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멸·고립’ 이준석의 한계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06.02 08:28:04
  • 호수 15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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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 놓고 5년 뒤 다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개혁신당은 홈페이지를 통해 많은 공약을 공개했다. 공약에 힘이 붙지 않았던 이유는 이준석 대선후보 당선 시 초유의 ‘2석 여당’을 배경으로 둬야 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개혁신당과 이 후보는 당선 후 정계 개편 구상을 말하지 않는다.

개혁신당은 지난 26일 이준석 대선후보의 정책공약집을 공개했다. 개혁신당은 공약집 공개 이전에도 당 홈페이지를 통해 많은 공약을 순차적으로 공개했다. 이 후보는 ‘국가 대개혁’이라는 취지로 ▲부처 통·폐합 ▲3부총리 책임제 ▲대통령 4년 중임제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발표했다.

쏟아낸 공약

부처 통·폐합은 현행 19개 부처를 13개로 통·폐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르면, 여성가족부·통일부·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을 통·폐합하고, 기능 중심으로 부처를 재편한다. 13개 부처 위엔 각각 안보·전략·사회를 담당하는 부총리를 설치해 책임 운영을 맡긴다.

대통령 산하 국가안보실도 폐지돼 안보 부총리가 해당 기능을 맡는다.

이 구상엔 “중복을 제거하고,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취지가 담겨있다. 보수주의 특유의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취지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부처가 커짐으로써, 부처의 힘과 장관의 권위가 더 막강해질 수도 있다.

조선은 정책 집행을 육조에 맡겼다. 육조는 건국 직후엔 큰 힘을 갖지 못했다. 태종 재위 당시 임금이 육조를 직접 관장하는 육조직계제를 시행하면서, 판서의 힘이 세졌다. 6개의 부처가 국가의 모든 정책 집행을 맡고, 임금이 직접 관장한 결과였다.

그중에서도 ▲중·하위직 문관 인사권을 관장하는 이조 ▲군을 담당하는 병조 ▲재정을 관장하는 호조는 막강한 부서로 통했다. 세종 재위기에 삼정승이 육조의 보고를 받는 의정부서사제가 다시 시행된 이후에도 판서의 권위·권한은 작아지지 않았다.

개혁신당도 이를 고려해 3명의 부총리에게 부처 운영의 책임을 총괄시키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혁신당의 구상은 부처의 수를 줄이고 규모를 키운다는 취지를 띄고 있다. 따라서 부처와 장관을 견제할 수 있는 다른 방법도 추가해야 권한 집중의 폐해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개혁신당은 ‘압도적 지방분권’이라는 구호를 내세우면서 ▲지방자치단체별 법인세율 자율화 ▲최저임금 결정권 보장(차등 최저임금제)이란 공약을 제시했다. 차등 최저임금제는 지역별로 최저임금 하한선을 다르게 결정할 수 있단 취지의 제도다.

이를 두고,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선후보는 지난 18일 진행된 대선후보 토론회서 “일본에선 차등 적용을 줄이는 추세”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미국에선 텍사스가 캘리포니아보다 최저임금·법인세가 낮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이 후보의 공약에 대해선 “지역별 임금차별이 굳어질 수 있다”는 비판과 “지역별 현실을 고려할 수 있다”는 옹호가 나뉘고 있다. 아울러 지방자치제에 대한 신뢰가 낮은 우리 현실서 최저임금 하한선과 법인세 세율 결정권을 지방자치단체에 보장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잘되면, 기업의 지역 이전이 원활해져 지역의 경기를 되살릴 수 있지만 잘못될 경우 ‘서울 공화국’ 구도가 더욱 공고해질 수도 있다.

뭘 해도 암초 될 ‘2석 여당’
당분간 여성계와 충돌 불가피

“국민연금을 구 연금과 신 연금으로 분리하겠다”는 구상은 지난 3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모수개혁안을 합의할 당시에도 제시했던 정책이었다. 국민연금은 구조상 신규 가입자가 낸 보험료를 구 가입자의 보험금으로 지급한다.

