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이준석 대적'할 민주당 신진세력 해부

돌풍 맞설 영건 군단 띄운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30대, 0선 청년 정치인이 제1야당 대표로 당선된 이른바 ‘이준석 돌풍’의 후폭풍은 현재진행형이다. 더불어민주당에게 특히 그렇다. 진보 진영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젊음과 혁신이란 키워드를 보수 진영에게 모두 빼앗긴 꼴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4·7 재보선 참패 이후 지도부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수립, 전당대회 개최 등을 통해 혁신과 변화를 외쳤다. 하지만 이준석 돌풍을 일으킨 국민의힘에 비하면 제자리걸음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은 부랴부랴 ‘청년 챙기기’에 나섰다.

젊음·혁신
모두 뺏겨

민주당은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동학 청년 최고위원에게 우선 발언권을 줬다. 통상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발언 순서는 당 대표,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득표 순)으로 진행됐다. 지명직 최고위원인 이 위원의 차례는 마지막이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개혁 경쟁이 불가피하다. 민주당도 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발언 순서를 뒤집은 지도부의 선택은 이준석 돌풍에 대한 맞불 작전으로 해석됐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취임 이튿날이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섰다.

여권 관계자는 “아직도 보여주기식, 이벤트성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내에서도 미봉책이라는 시각이 있는데 국민들에게는 어떻게 비춰지겠는가”라고 토로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민주당의 다급한 심정을 이 대표를 통해 엿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대표의 ‘따릉이 출근’이 대표적인 예다. 이 대표가 취임 첫날인 지난 13일 서울시 공유 자전거인 따릉이를 타고 출근하자 여권에선 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카메라 대기시켜 놓고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에서 국회 본청까지 (자전거를)타는 것과 (일상에서의 자전거 이용은)다른 것”이라며 “따릉이를 대여하고 거치대에 반납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걷는 시간과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정도라면 선거화보용 촬영을 따로 하면 되겠다. 언론이 무슨 대단한 발견을 새롭게 한 것인 양 대서특필하는 것을 보면 어리둥절하다”고 일갈했다.

이준석 효과에 전전긍긍 민주당
청년 정치인 가장 많은데…왜?

민주당 최민희 전 의원도 SNS를 통해 “걸어도 되는 거리”라며 “굳이 따릉이 탈 필요가 없다. 복잡하게 출근할 이유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헬멧을 착용하지 않았다며 안전 수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의 잇단 비판으로 이 대표에 대한 공세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와 맞설 수 있는 청년 정치인에 대한 기대가 오르고 있다. 청년 정치인이라는 키워드로만 보자면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경쟁력이 높다. 40세 미만 국회의원으로 따져보면 국민의힘은 배현진·지성호 의원 등 2명에 불과하다.


민주당에는 ‘초선 5인방’으로 불리는 2030 의원들이 포진해 있다. 오영환·이소영·장경태·장철민·전용기 의원 등이다.

이들에 대한 기대는 단순한 나이와 세대를 초월해 민주당의 쇄신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초선 5인방은 지난 4·7재보선 이후 ‘2030 의원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이 참패한 이유로 ‘조국 사태’를 꼽았다.

당시 이들은 선거 참패 원인으로 “내로남불의 비판을 촉발시킨 정부·여당 인사들의 재산증식과 이중적 태도에도 국민에게 들이대는 냉정한 잣대와 조치를 들이대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억울해하며 변명으로 일관해왔음을 인정한다. 분노하셨을 국민에게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조국 사태에 대해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다. 검찰의 부당한 압박에 밀리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되며 오히려 검찰개혁의 당위성과 동력을 잃은 것은 아닌가 뒤돌아보고 반성한다”고 호소했다.

당장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에게 ‘초선 5적’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들의 소신 발언은 곧 당 지도부가 공식 사과를 하게 된 계기가 됐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 2일, 민심경청 결과 보고회와 지난 1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조국 사태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당내 2030
어디 있나

민주당 초선 의원 가운데 가장 젊은 인물은 전용기 의원이다. 전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1991년생인 그의 나이는 올해로 만 29세다. 민주당뿐만 아니라 21대 국회에서의 유일한 이남자(20대·남자) 국회의원이다.

전 의원은 소신 발언으로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지난 4월 암호화폐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 “제발 정신 좀 차리시라”고 일갈한 바 있다.

당시 전 의원은 “애초에 왜 청년들이 주식, 코인 등 금융시장에 뛰어드는지 이해했다면, 이런 말은 나오지 않았어야 한다”며 “지금은 청년들이 평범하게 일자리를 구하고 월급을 모아 결혼하고 집사고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도 소신 발언으로 한 차례 주목을 받았다. 2030 의원들이 입장문을 낸 뒤였던 만큼 이목이 집중됐다. 이 의원은 초선 5적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지난 4월 “우리가 예전에 보던 것만 보고, 듣던 것만 듣고, 말하던 것만 말하면 민주당의 미래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정치 경력으로 맞붙을 수 있는 의원은 장경태 의원이 꼽힌다. 장 의원은 청년 정치인 가운데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1983년생인 장 의원은 대학생 시절인 2006년 서울시장 후보 캠프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며 정치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장 의원은 대학생위원장, 청년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거치며 민주당 청년위원장으로 올라섰다. 장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에 출마하며 당선되는 기염을 토해냈다. 민주당에서 원내로 진입한 청년위원장 출신 가운데 당선된 인물은 장 의원이 유일하다. 


