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에 이준석…사상 첫 '보수 야당 30대 대표' 기염

2위는 나경원, 3위는 주호영 후보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이변은 없었다. 11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후보는 나경원, 주호영 등 4명의 후보를 누르고 신임 대표로 선출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당사 5층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이준석 후보가 43.82%로 신임 대표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이 신임 대표와 함께 '2강'을 형성했던 나 후보는 37.14%로 2위에 머물렀고 주호영 후보는 3위를 기록하며 고배를 마셨다.

최고위원에는 조수진·배현진·김재원·정미경 후보가 당선됐으며 청년최고위원은 김용태 후보가 당선됐다.

이날 이 신임 대표는 수락연설을 통해 "우리의 지상 과제는 대선에 승리하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저는 다양한 대선주자 및 그 지지자들과 공존할 수 있는 당을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저에 대한 무수한 마타도어와 원색적인 비난, 가짜뉴스가 난무했다"며 "저는 누구에게도 그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고, 누구도 저에게 개인적으로 미안함을 표시할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누구도 불이익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전전긍긍할 필요도 없다"며 "부정선거론을 믿었던 사람에게도, 터무니없는 이준석의 화교설을 믿었던 사람에게도, 인사는 공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신임 대표는 이날 선거인단 투표 37.41%, 국민여론조사 환산 득표율 58.76%로 합산 43.82%를 기록해 헌정 사상 첫 보수 야당의 30대 대표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이날 나 후보는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이 신임 대표에게 3.52% 앞섰지만 국민여론조사에서 30.49% 뒤지며 대표 자리를 내줘야 했다.

이 신임 대표는 '젠더 이슈' '박근혜 사면' 등과 같은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 정면돌파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하면서 바람을 일으켰던 바 있다.

헌정 사상 첫 30대 대표로 선출된 이 신임 대표가 추후 사무총장 인선 등 수장으로서 국민의힘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이 신임 대표에게는 전당대회 이전까지 중진 후보들간 벌여왔던 신경전을 포함, 기존 친박(친 박근혜), 친이(친 이명박)계 중진 의원들을 어떻게 아우를 수 있을지, 1년도 채 남지 않은 대선을 어떻게 진두지휘할지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이준석 신임 대표의 수락 연설문 전문.

감사합니다, 또 감사합니다. 

우선 훌륭한 선배님들과 함께 이 전당대회를 치르게 되어서 행복했고 영광이었습니다. 

나경원, 조경태, 주호영, 홍문표 후보님께 모두 감사 올립니다. 

"여러분은" 저를 당 대표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겠습니다. 목적어가 아니라 주어에 힘을 주어 읽었습니다. 

"여러분이" 만들어 주셨습니다. 

저와 함께 이 역사에 발을 들여놓으셨고, 우리가 지금부터 만들어나가는 역사 속에 여러분의 지분이 있습니다. 

제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공존입니다. 

다른 후보가 용광로론을 이야기 하셨습니다만 용광로는 여러 가지 원료물질을 매우 뜨거운 온도로 녹여내 균일한 물질을 만들어내는 과정입니다. 

멜팅팟이라고 합니다. 

용광로 이론은 미국과 같은 다원화 사회에서 한단계 더 발전시켜 최근에는 샐러드 볼 이론으로 바뀌었습니다. 

다양한 사람이 샐러드 볼에 담긴 각종 채소처럼 고유의 특성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가 샐러드 볼입니다. 

비빔밥을 생각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비빔밥이 가장 먹음직스러운 상태는 때로는 10가지가 넘는 고명이 각각의 먹는 느낌과 맛, 색채를 유지하면서 밥 위에 얹혀있을 때입니다.

상추 잎은 아삭한 먹는 느낌을 유지해야 하며 나물은 각각 다르게 조미해야 합니다. 마지막에 올리는 달걀은 노른자가 터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올려놓아야 합니다. 

생각해보십시오. 비빔밥의 재료를 모두 갈아서 밥 위에 얹어준다면 그것은 우중충한 빛일 것이고 먹는 느낌은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우리가 비빔밥의 고명들을 갈아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스테레오타이핑, 즉 "다움"에 대한 강박관념을 벗어던져야 합니다. 

고정관념 속에 하나의 표상을 만들고 그것을 따를 것을 강요하는 정치는 사라져야 합니다. 

여성에게 "여성다움"을 강조하는 것이 개인의 개성을 꺾어버리는 폭력인 것처럼, 누군가에게 청년다움, 중진다움, 때로는 당 대표다움을 강요하면서 우리 사회의 달걀과 시금치, 고사리와 같은 소중한 개성들을 갈아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원동지들께 당부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지상과제는 대선에 승리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저는 다양한 대선주자 및 그 지지자들과 공존할 수 있는 당을 만들 것입니다. 

