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원지간' 이준석-안철수 피 튈 개싸움 막전막후

질기고 질긴 악연 “결판낸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활동을 마친 안철수 위원장이 국민의힘으로 돌아온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대놓고 안 전 위원장 견제를 시작했다. 안 전 위원장도 쉽게 물러나지는 않을 모양새다. 지는 쪽은 정계에서 은퇴하는 수순까지 밟을 수 있는 탓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안철수 전 위원장은 앙숙 중의 앙숙으로 불린다. 두 인물의 관계는 만화 <톰과 제리>에 비견되기도 한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같은 당에 소속돼 한솥밥을 먹던 사이다. 

처음부터
정반대 길

두 인물이 정계에 입문한 시점은 비슷하다. 10년 전, 이 대표는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안 전 위원장은 서울시장 후보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본격적인 악연이 시작된 때는 2016년 총선부터다. 안 전 위원장과 이 대표는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후보로 나와 경쟁했다. 2016년 총선 때는 여당 후보로 나온 이 대표가 제3당으로 나왔던 안 전 위원장에게 패배했다.

2년이 지나고 두 인물은 다시 조우한다. 본격적으로 이 대표와 안 전 위원장의 갈등이 폭발한 시점이다. 안 전 위원장은 국민의당 대표로서 바른미래당을 이끌던 당내 주류 인사였다. 당시 이 대표보다 안 전 위원장이 둘의 관계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던 셈이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안 전 위원장은 대선에 출마했다. 안 전 위원장이 자리했던 노원병 지역구가 공석이 되면서 이 대표는 빈자리를 노렸다. 

당내에서도 노원병 지역위원장이었던 이 대표의 공천을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안 전 위원장은 이 대표를 공천하지 않았다. 

이 대표를 공천하는 대신 안철수계 인사인 김근식 교수를 후보로 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교수가 사퇴했지만 이 대표를 비롯한 당내 반발이 거셌다. 

이후 1차 공모에서도 이 대표의 공천이 확정되지 않자, 공관위원들의 혼란까지 초래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이 대표가 노원병 후보로 출마했으나 결국 민주당 후보에 패해 고배를 마셨다. 바른미래당 역시 지방선거에서 단체장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는 굴욕을 겪었다. 

안 전 위원장 역시 서울시장에 출마했으나 3위를 기록했고, 급기야 미국으로 도피성 출국을 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안 전 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을 탈당했고 당은 존폐 기로에 섰다. 

이 대표와 안 전 위원장이 노선을 달리하고 악연을 이어가게 된 계기다. 이 대표는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해 미래통합당과 합당했고, 안 후보는 본인이 주축이 돼 재차 국민의당을 창당하게 된다.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물과 기름
주도권 싸움 벌이다 지선 직후 승부


갈라선 두 인물은 줄곧 서로를 향해 높은 수위의 공격을 이어왔다. 이 대표는 과거 사석에서 안 전 위원장을 향해 ‘비읍 시옷’이라는 발언으로 불편한 모습을 대놓고 드러내기까지 했다. 

관계에서 우위를 차지하던 안 전 위원장과 이 대표의 상황이 역전된 시점은 이 대표가 지난해 6월 당 대표로 취임하면서부터다. 몸집을 키운 이 대표는 안 전 위원장을 수차례 조롱하는 모습도 보였다. 단일화 직전까지 안 전 위원장을 향해 선 넘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단일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국민의당은 지분을 요구했고,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단일화가 이뤄졌고, 선관위에 합당 신고 절차까지 마무리됐지만 양당의 화학적 결합은 아직인 모양새다. 

여전히 이 대표가 안 전 위원장을 한 팀으로 인정하지 않는 그림이 그려져서다. 두 인물 간 기싸움은 여전하다. 

