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 끝' 흔들리는 이준석 리더십과 리스크 오버랩

벌써 밑천 다 떨어졌나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취임 한 달 만에 리더십 검증대에 올랐다. 여성가족부, 통일부 폐지론과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번복 등으로 리더십에 대한 리스크가 불거진 상황이다. 젊은 정치인이었던 과거와 달리 제1야권 수장으로서의 숙제가 생겼다. 

0선·30대 젊은 대표로 주목받았던 ‘이준석 돌풍’은 벌써부터 난관에 봉착한 양상이다. 이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당이 가지고 있던 올드함을 젊은 이미지로 탈피했다. 파격적인 인사 등으로 변화도 꾀했다. 대변인을 뽑는 ‘나는 국대다’ 역시 흥행에 성공했다. 

30대 당수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대표로써 자신감이 상승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합의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해 이 대표가 당내에서도 이를 수용한다고 여겼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원내대표단과 충분한 상의 없이 송 대표와 합의 한 점이 논란을 촉발시켰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직후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이 대표와 주고 받은 이야기가 있었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이 때문에 여야 협상에서 김 원내대표가 협상카드로 쓸 여지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매표 행위라 비판했던 국민의힘 당론과도 반대된다. 결국 개인 플레이를 주무기로 삼아온 이 대표는 스스로의 결정으로 인해 함정에 빠진 셈이다. 이를 두고 당 대표로서 당을 순조롭게 이끌기 위해서라도 당 내부와 협치하는 정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송 대표와의 만찬 뒤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관한 합의한 사안에 대해 별도로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상향이 협상의 우선 목표였으며 확정적 합의가 아니라 단순 가이드라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급 대상이 80%나 전체는 차이가 크지 않다고 본다”며 “검토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검토하겠다는 의견은 합의로 해석될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는 같은 날 “이 대표가 나(송 대표)에게 ‘80% 지원을 하게 되면 선별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전체 지원이 맞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표가)동의하는 의견을 밝혔다”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이 대표가 먼저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여야할 것 없이 이 대표를 향한 집중 타격을 시작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민생을 손바닥 뒤집듯 농락하는 야당을 개탄한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를 100분  만에 뒤집었다. 국정은 장난이 아니다”라며 비판에 나섰다. 

취임 한 달, 시험은 지금부터
여야 집중포화…극복 가능할까?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도 이 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양당 대표 간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는 이번 대선의 가장 중요한 전선을 함몰시켰다. 이 대표가 ‘전 국민 돈 뿌리기 게임’에 동조한 꼴”이라며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가장 날카로운 무기를 망가뜨린 것은 상대방이 아니라 우리 내부 철학의 붕괴”라고 지적했다.

이는 이 대표의 경험 부족에 따른 실수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비교적 오랜 시간 정치계에 몸담았지만, 입법 등의 사안에 대해 직접 협상에 나설 수 있었던 경험이 적었던 한계가 송 대표와의 회동에서 드러났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대표의 여가부 및 통일부에 대한 폐지론 역시 논란이 됐다.

이 대표는 “여가부와 통일부는 출범한지 20년 넘은 부처들이기 때문에 그 특별임무에 대해 평가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두 부서의 폐지 여부에 대해서는 상반된 입장이 존재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이 대표가 당내 의견이 종합되지 않은 상태에서 본인의 견해를 드러내며 폐지론을 제기한 것이 문제됐다. 

즉시 여야 양측에서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여가부 폐지론을 두고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분열의 정치”라며 비판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특정 성별 혐오에 편승한 포퓰리즘적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가부도 즉각 반발했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성별 임금격차, 청소년의 성 착취 문제 등을 해결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 문제를 전담해 해결해나갈 부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처 폐지론은 정부 조직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당내 논의가 필수적인 사안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여가부 폐지는 젠더 이슈와 맞물려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야권도 폐지론을 두고 그간 신중론을 펼쳤다. 그만큼 이 대표와 당 지도부의 조율이 선행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디테일과 신중함이 다소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사방이 적
집중타격

또 정책적인 공약들은 대선주자들이 들고 나오는 경우가 보통이다. 결과적으로 이 대표의 폐지론은 결국 자신의 입장과 견해만 앞세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근 보여준 여가부와 통일부 폐지론은 이 대표가 중점으로 내세운 공존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자신의 능력만 과신해 자충수를 두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개인적인 견해를 외교 자리에서 밝힌 점도 논란을 촉발시켰다. 지난 12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 도중 이 대표는 중국의 자치권 억압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 대표가 발언한 “민주주의를 짓밟은 중국의 잔인함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표현한 부분에 대해 부적절했다는 비판들이 나왔다. 또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의 만남에서도 홍콩의 민주화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기대한다고 언급해 ‘반중 정서’를 자극했다며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 대표는 “홍콩 민주화운동은 그들의 자치와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이라며 “(투쟁을)방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대한민국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하려는 것과 같은 사람들에 맞서야 한다는 포괄적 취지”라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실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 대표는 민주주의의 적에 대항해야 한다고 언급했다”며 “중국 정부의 자치권 억압에 우려를 표명했을 뿐인데 ‘반중’이라고 표현한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작은 정부론’은 문재인정부의 약한 고리를 파고들어 지지층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적 의도라는 분석이다.