내가 지지하는 대선주자가 당의 후보가 되고, 문재인정부를 꺾는 총사령관이 되기를 바라신다면 다른 주자를 낮추는 것으로 그것을 달성할 수는 없습니다. 

상대가 낮게 가면 더 높게 가고, 상대가 높다면 더 높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경쟁원칙이 되어야 합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저에 대한 무수한 마타도어와 원색적인 비난, 가짜뉴스가 난무했습니다. 

저는 누구에게도 그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고, 누구도 저에게 개인적으로 미안함을 표시할 이유도 없습니다. 

누구도 불이익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전전긍긍할 필요도 없습니다. 

부정선거론을 믿었던 사람에게도, 터무니없는 이준석의 화교 설을 믿었던 사람에게도, 인사는 공정할 것이고, 모든 사람은 우리의 새로운 역사에 초대될 것입니다.

2021년 6월 11일을 분수령으로 삼읍시다. 이 시간 이후로 우리 사이에서 상호 간의 논리적인 비판이나 진심 어린 지적이 아닌, 불필요한 욕설과 음모론, 프레임 씌우기 등의 구태에 의존하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맞서 주십시오. 

저는 다른 생각과 공존할 자신이 있고, 과거에 얽매이지 않을 자신이 있지만 앞으로는 우리는 수권세력임을 보여줘야 합니다.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서 관대해져야 하고, 내가 지지하지 않는 대선후보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욕부터 하고 시작하는 야만은 사라져야 합니다. 

2021년과 2022년은 우리가 민주주의를 다수에 의한 독재, 견제받지 않는 위선이라는 야만으로 변질시킨 사람들을 심판한 해로 기억할 것입니다. 

우리의 저항은 최루탄의 연기만큼이나 매운 갈라치기와 독주로 국민에게 많은 눈물을 흘리게 했던 문재인 정부의 지난 4년을 딛고 다시 한번 민주주의의 순수함과 강력함을 확인시켜줄 것입니다. 

심판을 위해서는 변화하고 자강해서 우리가 더욱더 매력적인 정당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제가 가장 먼저 추진할 변화는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의 구체적인 설계와 토론배틀, 연설대전을 통한 대변인단의 공개경쟁선발입니다. 

대한민국의 5급 공개채용을 통해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 연줄을 쌓으려고 하고 줄을 서는 사람은 없습니다. 

훌륭한 인재들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합니다. 

우리 당은 정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도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6월 중으로 토론배틀을 통해 2명의 대변인과 2명의 상근부대변인을 선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 승자는 누구일지 저도 모릅니다. 

어쩌면 피선거권도 없는 20대 대학생이 국회 기자회견장에 서서 우리 당의 메시지를 내게 될지도 모릅니다. 

시사방송에서 우리 당의 입장과 정책을 설명하는 역할을 뛰어난 능력이 있으나 경력단절 때문에 어려움을 겪던 여성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선발되어 할 수도 있습니다. 

누가 선발될지 모르는 이 불확실성은 역설적으로 국민에게 확신을 줄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우리의 방식이 캠프 출신의 코드가 맞는 더 불어민주당 출신 인사에게만 기회가 열리는 현 집권세력의 방식보다 공정하다는 그 확신이 우리를 대선 승리로 이끌 것입니다. 

또한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은 당원들 상호 간에 지식과 지혜를 나누며 훈련된 당원들이 공직후보자 선거에 나갔을 때 우리 당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가장 큰 무기가 될 것입니다. 

이미 많은 당원은 저에게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그 변화에 앞장서고 공부를 시작하겠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컴퓨터를 접하기 쉬운 나이대의 젊은 당원이 컴퓨터를 잘 활용하는 것은 저에게 큰 감동은 아닙니다. 

하지만 장년층의 당원이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 따로 시간을 내어 공부한다면, 그것은 선거 때 명함에 쓰여있는 어떤 이력과 경력보다도 유권자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올 수 있는 평가의 기준이 될 것입니다. 

제가 말하는 변화에 대한 이 거친 생각들, 그걸 바라보는 전통적 당원들의 불안한 눈빛,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우리의 변화에 대한 도전은 전쟁과도 같은 치열함으로 비춰질 것이고, 이 변화를 통해 우리는 바뀌어서 승리할 것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과정에 동참해 관성과 고정관념을 깨주십시오. 그러면 세상은 바뀔 겁니다.

