법이 없다”며 입당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결국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의 가능성 등을 보고 최종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지지율 추이와 대선 구도 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현재로선 그의 판단을 쉽게 가늠할 수 없다. 다만 국민의힘에 쇄신의 바람이 분다면 그의 제3지대론은 어렵다는 게 정계의 중론이다.

간보다
끝날라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우리 쪽에 합류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주변을 통해 듣고 있다”면서 “지금 매섭게 부는 변화와 쇄신의 바람이면, 윤 전 총장이 지지층을 잃지 않고, 또 안심하고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충분하다고 본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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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