그동안 이 대표는 인수위의 활동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최근 이 대표가 안 전 위원장의 마스크 해제 우려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이 대표는 마스크 착용 해제를 미뤄야 한다는 안 전 위원장의 발언에 현 정부의 기조를 따라야 한다고 언급하면서부터 기싸움이 활발하다. 

신구 권력으로 비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달라며 안 전 위원장의 심기를 건드렸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안 전 위원장이 당권을 잡기 위한 시도를 하기 전부터 미리 대비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초반만 해도 안 전 위원장이 지휘봉을 잡아 공동정부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총리 하마평까지 오르며 존재감이 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안 전 위원장이 인수위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은 줄어들었다. 인수위 활동 과정에서 안 전 위원장이 추천한 인물은 초대 내각에 참여하지 못했다. 

당권 두고
경쟁 양상

안 전 위원장은 하루 동안 침묵 시위를 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존재감은 미미한 편이다. 최근에는 그에게 국정과제를 면밀하게 살피지 못했다는 책임론까지 불거진 상태다. 

지속적인 책임론이 불거진다면 당내에서 세를 다져야 하는 안 전 위원장이 당권을 잡기란 불리해 보인다. 인수위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인물로서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했냐는 의문까지 함께 가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안 전 위원장이 당으로 돌아온 뒤 과연 당권을 잡을 수 있겠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인수위 활동이 종료된 뒤 그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다. 내각에 합류하지 않게 된 이상, 안 전 위원장이 자신의 존재감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려면 정치적 공백을 메워야 한다. 

정치인의 공백은 금세 존재감의 소멸로 나타나곤 한다. 존재감을 잃게 될 경우 사실상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안 전 위원장의 경기도 분당 차출설이 흘러나왔다. 당내에서는 그의 분당갑 출마설에 대해 나쁘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판교시에 안랩이 위치해 안 전 위원장의 분당갑 출마에 대한 연결고리는 충분한 편이다. 단수공천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안 전 위원장은 공식적으로 분당갑 출마를 선언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역시 안 전 위원장을 적극 밀어주는 모양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안 전 위원장의 분당갑 출마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선 초기부터 불편한 동거를 이어온 윤핵관이 그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이 대표의 입지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장 비서실장은 대표적 윤핵관으로 불리는 인물로 이 대표와 극심한 대립관계에 있는 인물이다. 

다만 안 전 위원장이 분당갑에 당선돼도 당권을 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안 전 위원장이 자신의 존재감 어필과 더불어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원내 진출은 필수요소다. 국민의힘에 국민의당이 흡수된 이상 돌아갈 당도 없다. 

당내에서는 안 전 위원장의 출마를 경계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그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시너지를 발휘하기보다는 자신의 정치만 펼칠 수 있다는 의심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대선에서 안 전 위원장의 지지율은 한자릿수에 그쳐 단일화를 통해 본인 살길만 택한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다만 쉽지 않은 상태다. 이 대표가 안 전 위원장 공천에 제동을 걸어서다. 이 대표의 말과 반대로 안 전 위원장에 대한 단수공천이 이뤄진다고 해도 당내 반발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꽃가마
못 태워

이 대표는 전적으로 안 전 위원장의 단수공천에 반대하는 인물이다. 단수공천을 하게 된다면 당내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이 대표는 당내 분위기를 살펴야 한다.

이미 국민의힘 텃밭 지역들의 공천 결과를 두고 당내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안 전 위원장의 입장을 받아들여 단수공천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공정한 당내 경선을 추진해왔던 취지도 함께 무색해진다. 

분당갑 출마설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이 대표는 그의 출마에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그는 “안 위원장이 지역적 연고가 충분하고 당 일원이 출마 용기를 내는 게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대표는 해당 발언을 한 주 만에 뒤집었다. 이 대표는 공천을 받기 전까지 확정이라고 할 수 없으며 안 전 위원장의 출마에 우려스럽다는 반응까지 내놨다.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자신의 발언을 뒤집은 탓에 본격적으로 안 전 위원장과 이 대표 간 대립이 한층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대표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 취임 이래 당 대표로서의 입지가 가장 크게 흔들리는 중이다. 검수완박 통과에 대한 당 지도부의 책임론과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성접대 사건에 대해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만장일치로 의결해 징계 절차까지 개시한다고 밝혔다. 