그러므로 분리가 실행된다면, 구 가입자가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기성세대가 지지하는 양당이 이에 찬성할 가능성은 작다. 양당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히면, 사실상 실행될 수 없는 공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 개혁신당은 ‘다자녀 핑크 번호판 제도’ 도입을 공약화했다. 이에 따르면, 자녀 3명 이상을 둔 가구가 소유한 차량엔 분홍색 번호판을 부착한다. 이 번호판을 부착한 차량은 ▲고속도로 전용차선 통행 ▲다자녀 전용 주차장 이용 ▲발렛파킹 서비스 제공 등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문제는 ‘다자녀 전용 주차장 이용’ 혜택서 발생한다. 개혁신당의 구상에 따르면, 다자녀 전용 주차장은 현행 여성 전용 주차장이 전용될 예정이다. 따라서 원래부터 여성계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이 후보에 대한 비판이 더욱 거세질 수도 있다. 여성계와 소통이 많은 민주당에선 받아들일 수 없는 정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후보에겐 “대통령 당선 시 ‘2석 여당’을 배경으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어떤 공약을 하든 정치적 한계 때문에 공허하게 들릴 것이란 문제가 있다.

그동안 이 후보는 “협치가 강제될 것”이라며 “당파를 가리지 않고 거국내각을 구성할 것이고, 총리는 교섭단체 간 합의로 추천을 요구할 것”이라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면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예를 들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사회당을 탈당한 후 신당 앙마르슈를 창당해 기존 공화당·사회당 양당 정치에 실망한 유권자들을 규합했다. 당시 앙마르슈는 의원이 1명도 없는 정당이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의 모델을 거론하기에 적절치 않은 이유도 있다. 프랑스 대통령과 하원 의원은 똑같이 임기가 5년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5월 당선됐고, 하원 의원 선거는 같은 해 6월 진행됐다. 대선 결선투표 이후 한 달이 지나 총선이 진행됐기 때문에, 유권자들도 부담 없이 의원 1명 없는 신생 정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이변이 없는 한 오는 2028년에 총선이 진행된다.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약 3년 동안 2석 여당을 배경으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47석 규모의 열린우리당을 배경으로 국정을 운영하다가 탄핵소추됐던 사례는 불과 21년 전 일이다.