내일을 준비하는 국민의힘은 여러분 한 분 한 분을 빼놓지 않을 것입니다. 

항상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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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인스쿨 20억 사기 사건, 가상인물 ‘김승호’ 실체

[단독] 코인스쿨 20억 사기 사건, 가상인물 ‘김승호’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시작은 코인 교육방이었다. 20억원의 투자 피해를 입힌 ‘코인스쿨 리딩방 사기 사건’은 결이 다르다. 코인스쿨 강사 권원재의 본명은 김민균. 그는 직접 제작한 HTS(Home Trading System) 프로그램에 학생들을 끌어들여 투자를 권유했다. 결국 70여명의 피해자들은 2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김민균이 해외로 도망치자 경찰은 수사를 중지했다. 김민균은 가상 인물 ‘김승호’를 내세워 사설 해외 선물 HTS에 회원들을 끌어들였다. 피해자들은 “피의자 한 명이 도망갔다고 국내 공범과 자금 흐름 수사까지 멈추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했다. 지난달 15일 경기남부경찰청은 피해자 측에 “2024년 8월2일 피의자 김민균은 미국으로 출국했고, 출국 후 현재 연락두절되고 소재가 불명한 상태”라고 전했다. 교육방이 리딩방으로 이어 “김승호의 구글 아이디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고 사이버 국제공조를 통해 가입자 내역을 회신받았으나, 인적 사항이 특정되지 않는 등 실존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따라서 피의자 김민균의 소재 발견 시까지 수사 중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수사 부실을 주장했다. 사건의 핵심은 김민균의 도주가 아니라, 선물투자에 성공한 김승호라는 인물이 실제 존재했는지, 누가 그 계정을 운영했는지, 코인스쿨의 실제 운영진과 자금 흐름이 어디까지 연결됐는지라는 것이다. 이들은 “경찰이 김승호의 실존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면 오히려 코인스쿨 일당의 조직적 범행 가능성을 더 강하게 수사했어야 한다”고 말한다. 코인스쿨은 처음부터 리딩방을 표방하지 않았다. 코인스쿨은 ‘공학도 출신 50억대 트레이더 권원재’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회원을 모았다. 권원재는 코인 강사이자 멘토처럼 등장했고, 회원들은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코인 매매를 배웠다. 피해자들은 “처음에는 투자를 맡기는 구조가 아니라 교육방이었기 때문에 의심이 적었다”고 했다. 수사가 시작되자 권원재는 실체를 드러냈고, 본명은 김민균이라고 밝혔다. 또 코인스쿨 내부에서 활동한 모범 학생 ‘하모닉우치’ 계정도 김민균과 동일 인물이라고 스스로 밝혔다. 피해자들은 “권원재는 친절한 선생님, 하모닉우치는 실력 좋은 졸업생처럼 역할을 나눠 연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럴싸한 외부 홍보가 코인스쿨을 합법적이고 검증을 받은 교육기관처럼 오인하게 만든 결정적 장치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2024년 3월28일 김민균은 법무법인 아리율에서 만난 피해자들 앞에서 “1인 다역을 했다”며 스스로 실토했다. 그는 “다들 아시지 않느냐. 권원재, 하모닉우치, 김민균은 동일 인물이다. 하모닉우치 계정은 제 본래 핸드폰”이라며, 코인스쿨 안에서 ‘친절한 멘토(권원재)’와 ‘고수익을 인증하는 열혈 졸업생(하모닉우치)’ 역할을 홀로 연기하며 회원들을 속여왔음을 자인했다. 권원재 본명 김민균으로 확인 투자 프로그램으로 리딩 사기 코인스쿨은 단순 오픈채팅방이 아니었다. 피해자들이 받은 위촉증명서에는 소속 ‘교육 7기수’, 부서 ‘교육’, 상호 ‘비타민 주식투자’, 대표자 ‘오단혁’이 기재돼있다. 피해자들은 “코인스쿨은 김민균 개인이 취미로 만든 방이 아니라 상호와 교육 기수, 위촉 체계를 두고 운영됐다”고 말한다. 코인스쿨과 연결된 홈페이지에는 권준상·오단혁이 비타민 주식투자 대표자로 소개된 것으로 전해진다. 대외 홍보도 있었다. 권원재는 과거 보도자료성 기사에서 ‘전업투자자 양성 전문가’로 소개됐다. 법무법인 아리율과 자문 계약을 체결했다는 내용도 노출됐다. 피해자들은 “법무법인 자문 계약과 언론 홍보가 코인스쿨을 합법적이고 검증된 교육기관처럼 보이게 만든 장치였다”고 주장한다. 