징계가 당장 내려지는 단계는 아니지만, 징계 여부를 논의하겠다는 뜻으로 윤리위 회부 자체가 이 대표에게 타격이 가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성접대 사건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측에서 제기한 의혹이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없었던 녹취록과, 증거 인멸을 약속한 증서 등이 발견됐다고 알려진다. 

이미 앞선 상황에서 이 대표는 대선에서 승리한 당 대표라는 타이틀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로서의 입지가 흔들렸다. 쉽게 승리할 수 있던 대선에서 젠더 갈라치기 전략 탓에 어렵게 끌고 갔다는 책임론 때문이다. 

윤핵관 업고 당 접수 시도
“손 잡아야 둘 다 산다고?”

이 대표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로 1년 남짓 남았다. 보통 지방선거의 분위기는 대선을 따라가기 마련이다. 지방선거에서 당 대표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해 찬물을 끼얹는다면 더 큰 책임론에 발목잡힐 수 있다.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윤리위원회에서 징계가 내려진다면 이 대표의 공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다. 

또 지방선거에서 애매한 성적을 거둘 경우 전당대회 요구가 빗발치고, 안 전 위원장이 당 대표에 도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대표가 안 전 위원장을 노골적으로 견제하는 모양을 취하는 이유다. 

정치권에서는 지방선거 직후 이 대표의 징계가 결정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대표가 징계를 받아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면 향후 행보에 빨간 불이 켜질 수 있다. 

두 인물 간 대립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지속된 갈등은 당내 파열음까지 들릴 수 있다고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두 인물의 내홍이 깊어지면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방선거 패배 시 두 인물에게 함께 책임이 가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런 탓에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안 전 위원장이 기싸움을 멈추고, 손을 맞잡아야 한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두 인물은 당내에서 비교적 세력이 약하다고 평가받는다. 지금껏 꾸준히 등을 지고 있었지만, 더 이상의 대립은 당내에서 이 대표와 안 전 위원장 입지만 줄게 되는 꼴이다.

안 전 위원장이 자신의 세를 다지기 위해 당내 입지가 큰 윤핵관의 손을 맞잡은 모양새지만, 언제 등을 돌릴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가 처음부터 국민의힘에 속하지 않았던 탓이다. 

이 대표 역시 대선 기간 중 탄핵 의결이 공식화돼 탄핵 위기까지 겪었다. 여론이 악화된다면 당 대표직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다만 국민의힘 박민식 전 의원이 출마를 포기하면서 안 전 위원장에게 재차 기회가 생겼다. 

이번에도 또 
이용당한다?

일각에선 당내 주류 세력이 이 대표를 밀어내기 위해 안 전 위원장을 이용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장성철 대구카톨릭대 특임교수는 “이제는 같은 편이다. 서로 공격을 하는 것은 같은 편을 공격하는 것”이라며 “두 인물 모두 서로를 향한 공격을 멈추고 원팀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준석, 20대에게도 찬밥 신세?

 

경상국립대학교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강연을 취소했다.

재학생과 진주시민을 대상으로 특강이 예정돼있었으나 반발에 부딪쳐 결국 무산됐다. 

재학생들은 재학생연합을 조직해 지난달 29일부터 반대 서명운동, 집회 등을 벌이며 강연 취소를 촉구했다.

재학생연합 측이 취소를 요구한 이유는 이 대표의 성접대 의혹과 혐오 발언 등 때문이다.

결국 대학 측은 사과 담화문을 올리며 이 대표의 강연이 취소됐음을 알렸다.

학교 측은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특정 정당 대표 특강이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해 강의를 취소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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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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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