높은 벽

하지만 이 후보는 한달 간격으로 진행됐던 2017년 프랑스 대선·총선 사례는 언급하지 않는다. 우리 유권자들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에 민감한 보수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개혁신당과 이 후보는 당선 이후 정계 개편·정책 추진 구상에 대해 간략히라도 언급해야 했다. 하지만 그 구상은 여전히 언급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발표한 많은 공약에 힘이 붙지 않는 이유이진 않을까?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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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종합특검팀이 종료됐다. 12·3 내란과 관련된 수사는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은 경찰 국수본으로 이첩됐다. 검찰 특수본과 특검팀의 수사에 협조한 이들이 없었다면 확인이 어려운 의혹이 산적했다. 이 중에는 정보사 공작 업무와 내란 당일 계엄군의 움직임을 알린 군인들이 있다. 대개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기관 간 판단이 다른 걸 두고 형평성에 어긋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2·3 내란에는 여러 수사기관이 뛰어들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국방부 내란 특수본,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 등이다. 복수의 군인들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일부는 혐의가 있었다. 수사기관마다 판단이 달랐다는 게 핵심이다. 국방부 검찰단의 경우가 그렇다. 누군가의 공작이나 의도, 내란 당일 같은 행위를 했음에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조차 받지 않는 사례가 존재했다. 협조했는데 다른 판단 내란 특검팀과 검찰 특수본에 협조한 데 이어 재판에서 핵심 증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 중 1명은 김창학 전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단장(대령)이다. 김 전 단장은 지난 2월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두 달 뒤인 4월에는 법령준수의무위반 및 성실의문위반으로 파면됐다. 김 전 단장은 수사기관에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지시로 국회로 갔던 계엄군의 움직임에 대해 진술했다. 종합특검팀이 내란의 리허설이라고 판단한 국군방첩사령부 자유의 방패(FS) 훈련과 이 전 사령관의 이례적인 지시가 담긴 녹취를 제출하기도 했다. 여기엔 내란 특검팀에 제출된 적 없는 자료도 포함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관련 녹취에는 방첩사의 전시 합동수사본부 훈련 과정에서 수방사 실무진들이 병력 지원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김 전 단장을 포함한 전·현직 수방사 관계자들은 “‘합수단 수사관들은 경호 대상이 아니다’ ‘합수단 경호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병력 지원 자체에 난색을 표했다”고 진술했다. 수방사 관계자들은 “전시 상황이라면 검토가 가능하지만 평시에 병력을 지원하려면 수방사 작전계획부터 변경해야 한다. 육군본부 군사경찰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이 전 사령관에게 보고했다. 이 전 사령관과 방첩사의 압력에 못 이긴 수방사는 당시 훈련에 군사경찰단 50명과 35특임대대 20~25명 등 70여 명 규모 병력을 지원했다.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종합특검팀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2024년 3월 전시나 계엄 시 부대별 임무와 병력 운용 등을 규정한 군 내부 계획 문서인 ‘전시 비문’ 개정을 추진하며 기존과 다른 방식의 합수본 운영을 준비한 것으로 의심했다. 이 전 사령관은 이 과정에서 수방사 병력 지원을 추진하며 실무진의 반대에도 병력 파견을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두 사령관을 지난달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모든 특검에 자료 넘겨 김 전 단장을 비롯한 복수의 군 관계자들은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반대로 행위가 비슷했던 조성현 대령(전 수방사 제1경비단장)은 훈장을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지난달 말 조 대령을 조사한 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 대령은 합참 지휘통제2팀장 직을 수행하다 최근 인사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 대령이 2024년 12월3일 오후 11시51분 이 전 사령관과 통화하며 “그렇게 지금 임무를 줬고” “충성, 계속 작전하겠습니다”고 라고 언급한 녹취와 다음 날인 12월 4일 오전 1시2분 김 전 단장이 “(이진우) 사령관이 울타리를 넘어서라도 국회에 들어가라고 하는데, 그게 안 되잖아”라고 말하자 조 대령이 “우리는 그렇게 들어왔습니다” “경찰과 협조해 한적한 곳으로 들어갔습니다”라고 답한 내용을 확인한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전달하고 국회 침투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중간 실행자’ 역할을 했다고 결론 냈다. 김 전 단장이 기소된 점도 기소 근거로 꼽혔다.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은 조 대령은 예하 제2특임대대와 제35특임대대에 하달했다. 실제 35특임대대는 계엄 당시 국회 경내에 투입됐다. 종합특검팀의 판단은 내란 특검팀의 수사 결론과 배치된다. 내란 특검팀은 조 대령이 “상부의 위헌·위법적인 지시를 거부했다”며 그를 입건하지 않았다. 종합특검팀은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조 대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의심했다. 일부 군인들 특검에 핵심 진술·자료 제출하고 불기소 군검찰, 내란 중요임무 종사 재판 넘기고 대거 파면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같은 해 12월4일 새벽 1시4분 서강대교 북단에 도착한 제2특임대대 2지역대장 윤덕규 소령에게 총 세 가지를 지시했다고 봤다. ▲총기와 탄약을 차량에 두고 진압봉을 챙겨 서강대교를 넘어올 것 ▲진입 방법은 국회에 이미 들어가 있는 부대와 상의할 것 ▲임무는 국회 안에 있는 인원을 끌어내는 것 등이다. 조 대령은 “2지역대장에게 정확하게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말을 한 사실이 있나요”라는 종합특검팀의 질문에 “윤덕규에게 2024년 12월4일 1시20분경 다시 북으로 올라가라고 말한 것이고, 넘지 말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고 진술했다. 