여가부와 통일부 폐지론은 유승민 전 바른정당 의원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꾸준히 주장해온 사안이다. 앞서 이 대표는 대선에 출마하는 주자들이 여가부 폐지에 대한 입장을 내달라고 언급한 바 있다.

끝까지
개인플레이?


이는 특정 대선후보의 공약을 당 대표가 밀어주는 것처럼 비쳐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대선주자간 형평성 논란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도 있다.

경선을 관리하는 임무를 맡은 이 대표에게 리더십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키는 독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이번 대선주자들의 형평성 문제는 이 대표가 넘겨야 할 고비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로 취임 전부터 이 대표가 특정 후보에 편향된 것 아니냐는 의문 섞인 시선은 줄곧 제기돼 왔다. 당 내부 일각에선 과거 바른정당에서 이 대표와 친분을 쌓아 온 유 전 의원, 하 의원과 비슷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리스크 타파를 위한 산적해 있는 과제들도 많다. 그중 하나는 확실한 대선주자의 영입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15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영입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여론의 눈도장을 찍은 제1야당의 대선주자가 없다는 게 불안요소다. 

이 대표가 실현하려는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범야권 단일후보를 만들 필요성도 대두된다. 이를 위해 공정하고 엄정한 경선관리가 전제돼야 하고, 범야권의 잠룡들을 모두 무대 위에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결국 어떤 경선 관리로 21대 대선을 승리로 이끄느냐가 이 대표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과 합당 여부도 중요한 사안이다. 다만 현재로썬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 존재한다.

역시 경험 부족이 문제?
리더 자질·태도 보여줄까

이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깜짝 회동을 가졌지만 여전히 개인적인 앙금도 여전하다. 회동 과정에서 합당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지만 아직까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안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만난 이른바 ‘철석연대’라는 말도 나온다. 결단을 내려야 할 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야권에서는 자칫 대선 지지율 1위 후보와 야권 결집을 둘 다 놓칠 수 있기에 이 대표의 리더십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여당에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김 빠진 사이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대표 역시 ‘내부의 적’을 통솔하는 리더십 부재가 지속된다면 같은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중진 의원들의 경험과 경륜이 앞선다는 점은 간과해선 안 될 부분으로 이 대표 취임 전부터 경륜 부족은 줄곧 받아온 지적 중 하나다. 

당내 지지기반 역시 미약한 ‘0선’ 당 대표의 향후 미래에 대해 불안한 시선도 여전히 존재한다. 보수 정당 역사를 통틀어 주요 정당 중 30대 대표가 선출된 것은 이번이 사상 최초다.

이 대표가 리스크와 많은 과제를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과거 그는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소신과 입장을 비교적 자유롭게 표출해왔다.

지금까지는 이 같은 점이 이 대표의 장점이자 매력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당 대표는 개인이 아닌 정당의 지도자라는 점에서 과거와는 달리 상황을 살펴야 할 이유가 생겼다.

할 일 태산
무게감 요구

이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표로서 공간이라는 것은 제가 만들어나가는 것에 달려있다”며 “(내가)당내 의원들의 완벽한 신뢰를 받고 있다면 반발이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원외 출신 당 대표라는 특수한 직이기에 앞으로 만들어나가야 할 리더십의 일환이라 보고 있다”고 전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민의힘 대학지부 역할은? 
젊은 세대 겨냥한다

국민의힘이 2030세대를 노린 국민의힘 대학교 지부 설립 추진에 나섰다. 이준석 대표 체제 출범한 지 한 달이 된 시점에서 국민의힘에 관심을 보이는 2030세대의 정치 참여를 제도화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 16일부터 8월6일까지 3주간 ‘나도 국대(국민의힘 대학생)다’라는 제목으로 대학생위원회를 공개 모집한다”고 밝혔다. 

대학별 국민의힘 지부 자격은 만 35세 미만 대학생 또는 대학원생과 진학 예정자, 재학생, 휴학생이 대상이다. 국민의힘 당원이 아닌 일반인도 참여가 가능하다. 

서류전형을 거쳐 대학별로 40인 이상이 모이면 해당 학교에 국민의힘 지부를 설치한 뒤 당의 지원을 받게 된다. 국민의힘 청년 지도자 양성 과정인 ‘영리더스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기회가 주어진다. 

우수 활동자를 선정해 당의 인재 채용 시 우선 추천 대상으로 선정된다. 또 국민의힘의 청년 정책 자문위원으로도 자동 위촉할 예정이다. <차>

<기사 속 기사> 이동훈 띄운 ‘공작설’
이준석 대표 입장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대변인을 지낸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여권 인사로부터 회유를 받았다는 주장을 한 것에 대해 이 전 기자에게 추가 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의 인터뷰에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이 전 위원이 정보를 공개한다면 당에서 심각하게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정보가 사실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발언을 두고 전날 자신의 SNS에 “충격적인 사안”이라며 당 차원에서 즉각적인 진상규명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점과는 다르게 한 발짝 물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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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