이들 외에도 박성민 전 최고위원이 꼽힌다. 박 전 최고위원은 이낙연 전 대표가 발탁한 청년 인사다. 박 전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따릉이 출근이 여권의 공세를 받자 “부끄럽다”고 밝혔다.

박 전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따릉이는 서울 시민의 교통수단”이라며 “따릉이를 이용한 평범한 국민들 보기에 ‘쇼네 아니네’ 정치평론 일어나는 게 올드하다고 자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비판했다.

박 전 최고위원은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구의역 김군’ 발언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처음으로 비판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고 어떠한 해명이라도 무마는 잘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변 전 장관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으로 재직하던 때 공식 회의 석상에서 “걔(피해자 김군)가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는 등 사고 원인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나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젊음·경력
뒤지지 않아

이 대표의 부상은 민주당 안팎에서 제기된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용퇴론’을 다시 끌어올렸다. 민주당이 선거 참패 이후 이렇다 할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는 와중에 청년 정치인이 제1야당 대표로 올라서면서 기존 세력으로는 변화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으로 해석된다.


이미 586 용퇴론은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조국 사태와 코로나 19 여파 등으로 민주당이 위기에 몰리면서 586세대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물러나야 한다는 논리였다.

당시 현역 국회의원 신분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조국 사태로 민심이 악화되자 “586세대가 16대 국회에 전략공천으로 대거 입성했듯, 새 피를 수혈하기 위한 밑거름이 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당시 586 용퇴론의 대상이 됐던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현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당시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그 사람 개인의 시대적 소명이 다했는지, 정치인으로서 역할을 다했는지, 세상을 바꿀만한 에너지가 없는지를 갖고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오늘날 586 용퇴론은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여권 관계자는 “남은 선거가 대선인데 이 상황에서의 당내 핵심 인력인 586 용퇴는 불가능하다”며 “용퇴를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비슷한 반응이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선거가 많이 남아 용퇴를 이야기할 타이밍인지 생각이 든다”며 “민주당이 고수했던 여러 가지 정책들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정책기조들로 전환돼야 하는데, 불가피하게 당내 토론이 돼야 할 지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선 발언권을 얻었던 이 위원은 과거 민주당에서 용퇴론을 외쳤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 위원은 지난 2015년 세정치민주연합(민주당의 전신) 김상곤 혁신위 시절 청년 혁신위원으로 참여해 이인영 의원 등 586 세대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하며 586 용퇴론을 주장했다.

국민의힘에서 청년과 혁신이라는 키워드를 선점한 만큼, 민주당의 고민도 한시름 깊어지는 형국이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 1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청년이라는 표현만 21번 사용한 데 이어 ‘청년특임장관’ 신설까지 언급했다.

거듭되는 586 용퇴론 가능성은?
기세등등 국민의힘, 연일 저격

이날 송 대표는 “존경하는 대한민국 2030 청년에게 우리 민주당은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다”며 “대통령에게 청년 문제를 총괄하는 청년특임장관 신설을 제안하겠다. 파편적이고 단기적인 청년정책이 아닌 장기적이고 종합정인 대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여권 대선 주자들도 발걸음을 맞췄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14일 e스포츠 경기장인 롤파크를 방문해 청년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LOL·롤)를 체험했다. 이날 이 전 대표는 “(e스포츠를 학교스포츠로 편입해) 방과 후에도 연습하고 연마할 기회를 드려서 병역 연기의 범위 안에 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은퇴가 빠른 e스포츠의 특성을 반영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스포츠 선수가 학생 신분으로 활동할 수 있다면 병역을 늦출 수 있다는 주장이다. 청년과 병역이라는 키워드가 묶이는 만큼 20대 남성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세균 전 총리는 지난 17일 소셜미디어 틱톡에 독도 홍보 영상을 올렸다. 정 전 총리가 손뼉을 칠 때마다 가죽재킷, 카우보이 의상 등으로 바뀌며 마지막에는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모습으로 마무리되는 영상이었다.

틱톡이 젊은 층에서 많이 사용되는 만큼, 정 전 총리 역시 청년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의 당선으로 국민의힘은 탄력을 받은 모양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청와대와 여당을 ‘꼰수기(꼰대·수구·기득권)’이라 칭하며 날을 세웠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꼰수기에게 어떻게 미래를 맡기고, 꼰수기가 어떻게 민생과 공정을 챙기겠는가”라며 “이것이 청와대와 집권여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여론조사업체 4개사가 공동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지지율 최고치를 경신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업체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17일 발표한 6월3주차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32%를 기록한 반면 민주당은 29%를 기록했다.

눈길이 가는 대목은 국민의힘이 호남(광주·전라)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을 앞섰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서울 34%, 인천·경기 29%, 대전·세종·충청 33%, 대구·경북 50% 등이다. 국민의힘은 호남에서도 12%를 기록, 두 자릿수 지지율을 얻어냈다.

민주당 곳곳
청년 노려라

민주당은 서울 29%, 인천·경기 28%, 대전·세종·충청 24%, 부산·울산·경남 23%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텃밭인 호남에서는 58%를 기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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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