교육방 내부에서는 ‘졸업생 신화’가 만들어졌다. 코인스쿨 측은 “2023년 모든 기수를 통틀어 목표 금액 달성자와 10억원 이상 달성자 등 졸업자가 63명”이라는 취지로 공지했다. 일부 계정은 고수익 인증을 올렸다. “월 수익 억 단위는 평균” “300만원으로 300만원 벌었다” “3시간 동안 360만원 벌었다”는 식의 대화가 오갔다. 피해자들은 이 같은 분위기가 회원들을 해외 선물 프로젝트로 유도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민균은 해당 교육방 공지를 통해 “시드 불리기 프로젝트는 소수만 진행하며, 하모닉우치와 참여한다”고 직접 바람을 잡았다. 이어 김민균이 운영하는 팀 소속(바람잡이)인 ‘양희철’ ‘김다름’ ‘만불챌린지’라는 유저 등이 총동원됐다. 이들은 “권원재만 따라하면 월 수익 억 단위는 평균”이라며 우상화 분위기를 조성했다. 피해자들과 만난 김민균은 “바람잡이들도 있었고, 과장되게 광고를 한 것은 진짜 저희가 잘못한 게 맞다”고 실토했다. 법무법인 회유 정황 사기 사건은 김승호라는 가상 인물이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권원재는 2024년 김승호를 코인스쿨의 제자이자 해외 선물로 성공한 투자자로 소개했다. 단순히 이름만 언급한 것이 아니었다. 피해자들은 “권원재가 직접 김승호의 카카오톡 계정을 전달해 주며 회원들에게 소개했다”고 주장한다. 김승호는 ‘시드 불리기 프로젝트’의 핵심 인물로 등장했다. 코인스쿨 교육방에서는 “신청만 오늘 1시까지 받는다” “추첨은 순차적으로 진행 중” “프로젝트 승률은 100%”라는 취지의 공지가 올라왔다. 참여 희망자에게는 기존 기수와 닉네임, 목표 시드, 프로젝트 진행 동안의 각오를 적게 했다. 피해자들은 “절박한 사람을 선별하는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주장한다. 김승호는 프로젝트방에서 나스닥 선물 종목 NQH24, NQM24를 두고 매수·매도 리딩을 지시했다. “포지션: 대기” “포지션: 매수” “17540 부근 1계약” “17500 부근 1계약 추가 예정”이라는 식의 안내가 이어졌다. 또 다른 방에서는 “포지션: 매도” “2계약 추가” 등의 지시가 올라왔다. 피해자들은 “김승호의 리딩을 따라 들어갔다가 손실이 커졌다”고 주장한다. 손실이 커지자 김승호는 ‘담보금’을 강조했다. “든든한 담보금은 엄청난 수익금을 안겨준다” “청산되면 내 사비로 보상하겠다” “제발 안전한 담보금을 준비해 달라”는 식의 메시지가 올라왔다. 피해자들은 이 대목을 ‘담보금 가스라이팅’이라고 표현한다. 손실 위험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추가 입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피해가 속출하자 고소인들은 김민균에게 “김승호 본명이나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공유해달라”고 강요했다. 이에 김민균은 “12월에 텔레그램을 통해 알게 된 사이다. 본명인지 가명인지 나도 모른다. 가진 것은 텔레그램 아이디뿐”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연간 수십억원의 수수료를 버는 코인스쿨의 수장이 투자금이 걸린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설계자 김승호의 인적 사항조차 모른다는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다. 피해자들은 “김민균이 범행이 발각되자 모든 책임을 가상의 인물인 김승호에게 떠넘기기 위해 기획한 시나리오”라고 확신하고 있다. 선상 파티 호화 도피 가장 충격적인 쟁점은 피해자들이 이용한 거래 플랫폼의 실체다. 김승호라는 가상 인물이 배포한 HTS 프로그램은 공식 증권사를 흉내 낸 ‘이베스트프로(ebest pro)’였다.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이베스트프로 HTS는 정교한 인터페이스와 실시간 환율까지 표기하며 제도권 프로그램처럼 위장했으나, 안내란에는 “1원 인증 없이 가상계좌가 발급된다”고 명시했다. 금융 보안 절차상 정상 증권사라면 결코 쓸 수 없는 표현이다. 또 피해자들이 출금을 요구하면 “수수료 및 거래 횟수 30회~50회를 채워야 출금할 수 있다”는 독소조항을 걸어 출금을 원천 차단하고 추가 입금을 유도했다. 김민균은 교육 영상을 통해 이베스트프로 MTS·HTS 주문 창을 가리키며 “지정가 진입하고 정리하는 것 진짜 어렵지 않다”며 “진입할 때는 다른 것 다 보실 필요 없이 매수와 매도만 기억하면 된다”고 현혹했다. 차트 숫자와 매수·매도 열이 조작되는 ‘모의 투자’용 사설 서버 프로그램을 두고, 피해자들에게는 마치 실제 해외 선물 시장에 자금이 진입하는 것처럼 철저히 교습해 의심의 싹을 잘라낸 것이다. 