조성현 대령 측은 문자 그대로 “넘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지시가 회군의 취지였다는 점은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윤 소령은 “조 대령이 ‘너희가 (서강대교를) 넘어왔을 때 시민과 충돌하게 되면 크게 다친다. (서강대교 인근에) 대기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끝까지 반대 김 전 단장과 동시에 파면된 핵심 증인 중 1명은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이다. 그는 지난해 6월24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여 전 사령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전 처장은 검찰 특수본에서 진술했던 것처럼 “여인형 전 사령관이 당시 선관위 전산실을 통제하고 이후 민간 수사기관에 넘기며, 여의치 않으면 서버를 복사하거나 ‘떼어오라’는 3단계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했다. 정 전 처장을 비롯해 방첩사 법무실 간부들은 여 전 사령관의 지시에 대해 기술적·법률적 검토 결과 현실적으로 이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여 전 사령관은 “제 기억으론 정성우 증인한테 서버를 복사해라, 떼오라고 이야기한 기억은 분명히 없다”며 “정성우에게 서버를 떼서 가져오는 방법이 있을까 정도를 문의했다면 모를까, 명시적으로 카피해라, 떼서 가져오라고 했을 것 같지 않다. 카피도 안 되는데 어떻게 떼서 가져오나?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정 전 처장은 내란 사태 당일부터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총 6차례 통화했다.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50분 정 전 처장은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노 전 사령관의 전화번호를 넘겨받고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노 전 사령관은 정 전 처장에게 “(병력이) 출발을 했느냐”라고 물었고 정 전 처장은 “이제 영외 거주자를 소집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내란 특검팀에 협조했던 정 전 처장은 김 전 단장처럼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내란 특수본은 정 전 처장이 방첩사 인원 115명을 4개 팀으로 긴급 편성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과천·관악 청사, 선관위 수원 연수원, 여론조사 꽃 등 4곳에 출동하게 하는 등 군인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단장을 비롯해 복수의 군 간부들이 기소되자 내란 특검팀은 국방부 검찰단에 ‘‘사전 협의’가 있었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취지로 불만을 전했다고 한다. 군 일각에서는 정 전 처장은 아니더라도 김 전 단장과 소수의 영관급 장교들은 국방부 조사본부 차원에서 무혐의 종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내란 특검팀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김창학 대령 외에도 여러 사람이 협조했고 그들 덕분에 수사를 할 수 있었던 게 컸다”며 “군검찰의 기소에 감 놔라 배 놔라 해서는 안 되고 해당 기관의 판단이지만 복수의 군 관계자들을 기소했을 때 ‘왜 저 사람은 기소 안 하느냐’는 등의 뒷말이 상당했다. 특검팀도 관련 내용을 알았기에 문제 제기를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음모·모해 명확한데 혐의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가 아니지만 사실상 노 전 사령관과 여 전 사령관에게 피해를 본 사람도 있다. 박민우 전 정보사 A 여단장(예비역 준장)이다. 그는 2025년 초 국회 청문회에서 ‘노상원 수첩’에 관한 핵심 증언을 했던 인물로 주목받았다. 박 준장의 증언 후 실제 관심이 크지 않았던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의 신빙성과 중요도가 커졌다.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를 내란에 동원하려 사실상 박 준장을 축출했다. 여 전 사령관의 검찰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박 준장의 비위, 비밀은닉, 업체 로비 등 4~5건의 중요한 제보를 받았다. 노 전 사령관이 비위 제보를 하지 않았으면 연락을 하지 않았을 거다”고 진술했다. 방첩사는 군형법상 군사기밀누설 및 암호 부정사용,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사건에 대해 수사권을 갖는다. 당시 블랙 요원 명단 유출 사건도 방첩사가 초동수사해 사건을 군검찰로 넘겼다. 여 전 사령관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건 박 준장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간 갈등 전후다. 박 준장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시기와도 일치한다. 박 준장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전화가 와서 ‘아직도 고집이 세냐’고 하길래 ‘그렇다’고 말한 게 전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날 내란에 동원하려 일종의 간보기 차원으로 질문했던 것 같다. 노상원에 의해 직무에서 배제됐다고 본다. 여단장이 공석이 되자 이 자리 진급을 미끼로 김봉규, 정성욱을 노상원이 조종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상원 수첩 '핵심 증언자' 박민우, 사실상 노·여 모해로 좌천 신원식 “노상원·여인형에 의해 피해 본 것 맞다” 특검에 진술 문 전 사령관은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이 2024년 8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정보사 갈등’ 교통정리를 위한 후속 조치를 약속하고 경질될 예정이었다. 신 전 실장은 박 준장과 문 전 사령관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했지만 문 전 사령관이 거부했다. 문 전 사령관은 유임됐고 노 전 정보사령관과 대통령실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개입하면서 신 전 실장은 회의가 끝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옷을 벗었다.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은 이에 관해 검찰 특수본 조사에서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2024년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진술했다. 박 준장의 주장은 사실에 가까워 보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신 전 실장은 종합특검팀 조사에서 “박민우 장군은 여인형과 노상원에게 피해를 봤다. 문상호가 유임되지 않았으면 박 장군도 재판에 넘겨지거나 좌천되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며 “큰일도 아니었고 그래서 둘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얘기를 했던 거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hounder@ilyosisa.co.kr>