인터넷 도메인 등록 정보(WHOIS)에 따르면 ‘ebestpro.org’ 도메인은 2024년 초 프로젝트 시작 전인 2023년 9월15일에 선제적으로 생성돼있었다. 애초부터 출금해 줄 생각 없이 가짜 사설 프로그램과 교육 영상까지 치밀하게 사전 기획해 배포했다는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법무법인 아리율도 조직적 개입 및 수습에 조력한 정황이 포착됐다.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개최된 대면 미팅에는 주범 김민균뿐만 아니라, 법무법인 아리율 ‘형사사건 전문 TF팀’ 소속의 박 모 사무장이 전면에 나섰다. 박 사무장은 피해자 대표들 앞에서 “저희는 이 친구(김민균)를 방어(변호)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명확히 선을 그으면서도, “우리가 경찰 조사 내용을 수시로 피드백 줄 테니 검증 대조할 시간을 한 달만 달라” “실제 피해자만 따로 모아 폐쇄적인 방을 새로 파고 기존 통합방은 폭파해라”라며 사태 축소와 피해자 분열을 종용했다. 피의자 도주로 멈춘 수사 남은 공범들 어디 숨었나 특히 박 사무장은 수사기관을 폄하하며 피해자들의 법적 대응 의지를 꺾으려 시도했다. 그는 “김민균이 사기치기 위해 만든 회사가 아니다. 멘털이 약해 자살할까 봐 아침저녁으로 통화한다”며 동정론을 유발했고, “경찰 조사를 받으면 100% 수사 중지가 될 것 같다. 사이트나 대포통장 주인은 어차피 못 잡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 피해 추정 금액을 15억 안팎으로 잡고 재정 상태를 확인한 뒤 원금의 50~60% 선에서 합의안을 제시하겠다”며 구체적인 액수로 피해자들을 회유했다. 그러면서 “총 결정권자인 위에 형이 한 분 계시는데, 그분은 사람을 안 믿는다. 만약 고소가 계속 진행된다면 그분은 저를 위해 돈을 쓰실 거고, 저희가 ‘관여 없음’을 입증하기 위해 계속 돈을 쓰실 것”이라며, “고소를 계속하면 단 한 푼도 보상받지 못할 것”이라는 노골적인 협박성 발언을 쏟아냈다. 피해자들은 사건 발생 후 경찰 조사 과정에서 김승호가 가상 인물이라는 취지의 설명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경찰도 김승호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했다. 피해자들은 “김승호가 유령이라면 코인스쿨 측이 모든 혐의를 그에게 덮어씌우기 위해 만든 시나리오 아니냐”고 반발했다. 또 코인스쿨 측은 “우리도 김승호에게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민균은 피해자들에게 “김승호를 함께 고소하자”고 제안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마치 코인스쿨도 피해자인 것처럼 꾸며 완전범죄를 만들려고 한 것이다. 피해자들은 경찰의 초동수사에 대해 비판했다. 고소인 측 대표는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초동수사를 맡았던 김모 경위의 대처 미흡과 부실 수사, 직무유기로 인해 김민균의 해외 도주가 가능해졌다”며 “김민균이 해외 도주를 준비 중이라고 계속 알렸고 출국금지 필요성을 호소했지만 경찰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사 초기부터 제대로 수사하라고 계속 추궁했다. 김민균이 도주하면 사건이 유야무야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김민균은 돌아오지 않았고 사건은 멈췄다. 해외로 도피한 김민균의 행적도 피해자들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김민균은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겟(Bitget) 행사에 참석하고 VVIP 웰컴 기프트와 요트 파티 사진을 SNS에 올렸다. 수사 중지 끝난 사건? 제보자에 따르면, 코인스쿨 일당들의 최종 접속 IP 주소는 국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일대로 확인됐다. 김민균이 도피 후에도 국내에서 자금을 세탁하고 서버를 관리하는 공범 세력이 실존한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국내의 ‘진짜 몸통’과 배후 세력에 대한 강제수사가 시급하다”며 “김민균이 도망쳤다면, 분당에서 서버를 돌리며 우리 돈을 삼킨 진짜 몸통은 누구인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